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 1966년부터 1972년까지 오브제 작품의 비물질화

6년 : 1966년부터 1972년까지 오브제 작품의 비물질화

$28.00
Description
개념미술의 역사를 담은 기념비적 저술,
50년 만에 국내 첫 번역 출간
개념미술의 역사를 담은 기념비적 저술인 「6년: 1966년부터 1972년까지 오브제 작품의 비물질화」가 초판된 지 50년 만에 드디어 국내에 번역 출간되었다.
흔히 최초의 개념미술 작품으로 마르셀 뒤샹의 〈샘〉(1917)이 언급되곤 한다. 그러나 개념미술이 미술사에서 하나의 운동으로 발전한 시기는 그로부터 50여 년이 지난 1960년대 중반 이후부터 70년대, 주로 북미, 남미, 서부 유럽을 중심으로 활발한 활동과 교류가 이루어지기 시작했을 때다. 『6년』은 이 시기에 일어난 개념미술의 출현과 다양한 활동 양상을 기록한 독특한 자료집이다. 개념미술이 꿈틀대던 흥분된 현장에서 함께 교감하고 활동하던 지은이가 엮고 주석을 단 이 책은 당대의 생동하는 현장감을 제공하는 중요한 자료집으로서, 50여 년이 지난 지금도 개념미술뿐만 아니라 현대미술을 논하는 중요한 텍스트북으로 활용되고 있다. 저자의 꼼꼼한 기록과 주석 외에도 이 책에는 쉽게 접할 수 없는 140여 점 안팎의 중요한 도판들도 수록되어 있어 당시 작가들이 추구하던 개념적 사유의 진면목을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다.
개념미술은 한국 현대미술사와도 직결되어 있다. 개념적인 작업이 비슷한 시기에 한국의 아방가르드 진영에서 선보인 이래로 오늘날까지 다양한 형태로 작가들의 중요한 방법론으로 자리 잡아왔다. 한국 현대미술의 본령을 이해하는 중요한 키워드라 할 수 있다. 이처럼 한국 현대미술에서의 활발한 개념적 작업을 비교해볼 수 있는 핵심 레퍼런스를 접하게 되었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으며, 이에 따른 미술사적, 비평적 논의가 새롭게 활성화되는 데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저자

루시R.리파드

저자:루시R.리파드(LucyR.Lippard)
1937년미국뉴욕출생의전시기획자,미술평론가,액티비스트.1960년대부터현재까지50회이상의전시를기획했으며현대미술,페미니즘,정치,장소등에대한다수의글과20권에달하는책을집필했다.1969년정치적예술가그룹인미술노동자연합(ArtWorkers’Coalition,AWC)의일원으로활동했으며,1976년여성의예술및정치에주목하는작가들과함께헤러시스콜렉티브(HeresiesCollective)를결성했고,같은해뉴욕에서예술전문출판대안공간인프린티드매터(PrintedMatter)를공동설립하기도했다.주요저서로『6년:1966년부터1972년사이미술오브제의비물질화(SixYears:TheDematerializationoftheArtObjectfrom1966to1972)』(1973),『중심에서:여성의미술에대한페미니스트글쓰기(FromtheCenter:FeministEssaysonWomen’sArt)』(1976),『지역의유혹:다중심사회의장소감(LureoftheLocal:SensesofPlaceinaMulticentredSociety)』(1997),『언더마인:토지이용,정치,미술을통해달려보는변화하는서부의질주(Undermining:AWildRideThroughLandUse,Politics,andArtintheChangingWest)』(2014)등이있다.현재뉴멕시코에거주하며활동하고있다.

역자:윤형민
한국예술종합학교와런던첼시예술대학에서순수미술을전공했다.현재캐나다에체류하며번역,언어,의미의역사와기원에관심을가지고작가활동을하고있다.리파드의다른저서인『오버레이』를번역했으며,다국어로번역되는『진보문화정책을위한유럽협회(EuropeanInstituteforProgressiveCulturalPolicies)』에실린보리스부덴의글「문화번역」을우리말로옮겼다.

