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도라는 섬 : 디아스포라와 기억의 시학
저자

권준희,김연희,안혜경,윤여일,이솔,임흥순,히비노민용

저자:권준희
캘리포니아주립대학교새크라멘토아시안학과교수다.듀크대학교에서문화인류학박사학위를받았다.동북아시아변경지역,냉전개발주의,디아스포라와이주,생태정치를주제로연구하고가르친다.책『BorderlandDreams:TheTransnationalLivesofKoreanChineseWorkers』(2023)로2024년미국동아시아인류학회(SEAA)에서프랜시스L.K.쉬저술상(FrancisL.K.HsuBookPrize)을수상했다.이책은『이주,경계,꿈:조선족이주자의떠남과머뭄,교차하는열망에관하여』라는제목으로번역출간되었다.현재재일동포가고향에보낸감귤묘목과국가주도의냉전발전주의가결합하며제주의농업,생태,경제,그리고삶의조건을재구성한과정을중심으로,감귤나무의사회사를다루는두번째책을집필하고있다.

저자:김연희
김연희는정치학자,활동가이자예술가이다.시민사회참여와평화운동경험을바탕으로,특히동아시아의전후분단상황속에서미학이정치사상과교육학적페다고지에서어떤역할을하는지를연구한다.현재남북관계의맥락에서‘소외된노동’이식민성,전쟁,안보,외교에관한담론을어떻게매개하는지탐구하는단행본『소외된매개:한국분단의정치와미학(EstrangedMediations:ThePoliticsandAestheticsofKoreanDivision)』을집필중이다.

저자:안혜경
일상과사회적이슈를예술과문화로소통하고자전시공간아트스페이스.씨(Artspace.C)를2006년제주시노형동에개관했고2012년구도심인중앙로로이전해현재까지느슨하게전시를기획하고있다.느닷없이영화관람,음악공연,강연등의특별프로그램을만들기도한다.www.artspacec.com

저자:윤여일
제주대학교공동자원과지속가능사회연구센터학술연구교수로제주에서지냈으며,현재는경상국립대학교사회학과교수로진주에서강의하고있다.『피뢰침과스며듦』,『모든현재의시작,1990년대』,『물음을위한물음』,『광장이되는시간』을썼다.

저자:이솔
이솔은뉴욕주립대학스토니브룩캠퍼스의미술사학과부교수로,근현대아시아미술,탈식민시각문화,사회참여적예술을중심으로연구한다.첫저서『TheMinjungArtMovement:DecolonizationandDemocracyinSouthKorea』(2016)는1970?80년대한국에서전개된민중미술운동을탈식민과민주주의의관점에서역사화한연구이다.현재집필중인저서『SeaweedasMethod』는해조류를둘러싼전지구적시각문화를생태적사유,탈식민담론,그리고원주민존재론·인식론이교차하는지점에서탐구한다.

저자:임흥순
서울과제주를오가며활동하는미술가이자영화감독이다.주요개인전으로는2015년미국뉴욕MoMAPS1에서열린《환생》,2017년국립현대미술관현대차시리즈작가로선정되어개최한《우리를갈라놓는것들》,2019년더페이지갤러리에서열린《고스트가이드》,2022년서울시립북서울미술관에서열린2022타이틀매치:임흥순vs.오메르파스트《컷!》,2023년제주4·3평화기념관에서열린《기억샤워바다》등이있다.1998년<이천가는길>을시작으로비디오다이어리형식의영상을비롯해사진,설치,공공미술등다양한매체를넘나드는작업과프로젝트를진행해왔다.특히<추억록>(2003),<형제봉가는길>(2018),<교환일기>(2015?,모모세아야와공동연출),<파도>(2022)등을통해다큐멘터리,실험영화,퍼포먼스를아우르는멀티채널영상작업을이어오고있다.첫장편영화〈비념〉(2012)을시작으로현재까지총아홉편의장편영화를연출했으며,이가운데다섯편이극장에개봉되었다.그의작품은국내주요미술관을비롯해프랑스파리퐁피두센터,미국로스앤젤레스카운티미술관,카네기미술관,노르웨이스타방에르미술관,아랍에미리트샤르자아트파운데이션등해외여러기관에소장되어있다.2015년베니스비엔날레에서한국인최초로은사자상을수상했으며,현재가천대학교미술·디자인학부회화과조교수로재직중이다.

저자:히비노민용
요코하마미술관학예사로재직하고있다.일제강점기한반도에서개최된《조선미술전람회》에참여한일본인화가들에관한학위논문을집필했으며,게이오기주쿠대학대학원미학미술사학전공석사과정을수료했다.2010-2011년서울대학교대학원인문대학고고미술사학과에서교환유학생으로수학했다.국립신미술관재직당시주요담당전시로《아티스트파일2015》(2015~16)이있으며,2025년12월에는요코하마미술관과국립현대미술관의공동주최전시《いつもとなりにいるから日本と韓?、ア?トの80年|로드무비:1945년이후한·일미술》을기획했다.

