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유물론 연구 (반양장)

역사유물론 연구 (반양장)

$28.00
Description
마르크스, 레닌, 그리고 발리바르
과거와 현대 마르크스주의를 잇는 단 하나의 고전
『역사유물론 연구』(Cinq ?tudes du mat?rialisme historique)는 프랑스의 마르크스주의 철학자 에티엔 발리바르가 1965년 루이 알튀세르, 자크 랑시에르, 피에르 마슈레 등과 공동 작업으로 『‘자본’을 읽자』를 출간한 뒤에 당시의 주장을 보완하기 위해 십여 년간 발표했던 글들을 모아 1974년에 출간한 논문선집이다. 출간 직후 이 책은 알튀세르로 대표되는 후기 마르크스주의의 대전환 기획을 완성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1970년대 당시 마르크스주의자들에게는 마르크스주의를 스탈린주의적 교조화로부터 탈출할 수 있게 도와준, 점점 경직되어가던 마르크스주의를 더욱 생생한 사조로 부활시켜낸 “사유의 도구상자”(526쪽)였으며, 2010년대 지금의 마르크스주의자들에게는 마르크스·엥겔스 그리고 레닌을 이어 역사유물론을 계승하는 단 하나의 고전으로 자리매김하는 책이다.
저자

에티엔발리바르

프랑스의마르크스주의철학자.1942년프랑스아발롱에서태어났고,파리고등사범학교에서루이알튀세르,조르주캉길렘,자크데리다등에게서사사했다.파리1대학과파리10대학에서철학교수로재직했으며,파리10대학에서은퇴한이후미국으로건너가미국캘리포니아대학어바인캠퍼스의특훈교수를지냈다.현재는파리10대학명예교수이자미국컬럼비아대학프랑스어학과방문교수이다.20대에이미스승루이알튀세르와함께마르크스주의개조작업을이끌어나가며명성을떨쳤다.1980년대이후에는알튀세르의사상을비판적으로재전유하고,이를다양한포스트주의를비롯한비판담론들과결합하여독자적인마르크스주의탈구축작업을개시했다.마르크스주의를포스트-마르크스주의로탈구축함으로써마르크스주의에지적생명력을불어넣었으며,현존최고의마르크스주의자로세계적인인정을받고있다.국내에소개된대표저작으로『스피노자와정치』,『대중들의공포』,『우리,유럽의시민들?』,『정치체에대한권리』,『폭력과시민다움』,『마르크스의철학』등이있다.

목차

추천사
『역사유물론연구』한국어판서문
일러두기

1장칼마르크스와마르크스주의
1.마르크스의정치적단계들
2.마르크스의이론
결론:역사유물론

2장『공산주의자선언』의정정
1.프롤레타리아국가에관한『공산주의자선언』의테제들
2.파리코뮌의교훈
3.정정

3장잉여가치와사회계급:정치경제학비판을위한서설
서론
1.자본주의적생산양식과잉여가치론
2.계급적대의첫번째측면:프롤레타리아와자본
3.계급적대의두번째측면:자본과부르주아지
4.“…결론은바로,이모든빌어먹을똥을치워버릴운동과해결책으로서의계급투쟁이야.”
부록:레닌,공산주의자그리고이주

4장역사변증법에관하여:『‘자본’을읽자』에관한몇가지비판적소견
1.‘물신숭배론’에대하여
2.‘최종심급에서의’결정과‘이행’에관하여

5장마르크스주의이론의역사에서유물론과관념론
1.이론의역사,노동자운동의역사:불가능한객관성
2.마르크스주의의역사가로서마르크스와레닌

옮긴이후기
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이책은오늘날에도여전히마르크스주의의이론적핵심인정치경제학비판과프롤레타리아독재론에관한가장좋은길잡이중하나다.아마도눈밝은독자들이라면이러한필연성이어떻게불가능성에이르게되었는지,그이유에대한해명을이책에서발견할수있을것이다”.―진태원(고려대민족문화연구원선임연구원)

“‘마르크스와더불어’더극한까지가보는동시에‘마르크스를위하여’우리에게맡겨진사상적·실천적임무가무엇인지천착해보는작업에이책이어떤도움을줄수있을지기대된다.”―백승욱(중앙대사회학과교수)

발리바르는1960년대중반부터알튀세르와함께후기마르크르주의의사유를개진하며본인들작업의적절성을시험해보고싶다는자기만의열망에사로잡힌다.그때부터발리바르는과거에자신이이뤄놓은작업을반추하기시작한다.때마침1968년혁명이전유럽을뒤흔들었고,이는발리바르의표현대로“무대의완전한변화까지도생산”(15쪽)했음을뜻했다.그리하여그는68혁명전에정초해놓은관념철학을재해석함과동시에,이관념들을68혁명이후만들어진새로운전선들에쓸모있게끔다시날카롭게벼리는작업에착수했다.그결과물이바로이책『역사유물론연구』다.
이책의한국어판은1989년이병천교수(2018년강원대경제학과교수퇴임)가자신의연구팀과함께일본어번역본을갖고중역하여이해민이라는필명으로출간한바있다.하지만당시번역본에서는5장의전체(5장은이책의결론이라고평가받는다)와3장의부록이번역되지않았다.이렇게불완전한번역서였음에도,1980년대말1990년대초의한국마르크스주의에는신선한충격을전해주었다.진태원은이책을가리켜“철학이사변에머물지않고현실을설명하는강력한무기이자,현실적인힘으로전환될수있음을보여줬다”라고평했다.