목차

탈출시도
저자의말
서문
1966
1967
1968
1969
1970
1971
후기
옮긴이의말
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1966년부터1972년까지6년간의개념미술사를담은참고문헌

이책은1966년부터1971년까지6년동안개념미술과관련해행해진주요사건들을모은일종의‘참고문헌’이다.각해에열린전시와행사,발표된작품과글,전시도록,인터뷰등을참고문헌형태로나열하면서,지은이가해당작가나언급하고있는작품에대해필요한만큼설명과코멘트를남겨놓은형식이다.
이책의성격을명확히알려주는지표는바로표지제목이다.“6년:1966년부터1972년까지오브제작품의비물질화:일부미학적경계의정보에대한상호참조도서:단편화된텍스트,예술작품,기록,인터뷰및심포지엄이삽입된참고문헌으로구성되며,연대순으로나열하고이른바개념또는정보또는아이디어미술에중점을두어,현재미대륙,유럽,영국,오스트레일리아,아시아에서나타나는미니멀,반형태,시스템,대지또는과정미술과같은모호하게정의된분야에대해(종종정치적인의미를함축하며)언급한것으로,루시R.리파드가편집하고주석을달았다.”
한눈에읽기에무척이나어지러운긴제목이지만,지은이가하려는말을모두담고있으면서도그형식과형태만으로도‘개념미술’을느끼게해준다.지은이는개념미술에대해이렇게말한다.“나에게개념미술이란아이디어가가장중요하고물질적형식은부차적이고,싸고,가볍고,가식이없거나,‘비물질화’된작품을의미한다.”(8쪽)이책역시‘제목’이라는고정관념을부차적인것으로밀치고,가식없이아이디어를밀어붙이고있는‘작품’인셈이다.

가장객관적면서가장개인적인연대기

이책의성격을설명하려할때지은이에대한설명을빼놓아서는안된다.루시리파드는직접작품을발표했던작가는아니지만,이시기에가장활발히활동하며개념미술의최전선에서수많은일들을경험했던비평가혹은증인이기때문이다.지은이는머리말에서이렇게말한다.“개념미술이무엇인지또는무엇이었는지,누가시작했는지,누가무엇을했고,어떤목표와철학,정치적의미가있었는지,또는무엇이될수있었을지에대해많은논쟁이있어왔다.나는거기에있었으나내기억을믿지않는다.다른사람들의기억도믿지않는다.그리고거기에있지도않았던사람들의권위적인개관은더욱믿지못한다.따라서뒤늦게깨닫는바에서얻는이점이있음에도불구하고,내가지금알고있는것보다그당시에더많이알고있었기때문에여기에서나자신을많이인용할것이다.”(8쪽)
힙합식으로말하자면,어마어마한‘스웩’이다.하지만본문에담긴저자주석과인터뷰등을읽다보면이것이허세만은아님을금세알아챌수있다.비평가이자큐레이터로서현장에서직접흐름을느끼고작가와그작품에대해숙고한후에야나올수있는그러한주관적인언급들이개념미술과그작가에관한독자의이해를돕는데큰역할을한다.6년간의개념미술사를정리한참고문헌이라는가장객관적인형식안에가장개인적인기록을함께담은이묵직한연대기는,그러므로그자체로하나의개념미술작품이라할만하다.

