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류자들 (요괴에서 좀비, 영혼 체인지, 포스트휴먼까지 아시아 귀신담의 계보)

계류자들 (요괴에서 좀비, 영혼 체인지, 포스트휴먼까지 아시아 귀신담의 계보)

$18.00
Description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귀신은 질문한다
글로벌 시대 ‘귀신’의 새로운 이름, 계류자들
과학기술이 고도로 발달한 21세기 현재에도 여전히 귀신은 우리 곁을 떠나지 않고 있다. 영화, 만화, 드라마 등 대중문화 콘텐츠에서는 귀신, 빙의와 같은 사후적 존재가 끊임없이 등장한다. 귀신은 인간 세상의 부정의와 불완전함을 폭로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한(恨)의 주인공이라는 전통의 계보를 이으면서도 삶과 죽음에 대한 성찰을 확장해 변혁과 창신의 주체로 거듭나고 있다.

『계류자들』은 21세기 아시아의 문화 콘텐츠에 등장하는 생령, 요괴, 강시, 좀비 등 여러 사후적·영적 존재들을 ‘계류자들’이라 명명하며 동시대 귀신 서사를 탐구한다. 웹툰 〈조명가게〉, 만화 『백귀야행』, 소설 『눈에 보이는 귀신』,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 드라마 〈킹덤〉을 비롯해 사후적·영적 존재를 다루는 한국, 일본, 중국, 타이완, 홍콩 등 아시아의 콘텐츠를 두루 아우르며 귀신을 둘러싼 우리 시대의 문화적 상상력을 이해해보려 한다. 이 책은 오늘날 귀신이 국적, 인종, 종교, 지역, 성별 등 경계를 기반으로 작동하는 차별과 혐오에 저항하는 아이콘으로 거듭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과학기술 시대의 귀신이 인간 이후, 즉 포스트휴먼적 상상력을 통해 인간됨의 의미를 되묻는다는 점에서 귀신 콘텐츠를 새로운 관점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역설한다.
저자

최기숙

연세대학교국학연구원교수.연세대학교국어국문학과를졸업하고같은대학원에서박사학위를받았다.고전문학과한국학,젠더와감성연구를한다.영역을횡단하며글을쓰는창의활동가를지향한다.저서로『처녀귀신』(2011),ClassicKoreanTaleswithCommentaries(2018)가있고,『제국신문과근대』(2014),BonjourPansori!(2017),『集體情感的譜系』(2018),『韓國,朝鮮の美を讀む』(2021),Impagination(2021)등의공저를서울,파리,타이페이,도쿄,베를린에서출간했다.「조선시대(17세기-20세기초)壽序의문예적전통과壽宴문화」(2012),「신자유주의와마음의고고학」(2014),「여종과유모」(2017),「말한다는것,이른바‘왈(曰)’을둘러싼한글소설향유층의의사소통이해와실천」(2021)외다수의논문을썼다.

목차

프롤로그:귀신은무엇으로사는가

1장왜다시귀신인가
21세기아시아귀신이란?
귀신의신체,형상과재현
감각체로서의귀신과젠더
사유체로서의귀신과포스트휴먼
아시아귀신의행동미학

2장관리되는귀신,퇴치되는공포
사망배달부,저승사자,호스피스:〈아파트〉
귀신과인간의공조진화:〈바리공주〉
신출귀몰천문의해석가:『음양사』
인·귀·요괴의공존과경계분리:『백귀야행』
글로벌악령:〈검은사제들〉

3장귀신과교섭하기,로맨스와공생
귀신과로맨스:〈주군의태양〉,〈오나의귀신님〉
귀신과의공생·동거:요시모토바나나와무라카미하루키의소설

4장생동하는귀신,회생하는전통
금지된전통,살아있는영과귀:가오싱젠의소설과희곡
여자귀신의자기계발과역사쓰기:『눈에보이는귀신』

5장중간자귀신과생사의임계지
생사경계와중간계:〈조명가게〉
완전한죽음의조건:〈원더풀라이프〉와『우세모노여관』
귀신,‘인간-되기’의통과의례:〈싱글라이더〉
천년귀신의한과사연들:〈호텔델루나〉
현생의빅데이터업경:〈신과함께:죄와벌〉

6장아시아전통의귀신
한국고전의신선과귀신:『어우야담』
중국고전의원혼과귀신:『원혼지』,『요재지이』
일본근대의귀신담과그로테스크:『야창귀담』,「벚꽃만발한벚나무숲아래」

7장귀신의증식과포스트휴먼
강시,부식된죽음의유희은유로서의좀비:〈부산행〉,〈창궐〉,〈킹덤〉
뱀파이어,안티-비체와의조우:『렛미인』
AI와안드로이드의딜레마:〈그녀〉,필립K.딕의소설들
귀신의기시감과시간여행:〈말할수없는비밀〉,〈지금,만나러갑니다〉

에필로그:아시아귀신의미학과문화동력

출판사 서평

삶과죽음의경계에서귀신은질문한다
글로벌시대‘귀신’의새로운이름,계류자들

과학기술이고도로발달한21세기현재에도여전히귀신은우리곁을떠나지않고있다.영화,만화,드라마등대중문화콘텐츠에서는귀신,빙의와같은사후적존재가끊임없이등장한다.귀신은인간세상의부정의와불완전함을폭로하는존재이기때문이다.그들은한(恨)의주인공이라는전통의계보를이으면서도삶과죽음에대한성찰을확장해변혁과창신의주체로거듭나고있다.