역사유물론을체계적으로풀어낸,하나의서사로서의이론적탐색
발리바르는프랑스마르크스주의자특유의인식론을바탕으로,알튀세르가던진“이론에서의계급투쟁”이라는화두를제시한다.마르크스의정치적의도를복원하기위한이작업은그목적이외에도마르크스주의의근본명제들을완전히처음부터다시해석하는일로바뀐다.이는발리바르의표현을그대로옮기면“마르크스를그미라화로부터그러니까그죽음으로부터지켜내는유일한방식”(17쪽)이었다.
발리바르는역사유물론을해석하는가장첫번째방식으로,마르크스를하나의역사로서이해하는일을꼽았다.1장「칼마르크스와마르크스주의」는본래사회과학사전의한가지항목해설로서집필된텍스트로,마르크스가집필한저작들과그사상들이어떻게전파되었는지를연대기순으로써내려간글이다.마르크스의청년기부터말년까지,또그뒤이어진유럽사회주의의발전과정과소비에트혁명,더나아가발리바르가이글을쓴1960년대후반의현장을두루살폈다.여기서발리바르는마르크스의사상이“노동자운동의조직화형태들(…)노동자운동의정치적노선과직접적으로관련”(48쪽)되는문제를천착한다.이를위해서는노동을생성시키는조건인‘잉여노동’의탄생을살펴야하며,결국이는마르크스의주요저작『자본』을전체적으로해설해주는작업으로이어진다.인류사의여러분기점들에대한해설과함께자본을형성해낸물질적조건이어떻게변화해가는지를밝히는이작업은,필연적으로자본이자기자신의부정과파괴로귀결되는과정을도출해낸다.
2장「『공산주의자선언』의정정」은1871년파리코뮌의경험을언급하는데에서시작한다.마르크스는파리코뮌이후프롤레타리아혁명에필수적인것은‘민주주의를쟁취하는것’뿐아니라국가의파괴와해체작업에착수하는것이라고선언했다.마르크스의이유명한주장은‘프롤레타리아독재’라는논쟁적주제로그맥을이어간다.1970년초프랑스공산당은이‘프롤레타리아독재’개념을여전히당강령에서지우지못하고있었다.하지만그내부에서그에대한철회의목소리가높아지고있었고,발리바르의작업은당연히당시공산당내부의이같은반발에대한역공세의의미를띤다.다만그보다중요한것은발리바르가프롤레타리아독재를금과옥조로삼지않고그것을국가내부의정치투쟁,계급투쟁으로대체하는관념의발전에관심을가졌다는것이다.
마르크스의텍스트는마르크스자신이자신의이전관념을정정하는데에언제나융통성을발휘했다는점에서의미를지닌다.이같은‘정정적텍스트’는마르크스의뒤를이어레닌이변증법을고도로개진해나갈수있는바탕이되었다.레닌은자신의국가론을펼치며국가를“대립물들의통일체혹은서로대립하는원리들과힘들사이의항구적전투의장소”(19쪽)라고정의했다.발리바르는,비록소비에트연방이이같은관념을전혀구체화해내지못했을지언정,그럼에도우리는이추상적혁명원리속에서혁명의과정전체를제대로이해해야한다고강조한다.
『공산주의자선언』에서마르크스가민주주의와공산주의라는두가지통념들사이에서분명치못한모호한태도를취했다는점또한발리바르가주목하는바다.마르크스는어떤때에는민주주의를프롤레타리아혁명의수단으로,또어떤때에는공산주의의본질적체제로해석했다.이같은모순에대해발리바르는‘대립물들의통일’이라는관념을더욱철저히파고들며해법을찾고자한다.그는알튀세르의‘인식론적절단’,즉이데올로기적명제들과과학적명제들간의구분이본래적이며불변하는것이아니라끊임없이재정의되고재구축된다는명제를여기에도입한다.즉,중요한것은어떤맥락과정세속에서그명제를어떻게활용하느냐이며그에따라관념연구의향방또한달라진다는것이다.

