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움’이라는문화/시대현상에대한미학적/철학적/문화경제학적접근”
“새로움을위한새로움의추구,희망이유예된시대의여전히유효한법칙”
“혁신에의요구는동시대또는문화속에서표현되는유일한리얼리티다”
1.신작,신상템,핫트렌드,뉴-페이스,새시대/새역사의‘새로움’
:보편주의적가치지향이사라진시대혹은‘역사이후’의시대의새로움이란무엇인가
‘창조적파괴’‘혁신’‘새로운산업혁명’…오늘날세계는새로움에강박적으로매달린다.세계를혁명으로바꿔내겠다는구소련의실험이해체로끝을맺으면서더이상역사의진보가없을것이라는‘역사의종언’이상식이된시대.이‘역사이후의시대’에도우리는끊임없이새로움을갈구하고있다.
그런데새로워야한다는구호는사방에서넘쳐나고새로워보이는것에온신경이쏠리는지금,“미래란근본적으로새로운것은아무것도약속하지못하고그저존재하는것의무한한변용만떠오르게하”는이시대에도대체‘새로움’이란무엇일까?새로움을향한몸짓은그저아무런내용없이‘새로움을위한새로움’만을좇는다는점에서허망한것은아닐까?
냉전체제가서서히해체되던1981년소비에트에서독일(서독)로이주한체제전환시기를경험한지식인보리스그로이스는,그러나“새로움은외면할수없고피할수없으며포기할수없는것이다.새로움에서벗어날길은없다.그런길이있다면그자체가새로움이다”라고말한다.그에게‘새로움을위한새로움의추구는희망이유예된시대의여전히유효한법칙’이다.
“새로운것은존재하지않는다는것,그리고슬라브인다운니힐리즘의대가에게서듣는가치회복의문화경제에대한다른교훈들.포스트모더니즘은왔다가가버렸다.그렇지만그로이스의진단은포스트모더니즘보다훨씬오래지속되고있다.”
―피터오스본(영국킹스턴대학철학과교수,《래디컬필로소피》편집자)
무엇이상품을‘지름신부르는신상템’이게하고유행을‘핫한트렌드’이게하며,무엇이예술/이론작품을‘문제적신작’이게하고신인작가/이론가/비평가를‘무서운뉴페이스’이게하며,무엇이신세대를‘제멋대로하는신인류’이게하고새시대/새역사를‘가보지않은새로운길’이게하는가?
우리는왜‘새로움’에주목하고나아가열광을보내는가?새로움/혁신은자신의가치를어디서가져오는가?동시대인들은그‘가치’를어떻게매기는가?어떤종류의문화경제적논리가새로운작품/이론,새로운작가/이론가/비평가,새로운문화또는그가치를산출하는가?아직유례없는새시대/새역사의필요충분조건은과연무엇일까?우리의문화적활동을은폐된진리의계시나권력과의관계를벗어나새롭고혁신적인것으로승인되게하는문화경제적논리와기준은무엇인가?
“가치의전도는문화적혁신의작동형식이자원리다!”
2.새로움은전통/옛것/기존것보다더유의미한것,더나은것,더참된것이라는의미의전복
:새로움은‘뭔가특별한’(somethingspecial)게아닌‘뭔가다른’(somethingdifferent)것!
『새로움에대하여』는문화적으로가치있고새로운것으로여겨지기위해동시대예술/이론작품은어떻게만들어져야하는가를다룬다.예술이토론의실마리구실을수행하고있지만그내용은예술너머를향한다.새롭게/다르게말하자면,책은곧‘동시대예술이예술이되는방식’을통해‘동시대문화가문화가되는방식’에대한,나아가새시대로서의동시대에대한고찰이기도하다.
여기서말하는‘새로움’은궁극적인것,절대적본질,은폐되어있는최종적실재로서의진리개념을전제하지않는다.“오늘날예술신(scene)에대한가장통찰력이날카로운논평가중한사람”(《뉴레프트리뷰》(여기도“뉴”이다)이자철학자·에세이스트이기도한그로이스에게,새로움은뭔가더특별하거나더낫거나더참된것이아니다.한마디로‘이전과뭔가다른것’이다
‘이전의것,낡은것’을대변하는기존의아카이브와이아카이브에포괄되지않는사물들로이루어지는영역인세속적공간의상호비교를거쳐동시대인들에게‘차이가있는다른것’‘새로운것’으로받아들여지는것,그것이새로움이다.새로움은결코초월적인무언가가아니다.옛것/전통등과거의/지금까지의모든것과총체적으로단절하는절대적새로움이란불가능하다.
