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셰프 분투기 (요리에 가려진 레스토랑에서의 성차별)

여성 셰프 분투기 (요리에 가려진 레스토랑에서의 성차별)

$16.50
Description
왜 셰프의 세계는 남성이 장악한 것일까?
한동안 ‘셰프테이너’라는 신조어를 등장시킬 정도로 화제를 모았던 쿡방. 그런데 쿡방에 나오는 여성들은 대개 시식을 하는 연예인 게스트거나, 한식의 대가, 요리연구가 뿐이다. 유명 셰프들이 나와서 솜씨를 뽐내는 음식 프로그램에 출연한 박리혜 셰프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등장한 여성 셰프였다. 그마저도 그 방송이 시작된 지 21개월 만의 일이다.

《블룸버그 뉴스》에 따르면 미국의 상위 15개 레스토랑 그룹에서 일하는 헤드 셰프 160명 중 여성은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6.3%뿐이었다. 막상 ‘여성의 영역’이라 여겨졌던 요리 분야에서는 능력 있는 여성 셰프의 이름을 거의 볼 수가 없다. 상식적으로 요리 하면 여성의 몫으로 여겨졌는데도 왜 셰프의 세계는 남성이 장악한 것일까?

『여성 셰프 분투기』는 두 사회학자들이 의기투합해 진행한 여성 셰프 연구 프로젝트의 성과물이다. 저자인 데버러 A. 해리스와 패티 주프리는 셰프라는 직업의 역사를 살피고 주요 신문과 음식 전문 잡지에 실린 기사들을 집중적으로 분석했다. 무엇보다 여성 셰프 33명의 생생한 육성을 담은 심층 인터뷰를 통해, 여성 셰프들이 레스토랑에서 어떤 경험을 하고 어떤 대우를 받는지를 생생하게 포착해 냈다.
저자

데버러A.해리스

저자데버러A.해리스(DeborahA.Harris)는텍사스주립대학교사회학과교수.사회불평등,음식의사회학,불평등과젠더,일과직업등에관심이많은사회학자들이다.『여성셰프분투기』는두사람이의기투합해진행한여성셰프연구프로젝트의성과물로,“왜여성셰프는우리눈에잘보이지않을까?”라는질문에서출발한다.저자들은의문을풀기위해유명신문과음식전문잡지의레스토랑리뷰를비롯해2,206개의셰프프로필을분석했고,텍사스일대의여성셰프33명을만나심층인터뷰를진행했다.그결과,레스토랑으로대표되는전문요리계에서여성을겨냥한차별과배제의현실이존재한다는것을밝혀냈다.『여성셰프분투기』는이런차별과배제의역사는물론,푸드미디어가가세하며벌어지는여성배제의전략을살핀다.그럼으로써여성셰프들이일과가족사이에서균형을잡아야한다는어려움때문에끝내일을포기하는씁쓸한현실을생생하게포착한다.

목차

들어가는말|“부엌에여자가있다고?!”…6

1.왜더많은여성이셰프가되지않는가?…27

2.푸드미디어와엘리트셰프…63

3.‘침입자’에서‘형제’가될때까지…141

4.나쁜년이거나여성스럽거나엄마같거나…223

5.부엌을떠나는이유…283

6.훌륭한여성셰프는어디에있는가?…331

부록…357

감사의말…369

참고문헌…373

출판사 서평

아무리요리를잘해도,열심히일해도
우리눈앞에보이지않던여성셰프들의모든것!

존재를인정받지못한수많은여성셰프를다룬생생한기록

한동안텔레비전을장악했던쿡방.‘셰프테이너’라는신조어가등장할정도로대단한인기몰이를했다.그런데쿡방에나오는여성은대개시식을하는연예인게스트거나,한식의대가들이나‘요리연구가’뿐이다.유명셰프들이나와서솜씨를뽐내는음식프로그램에출연한박리혜셰프가처음이자마지막으로등장한여성셰프였다.그마저도그방송이시작된지21개월만의일이다.
여성셰프의발자취를찾기힘든건한국만의문제가아니다.《블룸버그뉴스》에따르면미국의상위15개레스토랑그룹에서일하는헤드셰프160명중여성은10%에도미치지못하는6.3%뿐이었다.정치,경제등여성이진입하기어렵다고생각해왔던분야에도여성들이진출했건만,막상‘여성의영역’이라여겨졌던요리분야에서는능력있는여성셰프의이름을거의볼수가없다.상식적으로요리하면여성의몫으로여겨졌는데도왜셰프의세계는남성이장악한것일까?어째서여성셰프는남성셰프보다한참뒤처졌다고인식될까?
『여성셰프분투기』는이런의문을풀기위해두사회학자들이의기투합해진행한여성셰프연구프로젝트의성과물이다.저자인데버러A.해리스와패티주프리는셰프라는직업의역사를살피고주요신문과음식전문잡지에실린기사들을집중적으로분석했다.무엇보다여성셰프33명의생생한육성을담은심층인터뷰를통해,여성셰프들이레스토랑에서어떤경험을하고어떤대우를받는지를생생하게포착해냈다.그때드러나는것은화려해보이는세프의세계속성차별이다.레스토랑위에자리잡은유리천장을똑똑히드러낸『여성셰프분투기』는더많은여성이셰프로활동하고어떤일터에서든정당한평가를받기위한첫걸음이될것이다.

