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즈비언 페미니즘 선언 (반란, 연대, 전복의 현장들)

레즈비언 페미니즘 선언 (반란, 연대, 전복의 현장들)

$14.00
Description
레즈비언, 페미니즘을 질문하다
폭풍 같은 논쟁 현장에서 탄생한 페미니즘 정치학의 고전 선집
젠더, 섹슈얼리티, 페미니즘을 둘러싼 근본적인 물음들
『레즈비언 페미니즘 선언』은 1970~1980년대 북미에서 ‘레즈비언 페미니즘’이라는 하나의 물결을 형성하는 데 중요하게 기여한 4개의 역사적 문헌을 선별해 묶은 책이다. 짧은 시기 동안 폭발적인 논쟁을 일으켰던 만큼 각 글의 필자인 샬럿 번치, 앤 코트, 에이드리엔 리치, 모니크 비티그는 때로 서로 불화하며 치열한 현장 분위기를 고스란히 전해준다. 편역자의 말처럼 이 글들은 “단순히 필자들 개인의 이론적 성과가 아니라 폭풍우 같은 당시의 논쟁 현장에서 치열하게 부딪치는 가운데 집필”된 글들이므로 “당시 운동의 맥락 및 사회적 배경과 함께 읽어”낼 필요가 있다.
이 책의 편역자이자 퀴어 페미니스트 활동가인 나영은 서문을 통해 현재 한국의 상황에 발 디딘 채 당시의 논쟁 현장을 중계한다. 나영은 레즈비언 페미니즘 태동기를 이끈 이 글들이 탄생한 맥락을 찬찬히 살피고, 급진적 페미니즘과 레즈비어니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국내 상황에서 그 주장들의 의미와 한계를 동시에 짚으며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성찰을 제안한다.
저자

에이드리언리치외

1929년미국메릴랜드주볼티모어에서태어났다.어릴때부터19세기영국대표시인들의시를즐겨읽은리치는후일하버드대학교로통합되는레드클리프칼리지에입학해본격적으로시를썼고,졸업하던해인1951년에첫작품집『세상의변화』로예일대학교에서수여하는‘젊은시인상’을받으며문단에이름을알렸다.리치는세아이를낳아키우는결혼생활과정에서레즈비언인자신의정체성을확인하게되었고,1968년이후부터이제껏여성다운삶으로찬양받았던것들을재고하여해체하기시작한다.『변화에의의지』,『난파선속으로잠수하기』,『문턱너머저편』등리치의작품에서여성의식및페미니즘은일관된주요주제였다.리치의대표작중하나인『공통언어를향한꿈』은방언처럼흩어진여성의언어를공통언어로변화하여,그연대의힘으로삶의변화를가져오기바라는리치의열망이정제된수작이다.

