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의 좌반구 (새로운 비판이론의 지도 그리기 | 양장본 Hardcover)

사상의 좌반구 (새로운 비판이론의 지도 그리기 | 양장본 Hardcover)

$28.20
Description
“모든 것이 패배에서 시작한다. 동시대 비판사상의 본질을 이해하고자 한다면 누구나 이 사실을 출발점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이 책 『사상의 좌반구: 새로운 비판이론의 지도 그리기』는 위기와 패배에서 태동한 비판이론의 거대하고 굴곡진 물줄기를 탐사하며 사상의 계보와 지도, 대차대조표를 잠정적으로 완성해내고자 한 야심 찬 시도다.

프랑스 보르도 대학의 사회학 교수인 저자 라즈미그 쾨셰양은 흔히 20세기 초 프랑크푸르트학파의 사회연구소에서 출발한 이론을 지칭하는 ‘비판이론’이라는 개념을 확장해 “총체적인 방식으로 기존 사회질서를 문제 삼는 이론”을 비판이론으로 규정하면서 멀게는 고전 마르크스주의에, 가깝게는 서구 마르크스주의에 그 원류를 두는 동시대 비판이론의 과거와 현재를 체계적으로 조망한다. 이 책을 지도 삼아 숱한 사상가와 이론들의 계곡을 오르내리다 보면, 과연 이론과 실천이, 담론과 해방이 서로 맞닿을 수 있는가라는 좌파 사상의 끈질긴 질문을 새롭게 구성할 실마리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저자

라즈미그쾨셰양

RazmigKeucheyan
프랑스보르도대학의에밀뒤르켐센터(Centre?mileDurkheim)사회학교수.고전마르크스주의와동시대마르크스주의전통속에서저술활동을이어가고있으며,역사적·사회학적관점으로자본주의와환경의연관성을연구하고있다.학술지『악튀엘마르크스ActuelMarx』와『콩트르탕Contretemps』편집위원으로도활동중이다.지은책으로『자연은전쟁터다:정치생태학논고』(2014),『민주주의국가의종말:니코스풀란차스,21세기의마르크스주의』(2016),『인위적필요:소비주의에서벗어나는방법』(2019)등이있다.

목차

들어가며

1부맥락들

1장비판사상의패배:1977~1993
시기구분하기
비판사상의지리학을향하여
한빙하기에서다른빙하기로
비판사상의세계화
풍부한준거

2장‘신좌파’의간략한역사:1956~1977
소외와해방주체의위기
권력의문제
구조주의의반향
재해석한‘68사상’
신비판이론을향하여

3장동시대비판적지식인의유형
전향자
비관주의자
저항가
혁신가
전문가
지도자

2부이론들

4장체계
마이클하트와안토니오네그리:‘코뮤니스트로존재하는기쁨’
-노동자주의
-‘제국’과‘다중’
-인지자본주의를향하여?
제국주의이론의부활
-마르크스주의와제국주의
-리오패니치:초강대국미국의연대기
-로버트콕스:국제관계에대한신그람시주의이론
-데이비드하비:‘공간적조정’과‘강탈을통한축적’
국민국가:지속이냐초월이냐
-베니딕트앤더슨과톰네언:세계화에직면한국민국가
-위르겐하버마스와에티엔발리바르:유럽의문제
-왕후이:‘소비주의적민족주의’와중국신좌파의출현
-조르조아감벤:항구적예외상태
구자본주의와신자본주의
-인지자본주의비판
-로버트브레너:장기침체
-조반니아리기:최후의‘체계적축적순환’?
-엘마알트파터:화석자본주의
-뤼크볼탕스키:자본주의정신,너거기있니?

5장주체
민주주의적사건
-자크랑시에르:몫없는이들의몫
-알랭바디우:사건,충실성,주체
-슬라보예지젝:레닌이라캉과만날때
포스트여성성
-도나해러웨이:모든나라의사이보그?
-주디스버틀러:성정체성의종말
-가야트리스피박:서발턴의침묵
계급대계급
-E.P.톰슨:사회계급의구성주의이론
-데이비드하비:계급공동체와공동체계급
-에릭올린라이트:분석마르크스주의
-알바로가르시아리네라:계급,다중,원주민주의
투쟁적정체성
-낸시프레이저,악셀호네트,세일라벤하비브:인정이론
-아실엠벰베:포스트식민지에서아프로폴리터니즘으로
-에르네스토라클라우:적대를구성하라
-프레드릭제임슨:후기자본주의와분열증

결론:작업장

[해제]이론의진실:혹은‘애도의애도의애도’를위하여-배세진
옮긴이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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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위기와패배에서시작하는사상의역사
우리시대비판이론의교과서

