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고고학이란 무엇인가?

미디어고고학이란 무엇인가?

$28.00
Description
과거 미디어의 잔해에서 오늘의 기술을 비추는 사유의 방법론.
망각된 기계와 아이디어들을 발굴해, 현재의 미디어 풍경을 다시 쓰다
『미디어고고학이란 무엇인가?』는 미디어 이론, 영화 연구, 예술사, 과학기술사, 디지털 문화 연구를 가로지르며, 우리가 당연하게 여겨온 ‘미디어의 역사’를 다른 방식으로 다시 쓰자고 제안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선형적 역사 발전을 전제로 하는 진보 서사가 아니라, 현재로부터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면서 잊힌 장치, 사라진 형식, 주변적인 기술, 실패한 발명품, 기이한 상상을 다시 읽는 일이다. 디지털 문화의 조건을 더 깊이 이해하려면, 오늘날의 플랫폼, 소프트웨어, 알고리듬, 감각 경험을 과거의 미디어 형식들과 연결해 읽어야 한다. 이 책은 오디오비주얼 문화와 정동, 상상적 미디어, 신유물론, 소프트웨어 문화, (디지털) 아카이브, 예술적 실천까지 폭넓게 다루면서, 미디어가 단지 전달 수단이 아니라 세계를 감각하고 조직하는 방식 자체임을 보여준다.
저자

유시파리카

JussiParikka
핀란드의저명한미디어이론가로,덴마크아르후스대학교의디지털미학및문화학교수로재직중이며,윈체스터예술대학(사우샘프턴대학)의기술문화및미학객원교수,프라하공연예술아카데미의FAMU객원교수로도활동하고있다.
주요저작으로는『미디어고고학이란무엇인가?』(2012)외에도,『미디어의지질학』과더불어미디어생태학3부작에속하는『디지털오염』(2007),『곤충미디어』(2010)가있다.또한에르키후타모와함께선집『미디어고고학』(2011)을공동으로엮었다.

목차

한국어판서문
감사의말

1.서론:오래됨과새로움의지도제작법
2.감각의미디어고고학:오디오비주얼,정동,알고리듬
3.상상적미디어:기이한사물들의지도그리기
4.미디어이론과신유물론
5.소음과사고의지도그리기
6.아카이브역학:소프트웨어문화와디지털유산
7.미디어고고학실천하기:재매개를위한창의적방법
6.결론:디지털문화에서의미디어고고학

[해제]미디어고고학으로의초대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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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새로운것의고고학:디지털시대를과거의잔해로읽는방법
『미디어고고학이란무엇인가?』가가장먼저제안하는것은,디지털문화를이해하는방법자체를바꾸는일이다.오늘날디지털기술은흔히혁신과속도,미래의언어로설명되지만,파리카는이런현재주의적관점만으로는미디어를제대로파악할수없다고본다.그에게중요한것은새로운기술이‘언제등장했는가’가아니라,그것이어떤오래된장치,망각된매체형식,실현되지못한기술적상상력과연결되어있는가이다.다시말해,미디어고고학은현재를설명하기위해과거를참고하는보조적역사서술이아니라,현재자체를해명하기위한핵심적인방법론이다.
이점에서미디어고고학은어떤기술의‘기원’이나‘최초’를찾아올라가는일이아니라,현재의미디어환경안에겹쳐져있는이질적시간층과비동시적요소들을추적하는작업이다.그래서과거의미디어는지나간유물이아니라,여전히현재안에서반복되고변주되는구조적잔여물로읽힌다.파리카가낡은장치나주변부적기술형식,실패한발명품에주목하는이유도여기에있다.그것들은사라진것이아니라,오늘날의디지털조건을형성하는보이지않는전제들이기때문이다.이책은결국디지털문화는미래를향해일직선으로돌진하기보다는,수많은과거의매체적시간이중첩되어형성된복합적장이라는인식을제공한다.바로그점에서이책은미디어연구를‘최신기술의분석’에서‘현재를구성하는시간의지층읽기’로전환시킨다.

