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철학자들을 위한 철학 입문

비철학자들을 위한 철학 입문

$22.00
Description
알튀세르 필생의 역작, 철학 교과서
공식적 철학사에서 무시되어온 ‘비철학’의 역사를 쓰다
유고집으로 출간된 이 책은 알튀세르가 생전에 쓴 철학 교과서이다. 자기 인생과 저작의 여정에서 가장 강도 높은 정치적 시기의 한복판이었던 1975년에, 알튀세르는 일종의 ‘철학 교과서’ 집필을 결심한다. 이 『비철학자들을 위한 철학 입문』이 바로 그 결실이다. 그렇지만 이 책은 단순한 통속화나 표준화 작업과는 한참 거리가 멀다. 이 책은 철학자 알튀세르가 이데올로기, 과학, 종교에 대해, 자신의 성찰에서 중심적이며 여기서 전례 없이 발전되고 있는 ‘실천’ 개념에 대해 제공하는 근본 테제들의 결정체이다. 아울러 자신의 연구에서 종합의 순간, 20세기 후반 가장 영향력 있는 철학자 중 하나의 섬광이 번쩍이는 순간이며, 도래할 사유를 위한 하나의 선언이기도 하다. 이 책은 관념론 철학이든 유물론 철학이든, 지배계급에 봉사하는 것이든 피지배계급에 복무하는 것이든 간에, 철학의 고유함에 관한 질문들, 메타철학적 질문들 곧 ‘철학이란 무엇인가?’ ‘철학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철학을 왜 해야 하는가? 등에 대해 다시 사유하게 한다.
저자

진태원

고려대학교 민족문화연구원 선임연구원. 서울대학교 철학과 대학원에서 스피노자에 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저서로 『을의 민주주의』(2017), 『스피노자의 귀환』(2017, 공편), 『알튀세르 효과』(편저, 2011) 등이, 번역서로 자크 데리다의 『마르크스의 유령들』(2007), 『법의 힘』(2004), 에티엔 발리바르의 『폭력과 시민다움: 반폭력의 정치를 위하여』(2012), 『정치체에 대한 권리』(2011), 『우리, 유럽의 시민들?: 세계화와 민주주의의 재발명』(2010), 『스피노자와 정치』(2005), 피에르 마슈레의 『헤겔 또는 스피노자』(2010), 자크 랑시에르의 『불화: 정치와 철학』(2015) 등이 있다.

목차

서문 _ 기욤 시베르탱 블랑
편집 노트 _ G. M. 고슈가리언

비철학자들을 위한 철학 입문
1. “비철학자들”은 무엇을 말하는가?
2. 철학과 종교 55

거대한 우회
3. 추상
4. 기술적 추상과 과학적 추상
5. 철학적 추상
6. 자연상태라는 신화
7. 실천이란 무엇인가?
8. 생산이라는 실천
9. 과학적 실천과 관념론
10. 과학적 실천과 유물론
11. 이데올로기적 실천
12. 이데올로기적 국가장치들
13. 정치적 실천
14. 정신분석 실천
15. 예술적 실천
16. 철학적 실천
17. 지배이데올로기와 철학
18. 철학이라는 이론적 실험실
19. 이데올로기와 철학
20. 철학과 계급투쟁 과학
21. 철학의 새로운 실천
22. 변증법, 법칙인가 테제인가?

한국어판 해제 _ 대중들은 어떻게 비철학자가 될 수 있는가 _ 진태원

출판사 서평

알튀세르 필생의 역작, 철학 교과서
공식적 철학사에서 무시되어온 ‘비철학’의 역사를 쓰다
평범한 사람들이 수행하는 새로운 철학적 실천을 위하여

“이 책은 가장 전성기의 루이 알튀세르를 만나볼 수 있게 해준다. 비철학자들이 접근하기 쉽게 쓰여 있으면서도 전문가들이 보기에도 빛나는 통찰을 하나하나 쌓아올리는 과정을 확인할 수 있다. 미출간 상태로 남아 있던 이 원고는 모든 시대를 관통하는 가장 근본적인 질문들을 다룬다.”-브루노 보스틸스(미국 컬럼비아대 교수)

