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저 아들 (훌륭한 루저들에 관한 정치적 탐색 | 양장본 Hardcover)

루저 아들 (훌륭한 루저들에 관한 정치적 탐색 | 양장본 Hardcover)

$33.00
Description
미국의 대표적인 해체주의 철학자 아비탈 로넬은 『루저 아들』을 통해 유령과 같은 권위의 형상을 본격적으로 해부한다. 자크 데리다의 제자이자 동료로 알려진 로넬은 데리다의 저작을 영어로 번역했을 뿐 아니라 그 자신이 독창적인 사유 세계를 펼쳐 온 사상가다. 현존하는 가장 전위적인 철학자 중 한 명인 그는 철학이 전통적으로 경시했던 어리석음과 중독 같은 변방의 관념을 탐색하며 현대 사회의 문화적 무의식을 파헤쳐 왔다.

로넬은 이 책에서 권위를 어떻게 이해할 것인지를 넘어 권위와 싸우는 형상을 어떻게 구축할 것인지에 중점을 둔다. 그는 9?11 테러와 그 뒤 미국이 일으킨 전쟁의 중심인물이 모두 ‘루저 아들’이었다는 데 주목한다. 여객기를 납치해 세계무역센터 건물로 돌진한 모하메드 아타는 아버지에게 업신여김을 받은 ‘못난 아들’이었고, 그 후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한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 역시 ‘천치’ 소리 들으며 아버지의 인정을 받지 못한 루저였다. 이들은 서로 정반대편에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아버지의 억압을 세계를 파괴하는 방식으로 승화시켰다는 점에서 같은 인물들이다.

그러나 모든 루저가 권위에 대항하다 파괴적인 결말로 치닫지는 않는다. 아버지에 억눌려 왜소해질 대로 왜소해졌음에도 그 권위를 결코 반복하지 않고자 필사적으로 노력한 루저들도 있다. 그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프란츠 카프카다. 로넬은 카프카 읽기를 통해 권위의 장악에서 벗어나는 ‘훌륭한 루저’의 가능성을 모색한다. 카프카는 권위와 싸우다 또 다른 권위가 되는 것이 아니라 패배와 포기를 통해 권위 자체를 뒤흔들었기 때문이다. 독자들은 카프카를 통해 훌륭한 루저를 탐색하는 『루저 아들』을 보며 우리 시대의 권위에 대한 시야를 더욱 넓힐 수 있을 것이다.
저자

아비탈로넬

미국의철학자.미국뉴욕대학교교수,스위스유럽대학원교수.1952년체코프라하에서태어나1956년뉴욕으로이주했다.야콥타우베스에게서가르침을받았고,자크데리다와함께연구하고강의했으며,미국과유럽을오가면서철학전통의곁가지에속한관념들을해부해왔다.『받아쓰기』(1986),『전화번호부』(1989),『크랙워즈』(1992),『어리석음』(2002),『시험충동』(2005),『투덜거림』(2018)등의저서가있으며,로넬은『루저아들』(2012)부터철학의주변적관념을정치의문제와함께고찰하는작업을수행하고있다.

목차

머리말-고약한대상과씨름하며

서론-여러겹의어린시절그리고정치의패배
1장-권위란무엇이었나?
2장-권위일가
3장-근원애호증,공황,권위
4장-훌륭한루저
5장-의지들간의투쟁
6장-누그러들지않는어린시절의소름끼침에관하여
7장-WaswarAufkl?rung/계몽이란무엇이었나?
옮긴이후기-훌륭한루저들의거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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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권위의장악에서벗어나는
훌륭한루저에관한정치적탐색

죽어없어진것같다가도다시살아나우리를붙드는권위
어떻게하면권위를욕망하지않을수있는가

어리석음,중독같은변방의관념들에주목해온철학자아비탈로넬
권위를중심으로독창적인정치론을펼치다


1.‘작은권위’가활보하는시대를사유하는
전위적철학자아비탈로넬

우리는지금곳곳에서‘갑질’로몸살을앓고있다.민주화와IMF구제금융을겪으며가부장적권위가무너졌다는말이무색하게권위를내세운폭력이일상화되어있는것이다.박정희나전두환같은상징적아버지들에대항해탈권위를내세웠던민주화이후,사라진줄알았던가부장적권위는끈질기게살아남았다.재벌일가의갑질처럼언론에크게알려진사례뿐만아니라우리가겪는일상에서도권위는은밀하지만분명하게살아숨쉬고있다.상징적아버지들의‘큰권위’가약해진자리에‘작은권위’들이활개치고있는셈이다.‘강압적인권위’에‘권위주의’라는꼬리표를붙여구분하더라도,무엇이좋은권위이고나쁜권위인지를가르는것조차쉽지않다.부모로,자식으로,국민으로살아간다는것은늘억압을동반하기때문이다.그렇다면우리는권위없는삶은불가능하다는것을그저받아들이기만해야할까.권위에대항한싸움이또다른권위로이어지지않을방법은없는것일까.

