불구의 삶, 사랑의 말 (어른이 되고 싶지 않은 이들을 위하여)

불구의 삶, 사랑의 말 (어른이 되고 싶지 않은 이들을 위하여)

$14.00
Description
『불구의 삶, 사랑의 말』은 제대로 성장하지 못한 어른들, 겉모습은 어른이지만 자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지 못하는 사람들, 자신만큼이나 약한 이들을 학대할 뿐 여전히 화해하거나 사랑할 줄을 모르는 이들을 위한 책이다. 불행과 상처를 부정하는 세태를 정면으로 거스른다. 모두 다섯 개의 이야기로 이뤄져 있는데, 매 글마다 삶과 예술을 향한 치열함이 깊게 배어 있고 강한 현장감을 느끼게 해 읽는 이를 몰입하게 한다. 삶과 예술을 향한 치열함이 생생하게 살아 있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저자

양효실

저저자양효실은서울대미학과에서「보들레르의모더니티에대한연구」로박사학위를받았고서울대,단국대등에서강의를하고있다.여성,청년,동성애자등을재현하는미적인혹은윤리적인방법의복수성과다양성을전달하는데주된관심을갖고있다.삶을그자체로선명하게감각하며이를글로드러내기위해분투하고있다.『권력에맞선상상력,문화운동연대기』를썼고주디스버틀러의『불확실한삶』,『윤리적폭력비판』,『주디스버틀러,지상에서함께산다는것』을옮겼다.

목차

프롤로그|당신,그러므로우리에게

1.사라지는아이들을위하여
거부와사라짐의몸짓,펑크록
소년과소녀의대화,‘매직아워’의축제
흡연이예술을만날때
우리를대신해불행한아이들때문에우리는살아있다

2.내이름은처음부터내것이아니었다
탄생은외상이다
나는남이쓰고버린이름이다
바로그때,존재가이름바깥으로나올때
사실봉제선은이미항상뜯어져있다
오시여,시인이여!

3.딸들은아버지를죽이고자기자신이된다
싫어할수록닮아버리는,‘아버지라는이름’
소멸을향한말-실비아플라스의‘아빠개자식’
김언희의‘딸’-폭력은나의것
“아버지로부터아버지를뿌리째파내드릴게”
최승자의아무것도아닌나,영원한루머

4.근대를횡단하는방법들에대하여
근대의실패를어떻게가로지를것인가
니체의허무주의와운명애
다자이오사무의인간혐오와익살의전략
비체,혐오의매혹
‘혐오스런마츠코’의사랑법-더나쁜쪽으로!

5.어떻게아이러니는웃음과긍정이되는가
텅빈세상에바치는웃음
아이러니스트성철의웃음
장주네의긍정-죄수와꽃은하나다

에필로그|성장은어른되기가아니다

출판사 서평

자신이아무것도아닌것같다면
당신은세상을정확하게느끼고있는것이다

모든비딱하고남루하고어정쩡한삶에게,
불행과고통을온몸으로감각하는이들에게
있는힘껏응답하는미학자의시적에세이

삶은고통스러운데왜우리는여전히살아있어야하는가.인생이란과연살만한가치가있는가…….우리에게도한번쯤불현듯다가왔던물음들이다.다만그것이오래가지못했을뿐.예민한사람이라면몇번이고다시찾아오는물음일수도있다.그리고여기에저자가이어붙이는질문들.예술가는왜이상하고그들의말은왜우리귀에잘안들리는가,상처는왜아름다운가,왜문제가곧가능성이되는가,왜고통의전시가사람을성장시키는가…….저자는이두계열의물음이다르지않은것임을,모두가예민한존재들의언어임을보여주고자한다.
미학자이자비평가인양효실은강단에서오랫동안학생들과함께예술작품을보고시를읽었다.‘학생들이더러운말을쏟아내는수챗구멍’이되고싶은그녀는삶자체를예술로빚어낸이들의작품을통해학생들과거듭대화를시도했다.이내인문대선생의임무를좌절시키는말들,결코아무데서나쉽게들을수없는말들,아픈말들이불쑥불쑥터져나왔다.“공부를잘하면행복해진다고하는데행복이뭔지모르기때문에공부를안해요”라고말하는학생앞에서,도덕에물들지않은사람들앞에서그녀는온몸을떨었다.더아프고더분노하고더질주하는이들의반응이었기때문이다.
이책은온몸으로불행과상처를받아안으면서도막연하게품고있을수밖에없었던그고통을언어로만들어그것을전시하고노래하고즐기는자들에대해이야기한다.『불구의삶,사랑의말』은제대로성장하지못한어른들,겉모습은어른이지만자신을있는그대로사랑하지못하는사람들,자신만큼이나약한이들을학대할뿐여전히화해하거나사랑할줄을모르는이들을위한책이다.