여성셰프,그뿌리깊은차별의역사

전문레스토랑의세계에서여성은그리환영받지못하는존재다.땀이비오듯쏟아지고쉴새없이무거운프라이팬을휘둘러야하는등체력소모가크고소위‘군기’가센혹독한근무환경은여성이셰프가될수없는이유로제시되곤한다.그러나셰프가전문성을획득했던역사를살펴보면,여성이레스토랑으로대표되는전문요리영역에서지속적으로배제당하고차별당했음을알수있다.
우리에게잘알려졌듯이전문레스토랑은엄격한위계질서속에서움직인다.이런문화는셰프라는직업의역사적배경에서비롯된다.셰프의정식명칭인‘셰프드퀴지니에(chefdecuisine)’는‘오피서드퀴지니에(officerdecuisine)’라는군사직책에서나온것이다.전쟁터에서귀족을위해요리를만들던초기셰프들은이른바전문/고급요리인‘오뜨퀴진(hautecuisine)’을만들어냈다.이들은프랑스혁명을기점으로전문셰프로발돋움한다.당시유럽에서발달하기시작하던레스토랑으로이동해자율적인환경에서창의적인요리를하게된것이다.
여성은전문셰프가탄생한시기부터배척당했다.그들은레스토랑에서일도할수없었고심지어식사도할수없었다.또한요리경연대회에참여하거나요리학교에다니는것도정책적으로금지되었다.여성들에게는가족의건강을유지하기위한돌봄노동형태의가정요리만허용됐을뿐이다.그녀들의요리는훈련을거쳐습득하는남성셰프의전문요리보다열등한것으로평가받았다.
하지만요리는원래여성적인행위로인식되었기때문에,셰프의일은무임금에비전문적인가정요리와비교될위험에지속적으로노출되었다.초기셰프들은이런여성화의위협을잘알고있었다.그래서자신의일과가정요리사이에거리를두려고일부러요리학교나유명레스토랑등에서여성을배제했다.이런과정을거치면서셰프는남성적인활동이라는생각이단단히자리를잡았다.남성셰프들이여성화의위협을꺼린데에는일의가치도영향을미쳤다.한번여성적인것으로정의되면그일의가치는평가절하될가능성이생겼고,평가절하는곧임금하락으로이어졌기때문이다.따라서남성셰프들은업무에서두드러지는남성적특성(군사적배경에기반을둔엄격한위계질서등)은강조하고,여성적인특성(타인돌보기등)은무시하는등남성중심적인조직규범과체제의기초를만들었다.이는오늘날까지여성이셰프의세계에진입하는것을막는장애물이되었다.또한여전히레스토랑에서여성셰프를차별하는기제로도작동하고있다.

누가어떤셰프를훌륭하다고평가하는가?

『여성셰프분투기』에서는푸드미디어에의해과소평가되는여성셰프들의모습을엿볼수있다.푸드미디어의주축은음식전문기자와평론가등소위문화중개자들이다.이들은미식의장에상당한영향력을행사한다.이들의기사와평가로셰프와레스토랑이유명세를얻고커리어가좌우된다.
저자들은이런현상을이해하기위해2004년부터2009년까지《뉴욕타임스》,《샌프란시스코크로니클》,《고메》,《푸드앤와인》에실린기사2,206건을분석했다.분석결과남성셰프가등장한기사가확연히많고(1,727건),여성셰프를중점적으로다룬기사는전체기사의10%정도에불과(230건)했다.기사에서남성과여성셰프는매우다른방식으로다뤄졌다.남성셰프는강한리더십을가졌으며,전통적인요리법에도전한선구자이자혁신적인요리를내놓는창조자로그려졌다.반면여성셰프는전통적이거나가정적인요리를만드는요리생산자일뿐,남성의지도없이는경력을쌓지못하는것으로묘사됐다.이외에도남성셰프는일중독자이거나요리에강박적으로집착하는사람으로등장했다.그러다보니이들이어려움을극복하고자신만의왕국을건설했다는식의성공스토리가자주보였다.반면에여성셰프는우연히셰프가된것처럼묘사되거나,주목받지않으려고노력하는모습이강조됐다.일에대한열정과의지가넘치는남성셰프와매우다른모습으로기사화되는것이다.
그런점에서푸드미디어는가정/고급레스토랑,여성/남성이라는전문요리세계의전통적인이분법을강화한다.남성셰프의노력은개인의능력과비전을획기적으로표현한것으로묘사됐다.이는남성셰프가‘훌륭한셰프’라는단어에적합하다는증거로제시됐다.반대로여성셰프의창의적?기술적?사업적감각은의문시되었다.여성셰프의요리는가정요리와동일선상에놓이며,그녀들의경력은요리산업내에서권력을가진남성에게인정받아야만쌓을수있다고여겨지기때문이다.