목차

애도라는섬/임흥순

유골편지/임흥순

군도적만남:〈바다〉가그리는재일정체성,디아스포라적소속감,관계적존재론/김연희

관객과의대화/임흥순

평범한자이니치(在日)인나/히비노민용

미술하는사람입니다/임흥순

멀리서떠나는사람들/권준희

심방과의대화/임흥순

제주에서다르게살아가는여성들의바다/윤여일

제주국제공항/임흥순

디아스포라에서바다의몸으로/이솔

메모리얼샤워프로젝트

옷으로연결된기억의바다/안혜경

《기억샤워바다》전시장풍경

출판사 서평

애도를공동의실천으로바꾸는작업:유품에서공공예술로

『애도라는섬』은한개인의죽음이후남겨진유품이어떻게공동의기억과감각을조직하는공공예술의매개가될수있을까하는질문에서촉발되었다.임흥순작가의‘메모리얼샤워’프로젝트는2017년타계한김동일의유품에서시작되지만,그유품은단지한사람의삶을보존하는사적인흔적에머물지않는다.전시와상영회,워크숍,장편영화,게임등다양한형식으로번역되어진행된이프로젝트는죽은자의흔적을현재의공동체가다시감각하고나누는장으로확장된다.이책은바로이전환의과정을세밀하게보여준다.여기서애도는개인의내면적정서에머물지않고,유품이라는물질적흔적으로타인과관계를맺고기억을나누는공적인실천으로재구성된다.임흥순의글에서김동일의옷은“역사세례”이자“기억내림”으로자신에게전달된무엇이며(12쪽),따라서그것을감당하는일은곧공동의짐을나누는일이된다.전시장에서옷은만지고냄새맡을수있는감각적매개가되고,워크숍에서는다시다른사람들의몸으로건너가며,영화속에서는상실과위로를담은시적인물질로변한다.이처럼『애도라는섬』은애도를회고의언어로만붙잡지않고,유품과몸,전시와나눔,기억과공동체를다시연결하는사회적형식으로제안한다.애도의공공성은바로그자리,곧상실이다시관계와나눔의형식으로전환되는자리에서발생하는것일지도모른다.

바다가여는관계의정치학:군도적상상력과디아스포라의기억

김동일의삶은제주4·3의역사와재일의삶이결코분리될수없음을보여주는하나의결절점이다.제주4·3당시연락책으로활동했고,이후일본으로건너가재일의삶을산김동일의경험은이책전체를관통하는기억의축이다.이책에실린필자들의글은이축을따라가며,재일정체성,디아스포라적소속감,여성들의저항,바다를둘러싼환경과생태문제를함께사유한다.바다는떠남과귀환,이산과소속,죽은자와산자,제주와일본,과거와현재를잇는관계적공간으로작동한다.김연희는〈바다〉를통해재일정체성과디아스포라적소속감,관계적존재론을읽어내고,권준희는멀리서떠나는사람들의존재방식을,윤여일은제주에서다르게살아가는여성들의바다를,이솔은디아스포라와바다의몸을,히비노민용은평범한자이니치의삶을통해이문제를각기다른각도에서살펴본다.이렇게각글은서로다른입장을취하지만,공통적으로바다를경계와이동,차별과연대,기억과생존의장소로다시읽어낸다.그결과제주4·3과재일의역사는분리된사건이아니라,군도적상상력속에서서로울리고이어지는기억의장으로나타난다.그래서『애도라는섬』은디아스포라를단순한이주의경험이나정체성정치의문제로만다루지않는다.중요한것은경계너머의관계를어떻게다시상상할수있는가하는물음이다.이책에서바다가,상실된장소를대신하는은유가아니라서로다른삶들을연결하고흔드는정치적·시학적장이되는것도그때문이리라.임흥순작가의프로젝트도그렇거니와,이책도바다를매개로해,기억이고정된장소의보존이아니라끊임없이이동하고관계맺는형식이라는사실을보여준다.

기록을넘어살아움직이는기억으로:전시,워크숍,영화가함께만드는아카이브

『애도라는섬』은형식상으로는프로젝트를기록한책이지만,실제로는기억을어떻게살아움직이게할것인가를탐구하는책에가깝다.작가노트와드로잉,연구자와큐레이터의원고,프로젝트타임라인,전시《기억샤워바다》의도판등글과자료를함께엮은하나의확장된아카이브라고할수있다.이책에서아카이브는과거를보존하는저장소가아니다.전시와워크숍,상영과대화,영화와게임은끊임없이다른방식으로재가동되는기억의장이된다.특히‘고치글라RunWithMe’워크숍에서김동일의옷이사람들의몸으로다시건네지고,전시와영화속에서다시새로운장면을만들어내는과정은,기억이어떻게기록을넘어현재의관계속에서되살아나는지를잘보여준다.그렇기에『애도라는섬』은단순한기록집이아니라,기억을살아있는형태로남기기위한공공예술의방법론을탐구한책으로도읽을수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