미국의대표적인해체주의철학자아비탈로넬은『루저아들』을통해유령과같은권위의형상을본격적으로해부한다.자크데리다의제자이자동료로알려진로넬은데리다의저작을영어로번역했을뿐아니라그자신이독창적인사유세계를펼쳐온사상가다.현존하는가장전위적인철학자중한명인그는철학이전통적으로경시했던어리석음과중독같은변방의관념을탐색하며현대사회의문화적무의식을파헤쳐왔다.로넬은이책?루저아들?에이르러명시적으로정치의영역에발을들여놓는다.로넬은독서가이자전위적철학자라는설명에걸맞게면밀한읽기와관습을부수는글쓰기를선보인다.문학을통해철학과정치를서로에게귀속시키는로넬은“탐지망을완전히벗어나며,유령같이사라지되환영처럼자국을남기는”권위라는문제를붙든다.

로넬은이책에서권위를어떻게이해할것인지를넘어권위와싸우는형상을어떻게구축할것인지에중점을둔다.그는9?11테러와그뒤미국이일으킨전쟁의중심인물이모두‘루저아들’이었다는데주목한다.여객기를납치해세계무역센터건물로돌진한모하메드아타는아버지에게업신여김을받은‘못난아들’이었고,그후‘테러와의전쟁’을선포한조지W.부시미대통령역시‘천치’소리들으며아버지의인정을받지못한루저였다.이들은서로정반대편에있는것처럼보이지만,아버지의억압을세계를파괴하는방식으로승화시켰다는점에서같은인물들이다.

그러나모든루저가권위에대항하다파괴적인결말로치닫지는않는다.아버지에억눌려왜소해질대로왜소해졌음에도그권위를결코반복하지않고자필사적으로노력한루저들도있다.그대표적인인물이바로프란츠카프카다.로넬은카프카읽기를통해권위의장악에서벗어나는‘훌륭한루저’의가능성을모색한다.카프카는권위와싸우다또다른권위가되는것이아니라패배와포기를통해권위자체를뒤흔들었기때문이다.독자들은카프카를통해훌륭한루저를탐색하는『루저아들』을보며우리시대의권위에대한시야를더욱넓힐수있을것이다.

2.어째서권위는사라지지않으며
좋은권위를찾으려는시도또한부질없는가

권위는오랫동안철학과정치영역에서크게주목받지못했던관념이다.계몽과혁명의시대는외적인권위를약화시켰고20세기중엽에이르러선전통과종교모두상당할정도로훼손되었다.한나아렌트와알렉상드르코제브는권위의서거를어떻게이해해야하는지를진지하게고심했던대표적인철학자다.로넬은『루저아들』의전반부에서아렌트와코제브의저작을세심하게읽어나가며이들의논의에담긴맹점을발견한다.두사람모두“권위의종말을현대사를조건짓는정황으로간주하고,권위의종말이후에어떻게권위를세울것인지를고심”했다.

특히아렌트는권위의종말을아쉬워하면서좋은권위를되살리려시도했다.이를위해권위를폭력과분리하려했지만권위가힘의불균형에기반하고있다는사실을외면하는데까지이른다.반면코제브는권위의유형을아버지,주인,장,재판관,이렇게네가지로구분하고그중재판관의권위가공정한정치체제의기초를제공한다고주장한다.즉,사법부의필수적이고근본적인독립을요구한것이다.그와더불어코제브는국가(정치)와가족을분리하고,특히아버지의권위를제한하길원했다.그에따르면“가족과국가사이의혼란스러운융합과불가피한오염은끔찍한역사적결과를담는다”.

하지만가족안에서행사되는부성의권위는결코완전히소멸하지않는다.로넬은장프랑수아리오타르의‘장악’개념을통해우리의어린시절을움켜쥔아버지의권위가너무나막강하다는것을강조한다.그리고아버지에게장악되었던경험은끈질기게사람들의마음속에자국을남기며성인이되어서까지‘미성년’으로남게만든다.또한아버지의권위는재산과선입견의상속을통해사회의보수주의를유지하는젖줄역할을맡는다.그런점에서로넬은사적이고사소해보이는가족관계,즉아버지-자식관계에서권위문제의뿌리를찾는다.모하메드아타와조지W.부시가예증하듯아버지의권위에내리눌린‘루저아들’은스스로를파괴하려는경향에사로잡히고세계를복수의대상으로삼는다.로넬이루저아들이라는형상에주목하는것도이때문이며,그는이들과는반대편에서있던프란츠카프카에게서아버지의권위를중화할탁월한루저아들의가능성을발견한다.

3.아버지의권위에맞서포기를완수한
훌륭한루저아들,프란츠카프카

아렌트와코제브는권위의상실을안타까워했고,좋은권위와나쁜권위를구분한뒤좋은권위를되살리려했다.하지만로넬이보기엔권위는결코소멸하지않으며,나쁜권위와좋은권위를구분하는것역시부질없는시도다.그래서이책은권위에맞서싸울가능성을,권위의바깥이자안에서있는‘훌륭한루저’라는형상을탐색하고자한다.그는독서가다운감각으로프란츠카프카의책『아버지에게드리는편지』를재발견한다.