우리의고통을표현할언어를탐색하며
상식을거스르고고통과광기를끌어안다

우리는정상적인사람이되기위해,‘남들처럼’살기위해학교에가고직장을다니고돈을번다.즉‘어른’이되기위해애쓰고있다.하지만어른이된다는게그렇게까지바라고추구할만한것일까?물론우리는알고있다.우리를짓누르는불안감과두려움이,한발짝만벗어나면낭떠러지로떨어질것이라는생각이우리를그리로내몬다는것을.그것이세상의법칙이라고우리는믿고있다.
하지만세상의법칙같은건없다는걸일찌감치간파한이들은이세상을비웃고겉돈다.우리는이겉도는존재들의이름을알고있다.그들의이름은(비행)청소년,떠돌이,가수,예술가,그리고시인이다.이들은모두사회적으로주어진이름을거부하고그이름에서탈출하기위해발버둥치며,말그대로버려진삶을살아간다.하지만저자는우리가이버려진삶을,세상의이름을거부한이들을부정한다면우리의진정한모습또한찾을수없다고역설한다.
『불구의삶,사랑의말』은불행과상처를부정하는세태를이처럼정면으로거스른다.행복과성공에지친이들의곁에힐링과위로만이넘치는지금,우리는불행과고통이우리를얼마나성장시키는지외면하고있다.우리가오로지정상적인삶만을추구할수록,우리는세상을제대로느끼지못하는불구가되어갈뿐이다.문제는이런불구의삶을표현할언어가우리에게없다는데있다.그렇다면우리의고통을정확하게표현할말을어디서찾을수있을까.저자는예술에서그실마리를발견한다.여기서예술이란거친펑크록이고벌거벗은청소년들이뛰노는사진이며아버지를찢어발기는시어(詩語)들과세상의규칙을비웃는소설들이다.그리고고통과광기로가득찬삶조차“좋다.다시한번!”이라고외치는미친철학자니체와,금치산자같은삶을기꺼이받아들이며이곳저곳을떠도는시인최승자가여기에함께한다.이런예술가와철학자들의말,존재를가로지르며우리를깨우는말이바로시(詩)다.이책은그시들을통해우리삶을뒤흔드는바람이되길희망하는시적에세이다.

