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에서 만난 북한 근현대사

길 위에서 만난 북한 근현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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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1910년, 화가 에밀리 켐프가 만난 ‘조선’
2010년, 역사학자 테사 모리스 스즈키 만난 ‘북한’
그들은 왜 그곳에 가고 싶어 했고, 그곳에서 무엇을 보았을까?

『길 위에서 만난 북한 근현대사』는 100년의 시차를 두고 근대 초의 조선과 현대의 북한을 왕래한 두 여성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1910년 영국의 화가 에밀리 켐프는 하얼빈에서 단둥을 거쳐 평양, 서울, 부산, 원산, 금강산으로 이어지는 여행을 하며 ‘조선’의 풍광과 사람들을 애정 어린 시선으로 모습을 보여준다. 그로부터 100년 뒤 세계적인 역사학자 테사 모리스 스즈키는 켐프의 여정을 최대한 따르며 현재의 ‘북한’을 보여준다.
에밀리 켐프와 테사 모리스 스즈키의 여행을 통해 가보고 싶지만 여전히 갈 수 없는 그곳의 과거에서 현재까지의 모습을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저자

테사모리스스즈키

1951년영국에서태어나브리스톨대학에서러시아역사를배운후바스대학에서일본경제사연구로박사학위를받았다.현재오스트레일리아국립대학교태평양아시아학부교수로재직중이며아시아관련네트워크를이끌면서일본과아시아연구를주도하고있다.경제사뿐아니라탈근대와탈식민지화의관점에서민중의기억과경험을담아내는연구로명성을얻었다.현지를여행하면서사람들과직접대화하고그지역고유의자료와사료를발굴함으로써국가와지역의틀을초월한역사를새롭게조명했다.『우리안의과거』『북한행엑서더스』『봉인된디아스포라』『변경에서바라본근대』『일본의아이덴티티를묻는다』『일본의경제사상』『바다를건너간위안부』(공저)『확장하는모더니티』(공저)가우리말로번역출간되었다.

목차

한국어판발간에부쳐

프롤로그_압록강노동절의풍경
CHAPTER1_여정을시작하며:하얼빈과후난을향해
CHAPTER2_만주의유령:창춘과선양
CHAPTER3_성스러운산:랴오양과첸산
CHAPTER4_국경지대:선양에서단둥까지
CHAPTER5_다리를건너:신의주와그너머로
CHAPTER6_시간의흐름뒤바꾸기
CHAPTER7_새로운예루살렘:평양
CHAPTER8_분단의슬픈현실:개성,도라산,그리고휴전선
CHAPTER9_시해당한왕비의궁전에서:서울
CHAPTER10_역사의상처가새겨진섬들:부산까지
CHAPTER11_금강산가는길:원산남쪽
CHAPTER12_희망으로나아가기

감사의말
역자후기

출판사 서평

1910년,화가에밀리켐프가만난‘조선’
2010년,역사학자테사모리스스즈키만난‘북한’
그들은무엇때문에그곳에그토록가고싶어했을까

『길위에서만난북한근현대사』는100년의시차를두고근대초의‘조선’과현대의‘북한’을왕래한두여성의이야기를담고있다.에밀리켐프와테사모리스스즈키는한반도곳곳을누비며각지의풍광과사람들을애정어린시선으로관찰한다.

1910년,영국의여성화가에밀리켐프는조선에첫발을디딘다.
당시동아시아는오랫동안서구가관심을기울였던중국이쇠퇴하고,청일전쟁과러일전쟁을거치며일본의세력이급속도로팽창함에따라새로운질서가형성되었다.켐프의여행은이와같은상황에서이뤄진것이다.일본이조선병합의정당성을알리고제국의이미지를쇄신하기위해외국인의조선여행을적극활용한것도주효했다.특히금강산은당시부터대표적인관광상품으로서서양여행객들이조선을방문하면한번쯤방문하는명소였다.하얼빈을거쳐조선에들어온켐프역시평양과서울,부산과원산을거쳐금강산을유람했고그뒤산둥반도로건너가서쪽을향해여행을계속했다.
켐프는여행지를지날때마다우리에게도익숙한역사적장면을하나하나묘사한다.이토히로부미암살사건으로세계가떠들썩했을당시안중근이“굉장히차분하게사형선고를받아들였다”(64쪽)고설명하거나,식민지근대화의어두운면을점점더인식하게되면서“그들이조선인의가장소중한바람들을짓밟고피정복민처럼취급하는한병합계획을부인해봐야아무소용이없다”(231쪽)고적었다.
하지만동북아시아에끼친서구의영향에대한켐프의이중적태도는아시아대륙에서일본의영향력에대한이중적태도에서그대로드러난다.일본이평양에건설한급수장을본켐프는“고풍스러운저물건,물지게는머잖아추억으로남겠지만훌륭한상수도시설의편리함은주민들을변화시킬것이분명하다”(227쪽)고기록했고,한양에콜레라가돌때“일본인의훌륭한노력”(312쪽)이질병을제압했음을강조했으며,“일본정부가문제를일으켜온사람들을철수시키고더훌륭한관료계층을권력에앉히려는노력을계속할것이라고열렬히바라마지않는다”(312쪽)고쓰기도했다.이처럼켐프의여행은근대조선의역사적상황과이를바라보는서구인의다면적인시선을함께살펴볼수있게해준다.