목차

추천의글
레즈비언페미니즘,도망노예들의선언_김보명
우리자신을위한20세기의인식론적유산_박미선
‘인종주의’페미니즘에반대하는방법_나영정

옮긴이서문
‘골칫거리’에서전복적주체로,레즈비언페미니즘논쟁적으로읽기

반란을일으키는레즈비언들_샬럿번치
레즈비어니즘과페미니즘_앤코트
강제적이성애와레즈비언존재_에이드리엔리치
누구도여성으로태어나지않는다_모니크비티그

글쓴이소개

출판사 서평

페미니즘이다시한번동력을얻는세계적인흐름속에서한국에서도수많은좌절과크고작은승리의경험이번갈아이어지고있다.페미니즘은여전히많은이들이기대를걸고있는이름으로서,계속해서변화하고진화할힘을갖고있다.그러나한편으로많은페미니스트들은현재한국의페미니즘이‘래디컬’,즉‘급진적’이라는명목으로생물학적여성만을페미니즘의정당한행위자로인정하는경향에갇혀있다고우려한다.‘여성’이란누구인지를주요하게질문하는레즈비언페미니즘은우리가당면한문제를인식하고풀어나가는데유용한길잡이가될것이다.
이책은1970~1980년대북미에서‘레즈비언페미니즘’이라는하나의물결을형성하는데중요하게기여한4개의역사적문헌을선별해묶은책이다.짧은시기동안폭발적인논쟁을일으켰던만큼각글의필자인샬럿번치,앤코트,에이드리엔리치,모니크비티그는때로서로불화하며치열한현장분위기를고스란히전해준다.편역자의말처럼이글들은“단순히필자들개인의이론적성과가아니라폭풍우같은당시의논쟁현장에서치열하게부딪치는가운데집필”된글들이므로“당시운동의맥락및사회적배경과함께읽어”낼필요가있다.
이책의편역자이자퀴어페미니스트활동가인나영은서문을통해현재한국의상황에발디딘채당시의논쟁현장을중계한다.나영은레즈비언페미니즘태동기를이끈이글들이탄생한맥락을찬찬히살피고,급진적페미니즘과레즈비어니즘에대한관심이높아지는국내상황에서그주장들의의미와한계를동시에짚으며지금우리에게필요한성찰을제안한다.아울러이책의출간을크게반기는3명의페미니즘/퀴어연구자및활동가(김보명,박미선,나영정)의추천의글을실어현재적의미를더욱풍부하게읽어내는데도움이되고자했다.

여성억압에관해가부장제보다먼저질문해야할것
사회문화적시스템으로서의이성애섹슈얼리티분석
‘레즈비언페미니즘’은페미니스트중에서단지성적지향이레즈비언인이들의운동을지칭하는용어가아니다.레즈비언실천과페미니즘을긴밀하게연관짓는레즈비언페미니즘은여성의정의와범주,젠더와섹슈얼리티를둘러싼구조적문제를분석했다는점에서여성해방의핵심적전략을제공했다고평가받는다.여성억압의토대로여겨져온가부장제를성립시키는이성애중심주의(heterosexism)에관해급진적인질문을던지기때문이다.레즈비언페미니즘은이후퀴어이론과실천에도영향을미쳤다.
이책의레즈비언페미니스트들은이성애가사회문화적으로강요되어온규범이라는데한목소리를낸다.이들은가부장제를성립시키고유지하는이성애야말로여성억압의뿌리라고지목한다.이성애는“여성이남성들을통해자신을정의하게만들고,남자들과그들의사회적입지에따라오는특권을따내기위해여성들이서로경쟁하도록강제”(61쪽,번치)하는장치이고,“남성의육체적·경제적·정서적접근권을보장하는수단으로서여성에게가해지는”(141쪽,리치)것이며,“억압을정당화하는시스템”(196쪽,비티그)이다.
「강제적이성애와레즈비언존재」(1980)에서에이드리엔리치는설명이필요한건레즈비언섹슈얼리티일뿐이성애는당연한본능으로이해되는통념을문제삼으며그동안페미니스트들이이성애를“정치적제도”(114쪽)로서분석하지못한한계를신랄하게비판한다.리치는일단여성에게부과된이성애의강제성을파악하고나면이성애제도하에서축소되고은폐된여러가지형태의여성간유대의경험을다시발굴할수있다고논의를이어간다.그가제안하는“레즈비언연속체”(143쪽)라는개념은여성억압의공통조건속에서정체성이라든가성애적관계유무를떠나다양한여성적경험을연결하려는시도로서,이후많은페미니스트들에게여성들사이의계급적불평등을가린다고비판받기도했다.

