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더를인지하기는쉽지만,그것을이해하는것은대단한도전이다’
북반구를넘어세계적관점에서읽는젠더연구길잡이
‘젠더’라는말이우리일상에자리잡게된오늘날,우리는이것을과연얼마나이해하고있을까?혹여아직도‘젠더’를남녀의생물학적차이에근거한사회문화적차이라는식으로알고있지는않은가?남성과여성은본질적으로얼마나차이를갖는지,젠더연구에서왜남성성을중요하게다룰필요가있는지,트랜스젠더와트랜스섹슈얼은어떻게다른지,환경위기나세계경제는젠더이슈와어떤관련을맺는지등젠더를이해하는일은생각만큼간단하지않다.
이책은오스트레일리아의사회학자이자트랜스젠더여성이며‘남성성’연구로잘알려져있는래윈코넬이환경사회학연구자리베카피어스와공저한Gender:InWorldPerspective(3판,2015)를우리말로옮긴것이다.이책『젠더』는젠더연구에입문하는사람들에게젠더연구의핵심사례를소개하고,쟁점들에대한주요연구결과를설명하며논쟁과사상의지도를제공한다.특히주변화되어있는남반구의관점을적극적으로채택하며환경변화,국제정치,식민주의유산등의세계적상황에유념해젠더관계를깊이있게이해하도록도와준다.
서론격의1장에서는젠더와관련한사회각분야의현황을개괄하며문제의식을설정한다.2장에서는다섯개의주목할만한젠더연구사례를통해구체적으로쟁점을탐색하며,3장에서는몸과사회가교차하는방식및재생산영역에관해다룬다.4장에서는전세계의젠더이론과이론가들을다루며,5장에서는젠더분석에사용되는용어들을설명하고사회구조로서의젠더를심도깊게살핀다.6장에서는개인적삶과친밀한관계를중심으로정체성정치에관해논하며,7장에서는환경변화와젠더의관계를주제로에코페미니즘의다양한관점들을소개한다.마지막으로8장에서는세계사회의젠더정치학을살피고변화를위한운동에서무엇이관건인지짚어본다.
섹스/젠더이분법을넘어
복잡한젠더질서를알기쉽게설명한다
이책의큰장점중하나는젠더를단순화하지않으면서도쉽게설명한다는점이다.
저자들은젠더를남녀의생물학적차이에근거한사회문화적차이라고정의하는일반적용법에단호히반대하는데,몇가지이유는다음과같다.무엇보다인간의삶은여성과남성두개의삶으로나뉘지않는다.또많은연구들이남성과여성간에는차이보다유사성이더크다는사실을증명해왔다.그보다는젠더집단내에서계급,인종,민족,성적지향등이교차하며만들어내는불평등에주목할때더유의미한분석이가능하다.옮긴이의말처럼“젠더에대한분석에서집중해야할것은차이가아니라관계다”(350쪽).개인들에게부착되어있는속성으로서의젠더가아니라,젠더를작동시키는사회적과정을주목해야한다.
이책에서저자들은그러한구조로서의젠더를이해하기위해몇가지용어를사용한다.‘젠더배열(genderarrangement)’은성별구분을통해배치되어있는사회적양상이라고할수있으며,젠더배열이일정한규칙을가지고반복해서나타나는양상은‘젠더패턴(genderpattern)’이라고부른다.‘젠더체제(genderregime)’는학교,공장,군대등에서처럼여러젠더배열이특정한패턴을이루는양상을의미한다.젠더패턴이오랜시간에걸쳐지속되며더넓은사회적범위에서나타날때는‘젠더질서(genderorder)’가되며,특정조직의젠더체제는전체적젠더질서에상응한다.‘젠더관계(genderrelations)’는일상에서성별을통해구성되고또재구성되는사회적관계이며,‘젠더구조(genderstructure)’는사회적관계내에서지속적이고광범위하게존재하는젠더패턴을의미한다.
젠더질서는변화한다.구조가존재한다고해서젠더관계들이일정한틀에갇혀그안에서젠더가정해진방식으로만작동한다는뜻은아니다.“젠더질서에는상당한연속성이있지만,저항과그것이불러일으키는논쟁은변화에기여한다.”(189쪽)이책은젠더차이가상황적이고,젠더학습의과정은일방적이기보다는행위주체성이발휘되는과정이며,젠더는역사적으로고정되어있지않다고주장한다.젠더행위에서사람들은젠더경계를강화하기도하지만젠더경계를교차하기도하고,때로는젠더이분법을이용하거나거스르기도한다.옮긴이의말처럼,“사회의젠더배열은더디지만변화해왔으며,변화하는중이다.”(349쪽)
지식의민주화를모색하는
전지구적관점의젠더연구길잡이
“‘젠더이론’과‘여성주의이론’에관한논의는대개지구북반구에만초점을둔다”(114쪽).
이책은젠더에관한지식을균형감있게다룬다.글로벌거점바깥의나라에서이루어진연구와이론에주의를기울이고,포스트식민사회에서의젠더관계변화에큰관심을갖는다.이책은대부분의사람들이“(북반구가아닌)지구의다른편에살고있고다른사회적경험을가지고있다”(11쪽)는사실을간과하지않으며,라트비아,칠레,오스트레일리아,서아프리카,남아프리카,인도네시아,일본등글로벌거점바깥에서이루어진젠더연구를적극적으로다룬다.