우리시대는전지구적‘위기’로특징지어진다.대량실업과고용불안,대테러전쟁,북반구와남반구의불평등증가,기후변화등이수면위로떠올랐으며,2020년현재를강타하고있는코로나팬데믹은그위기의절정내지는변곡점처럼보이기도한다.그런데이런위기는전례없던‘새로운’것이기도하지만,근대산업화이후200여년에걸쳐누적되어온정치·경제·사회의모순을총체적으로드러내는‘오래된’것이기도하다.그리고우리가역사를통해기억해둘점이있다면위기란언제나기회를동반한다는사실이다.막다른골목에도달한이들은이제까지걸어온길과는다른길을모색하곤했으며,그과정에서사상과행동방식에대대적인전환이일었다.고전마르크스주의가산업자본주의와제국주의가지배하는시대적위기속에서움텄다는것,신자유주의의도래로좌파사상이겪은패배가다종다기한사상의스펙트럼을낳았다는것을생각해볼때이점은분명하다.

“모든것이패배에서시작한다.동시대비판사상의본질을이해하고자한다면누구나이사실을출발점으로삼아야할것이다.”이책『사상의좌반구:새로운비판이론의지도그리기』(원서는2010년프랑스에서초판발행된H?misph?regauche:Unecartographiedesnouvellespens?escritiques)는위기와패배에서태동한비판이론의거대하고굴곡진물줄기를탐사하며사상의계보와지도,대차대조표를잠정적으로완성해내고자한야심찬시도다.

프랑스보르도대학의사회학교수인저자라즈미그쾨셰양은흔히20세기초프랑크푸르트학파의사회연구소에서출발한이론을지칭하는‘비판이론’이라는개념을확장해“총체적인방식으로기존사회질서를문제삼는이론”을비판이론으로규정하면서멀게는고전마르크스주의에,가깝게는서구마르크스주의에그원류를두는동시대비판이론의과거와현재를체계적으로조망한다.이책을지도삼아숱한사상가와이론들의계곡을오르내리다보면,과연이론과실천이,담론과해방이서로맞닿을수있는가라는좌파사상의끈질긴질문을새롭게구성할실마리를얻을수있을것이다.

시대와격돌하며,시대속에서태동한비판이론의모험
1989년이후의사상을낳은정치적지형탐사

『사상의좌반구』는비판이론,조금더정확하게는‘신(新)비판이론’을다룬다.그렇다면저자가말하는‘비판’과‘이론’,그리고‘새롭다’는것의의미는무엇일까?먼저저자는이론이란대상을단순히분석하거나설명하는것을넘어정치적차원을내포하는것이어야한다고본다.말하자면‘무엇이존재하는가’만이아니라‘무엇이바람직한가’까지고려하는것이이론이라는얘기다.비판이론의비판적이고도정치적인차원은‘동시대사회세계를문제삼는다는일반성’에있으며,여기서신비판이론을이전의비판사상들이나프랑크푸르트학파의비판이론과구별해주는것은바로새로운동시대성,즉1989년소련해체와베를린장벽붕괴를기점으로하는오늘날의시대적특성이다.정치적분기와사상적분기가꼭일치하는것은아니지만,정치투쟁과이론형성의주기속에서당면한역사적상황을생각하는것을우선과제로여기는비판이론에서는그둘이긴밀하게엮여있을수밖에없다.

1989년은1789년프랑스혁명,1914년1차세계대전과1917년러시아혁명,1956년신좌파의등장을계기로하는서구사회변혁의흐름이종결된시점이다.물론짧게는30년,길게는200년에달하는이역사적주기가별안간끝나버린것은아니다.1973년석유파동,1979년마거릿대처의당선과1980년로널드레이건의당선으로시작된신자유주의의공세,옛노동자연대의쇠퇴등이일찌감치좌파사상에위기신호를보내왔고,‘1968년5월’이라는혁명적사건의주역들은1970년대후반에쓰디쓴패배를맛보았다.

신비판이론은1989년이후의사상이다.하지만그주요이론가들과그들의분석이1960~1970년대의정치적경험에토대를두고있음을고려할때,신비판이론을이해하기위해서는1960~1970년대의정치적·사상적지형을탐사하는작업이필수적이다.가령마이클하트와안토니오네그리의『제국』과『다중』은2000년대초반에출간되었으나,네그리가1960~1970년대이탈리아노동자주의(operaismo)의맥을잇는사상가인만큼이노동자주의를알지못하고서‘제국’과‘다중’이론을제대로이해한다는것은불가능한일이다.“이들저자가아무리‘동시대적’이라할지라도그들의분석은중요한부분에서지나간정치적주기,1960~1970년대주기에속하는정치적경험의결실”이기때문이다.책의1부는그런신비판이론의전사(前史)와맥락들을시기별로,또사상가의유형별로충실히담아내고있다.

