퀴어 아포칼립스 (사랑과 혐오의 정치학)

퀴어 아포칼립스 (사랑과 혐오의 정치학)

$16.00
Description
한국사회 진보의 최전선에 자리한 퀴어 이슈를 본격적으로 다룬 책이 나왔다. 『퀴어 아포칼립스: 사랑과 혐오의 정치학』은 반퀴어 운동을 우리 사회에 만연한 혐오 발화의 주체로 조명하고, 이에 대한 분석을 통해 한국사회의 변화를 모색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이 책은 보수 개신교회의 반퀴어 운동이 형성된 배경과, 겉으로는 단일해 보이는 반퀴어 운동이 드러내는 균열을 살핀다. 특히 저자가 주목하는 것은 ‘사랑 대 혐오’의 구도 아래 묻힌 개개인의 얼굴이다. 저자는 퀴어문화축제를 비롯해 다양한 현장의 퀴어들을 인터뷰하면서 퀴어 그리스도인, 탈동성애자 그리스도인, 반퀴어 운동에 저항하는 그리스도인 등 ‘퀴어 대 반퀴어’라는 구도로는 설명할 수 없는 이들을 조명한다. “사랑하기 때문에 동성애에 반대한다”는 주장에 맞서기 위해 “사랑은 혐오보다 강하다”고 말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사랑과 혐오의 정치학을 세심하게 살피지 않으면 ‘정치적으로 올바른’ 이야기에 그칠 뿐이고 더욱 진보된 미래를 전망하기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퀴어가 갈수록 우리 사회에서 더 많이 모습을 드러내는 것과 동시에 이들을 향한 혐오와 비난도 더욱 강해지고 있다. ‘퀴어 페미니스트’의 관점으로 한국사회의 퀴어 혐오를 성찰하는 『퀴어 아포칼립스』는 퀴어가 한국사회 진보의 바로미터임을 드러내면서 퀴어를 둘러싼 다양한 논의를 불러일으킬 것이다.
저자

시우

저자시우
연세대학교문화학협동과정에서문화연구를전공했다.퀴어이슈를둘러싼논쟁과투쟁이펼쳐지는사회적장에관심을갖고있다.레인메이커활동가이며,퀴어페미니스트관점으로글을쓰고있다.「퀴어는인간이될수있을까」「서울,2Q16년여름」「혐오없이,혐오앞에서,혐오와더불어」등의글을발표했다.

목차

들어가며

1장반퀴어운동,위기에빠진교회의그림자
반퀴어운동의등장배경
성장의위기,영성의위기
위기,그것은아무것도아니다?
영적전쟁의서막
도덕적공황의시대
정치적인것과종교적인것의뒤엉킴
공론장의부재

2장보수개신교회내부의차이들
따로또같이:반동성애와탈동성애
반퀴어행사장에서쫓겨난반퀴어활동가
깊은침묵:사회참여적복음주의권
더디지만,늦지않게

3장퀴어아포칼립스
반미개신교의탄생
반퀴어내셔널리즘
불행이만든퀴어,불행이예정된퀴어
미래를부정하는퀴어

4장나중은없다
사회적합의라는정언명령
시차의정치학
퀴어대세론
퀴어미래,퀴어변화

5장반퀴어감정의회로
반퀴어대중의형성
진실너머
“우리는사랑하기때문에반대합니다”
더나은번역

6장퀴어느낌의아카이브
축제적저항
“우리는연결될수록강하다”
퀴어정동,퀴어커뮤니티
사랑의이름으로

7장퀴어디아스포라
퀴어검문소
경계를살아가는퀴어디아스포라
자유롭게,템포루바토

나가며
미주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피땀흘려세운나라,동성애로무너진다?”
어째서성소수자혐오는날이갈수록강해지는가

한국사회진보의바로미터,퀴어
반퀴어운동을통해우리사회의미래를살펴보다

“동성애에반대하느냐.”이말이정치인의도덕관을묻는리트머스시험지가된지오래다.평소인권과개혁을내세웠던정치인들도이말에“당연히반대한다”고답하며입장을바꿔버린다.자유와평등이인간의보편적권리라는선언이무색하게성소수자(퀴어)를향한혐오는여전히공기처럼떠돌고있다.단적으로지난열아홉번째서울퀴어문화축제에서퀴어들과그지지자들이함께축제를만들어가는동안,광장을에워싼폴리스라인밖에자리잡은이들은있는힘껏“동성애는죄악”을외치며축제를비판했다.이들은‘반퀴어운동’이라고불릴정도로세력화하면서“피땀흘려세운나라,동성애로무너진다”는구호아래소수자혐오를극단적으로보여주었다.