유고집으로 출간된 이 책은 알튀세르가 생전에 쓴 철학 교과서이다. 자기 인생과 저작의 여정에서 가장 강도 높은 정치적 시기의 한복판이었던 1975년에, 알튀세르는 일종의 ‘철학 교과서’ 집필을 결심한다. 이 『비철학자들을 위한 철학 입문』이 바로 그 결실이다. 그렇지만 이 책은 단순한 통속화나 표준화 작업과는 한참 거리가 멀다. 이 책은 철학자 알튀세르가 이데올로기, 과학, 종교에 대해, 자신의 성찰에서 중심적이며 여기서 전례 없이 발전되고 있는 ‘실천’ 개념에 대해 제공하는 근본 테제들의 결정체이다. 아울러 자신의 연구에서 종합의 순간, 20세기 후반 가장 영향력 있는 철학자 중 하나의 섬광이 번쩍이는 순간이며, 도래할 사유를 위한 하나의 선언이기도 하다.
알튀세르 저작에 친숙한 이들은 이 1978년 ‘교과서’가 노동자·농민·사무원과 같은 ‘비철학자’ 독자들을 철학에, 특히 알튀세르가 1966?1967년의 ‘반이론주의적’ 전환 이후 세공하는 철학에 입문시킨다는 점을 인정할 것이다. 유작 출간 대상인 여러 텍스트의 요소들이 이리하여 『비철학자들을 위한 철학 입문』에서 요약되고 더 나아가서는 공표된다.
이 책은 관념론 철학이든 유물론 철학이든, 지배계급에 봉사하는 것이든 피지배계급에 복무하는 것이든 간에, 철학의 고유함에 관한 질문들, 메타철학적 질문들 곧 ‘철학이란 무엇인가?’ ‘철학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철학을 왜 해야 하는가? 등에 대해 다시 사유하게 한다.

“내 야심은, 당신도 알다시피, 교과서들을 쓰는 거야.”
이제껏 누구도 관심 두지 않은 ‘비철학자들의 철학’
알튀세르는 자신의 애인이자 이탈리아 철학자·번역가 프란카 마도니아에게 보낸 1966년 2월 28일 자 편지에서 철학 교과서를 쓰겠다는 야심을 밝혔다. 그 결실인 이 책 『비철학자들을 위한 철학 입문』을 쓰면서 알튀세르가 염두에 둔 철학은, 사람들이 흔히 가정하는 보편적 철학, 그 내부에 어떤 논쟁이나 갈등이 있든 간에 이미 누구나 전제하는 철학으로서의 철학이 아니다. 그것은 오히려 ‘비철학으로서의 철학’이다. 곧 공식적 철학사에서 무시되어왔고 오늘날에도 여전히 철학으로서 인정받지 못하는 어떤 것, 따라서 철학으로서의 철학에 의해 배제되어온 것이 그것이다.
알튀세르가 말하는 ‘비철학자들’은 누구인가?
철학이 난해하다거나 실용성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철학을 전공하는 학생들이 아닌 평범한 일반인들이다. 그들의 직업은 예컨대 노동자, 농민, 사무원, 임원, 공무원, 의사 등으로 다양한데, 다음과 같이 말한다는 점에서 비슷할 것이다. “철학은 전문 지식인들을 위한 거지, 우리를 위한 게 아니에요.” “너무 어렵지요.” “여하튼 철학을 어디에 써먹겠어요?” “철학 수업은 재미있었지만, 생활비를 버느라 철학과의 연결이 끊겼어요.” 이 책은 철학을 전공하거나 철학 교육을 받은 적은 없더라도 자기 나름의 철학관을 만들고 싶어 하는 모든 독자에게 말을 건다.

