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간 역사의 그늘 아래 묻혔던 묵자를 되살리다!”
_ 권력에 정면 대항했던 대사상가 묵자의 생애와 사상을 다룬 빛나는 전기!
묵자(墨子)는 춘추전국 시대 제자백가의 한 학파인 묵가(墨家)의 창시자다. 현재까지의 연구 결과로 볼 때 묵자는 하층민 출신으로 수공업에 종사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묵자의 생몰연도나 출신지, 이름마저도 정확히 알려진 바는 없다. 다른 제자백가가 남긴 사료를 통해 추측을 해볼 뿐이다. 그러나 그의 사상이 가진 힘은 오늘날까지 이어져 후대 학자들의 깊은 존경을 받고 있다. 중국 근현대를 대표하는 사상가 량치차오(梁啓超)는 “묵자는 큰 마르크스이자, 작은 예수다”라는 평가를 남겼고, 루쉰(魯迅)은 “오늘날 청년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실천이지 말이 아니다. 그 실천이 묵자”라고 말하며 묵가 사상의 중요성을 설파했다. 사상적으로 대척점에 있었던 맹자마저 “묵가는 머리끝부터 발뒤꿈치까지 모두 닳아 없어진다 해도 천하를 이롭게 한다면 기꺼이 한다”고 평가했다.
또한 한비자는 “세상의 가장 유명한 학문은 유가와 묵가다”라고 언급해 당시 묵가의 위세가 유가에 못지않았음을 증언했다. 그러나 유가와 쌍벽을 이룰 정도로 위세가 막강했던 묵자와 묵가 사상은 무려 2000년간이나 철저하게 역사의 그늘 속에 가려 있었다. 묵자가 평등과 평화를 주장했던 진보 사상가였기 때문이다. 묵자는 차별적이고 전쟁으로 들끓는 사회를 평화롭고 모두가 평등하게 대우받는 공동체 사회로 개혁하기 위해 노력했고, 백성의 삶을 갉아먹는 지배문화와 착취제도를 개혁하고자 권력에 정면 도전했다. 위정자들의 논리로 활용되던 유가(儒家)와 대척점에 선 까닭에, 묵가는 한나라 이후 학파의 명칭만 유지했을 뿐 묵자의 행적과 묵가 사상은 거의 흔적을 찾을 수 없게 되었다.
아는 것에 머물지 않고, 반드시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고 주장했던 묵자는 철학부터 경제학, 군사학, 과학에 이르기까지 다방면에 걸쳐 업적을 남겼다. 특히 묵자가 창립한 묵변 논리학은 아리스토텔레스의 형식논리학, 고대 인도의 인명학(因明學)과 함께 세계 삼대 논리학파로 인정받고 있다. 또한 수학과 물리학, 천문학, 광학 등에서도 놀라울 만한 발자취를 남겼다. 청대 학자 후스(胡適)는 잊혔던 묵가를 되살리면서 “묵적은 중국에서 출현한 가장 위대한 인물이자 위대한 과학자, 논리학자, 철학자이다”(23쪽)라고 평하며 존경심을 표했다.