이처럼소수자혐오가곳곳에서부각되는지금,한국사회진보의최전선에자리한퀴어이슈를본격적으로다룬책이나왔다.『퀴어아포칼립스:사랑과혐오의정치학』은반퀴어운동을우리사회에만연한혐오발화의주체로조명하고,이에대한분석을통해한국사회의변화를모색하고자한다.

이를위해이책은보수개신교회의반퀴어운동이형성된배경과,겉으로는단일해보이는반퀴어운동이드러내는균열을살핀다.특히저자가주목하는것은‘사랑대혐오’의구도아래묻힌개개인의얼굴이다.저자는퀴어문화축제를비롯해다양한현장의퀴어들을인터뷰하면서퀴어그리스도인,탈동성애자그리스도인,반퀴어운동에저항하는그리스도인등‘퀴어대반퀴어’라는구도로는설명할수없는이들을조명한다.“사랑하기때문에동성애에반대한다”는주장에맞서기위해“사랑은혐오보다강하다”고말하는것만으로는충분하지않다.사랑과혐오의정치학을세심하게살피지않으면‘정치적으로올바른’이야기에그칠뿐이고더욱진보된미래를전망하기가어려워지기때문이다.

퀴어가갈수록우리사회에서더많이모습을드러내는것과동시에이들을향한혐오와비난도더욱강해지고있다.퀴어페미니스트의관점으로한국사회의퀴어혐오를성찰하는『퀴어아포칼립스』는퀴어가한국사회진보의바로미터임을드러내면서퀴어를둘러싼다양한논의를불러일으킬것이다.

반퀴어운동을주도하는보수개신교회,
변화의가능성은있는가

한국사회의퀴어혐오를살펴보는데있어보수개신교회는주요한행위자라고할수있다.그동안개신교회는성경에바탕을두고동성애자를비롯한성소수자를비난해왔다고알려졌다.하지만보수개신교회가처한상황을살폈을때에야왜이들이반퀴어운동에앞장서는지를명확히알수있다.지난20년동안개신교회는교회에나가지않는‘가나안’신도의증가,독선적인믿음에대한신도들의반발,교회간의치열한확장경쟁등으로위기에직면했다.이처럼지속적인성장을담보할수없는상황에서보수개신교회는반퀴어운동을통해새로운동력을얻고교세를회복하고자했다.이들의실천은위기의원인을근본적으로성찰하지않은채새로운적대자를구축하려한다는점에서반공주의라는기존의관행을답습하는것이기도하다.

하지만반퀴어운동의지형을자세히들여다보면이들이단일한집단이아니라는것을알수있다.보수개신교회내부에는크게반동성애집단,탈동성애집단,사회참여적복음주의권이존재한다.반동성애집단은동성애자개인과동성애모두를공격하고노골적인혐오발언을퍼붓는다.반면탈동성애집단은‘죄는미워하되죄인은사랑하라’는입장을견지하며죄(동성애)와죄인(동성애자)을분리한다.한편보수개신교회내에서도진보적이라고평가받는복음주의권은침묵과외면을통해퀴어혐오를용인했다.

그럼에도개신교회안에서퀴어이슈를다루는방식은조금씩바뀌고있다.“(동성애는죄지만)동성애자를정죄해서는안된다”는논의가교회안에퍼지고있고,보수개신교회와다른입장을갖는교회들은‘퀴어와함께하는그리스도인’부스를열어퀴어문화축제에참여하기도한다.‘동성애에동조하는’목회자를추방하는교단이여전히존재하는상황에서이와같은변화가개신교회전반을바로바꾸지는못하더라도,퀴어를향한비난으로는위기를해결할수없음을깨달은교회의변화에주목할필요가있다.

퀴어운동과반퀴어운동이사랑을두고벌이는동상이몽,
‘혐오에맞서는사랑’으로는충분하지않다

퀴어들이퀴어문화축제를비롯해다양한장에서모습을드러냄에따라반퀴어집단의위기감은더욱강화되었다.위기감은직접행동으로나타났다.2014년미국대사관이서울퀴어문화축제에참가하자보수개신교회의주도아래미국대사관앞에서반미시위가벌어진것이단적인예다.이들은“미국조기유학길은동성애자녀양성의길인가”등의격양된표현을쓰며미국대사관이서울퀴어문화축제에참가한것에항의했다.여기서반퀴어단체는동성애를허용하는‘타락한’미국을한국의미래로제시함으로써지지자들의두려움을자극했다.특히미국연방대법원이결혼을남녀간에이뤄지는것으로한정한결혼보호법에위헌판결을내린데따라,반퀴어운동은미국을한국이도달해서는안될미래로상정했다.이는한국이미국을넘어더욱평등한사회로변화해야한다는퀴어운동가의미래인식과극히대조되는것이다.