“부상하는젠더질서가정의롭고,평화롭고,인간적이기위해서는―이것이결코그냥보장되지는않는다―젠더문제에대한잘정립된지식과정교한이해가필요하다.이러한이해를만들어내기위해서는전세계적으로지식을공유할필요가있다.”(11~12쪽)
이책은젠더질서가지역적차원에서,그리고전지구적차원에서영향을미치는수많은방식들을추적한다.또심리학,사회학부터정치학,문화연구,교육학,역사학에이르는다양한인문학의스펙트럼을적극활용한다.이책은젠더를이해하는데필요한여러사회적차원을균형적으로살펴볼수있는훌륭한교과서로서의역할을할것이다
<책속에서>
젠더질서가존재한다는것을인지하기는쉽다.하지만젠더질서를이해하는것은그렇게쉽지않다.서로다른입장을가진젠더이론이존재하며(…)젠더에관한몇몇문제들은진짜로풀기가어렵다.하지만우리는지난몇십년의연구에서끌어올수있는,그리고젠더개혁의실질적경험에서얻을수있는,젠더에대한풍부한지적자원을갖고있다.이전세대에비해우리는젠더문제를이해할수있는더좋은기반을가지고있다.―20쪽
다른사회구조처럼젠더역시다차원적이다.젠더는단지정체성에관한것도,단지노동에관한것도,단지권력에관한것도,단지섹슈얼리티에관한것도아니다.젠더는이모두가한꺼번에작용하는일에관한것이다.젠더패턴은문화적맥락에따라놀라울정도로다르며,젠더패턴을생각하는매우다른방식들이있다.여러문화들사이에서젠더를생각하고행동하는것도여전히가능하다.―33쪽
신체의엄청난다양성은결코무작위적조합이아니다.우리의몸은사람들이일상생활에서행하는사회적실천을통해서로연결되어있다.신체는사회적실천의대상(object)이자사회적실천의행위자(agent)다.동일한신체들이동시에양쪽모두로존재한다.신체가개입된실천이사회적구조와개인의궤적을형성하고,그것이다시신체가호명되고개입되는새로운실천의조건을제공한다.신체적과정과사회구조는시간을통해연결되어있다.그것들은사회가체현되는역사적과정으로축적되며,그렇게신체는역사속으로견인된다.―104쪽
카르티니의책과그녀의사상이수용되고무시된방식은젠더연구와관련해심원한질문을제기한다.그녀는‘젠더이론’을발전시키려고노력하지않았고,그보다훨씬실용적인목표를가지고있었다.하지만그녀의책은가족제도,노동의성별분업,여성다움의이데올로기,젠더관계변화를위한전략등젠더이론이다루어야하는질문들을직접적으로다루고있다.그녀는식민지사회의맥락에서이작업을했으며,그녀가살던시대에서한세기가지난지금의페미니즘사상에서중요한이슈가된식민주의,인종주의,그리고지구의중심부와주변부의관계에대해질문을제기했다.―113~114쪽
북반구의페미니스트들은백인남성민족지학자가종종했던것과같은종류의실수를저지르고있었다.다이앤벨은『꿈꾸는딸들』에서그간호주중부사막의원주민사회가완전히남성중심적으로묘사되어왔음을지적하며,그이유가민족지학자들이원주민여성들에게서는정보를수집하지못했기때문이라고말한다.원주민여성의관점에서출발했더라면여성의전통적권위를매우다른형태로그려낼수도있었다.―142쪽
가부장제의배당금은현대성정치의주요이해관계다.그규모는가부장제를방어할만한가치가있는것으로만든다.1970년대소수의성역할개혁론자들이여성해방이남성들에게도유익하다는것을설득시키려고한것은헤게모니적남성성이치르는비용의측면에서보면의심할여지없이옳은일이었다.하지만이들개혁론자들은가부장제의배당금을심하게과소평가했다.그들은대다수남성들이권력,경제적이득,권위,동류집단으로부터의인정,성적접근등현재의배치에서얻을수있는이득을계속유지하고자한다는점을간과했다.―282~283쪽
젠더분석은여러사람의손이필요한일이다.주의깊게경청하는역량도필요하다.분리주의에빠지지않고인식하는방법또한필요하다.에일린모어턴로빈슨이호주의백인페미니즘에대한비판을통해지적한것처럼,식민주의의역사와현대세계의거대한불평등을고려할때연대는대단히어려울수있다.도처에여성의연대에대한신화가널리퍼져있다.당연해보이는것너머를생각하고,신화를파헤치고,불평등문제와씨름하고,비록잠정적일지라도연대의효과적기반을탐색하는것이이론이해야할일이다.―301~302쪽
<추천의말>
“젠더연구라는복잡한분야를알기쉽게개괄해주는최고의책.수십년간교수자로,선구적학자로,남반구관점의옹호자로활약해온래윈코넬은설득력있게책을전개한다.”
―폴라아이린빌라(뮌헨대학교사회학·젠더연구교수)
“코넬은이론과경험연구,그리고전지구적관점을융합한매우독보적인학자다.동시대젠더정치학에관해명료하면서도사려깊고도발적인개론서를찾는학생들과교수들모두에게이책은선물이다.”
―스티븐세이드먼(뉴욕주립대학교올버니캠퍼스사회학교수)
“오늘날학생들을위한이상적인교재로,젠더이론과개념,기초연구부터퀴어연구까지아우른다.젠더전문가들역시이책에서배울것이많다.”
―주디스로버(뉴욕시립대학교여성학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