2010년저서『처녀귀신』(문학동네)을통해조선시대문학에재현된여성귀신이환기하는정서를인문학적으로고찰한바있는저자최기숙연세대학교국학연구원교수는이책『계류자들』에서21세기아시아의문화콘텐츠에등장하는생령,요괴,강시,좀비등여러사후적·영적존재들을‘계류자들’이라명명하며동시대귀신서사를탐구한다.이책은웹툰〈조명가게〉,만화『백귀야행』,소설『눈에보이는귀신』,영화〈말할수없는비밀〉,드라마〈킹덤〉을비롯해사후적·영적존재를다루는한국,일본,중국,타이완,홍콩등아시아의콘텐츠를두루아우르며귀신을둘러싼우리시대의문화적상상력을이해해보려한다.

이책은오늘날귀신이국적,인종,종교,지역,성별등경계를기반으로작동하는차별과혐오에저항하는아이콘으로거듭나고있음을보여준다.또한과학기술시대의귀신이인간이후,즉포스트휴먼적상상력을통해인간됨의의미를되묻는다는점에서귀신콘텐츠를새로운관점에서살펴볼필요가있다고역설한다.

‘누군가의그림자가울고있다면,그저돌아보는것으로도충분하다.’
우리일상에스며있는,보이지않는이웃을찾아서
귀신은현실의어디에나존재하고있고,인간과교섭하며삶을바꿔낸다.서구에서과학기술기반의SF콘텐츠가디스토피아적미래를디자인하는동안,아시아에서는전통기반의귀신과유사귀신들이현생의가치와방향을되묻는성찰적역할을지속했다.귀신은장르와매체를달리해리메이크될뿐아니라,현대의새로운이슈를품고새롭게거듭난다.소복을입고붉은피를흘리던처녀귀신은전문성과개성을갖춘능력자가되어독자혹은시청자와동시대의갈등을공유한다.생사의경계를뚫고잠깐나타나는일시적존재가아니라,림보와같은임계지를만들거나일상속경계지대에정주하며지속적으로현실에관여하는계류자의모습으로귀환한다.

저자는21세기귀신의특징으로“임계지(臨界地)라는상상공간에일정기간거주한다”(161쪽)는점을꼽는다.예컨대웹툰〈조명가게〉에서조명가게는가사상태의환자나죽은이가드나드는일종의임계지다.이웹툰은그곳에온이들의선택과염원,의지를통해인간과삶의형태를다시생각해보게한다.영화〈원더풀라이프〉역시망자들이거쳐가는림보같은곳을시공간적배경으로하며,〈싱글라이더〉의망자들은호주에서짧은순간커뮤니티를형성한다.

“귀신은계류자다.죽을수도살아갈수도없기에생사의문턱을넘지못하고임계지에계류되었다.그사연은인간세상의부당함과연결된다.아무도귀신을돌보지않았기에생에대한자기책임성을완수하려고현실로귀환했다.탐욕,방관,협잡,외면은귀신의계류를지연시키는조건이자환경이다.”(10쪽)

‘인간이후’의존재
포스트휴먼의관점에서귀신을바라보다
저자는인간의사후적존재라는점에서귀신을인간(human)이후(post-)의존재인포스트휴먼의관점에서바라본다.귀신서사는인간중심주의‘이후’이자‘바깥’의설계라는점에서포스트휴머니즘과통한다.전통적으로아시아에서는인간과유사인간,또는비인간(귀신,요괴,인간으로변신한여우등)에대한상상을통해,인간중심주의를성찰하는문학적활동을이어왔다.이책에서저자는『어우야담』의신선처럼죽지않는인간,영화에자주등장하는강시나좀비같은사후적존재,『안드로이드는전기양의꿈을꾸는가?』의안드로이드나영화〈그녀〉의운영체제같은AI를포스트휴먼의연장선상에서접근해귀신을매개로한아시아전통의상상력이현대에이르러어떻게동시대의새로운문제들과결합하는지살펴본다.
타자에대한상상은타자가아니라주체를향해있다.저자는귀신을‘인간’의적이아니라해결해야할‘미제사건’으로접근하자고제안한다.포스트휴먼의상상은미래가아니라현실에내재한삶의문제를사유한다는것이다.“귀신은생전의인간이미처정리하지못한삶을떠안은연장체이자그정치적부수물이다.귀신은산사람이감당해야할부채다.(…)귀신이제안하는것은죽음의청사진이아니라,삶의행위내역서다.”(45쪽)
귀신은끝없이현실에출몰해기존의지식과관습,경화된제도에균열을일으키며세상의부정의를고발할것이다.이책을통해독자는오늘날의귀신에대한탐구를이어가는동시에과학기술시대의인간과사회에관해성찰할수있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