감각의기술들:미디어를기계가아니라지각의조건으로읽기
『미디어고고학이란무엇인가?』는미디어를단순한전달수단으로보는통념을넘어서,그것을감각과지각의조건으로다시정의한다.파리카에게미디어는정보를실어나르는중립적채널이아니다.오히려미디어는우리가무엇을보고,어떻게듣고,어떤방식으로기억하고,어떤속도로반응하는지를조직하는기술적환경이다.따라서미디어의문제는단지장치의기능이나효율성의문제가아니라,인간경험이어떤형식으로매개되고구조화되는가와직결되어있는문제다.
이러한문제[의식은미디어연구를내용분석이나기술사서술에머무르지않게만든다.파리카는미디어의물질성,저장형식,인터페이스,반복과순환,정동과감각구조같은요소들을함께다루면서,미디어가단순한도구가아니라하나의지각적배치라는점을강조한다.이때미디어는바깥에놓인사물이아니라,인간과세계의관계가맺어지는조건자체가된다.예컨대어떤장치의등장은단순히새로운기능을추가하는것이아니라,시간의경험,이미지소비의방식,기억체계,주의력의구조를함께변형시킨다.그러므로미디어의변화는곧감각의변화이며,이는다시사회적·문화적경험의재편으로이어진다.이책이흥미로운이유도,미디어를기술적장치의계열로설명하는대신,감각과지각의배치라는층위에서사유하게만든다는데있다.

잔해와유령의매체들:실패한기술,상상적장치,폐기된미래의귀환
파리카가비판하는또하나의핵심은기술사를지배해온진보서사다.일반적으로기술의역사는더발전된장치가덜발전된장치를대체해온성공의연속처럼설명된다.그러나미디어고고학은이런선형적서사를해체한다.미디어고고학에서기술의역사는성공한것들의계보만으로이루어지지않으며,오히려실패한발명,버려진장치,상상적미디어,실현되지못한실험들이야말로현재를비판적으로이해할수있게만드는중요한단서가된다.
파리카가보여주는미디어고고학은바로이지점에서복고주의와구별된다.과거의낡고기이한장치들은단순한호기심의대상이아니라,현재의기술이얼마나역사적으로선택된결과물인지를드러내는비판적렌즈가되기때문이다.그것은과거를미화하거나향수의대상으로소비하는것이아니다.오히려과거의잔해로현재를낯설게만들고,지금의기술질서를유일한결과가아니라하나의역사적구성물로다시보게하는작업이다.이런맥락에서이책은훗날파리카가『미디어의지질학』이나‘좀비미디어’개념으로더밀고나가게될문제의식을이미예고하고있다.곧미디어는탄생과발전의역사만이아니라,폐기와소멸,유령같은귀환의역사이기도하다는통찰이다.과거의실패한매체는완전히죽지않는다.그것은다른기술속에서변형되어되살아나거나,현재의기술이놓치고있는가능성을비추는거울로남는다.이점에서미디어고고학은과거를수집하는작업이아니라,잔해를통해현재를해체하는비판적실천이다.

소음,간섭,차단:‘비소통’의관점에서다시쓰는미디어의역사
유시파리카가이책에서미디어고고학에흥미롭게접근하고있는것중의또하나는미디어를‘소통’이아니라‘비소통’의관점에서읽는방식이다.일반적으로미디어연구는정보가얼마나효율적으로전달되는가,연결이얼마나원활하게이루어지는가를중심으로전개되어왔다.그러나파리카는오히려그반대편에있는현상들-소음,간섭,차단,오작동,스팸,실패한신호-을통해미디어의역사를다시써야한다고제안한다.미디어의본질이완벽한전달에있는것이아니라,바로그런불안정성과마찰의조건속에서드러나기때문이다.이관점에서소음은제거되어야할기술적오류가아니라,시스템의구조와한계를가시화하는분석적단서가된다.
미디어고고학에서소음은단순히공학적문제가아니다.어떤정보가유의미한신호로간주되고,어떤말이잡음으로밀려나는가하는질문은곧권력의문제이기도하다.무엇이소통으로승인되고,무엇이차단되거나삭제되는지를살피는일은미디어환경이작동하는정치적질서를드러낸다.따라서소음은미디어의주변부가아니다.그것은미디어시스템의구성원리를드러내는핵심범주다.『미디어고고학이란무엇인가?』는바로이비소통의관점에서미디어를단순한전달의기술이아니라선택과배제,연결과차단이교차하는역사적장으로다시보게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