여기서반퀴어운동과국가기관,퀴어운동은서로다른미래상을설정함으로써서로경합한다.반퀴어집단에게한국사회의미래는‘소돔과고모라’라는이름의종말이다.이들은퀴어가‘행복한가정’을이룰수없으며그때문에퀴어가존재하는사회역시붕괴할수밖에없다고주장한다.한편국가기관은퀴어이슈를현재가아닌미래의문제로연기시키면서책임을회피하고자한다.이집단들에맞서고자할때퀴어운동이마주하는문제는크게두가지다.하나는국가기관의무관심에맞서퀴어의권리를지금여기에서실현하는것이고,다른하나는반퀴어집단이내세우는이성애규범을해체하고새로운규범을만드는것이다.

특히이성애규범을해체하는것은퀴어정치학에있어무척중요하다.퀴어도행복하고도덕적일수있다고주장하며주류에편입하는것은반퀴어운동이내세우는보수적규범에순응하는것으로이어질수있기때문이다.퀴어에우호적인흐름이“거스를수없는대세”가되어간다는퀴어운동가의발언은퀴어의미래를낙관하는동시에‘사회적으로용인되는’규범을그대로따라갈위험또한간직하고있다.보수개신교가말하는‘종말’이지배규범의붕괴라면,그종말은기존의규범을해체하고새로운세상을여는계기가되어야한다.

이때정치적으로주요한쟁점이바로‘사랑’이다.“사랑하기때문에(동성애를)반대한다”고말할때반퀴어집단은사랑이라는보편적감정에호소한다.하지만그속에는‘죄인’인성소수자들을‘사랑의이름으로’구원하겠다는의도가들어있다.이때문에저자는기존의규범안에자리한사랑이특정한누군가를배제하는방식으로작동하는한,단순히‘혐오에맞서는사랑’으로대응해서는안된다고조언한다.반퀴어운동의주장을세심하게읽어내고‘혐오에맞서는사랑’을정치적인맥락에서재구성할수있을때,비로소퀴어운동은인정투쟁을넘어더나은미래를개척할수있을것이다.

퀴어대반퀴어라는대립구도를넘어
다양한정체성을긍정하는미래를향해

사랑의정치학은이론적인것일뿐만아니라감성적이고감각적인것이기도하다.특히퀴어문화축제와같은공적인장에모인퀴어들은안정감과소속감,무엇보다해방감을느끼면서더욱더결속된다.이는퀴어라는정체성을죄악시하고그들의미래를부정적으로재현하는반퀴어운동의담론과는다른담론을형성한다.퀴어문화축제로향하는동안“뭔가다른세계로들어가는듯한느낌”을받은퀴어들은‘느낌의아카이브’를구축하면서이질적인정체성들사이의연결감을확인한다.사랑의정치학을면밀하게읽어내는것은이와같은연결감을방해하기는커녕‘느낌의공동체’를더욱강화하고기존의규범에빠져들지않도록새로운방향을제시해줄수있다.

그런점에서퀴어대반퀴어구도로는좀체드러나지않는‘사이공간’을새로이탐색할필요가있다.반퀴어운동에매진하는교단에소속된퀴어,신앙을위해탈동성애를선택한동성애자,딸의성정체성을긍정하지만보수적인신앙은버릴수없는성소수자부모등은모두사이공간에머무는이들이다.‘동성애자=죄인’이라는구도와마찬가지로‘개신교=반퀴어진영’이라는구도는사이공간에머무는퀴어들과그지지자를미처설명하지못한다.이들은경계를넘나들며교회와퀴어운동이변화할가능성을만들어낸다는점에서창조적이다.퀴어정치학의목적이차이를존중하고어디에도속하지못하는자들의목소리를표출하는것이라고할때,사이공간의존재들은경직된구도를깨고더욱다양한담론을만들어낼것이다.

퀴어가사회적으로가시화되는것못지않게그에반대하는이들이늘어난다는것은그만큼우리사회의구성원이다양해지고있음을보여준다.하지만퀴어가사회구성원으로승인되는과정은결코자연스럽지않다.지난해군형법제92조의6에따라유죄를선고받은A대위의사례는물론,활동가들이차별금지법제정을반대하는것으로입장을바꾼대선후보에게항의하자나온“나중에”라는말,무엇보다정치인이답해야할주요질문처럼되어버린“동성애를반대하느냐”는말등은우리사회가여전히‘퀴어프렌들리’하지않다는것을드러낸다.퀴어를지지하는것이우리사회의진보라는믿음과는별개로,여전히퀴어를둘러싼사회적인식과담론은부정적이다.보수개신교회가반퀴어운동을주도하고있다고해서이들을비난하는데그쳐서는안되는이유다.더욱더다양한목소리를듣고말하며공론장을만들어나갈때에야모두가자유롭고평등한세계를향해나아갈수있다.『퀴어아포칼립스』는한국사회진보의최전선인퀴어이슈에관한공론장을만들고,소수자를환대하며공존하는사회를만들어나가는데있어의미있는한걸음이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