“새로움은유토피아적이지않다!”
3.나프탈렌냄새나는그흔한남성용소변기는어떻게미술관의받침대에오르게되었을까?
:“새로운것의창출로서의혁신은경계횡단의사건이다”
“새로움은가치의전도라는특정한문화경제적전략의결과이며,실질적문화메커니즘과그기능원리들에대한앎을전제로한다.새로움은모든구체적인시대마다새로움과전통,옛것,기존것사이에어떤차이가가치있는것으로측정될지,무엇을통해그차이가문화적기억의체계에도달할기회를얻을지에대한평가를전제로한다.”
그로이스는“가치있는것으로여겨지던참됨혹은우아함이가치절하되고,이전에는무가치한것으로여겨지던세속적인것,낯선것,원시적인것혹은속된것이가치절상”되는“혁신”이새로움의생성메커니즘이라고말한다.
새로움은그자체로서곧‘차이’이면서동시에문화적으로‘가치있는것’으로서,전통적이고문화내적[내부적]이며‘문화경제적’특정기준에근거해생산되고승인된다.새로움의사회적지위/점유를특히새로운진리의지위/점유를보증하는것은문화외적인것,은폐된것또는타자와의일치가아니라‘가치의전도’라는기준과의일치다.
혁신은아카이브곧기술적으로조직된문화적기억과세속적공간사이의경계에서이루어지는사건이다.그로이스는혁신은이미문화적으로가치있는것으로인정된아카이브와그것의타자로서세속적공간사이의긴장을통해생성된다는것을보여줌으로써‘새로움’이란문화/시대현상에대해명민하게문제를제기한다.문화에중요한것은혁신의의미가아니라그가치다.새로움또는혁신이란이전까지없던무언가를창출하거나감추어져/숨겨져있는걸드러내는게아니라이미우리가보고알고있는것의가치또는문화적위계를전도하는것이다.뒤샹이하고많은일상용품중남성용소변기를선택한것은,소변기가형식면에서기존의고급예술전통과가장급진적으로단절되는오브제이기때문이다.소변기는작가의혁신적제스처를통해돌려세워짐으로써,화장실용의대량생산품에서탈기능화되어관람의대상이됨으로써문화적가치경계에충격을주는동시에그가치경계를성공적으로횡단해문화적아카이브에새롭게자리잡게된다.
“그모든경우에서전체로서의문화에중요한것은,문화적기억을세속적공간과구분하는가치경계가횡단을성공함으로써혁신이성공하는일이다.”
4.“새로움은문화경제적현상이다”“모든혁신은문화경제적논리의체현이다”
:새로움의문화경제적논리는문화/시대속에서인정받기를원하는누구나따라야하는요구다
“문화적혁신은경제적논리를탐구하는아마도최고의수단일성싶다.문화적혁신이야말로통상가장일관되고가장철저하게사유되는명백한혁신이기때문이다.”
“문화는그역동성과혁신가능성때문에경제논리가가장월등하게영향력을행사하는영역이다.(…)문화의경제(학)은문화를특정한문화외적경제과정들의재현으로묘사하려는것이아니라문화적발전의논리자체를가치의전도라는경제적논리로이해하려는시도다.”
그로이스는혁신을“특정한가치위계내부의가치들을거래하는작업”으로파악해,그것을‘경제’로개념화한다.여기서‘경제’는“시장과동일한것이아니다.시장보다더오래되고포괄적”인것이며,유무형의자원이나에너지등을교환·분배하는모든종류의의식적·무의식적행위일반또는그체계를지칭한다.