삶과예술을향한치열함이
생생하게살아있는다섯개의이야기

『불구의삶,사랑의말』은모두다섯개의이야기로이뤄져있다.매글마다삶과예술을향한치열함이깊게배어있고강한현장감을느끼게해읽는이를몰입하게한다.
1장「사라지는아이들을위하여」는예민한아이들의‘외국어’를듣는법에대해이야기한다.어릴때부터아동으로분류되고학교라는교육제도에편입되면서우리는세계를통째로감각하는법을서서히잊어간다.그리고어른이되어버린뒤에는세상의레일에서벗어나는아이들을‘비행청소년’이라부르며질시한다.하지만건강한사람,미래가확고한사람,정상적인사람이야말로‘불구’다.너바나의펑크록과라이언맥긴리의사진들은불구의삶에서벗어나기위한몸부림이며,우리는여기에귀를기울여야한다.
2장「내이름은처음부터내것이아니었다」는축복으로가득찬것처럼보이는아이의탄생을새로운관점에서다시쓴다.탄생은어머니의몸에서강제로떨어져나오는것이기때문에그자체로아이에게는커다란충격이고상처다.이세상으로내던져진뒤에는이름이붙고딸과아들이라는,사회적으로정해진자리를차지한다.그런점에서우리의삶은처음부터우리의것이아니었다.저자는자신이아무것도아님을간파한이들이야말로세상을정확하게느끼고있다고말한다.시는바로이렇게세상과불화하며우울해하는이들에게찾아온다.시는아프고병들었지만그렇기에사실은건강한말이다.
3장「딸들은아버지를죽이고자기자신이된다」는여성시인들의시를집중적으로살펴본다.우리는여성들의시가아버지의권위를둘러싸고싸우는남자들의언어보다훨씬덜폭력적이고더평화롭다고생각한다.그러나저자의생각은이와정반대다.자신에게주어진삶이처음부터실패했음을자각한여성시인들은더욱더폭력적으로아버지와대면한다.실비아플라스와김언희,최승자는모두아버지의이름을불러내어더럽히고욕보이고찢어발긴다.그녀들의‘여자되기’란가차없는추락이며,그들언어의가혹한폭력이야말로남성들의폭력에대한진정한저항이될수있다.
한편4장「근대를횡단하는방법들에대하여」는근대의실패에주목하면서우리를옭아맨근대적질서를가로지르는다양한실천을들여다본다.진보와발전을추구하는근대주의는우리를유능한주체로만들려고한다.근대는이시대의주체로백인/남성/성인/이성애자를상정했지만,이를유색인/여성/아동/성소수자로바꾸는게대안이될수는없다.전지구적근대화의물결안에서는이또한대상화의논리에포섭되는것일뿐이기때문이다.그보다스스로기꺼이더러운것이됨으로써,우리는우리삶을하나의예술작품으로다듬어낼수있다.
마지막5장「어떻게아이러니는웃음과긍정이되는가」는세상의고정된질서에웃음으로응답하고더럽고추한것에서아름다움을발견하는이들의미학을살핀다.성철스님은자신의‘죄’를고백한유언을통해세상의질서를당연하게여기는이들의진지함에맞대응한다.그리고『도둑일기』의저자인장주네는사랑하는사람이있는감옥에가기위해범죄를저지르는것도서슴지않는다.성철과장주네모두악에서선을보고추에서미를본다는점에서철저한아이러니스트다.그들은자신을아무것도아닌것으로만들어버림으로써아이러니와웃음을긍정한다.

지금불행하고우울하고고통스럽다면
당신은어른이되지않고도성장하고있는것이다

“사랑은먼저내려가고그다음에올라가는길이다.환상이환멸이되는길을,올라가려다추락하는길을거꾸로밟아가는중에사랑은기이한긍정의방법임을스스로증명한다.”(52쪽)

『불구의삶,사랑의말』은상식을산산이부숴버림으로써우리가기성의질서를찢고그틈에서새로운삶을발명해낼수있도록북돋는다.이책은우리가불행하고우울하고고통스럽다면,자신의삶이가치없고무의미한것같다면그때야말로자기자신과이세상을정확하게느끼는순간임을알려준다.그순간우리는우리곁에찾아와머무는시를읽고그에응답함으로써어른이되지않고도성장할수있다.독자는이책을통해그순간을끊임없이감각하고긍정하고사랑할수있을것이다.

책속으로추가

아름다움은그자체로존재하는사실이아니다.아름다움은말하는사람,노래하는사람,표현하는사람에의해사후적으로출현한다.세상자체가아름다운게아니다.사랑에빠진사람,악에서선을보고추에서미를보는사람에의해아름다움이도래하는것이다.행위가아니라행위에대한말하기가먼저다.행위는말하기에의해,시에의해아름다워진다.(25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