이책에서1960~1970년대비판사상의주요한두가지특징으로꼽는것은해방주체의다양화와권력에대한탈중심적접근이다.20세기초좌파사상가들에게사회변혁의주체는계급투쟁을주도하는강력한노동자조직이었다.“마르크스주의자는흔히그조직의지도자였으며,그조직의활동은당시자본주의최종위기의한국면이라여겨졌던것을극복하게해줄것만같았다”.그러나전통적인노동자조직의힘이약해지고페미니즘·반식민주의·생태학주변에서형성된이른바‘부차적전선’이늘어남에따라,단일한해방주체의위기는다양한해방주체를상상하게끔추동했다.권력문제에대한접근도비슷한경로를밟았다.사회적·노동조합적·제도적·폭력적투쟁을통해국가장치에직접맞설것을주장하던데서국가장치와거리를유지하는망명·탈퇴·유목화등의간접적전략을주장하는쪽으로옮겨가는흐름이나타난것이다.

이러한1960~1970년대비판사상의특징은오늘날신비판이론에도주요하게작용한다.책의2부에서는다양한갈래의신비판이론가들이현재의전지구적경제·정치·문화체계를대상으로어떤분석을행했으며사회변혁의행위자와관련해어떤견해를펼쳤는지보여주는데,여기서하트와네그리의‘다중’이론,주디스버틀러의‘퀴어’이론,알랭바디우의‘사건의형이상학’등은모두1960~1970년대부터지속되어온저문제의식의자장안에놓인이론이라볼수있다.


미국대학교수가된사상가들?
이론과실천,사상과운동의새로운마주침을향하여

1917년11월30일레닌은『국가와혁명』후기에이렇게적었다.“‘혁명을경험’하는것이그것을주제로글을쓰는것보다더유익하다”.이글귀는고전마르크스주의자들과이후서구마르크스주의자들의한가지차이,바로지식인과노동자조직의관계를둘러싼차이를설명해준다.레닌,트로츠키,로자룩셈부르크등고전마르크스주의자들은공산당을비롯한노동자조직의지도부에있던사람들이다.그러나1920년대후반마르크스주의가경직되어가면서지식인은노동자조직과더이상유기적인관계를맺지않았다.공산당지도부는지식인을크게불신했고,지식인은정치에서점점멀어져추상적지식으로달아났으며,그결과지식은전문화되었다.

신비판이론은지식인과노동자조직의단절,즉이론과실천의단절이라는서구마르크스주의의특징을이어받는다.“오늘날비판사상가는그어느때보다도대학교수로채워져있다.노동조합운동가,지역활동가,저널리스트,게릴라가비판이론을생산해낼때도있긴하다.하지만비판이론은대부분대학교수,더정확히말하면인문학교수가만들어낸것이다”.비판사상가들이현실정치와거리를둔대학제도에몸담고있다는사실은“이들이대학사회를지배하는법칙에순응한다는것”을뜻하며,당연히이는사상의지형에도영향을미쳐왔다.

1980년대이래비판이론의중심지는프랑스를위시한유럽대륙에서미국으로옮겨갔다.폐쇄적인프랑스대학과달리개방적이면서도자금조달,출판,인프라시설면에서세계시장의우위를점하던미국대학은비판이론가들에게매력적인장소로다가왔다.20세기후반사상계에서도세계화가일어‘세계체계의변방’출신인비판사상가들이속속출현했는데,그중에는팔레스타인의에드워드사이드,아르헨티나의에르네스토라클라우,인도의가야트리스피박,카메룬의아실엠벰베,중국의왕후이등미국대학에서이력을쌓은이들이다수포진해있다.

비판사상의전문화와미국화로요약할수있는이러한‘제도화’추세와관련지어볼때이책의결론에서제시하는향후사상의‘작업장’은의미심장하게다가온다.저자는“20세기의‘이뤄지지못한’위대한‘만남’은가장중요한두혁명적‘이론가-실천가’곧레닌과간디의만남”이라고한발리바르의말을언급하며,오늘날비판사상의약점이라할수있는‘사상가와사회적·정치적운동사이의격차’를극복하기위해전략적사고를개진할필요가있음을주장한다.아울러그는비판사상가가미국대학내에고립되지않은채정치적·사회적운동과상호작용하려면비판사상의미국화를넘어선세계화내지는다극화가필요함을내비친다.

권말에수록된배세진의해제「이론의진실:혹은‘애도의애도의애도를위하여’」에서지적하듯비판이론의제도화는“비판이론이주류제도권학계그러니까주류과학(자)공동체의혹독한검증을통과”함으로써하나의분과학문으로자리잡을수있는기회를제공했지만,한편으로비판이론가들에게는“이미성공한제도화의과학적성과들을포기하지않으면서도우리자신의역사-비판적존재론을구축해야한다는”또하나의까다로운과제가주어진셈이다.동시대비판이론에대한치밀한결산인이책을지도삼아이론과실천이다시마주칠수있는토대를구축하는것은‘새로운’탐험가들의몫일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