『아버지에게드리는편지』는카프카가아버지를향해썼지만부치지는않았던편지를사후에출간한것이다.여기서카프카는아버지가자신을양육하는동시에억압한어린시절을상세하게회고한다.그런데카프카의독특성은자식들에게폭군과도같았던아버지와의동일시에도,아버지에대한복수심에도빠져들지않는다는점에있다.『아버지에게드리는편지』에등장하는사례가이를보여준다.카프카는아버지에게벤저민프랭클린의『자서전』을선물한일을언급한다.로넬에따르면프랭클린역시일종의아버지,즉영국에억눌린루저아들이었다.그런데카프카와달리프랭클린은미국혁명에가담함으로써일종의부친살해를감행했다.이렇게보면프랭클린은아버지의권위에서벗어난성공한루저일것이다.하지만프랭클린은영국과싸우면서아들윌리엄과의절하는파국을맞았고,이로써아버지되기에실패했다.가부장의권위에서완전히벗어났다고생각할법한순간에그또한한명의(실패한)가부장이된셈이다.

아버지에게실패한가부장의이야기를들려주려한카프카는편지를부치지않음으로써‘포기’를완수한다.“요컨대카프카는실패없이루저아들이되는기술에통달했다.그는결코졸업하지않기에,비대한아버지에게외통수를선사할때의통쾌한승리감을취하지않는다.실상카프카는그의역경과전형적으로씨름하고,또한그의일기는가망성없는탈주들을일일이지워나간다.다른이들은겁을집어먹거나옆으로,심지어바깥으로벗어나려하는패배를그는부인의양식으로줄곧신선하게유지한다.”

이렇게카프카는아버지의권위를비난하면서도그권위를상속하라는유혹에계속저항한다.권위의회로에서탈주하고자욕망한이들은곧잘나쁜루저의길로접어들곤했다.반면카프카는권위의안팎에끈질기게머무르며지는법을헤아리는루저,그렇기때문에드물게훌륭한루저다.“카프카는우리에게어떻게질것인지,어떻게헤아릴지를가르친다.잃는일이당연한것임을어떻게하면셈해둘지를가르치는것이다.그는숨은보상이나살아나갈초월적인구멍,혹은마지막순간의반전을기대하지않는법을가르친다.”

4.권위에서당장벗어날수없을지라도
아직남아있는정치의약한희망,사춘기

로넬은카프카를권위를해독할‘훌륭한루저’로제시하는데서더나아가,권위의장악에서빠져나올가능성을품은시기로‘사춘기’를정치화한다.카프카는아버지의권위를중화시킨훌륭한루저의모범이었다.하지만카프카가드문사례라면우리평범한이들이권위의손아귀에서잠깐이나마벗어날기회는어디에서찾을수있을까?로넬은장프랑수아리오타르가어린시절에관해논의하면서언급한‘사춘기의들뜬상태’라는개념으로그기회를포착하려한다.

여기서는어린여자아이‘엠마’가모범적인형상이된다.프로이트의사례연구에등장하는엠마는어린시절에어느가게점원에게성추행을당한다.이기억은억압되었지만10대시기에다시상점을방문했을때이사건의의미를무의식적으로인지하게된다.그리고이후엠마는상점불안증을겪는다.로넬은엠마의사례를아브라함의사례와대조한다.아버지종교의창시자인아브라함은신의부름을들었고,아들이삭을바치라는부름에한없이충실하고자했다.부름에아무런의구심도느끼지못한그는“위대한가부장”인동시에“우스꽝스러운피조물”이었다.반면엠마는10대때찾았던상점점원의‘부름’에따끔거리는기분을느낀다.어린시절에뭔가이상한일이일어났다는느낌,“이철렁내려앉는느낌”이바로사춘기의들뜬상태라고로넬은말한다.사춘기란당연하게받아들였던것들을다시질문하고,새로이해석하고,고통스러울지라도자신만의의미를부여하는시기다.그런점에서사춘기는어린시절을장악하고있던권위에생채기를낼기회가된다.“리오타르는자기로추정된것이쪼개지는순간을가리켜사춘기를통과하는이행이라고말한다.”

로넬은권위문제를해소할정치적결론을곧바로제시하지않는다.또한동일시와자기애라는메커니즘이인간심리를구조화하는한,권위를소유하거나그지배하에있기를원하는욕망은결코사라지지않을것이다.다만독서가이자철학자인로넬은우리를움켜쥔권위의손아귀에서잠시나마풀려날방안을모색한다.옮긴이가밝히고있듯이“사춘기의들뜬상태에있는동안만이라도묻고따지게만드는저정동적실천이오늘날의정치적인것에핵이될수는있다”.그리고사회의여러영역에서기존권위에대항하는모습들을보며우리는많은사람이실제로그리하고있다는것을깨닫는다.이런사춘기를통과하는이행에“언제나정치의약한희망이존재”하기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