“철학은 실제 삶에 큰 도움이 되지 않고 인식도 응용도 생산하지 못하니, 혹은 그렇게 보이니, 그렇다면 도대체 철학은 무슨 쓸모가 있냐고 물을 수 있겠다. 심지어 다음 같은 이상한 질문도 제기할 수 있다. 혹시 철학은 다른 것에는 전혀 쓸모가 없고 오로지 자기 자신의 교육에만 쓸모가 있는 것인가? 만일 철학이 오로지 자기 자신의 교육에만 쓸모가 있는 거라면, 과연 이는 무엇을 의미할 수 있는가? 우리는 이 곤란한 질문에 답해볼 것이다.”(43쪽)

『비철학자들을 위한 철학 입문』의 ‘입문’은 철학 입문서나 개론서 또는 연구서에 흔히 쓰이는 introduction이 아닌 initiation이다. 알튀세르는 왜 널리 쓰이는 introduction 대신 initiation이라는 단어를 책의 제목으로 택했을까?
이 유고집의 편집자 G. M. 고슈가리언이 전하는 바에 따르면, 알튀세르가 1976년 일종의 철학 교과서로 저술한 첫 번째 원고의 제목은 『철학 입문Introduction ? la philosophie』이었다고 한다. 이 제목은 곧바로 『철학에서 마르크스주의자가 된다는 것』으로 바뀌었다. 이후 이 텍스트가 자신이 겨냥하는 비전문가 독자에겐 지나치게 까다롭지 않을지 불안했던 알튀세르는 1977년 또는 1978년에 그것의 개작을 결심한다. 사실상 전부 다 여러 차례 다시 작업하고 손을 대 결국엔 공통점이 거의 없는 새 ‘교과서’ 초고가 되었다. 알튀세르는 이 철학 교과서 원고에는 introduction 대신 initiation을 사용해 『비철학자들을 위한 철학 입문』이라는 제목을 붙였다.
한국어판 해제를 쓴 진태원은 introduction과 구별되는 initiation의 특징으로 ‘당파성’을 꼽는다. “initiation이라는 의미에서 ‘입문’하는 것, 이 책의 경우 철학에 ‘입문’하는 것은 입문하는 주체에 대해 외재적 관계에 있는 어떤 대상으로서의 철학에 들어가는 것을 뜻하지 않는다. 그것은 입문하는 주체에게 헌신 내지 참여를 요구하는 철학이며, 그러한 헌신 내지 참여를 통해서만 존재할 수 있는, 더 정확히 말하면 실천될 수 있는 철학이다. 그런고로 아무나 철학에 입문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곧 알튀세르가 말하는 철학은 적어도 누구나 손쉽게, 가벼운 마음으로 입문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 입문의 길은 비철학자들에게만 열려 있다.”(373쪽)

비철학으로의 ‘거대한 우회’
철학적인 것의 본성과 역할, 그리고 실천에 대한 재정의
알튀세르는 모든 시대를 관통하는 철학의 본성, 철학적 실천의 본성과 관련한 가장 근본적인 철학적 질문들(구체적 개념으로는 ‘추상’, ‘실천’, ‘이데올로기’ 등)에 대한 하나의 답을 ‘비철학으로의 거대한 우회’의 끝에서 가져오고 있다.

“진정으로, 정직하게, 저 자신을, 철학적 세계 안에서 저 자신이 어떤 자리를 점하는지를, 그리고 저 자신을 고유한 것으로서 다른 철학들과 구별해주는 것을 알고픈 철학은 철학사에서 거대한 우회를 해야만 하며, 멀고 가까운 저작들 및 저 자신으로부터 가능한 한 가장 먼 저작들까지 파고들어가야만 하며, 그래야 비로소 여러 비교로 충전된 저 자신으로 되돌아올 수 있고, 저 자신이 무엇인지를 더 잘 발견할 수 있다는 점. 모든 위대한 철학이 이 거대한 우회를 한다.”(94쪽)