이책의중심을차지하는것은한사회의가치위계내부가치들의교환과거래,가치의전도로서새로움의생산이필수적으로따라야하는문화경제적논리다.어느시대든한사회에는중요하고기억할만하다고여겨져가치화된문화적아카이브와무가치하고눈에뜨이지않으며흥미롭거나중요하지않다고간주된것들로이루어진세속적공간이병존한다.어떠한계기를통해이세속적공간에속해있던것이가치있는것으로여겨지게되면서혁신의과정이시작되는데,이로써무가치하다고여겨진세속적공간의일부가가치화되어기존의가치위계에변화가생겨난다.
새로움의창조는,사람들이믿는바와달리,인간자유의표현이아니다.낡음과의결별은,인간의자율성을전제로하고그를표현하거나사회적으로확보하는자유로운결단이아니라,우리문화의기능을규정하는규칙곧문화경제적논리에의적응이다.책은이처럼혁신은세속적공간과문화적아카이브사이에서일어나는가치교환과거래의결과임을강조하고있다.문화영역에서이루어지는혁신의과정과논리를탐구하는이책의부제가‘문화경제학(시론)’인이유가바로여기에있다.
문화적발전의논리를경제적논리로이해한다는것은이책의중심주제인‘새로움’의문제와관련해중요한함의를갖는다.그것은가치의전도를통한혁신,새로움에대한요구가“사회적삶을전체적으로규정하는경제적강제의영역에속함”을의미하기때문이다.
예술작품은말할것도없고그작품에대한해석,기술적혁신과이론적저작등우리시대의모든문화적산물은이와같은문화경제적논리속에서수용되면서기존의가치위계를재조직하고,그중일부는문화적아카이브에자리잡는다.하지만이과정은일회적이고최종적이지않으며,문화적아카이브와세속적공간사이의경계를재조정할이후의혁신에열려있다/가변적이다.
“새로움은인간자유의산물이아니다!”
5.보리스그로이스…미학자,예술비평가,매체이론가,소비에트문화/코뮤니즘관련미술기획자
그리고절대빠트릴수없는철학자이자에세이스트로서그로이스의면모
“이책은두번쓰였다.처음에는[내가]러시아어로썼고아넬로레니치케가독일어로번역했다.그다음에첫번째텍스트내용을전면적으로수정한후내가직접독일어로옮겼다.”
이책이초판출간이1992년이었으니뒤늦은그래서더욱반가운한국어판번역이라할수있다(영문판은2014년에나왔다).“포스트모더니즘은왔다가가버렸다.그렇지만그로이스의진단은포스트모더니즘보다훨씬오래지속되고있다”는피터오스본(영국킹스턴대학철학과교수,《래디컬필로소피》편집자)의지적은이책에대한가장적확한평가라하겠다.
25년이지나도여전한아니더명확해지고있는,‘새로움’이라는문화/시대현상에대한그로이스의혜안에놀랄따름이다.처음에는주로독일어와러시아어로,근래에는영어로집필한그의책들은출간되는족족여러나라언어로번역되어국제적담론의장에적극적으로수용되고있다.
글은에세이처럼잘읽힐뿐더러“새로움은과거와미래사이에있다”,“새로움은타자가아니다”“새로움은유토피아적이지않다”,“새로움은가치있는타자다”,“새로움은인간자유의산물이아니다”등몇몇제목에서도드러나듯‘새로움’에대한아포리즘으로읽힌다.
[책속으로추가]
여기서시도되어야할것은,특정한문화적활동이은폐된진리의계시나권력과의관계를떠나,새롭고독창적이며성공적으로승인되게하는문화경제적논리와기준들을재구성해보려는일이다.다른말로하자면,왜특정한새로운비교,동일화와차이화가사회에의해승인되고역사적기억에통합됨으로써,무엇이진리이고무엇이권력인지,무엇이차이이고무엇이동일성인지를정의하는기준들을형성하는지를이해해야한다는것이다.-78쪽
가치화되거나전범화되는것은이러한사물을전통과결부함으로써비로소전통과도세속적사물과도구분되게하는예술작품이나이론들이다.이와같은사정은정치분야에서도마찬가지다.마르크스주의가프롤레타리아를가치화했다는것은프롤레타리아스스로가사회적의미에서가치절상되었음을의미하지않는다.의미를얻게된것은오히려마르크스주의자이자프롤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