물구나무를서서미술을바라보기

뒤샹의변기외에우리에게익숙한개념미술사례라면1960년백남준이공연중에현대음악가존케이지의넥타이를자른퍼포먼스가있다.이책에도꽤독특한이야기들이종종등장한다.도서관에서책을대출해여러사람이한장씩찢어씹은후그종이들을모아발효시키는가하면(58쪽,존래섬,<예술과문화>),날마다자신이만난사람과간곳을기록해작품으로발표하고(113쪽,온가와라),물구나무서기가작품이되고(144쪽,로버트킨몬트),무작위로사람을택해미행하고(225쪽,비토아콘치,<미행작업>),대통령에게‘당신이죽인것을먹으’라고편지를보낸다(424쪽,게릴라아트액션그룹).
이런내용들을읽다보면독자로서는자연스럽게예술의본질에대해생각할수밖에없다.‘이런것이예술이라고?’그러나이책에괴짜들의기행만이담긴것은아니다.심지어그런기행에도목적이있다.특히작가들의인터뷰와대담에서는형태와주류적인매체,물질,원본성등다양한것들에반기를들고물구나무를서서보려는예술가들의고민을파편적으로나마읽을수있다.물론‘개념미술이무엇인가’
지은이는후기에서‘작가들이자신의능력과재정적인수단이상의구조적인기술과씨름하는대신자신의상상력속에서기술적인개념을다루는게가능해졌지만,대부분의경우작가들은보통자의적으로미술이라는구역안에갇혀있다’고아쉬움을토로한다.아마도이것이개념미술,혹은예술이오랜시간동안추구해온새로움일것이다.그리고이책이처음출간된때로부터50년이지난오늘날우리는이독특하고놀라운사건들의목록을다시읽고개념미술의태동과여러활동,그이유와배경을확인함으로써다시식상해진예술에서벗어날수있는단초를얻을수있을것이다.

책속에서

“상상해(Imagine)”보라고존레넌이역설했다.그리고로버트스미스슨의표현처럼“문화적감금상태”에서탈출하려는,1960년대를연신성불가침의상아탑과영웅적,가부장주의적신화에서탈출하려는가장따분한시도에서조차그핵심에상상의힘이있다.개념미술작가들은오브제에서해방되어상상력을자유롭게퍼뜨릴수있었다.―7쪽

개념미술이무엇인지또는무엇이었는지,누가시작했는지,누가무엇을했고,어떤목표와철학,정치적의미가있었는지,또는무엇이될수있었을지에대해많은논쟁이있어왔다.나는거기에있었으나내기억을믿지않는다.다른사람들의기억도믿지않는다.그리고거기에있지도않았던사람들의권위적인개관은더욱믿지못한다.따라서뒤늦게깨닫는바에서얻는이점이있음에도불구하고,내가지금알고있는것보다그당시에더많이알고있었기때문에여기에서나자신을많이인용할것이다.―8쪽

나는책에관심이그다지많지는않지만,독특한종류의출판물에관심이있다.(…)무엇보다내가사용하는사진은어떤면에서도‘예술인척’하지않는다.나는미술로서사진은끝났다고본다.―52쪽

세라는작품을만들러가지않았다.르윗과디베츠의작품은목공술이좋지않았고날씨조건때문에완성되지못했다.하이저의작품은시애틀과밴쿠버양쪽에서엄청난시간이들었지만결코완성할수가없었다.돌이켜보면,내가작품하나를만드는데들어가는노력을얼마나단순하게여겼는지를생각해볼때,우리가그만큼이라도했다는것이놀랍다.전반적으로,내가미치지않고서야그경험을다시하지않겠지만,나로서는관련예술에대해그이전2년동안주고받았던모든말보다도더욱훌륭한교육이었다.―214쪽

내가구두커뮤니케이션에대해중요하다고느낀점은누군가애착을가지고어떤것을만들때,또그것을예술이라고부르고싶어하면,그것을예술이라고불러야만한다는것이다.어떤것을어떤것이라고부르기위해우리는그것을말하거나인쇄하거나,농아라면수어를해야한다.이것이세가지대안이다.―334쪽

1.고양이가중심점역할을한다.2.나는고양이를에워싸는원둘레를그리며고양이주변을걸어다닌다.3.고양이가움직이며도망가려고할때나의움직임을바꾼다.나의목표는고양이를원안으로에워싸는것이다.―지점으로서의퍼포먼스(이퍼포먼스는고양이가지점에서벗어나는것을막으며‘그지점을벗어나지않게하는’일이다).―퍼포먼스의목적은정점(움직이지않는고양이)을만드는것이다.소강상태.마법에걸린원.최면으로서의퍼포먼스.―41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