누가여성을생물학에가두는가?
‘진짜여성’,‘특권과무관한레즈비언’이라는신화
제도혹은시스템으로서의이성애에관한문제의식을공유하면서도논리적전개는저마다다르다.리치가여성들간연속성을강조하며여성이라는젠더범주를더욱공고히다지는반면,모니크비티그는‘여성’을신화이자계급으로서파악하고그범주를해체해야한다는주장을펴나간다.「누구도여성으로태어나지않는다」(1980)에서비티그는1949년에이미여성은‘태어나는것이아니라만들어지는것’이라고했던시몬드보부아르의논의를이어받아,레즈비언은이성애시스템아래서여성이이데올로기적으로구성된집단임을폭로하는존재라고통찰한다.
비티그는여성억압의근원이생물학적차이,즉남성의신체적우월성혹은본질적폭력성에기반한다는일부페미니스트들의믿음은여성을억압하는“사회현상을자연화”(180쪽)한다고비판한다.인종과마찬가지로성별역시자연적인것이아니라남성사회의정치적,경제적필요에따라구분된범주이자계급이며“억압자가부여한표식”(181쪽)일뿐이라는것이다.(“흑인은흑인처럼보이므로흑인이다.여성은여성처럼보이므로여성이다.하지만이들은그렇게보이기전에먼저그렇게만들어져야했다.”)비티그는일반적인젠더의틀에갇히지않는레즈비언이야말로계급으로서의성별범주를해체해성별불평등과착취에저항하고나아가시스템으로서의이성애를파괴할힘을갖고있으므로,그것이레즈비언정치학의목표여야한다고결론짓는다.
남성과성적관계를맺지않는다는이유로‘특권과무관한’존재라고레즈비언을본질화,규범화하는방식역시따져볼문제다.「반란을일으키는레즈비언들」(1972)에서샬럿번치는레즈비언의‘정치성’을전면에내세워남성중심사회와권력에도전하는존재로서의의미를크게부각한다.하지만레즈비언을본질적으로사회적특권과는무관한존재라고규정하는것은실상과도다르거니와이성애관계를유지하는여성들을자동적으로반反페미니스트로치부해버리는결과를초래한다.남성중심사회에서레즈비언은‘진짜여성’이아니라며차별받았음에도,이런주장은레즈비언이되지않는다면진정한페미니스트가아니라는결론을도출해또다른차별을낳는셈이다.당시유행했던“페미니즘은이론이고레즈비어니즘은실천이다”(81쪽)라는구호는당시번치의글과같은주장이꽤큰호응과동의를얻었음을말해준다.

개인의삶은여성운동의소유물이아니다
누구나자율적으로함께할수있는페미니즘을향하여
편역자나영은서문에서레즈비언페미니스트들이“레즈비언으로존재하고살아가는것을정치적주체로서의실천이자전략으로”(22쪽)삼았던면에주목할것을요청한다.그리고정치적주체로서의레즈비언이어떤페미니즘을만들어나갈수있을지를염두에두며이책에묶인글들을비판적으로읽어달라고당부한다.페미니즘안에서차별과배제의논리를정당화해온역사를직시하고더욱자율적이고해방적인운동을만들길을모색하자는뜻이다.
실로페미니즘은차별과배제의혐의에서자유롭지않았다.레즈비언을페미니스트이자여성해방을위한정치적주체로서천명한최초의문헌이자이책에실린글들에도영향을준「여성과동일시하는여성」[Radicalesbians,“Woman-identifiedWoman”(1970).한우리편역의『페미니즘선언』(현실문화,2016)에「레즈비언페미니즘선언문」이라는제목으로수록됨]은레즈비언들이여성해방운동을왜곡시키고희석시킨다는여성운동주류의차별적언사에대한저항으로탄생한글이었다.그러나이와같은주장은레즈비언을규범에가두고나머지여성들을부역자라며배제하는식으로흐르기도했다(25~28쪽참조).
「레즈비어니즘과페미니즘」(1971)에서앤코트는몇가지페미니즘내의논쟁적주제를다루면서이와같은운동경향에대한우려를표한다.생물학적본질주의로의환원,레즈비언하위문화인부치/펨문화에대한과도한병리화,‘레즈비언이페미니즘의선봉’이라는식으로규범화하는문제,정체성을단일하고고정된것으로인식하는경직된태도,그리고무엇보다페미니즘을여성개인의삶을재단하는기준으로사용하는경향에대해분석하고비판한다.미니스커트를입거나,결혼을했거나,아이를원한다는이유로‘해방되지않은삶’으로치부하며페미니스트개개인의자격을검증하는것은“‘개인적인것이정치적인것이다’라는주장에대한왜곡”(90쪽)이며,여성개인의삶을“여성운동의정치적소유물”(91쪽)로여기는일이다.