프롤레타리아독재는불가능하지만필연적이라는명제
이론적쟁투를어렵게하는것은마르크스저작자체의불완전함때문만이아니라,당대현실정치에서“이론에서의계급투쟁”을염두에두지못하는좌파포퓰리즘의한계탓이기도하다.발리바르는이책전반에서좌파포퓰리즘이라는난제를해결하기위한방안으로서“대항-포퓰리즘”을주장한다.다시말해그는프롤레타리아독재를폐기하면서도잉여가치개념과의관계속에서,좌파포퓰리즘이라는단순한잣대가아니라그보다더욱복잡한방식으로정치를사고해야한다는주장이다.
‘불가능하면서도필연적인것’인프롤레타리아독재라는모순적난제를마지막까지풀기위해,발리바르는잉여가치에대한개념연구에돌입한다.3장「잉여가치와사회계급:정치경제학비판을위한서설」에서발리바르는마르크스주의를사회학주의혹은경제주의라고낙인찍는여러개념적도식화를가감없이비판한다.우선사회학주의라는구획짓기에따라,흔히말하는계급의식,계급에대한소속등이개별적이며독립적이라는주장을담은,‘즉자적계급’‘대자적계급’류의대표적도식화에의문을던진다.또경제주의에대해설명할때에는경제학의개념들이차례차례전개된다는개념화의통념을벗어나고자한다.쉽게말해잉여가치에대한이론을가치에대한하나의이론위에서정초해서는안되며그와반대로잉여가치의메커니즘으로부터출발하여가치란무엇인지를‘역으로’결정해야한다는주장이다.즉“착취없이는가치도없다”라는발리바르의주장은현대주류경제학에던지는묵직한메시지이기도하다.
현대경제학의‘상식’중하나는‘가치가스스로증가하기이전에형성되어야한다’는것이다.하지만발리바르는변증법적논증과역사적경험을근거로,‘투자’즉어느한자본의증가를목표로한투자가가치를만들어내는동력그자체라고밝힌다.자본주의적생산양식아래에서우리는노동의지출이언제나잉여가치를제공해야한다는요구에지배되어살아가고있지않은가.이에따라가치가형성되고교환이발생하는것은불가피한것이다.
5장「마르크스주의이론의역사에서유물론과관념론」에서발리바르는“이론에서의계급투쟁”을해설하며,서로대립하는원리들간의갈등이서로대립하는방향에의해구성된각각의개념을매순간통과한다고말한다.즉“인식이란결국하나의투쟁”(22쪽)이라는것이다.예를들어마르크스주의의굵직한개념인‘노동’‘노동가치’등은착취에대한저항의주요이론적토대이지만그렇더라도그것에어떤‘초자연적역량’을부여해서는안된다.마르크스이론을영원불멸의진리로평가하지않고이이론이노동자운동과맺는실천적관계를통해이를평가하자는것이다.이같은현실운동과의맥락을강조했던이는바로레닌이다.이책의옮긴이배세진은5장이이책의백미라고말하며,이는발리바르가오늘날에는전혀읽히지않고있거나교조주의적인방식으로만읽히고있는레닌을대상으로하여,“프롤레타리아독재라는정치가왜끊임없이‘진리’에도달하지못하고진리‘효과’만을생산하고마는지”(526쪽)를이5장이낱낱이보여주기때문이라고말한다.이같은“이론에서의계급투쟁”을그치지않음으로써발리바르는여든에가까운노년임에도마르크스주의와포스트-구조주의의갈림길에서여전히갈길을찾지못하고있는서구마르크스주의자들에게중요한나침반으로서역할을맡고있다.

현존하는마르크스주의자의가장첫번째육성을갈무리한,
마르크스의이해를위해서는반드시거쳐야할고전
발리바르그자신조차도이번한국어판서문을통해“다른한명의타자와같은나자신”(13쪽)의작업이라칭했던,원서출간으로부터무려40여년이지난이책이지금2020년대가코앞인지금어떤의의를지니고있을까.
1990년대와2000년대초반,유럽을위시하여전세계진보정치세력은‘좌파-신자유주의’라는깃발을들고‘제3의길’류의통합의길을역설했다.그리하여우리가맞닥뜨린것은다국적금융자본에의한신자유주의금융세계화라는고도로복잡하며착취적인시스템이다.‘정치의새로운실천’그리고이를위한‘종언의정치’라는마르크스주의자들의깃발이가리키던방향과는정반대로우리는‘정치의종언’이라는비극적묵시록을또한맞닥뜨리고있다.
우리가놓여있는이러한새로운체제아래에서,결국‘좌파’라는허울뿐인깃발아래에서정치세력화를해나갈수밖에없는이런절박한상황에서,우리는더이상마르크스주의에대한일면적인이해에머무를수는없다.이제우리는발리바르가알튀세르의길을따라감으로써1990년대에이미도달했던포스트-마르크스주의라는난제를진지하게받아들여야만한다는과제앞에서있다.그과제를풀어가는데서『역사유물론연구』를빼놓을수없다는것은분명해보인다.이책은‘현존하는최후의마르크스주의자’라고불리는발리바르의젊은시절가장첫번째육성을갈무리한,마르크스의이해를위해서는반드시거쳐야할고전이기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