견고한유리천장아래에서분투하는여성셰프들

저자들은푸드미디어분석에그치지않고현장에서온몸으로일하는여성셰프들을직접찾아가그녀들의이야기를들었다.여성셰프당사자가일터에서겪는어려움이생생하게드러나는인터뷰들은독자들로하여금여성셰프의현실을분명하게깨닫게한다.
다수의남성셰프들은여자가남성셰프의보조에머물러야한다고생각했다.오랫동안남성이주도권을잡고있던레스토랑에진입하는여성들은‘침입자’로규정됐다.그녀들은자신이이곳에속할수있다는사실을증명하지못하면그만둬야했다.그래서여성셰프들은오랜시간일하고,도움을거절하고,어떤형태든간에‘여성적인것’으로여겨지는감정을표현하지않는방법을익혔다.여성셰프가일을그만두면남성셰프들은그녀를포함해모든여성셰프가일을잘해내지못할것이라는자신들의편견을기정사실로만든다.하지만여성셰프들은이렇게일갈한다.“남자들은줄듯말듯하면서결국어떤일도주지않아요.계속샐러드만드는일만시킨다니까요.”여자들에게도기회를준다는자신들의착각만을정당화할뿐,실제로일을함께하는동료로생각하지않는다는것이다.
무엇보다여성셰프들은스스로전문가임을증명하는과정에서다양한젠더불평등과성희롱,성차별을겪었다.그녀들은여자와일하기싫어하는셰프들때문에다른남성셰프의보증으로간신히일자리를구하거나,유명레스토랑에서일한경험이있어도이직을할때마다부엌에서가장낮은직급부터다시시작했다.어떤여성셰프는셰프로일할만한체력을충분히갖췄음을증명하기위해자기몸만한것들을들어올려‘개미’라는별명을얻었다.여성셰프들은여자이기때문에잘모른다는편견에맞서기위해따로시간을들여공부했다.명백한이중잣대에놓이기도한다.한인터뷰참가자는가족이있기때문에일에전념하지못할것으로여겨져승진하지못했다.그러나그녀대신승진한남성셰프는가족이있기때문에더열심히일할것이란이유로승진한것이다.성희롱도공공연하다.한여성셰프는지나갈때마다엉덩이를만지는남자동료의목에칼을갖다대고위협한뒤에야성희롱을멈출수있었다.
피나는노력끝에부엌을총괄하는헤드셰프에오른다고끝이아니다.여성셰프들은헤드셰프가맡아야하는온갖의무를떠맡는동시에,자신이유능한리더라는것도증명해야했다.그러다보니어떤리더십유형을선택하느냐에따라‘나쁜년’이라는꼬리표가붙거나‘엄마’나‘큰누나’같은존재가되었다.게다가여성셰프들은‘여자이기때문에’주어지는역할때문에일과가족사이에서어렵게균형을잡아야했다.결혼한남성셰프들은자녀양육의책임대부분을아내에게맡길수있었다.하지만대부분의여성셰프들은셰프로서또엄마로서모두완벽해야한다는기대에직면했다.많은여성들이이문제때문에완전히레스토랑을떠나거나상대적으로시간적여유가있는다른일을찾아떠났다.이런결정은일반적으로가정과일에관한여성의‘선택’으로규정되곤했다.하지만저자들은이것이개인적인선택인동시에너무나구조적인문제라는것을밝혀냈다.인터뷰참가자들은저마다조금씩다른위치와상황속에놓여있었지만,구조속의선택을강요받는다는점에서동일했다.직장에서차별을일상적으로겪는우리모두와마찬가지로.

이건바로우리모두의일입니다

『여성셰프분투기』는“왜여성셰프는잘보이지않을까?”라는질문에서출발했다.우리는레스토랑으로대표되는전문요리마저여성을겨냥한차별과배제의현실속에있다는것을알수있다.셰프의인기는나날이치솟고있지만그이면에가려진레스토랑의젠더불평등에주목한책은드물었다.그런점에서『여성셰프분투기』는매우뜻깊은결과물이다.
여성셰프어맨다코헨은《빌리지보이스닷컴》과의인터뷰에서현재여성셰프가처한상황이셰프가되고싶어하는젊은여성들에게이런메시지를던진다고말했다.
“만약네가여성이라면,그리고힘있는자리에있는여성셰프를찾아볼수없다면,네가그자리에오를수있을지없을지어떻게알겠니?”
그녀의말은여성셰프가처한현실과미래를집약해서보여준다.보다많은여성들이셰프가되기위해서는젠더평등한문화가뒷받침되어야한다.변화는견고한유리천장아래에서고군분투하는여성셰프들의이야기에귀를기울이는것에서시작된다.『여성셰프분투기』는단지셰프의세계에만해당하는이야기가아니다.이책은여성들이일하는모든일터에서보편적으로겪는상황을펼쳐보이고있기때문이다.그런점에서『여성셰프분투기』는더욱많은여성들이서로의이야기에귀를기울이며함께유리천장을뚫고나가는데좋은길잡이가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