“오직자기자신만이다음단계를결정할수있다.나는여성들이변화를위한운동에헌신해야할정치적의무를반드시지니는건아니라고생각한다.그런의무는오직스스로자신의이해관계안에서그럴필요를발견하는경우에만행해져야한다.…즉페미니즘은지침이아닌선물이며,여성개인의초청이있을때만그녀의사적인삶에개입할수있는것이다.”(91~92,코트)

유물론적페미니즘의관점에서‘여성’을만들어진계급으로파악하는모니크비티그도주체를인정하지않는마르크시즘을비판하며개인이자신을주체로구성하는일의중요성을강조한다.“계급이되기위해각자를억압해서는안되며,어떤개인도그녀/그의억압으로환원될수는없으므로우리는우리역사의개별주체들로서자신을구성해야할역사적필요성에직면해있다.”(189쪽)그가상상적구성물인‘여성’대신개인으로서‘여성들’의계급성을확보하는것이우선이라고주장하는이유또한고유한정체성을가진개인이라야투쟁의주체가될수있다는생각때문이다.
페미니즘이규범에갇혀경직된운동이되지않도록경계하게해줄이론적논의를선별한이책이지금여기에서우리가자율적이고해방적인운동을만들어나가는데도움이되기를기대한다.“페미니즘은지침이아니라선물”이라는앤코트의문장을되새겨볼때다.

반드시다양한논쟁속에서함께읽을것
치열한현장의분위기를고스란히전하는중요역사적문헌선집인이책『레즈비언페미니즘선언』은그럼에도레즈비언페미니즘에서해방의가능성을모색해볼수있다는점에서의미를지닌다.이책의필자들이분석하고주장했듯이레즈비언이남성의이해관계에복무하지않고여성간헌신과유대를다져나가우리를억압적시스템으로부터해방시킬가능성을더많이가지고있다면,레즈비언페미니즘에관한논의는남성,여성따위의성별이라든가누구와잠자리를갖는지의문제가궁극적으로별로의미없고불필요한정보가되도록하는데기여하는바가있을것이다.선언적으로든비판을경유해서든말이다.이책은반드시다양한논쟁속에서함께읽을것을권한다.

샬럿번치CharlotteBunch(1944~)
미국의페미니스트저술가이자인권운동가.현재럿거스대학교여성학과석좌교수이다.1972년레즈비언페미니스트공동체퓨리스TheFuriesCollective창립에참여했고《퓨리스》라는기관지를발행했다.이조직은1년가량의활동으로단명했지만미국레즈비언의역사에서중요한위치를점하고있다.1974년에는페미니즘잡지《퀘스트Quest:AFeministQuarterly》를창간했다.지은책으로『레즈비어니즘과여성운동LesbianismandtheWomen’sMovement』,『열정적정치학PassionatePolitics:FeministTheoryinAction-Essays,1968~1986』등이있다.

앤코트AnneKoedt(1941~)
미국의급진적페미니스트.1967년뉴욕급진여성들NewYorkRadicalWomen설립에참여했고,1968년같은단체가주체한워크숍에서소책자『질오르가즘의신화TheMythoftheVirginalOrgasm』를발표하며폭발적인반응을일으켰다.1969년에는슐러미스파이어스톤과함께뉴욕급진페미니스트들NewYorkRadicalFeminists을설립했으나,당파가나뉘며조직활동에환멸을느껴이듬해탈퇴했다.

에이드리엔리치AdrienneRich(1929~2012)
미국의시인이자페미니즘저술가.1951년첫시집『세상바꾸기AChangeofWorld』로데뷔한후가부장적사회의억압적본질을드러내는시와산문을꾸준히발표해왔다.『여자로태어나OfWomanBorn』,『거짓말과비밀,침묵에관하여OnLies,Sec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