켐프가다녀간지100여년이지난2010년,역사학자테사모리스스즈키는휴전선으로가로막힌부산에서원산까지의여행길을제외하곤최대한켐프의여정을따라여행한다.당시동아시아는켐프의시대처럼다시한번중대한변화를겪고있었다.중국은경제대국으로부상했고일본은미국과의공조속에서정상국가로발돋움하고자하며남북한은군사적긴장과대화국면을반복하고있었다.
1974년에남한을처음찾은모리스스즈키는이후한국과오랜인연을맺었다.인천에서서툴게손빨래를하던모리스스즈키는“측은한노력을미덥지못하게지켜보다가급기야빨래를낚아채서는제대로하는법을알려주었던시골아낙네들의눈길”을생생히기억하고(195쪽),켐프의발자취를따라부산용두산에오르기전에는“인류가만든가장창의적인요리가운데하나”인삼계탕을주문한다(339쪽).
중국을거쳐어렵게비자를받은뒤찾아간북한은‘그옛날과별로달라진점이없는것같다’(192쪽).하지만모리스스즈키는“말쑥한치마와블라우스차림으로커다란유리판을뒤에싣고울퉁불퉁한시골길을따라조심스럽게균형을잡으며자전거를타고가는여인”(205쪽)과처음에는수줍어했지만“자신감이생기자따뜻한미소가해풍에거무스름해진그의젊은얼굴에서눈부시게빛난”어부의모습(376쪽)에서아무리통제하고주의깊게안내한다고해도숨길수없는것들―기차나차장밖또는좁은뒷골목을내려가다스쳐지나가며마주하는풍경들이나우연한만남에대해이야기한다.

여정의마지막,금강산

켐프와모리스스즈키의한반도여정은금강산에서절정을이룬다.이사벨라버드비숍이“호랑이가출몰하는숲,근사한사찰,빨아들일것같은협곡에대한묘사”로금강산의명성을영어권에퍼트린이후,조선을찾은외국여행자들은금강산을찾곤했다.켐프역시다른여행자들과마찬가지로원산을거쳐금강산으로갔다.켐프일행은“온갖종류의거대한짐승모습처럼검고기기묘묘해보이는바위”(386쪽)를지나“몰려드는구름으로뒤덮인험준한협곡을올라가는동안매혹적인꽃들에넋을잃고”(388쪽)바라보았다.“진귀한새들이숲속깊은곳에서지저귀고있었고숲의보물들은끝이없는것같은”(389쪽)금강산에매혹되었던켐프는금강산의명승고적을다둘러보지못하고아쉬움을남긴채한양으로돌아가야했다.
켐프의길을따라원산에들른모리스스즈키는금강산으로걸음을옮기며북한의현재를들여다본다.원산은여전히아름다운항구도시지만,소형주택들은창이뒤틀려있고길거리는사람들이‘150일전투’를위해밭에나간탓에텅비어있었다.모리스스즈키는금강산의아름다움에빠져들면서도분단상황에서어렵게삶을이어나가는북한사람들과,그들을냉소적으로만바라보는주변국을생각하며“남쪽으로이산들이끝나는곳에는세계에서가장중무장이되어있는국경선을따라여전히철조망이뻗어있다”(403쪽)고말한다.

에밀리켐프가1910년에간길을100년뒤거듭한테사모리스스즈키는긴여행을통해동아시아의평화를간절히기원한다.그의여행은우리역시가고싶지만가지못했던곳을보게해주는것은물론,평화란편견과냉소를걷어내고사람들이직접만날때조금씩만들어갈수있음을보여준다.한반도평화가분기점에놓인지금,독자들은『길위에서만난북한근현대사』에담긴두여성의따뜻한시선을통해분단의역사를세심하게이해하고북한에대한시각을새로이할수있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