『비철학자들을 위한 철학 입문』에서 알튀세르가 진정으로 관심을 기울이는 건 현대철학의 중심 과제 가운데 하나인 일종의 메타철학이라 할 수 있다. 곧, 기존에 주어져 있는 이런저런 철학적 담론에 대해 찬성하거나 반대하고 자신의 철학적 입장을 정련하는 것을 넘어, 알튀세르는 철학적인 것의 본성과 역할을 재정의하고, 이를 바탕으로 ‘비철학’이라는 이름 아래 새로운 철학적 실천의 길을 모색하고 있다. 이때 ‘비철학’은 가 닿아야 할 지평이 보이지 않는 지금 여기에서 우리가 벼려야 할 실천의 철학이다.
진태원은 해제에서 알튀세르 메타철학의 강점으로 철학의 새로운 실천의 문제를 ‘대중들의 지적 해방’의 기획으로 제시하는 점을 든다. 20세기에 제시된 수많은 메타철학의 기획들 가운데 이를 대중들 자신의 철학적 실천의 문제와 연결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었다. 반면 알튀세르는 이 책을 통해 바로 대중들 자신에 의해 수행되는 새로운 철학적 실천의 기획을 추구하고자 했다. “새로운 정치적 실천과 새로운 철학적 실천의 과제가 직업적 혁명가들의 과제도 아니고 철학자들의 과제도 아니며 프롤레타리아 대중들 그 자신의 과제이기 때문에, 새로운 정치적 실천은 직업적 의미에서는 비정치가들인 대중들 자신에 의해서만 가능하며, 마찬가지로 새로운 철학적 실천(철학적 제도 안팎에서 수행되어야 하는)은 직업적 의미에서는 ‘비철학자들’인 대중들 스스로 수행할 수 있는 것이다.”(403?404쪽)

“철학은 교육되는 게 아니라는 것. 책에 의해서도 선생에 의해서도. 철학은 실천을 통해 독학하는 것. (…) 철학자가 되기 위해서는, (…) 철학을 실천 속에서 배워야 한다. 상이한 실천들 속에서, 그리고 무엇보다도 계급투쟁 실천 속에서. 하지만 궁극적으로 철학자란 누구인가라고 묻는다면 다음과 같이 말하겠다. 이론 안에서 싸우는 사람이라고. 싸우기 위해서는 싸우면서 싸움을 배워야 하고, 그것도 이론 안에서 싸우기 위해서는 과학적 실천에 의해, 그리고 이데올로기적이고 정치적인 투쟁의 실천에 의해 이론가가 되어야 한다.”(367쪽)

마키아벨리, 프로이트, 마르크스
‘비철학으로서의 철학’의 세 가지 사례
알튀세르는 비철학의 사례로 특히 마키아벨리, 프로이트, 마르크스를 든다.
알튀세르는 마키아벨리가 “역사와 정치군사적 이론에 대해서만 말하지 철학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말하지 않는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지배적 철학이 강제하는 이데올로기적 문제설정에서 배제당한 쟁점 곧 “‘부유한 자들’과 ‘빈한한 자들’의 끝나지 않는 전투에 대해 알던 사람”(122쪽)이고, 가난한 민중들의 편에서 군주에게 조언했다는 의미에서 비철학을 탁월하게 실천한 철학자의 한 사람이며, “부르주아 정치 이론가 중에서 가장 심오한, 마르크스의 직접적 선조”(251쪽)라고 불릴 수 있다고 말한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알튀세르 사상에서 정신분석은 근본적 중요성을 지닌다. 알튀세르는 당대의 프랑스철학계에서 프로이트와 라캉의 정신분석이 갖는 중요성을 가장 먼저 간파하고 마르크스주의 개조 작업에서 그들의 통찰을 활용하기 위해 노력했던 인물이다. 프로이트의 중요성은 무엇보다 사유를 의식과 동일시하고 인간의 사유와 실천을 의식적 자아-주체의 통제 아래 위치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