현대에 이르러 중국을 비롯해 우리나라에서도 묵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중국에서는 세계 최초로 자체 개발한 양자위성에 ‘모쯔’, 즉 묵자라는 이름을 붙였다. 그 이유에 대해 양자위성 프로젝트를 주도한 판젠웨이(潘建偉) 중국 과학기술대 교수는 이렇게 답했다. “묵자는 중국의 과학자다. 과학 선현의 이름을 딴 것은 존경의 의미를 담고 있을 뿐 아니라 중국 문화에 대한 자신감을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일본에서는 만화 『묵공』이 출간되었고, 이를 원작으로 중국에서 영화 〈묵공〉이 제작돼 호평을 받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도 1970년대부터 신영복 선생이나 문익환 목사, 기세춘 선생 등을 통해 묵가 사상이 지속적으로 알려졌지만, 대중적으로 크게 확산되진 못했다. 묵자의 진보적 사상이 낯설었던 탓도 있고, 주류 사상이 아닌 까닭에 다른 제자백가에 비해 국내 학자들의 연구와 저술이 활발하게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한 『묵자』가 다른 책보다 난해해 정확한 고증을 통해 대중에게 전달하기 어려운 책이었던 탓도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EBS에서 〈묵자, 정의 없는 세상에 분노할 때〉 등의 다큐멘터리가 방영돼 화제가 되고, 각종 매체에서 묵자의 사상을 인용하는 등 묵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저자 천웨이런은 중국에서 명성을 떨치고 있는 뛰어난 문학가로서, 묵자를 정확하게 고증해 좀더 많은 사람이 묵자를 접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이 책을 저술했다. ‘사실에 입각하되 생동감 있게 서술한다’는 집필 방침을 세우고 80여 권이 넘는 동서양의 ‘문사철(文史哲)’ 고전과 명언을 비롯해,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는 신화와 전설, 속담, 소설, 산문, 연극, 영화, 대중가요 등을 망라해 이 책에 담았다. 아울러 근현대 중국의 대사상가인 손이양을 비롯해 후스, 량치차오, 궈모뤄, 왕중 등 내로라하는 학자들의 평가와 연구를 비교 분석해 수록함으로써 균형감 있게 묵자를 조망하고 있다.
“묵자에 대한 가장 충실한 안내서!”
묵자의 출생부터 사상까지, 묵자를 가장 정확하게 제시하는 책!
묵가 사상의 가장 큰 특징은 이론과 실천을 철저히 병행했다는 점이다. 묵가는 가치 기준을 모두 국가와 백성의 이익에 두었다. 그들은 ‘천하의 이로움’을 실천하기 위해 자신의 생사조차 돌보지 않았고, 당시 기득권이 백성을 착취해 사치와 방종을 일삼는다고 비판했으며, 근검절약을 강조하는 절용(節用)을 생활신조로 백성과 어울려 일하고 생활했다. 이런 이유로 묵자는 ‘짚신의 철학자’로 불리기도 한다. ‘짚신’은 ‘가죽신’과 대비되어 묵자 및 묵가의 출신과 생활신조를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고, ‘신발’이라는 점에서 실천을 강조한 사상가임을 드러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저자는 묵자를 되살리려는 자신의 노력을 ‘역사의 바닷가에 방치된 짚신을 인양하는 작업’이라고 비유했다.
이 책의 번역자인 묵명(墨溟) 윤무학 선생은 「묵가의 논리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이후 꾸준히 묵자를 연구해온, 국내에서 손꼽히는 묵자 전문가다. 묵자에 대한 전문 연구서는 물론 대중서까지 꾸준히 집필하고 번역해온 덕에 묵자의 생애와 사상 전반을 다룬 이 책을 읽기 쉬운 문체로 번역해냈다. 깔끔하고 쉬운 해설에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한 상세한 설명까지 더해져 있어, 묵자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이 책에 대해 윤무학 선생은 옮긴이 서문에서 이렇게 평가한다. “저자의 박학다식함에 감탄을 금할 수 없다.” “이 책으로서 묵자의 ‘짚신 인양’ 작업은 이미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묵자 개인과 묵가 사상의 특성을 생동감 있고 성공적으로 그려냈다.”
『묵자기 필요한 시간』에서는 묵자의 성명과 출생 배경에서 시작해 그의 생애와 사상적 특성을 3부 29개 주제로 나누어 소개한다. 천웨이런은 역사적 흐름 속에서 개인과 시대의 특성을 아울러 고려하는 서술방법을 통해 묵자의 사상과 실천을 한층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저자가 묵자의 사상과 실천에 대해서 전적으로 긍정하거나 부정하지 않는 객관적 태도를 끝까지 유지한다는 점이다. 묵가 사상에 대한 후대 사상가들의 옹호와 비판을 함께 다룸으로써, 묵자에 대한 균형 잡힌 시각을 제시하고자 노력한다. 이 책을 통해 독자는 묵자가 어떤 사람인지, 묵가는 어떤 집단인지, 그들이 등장한 역사적 배경과 맥락, 후대의 분열과 변질, 중국 사상사에서 차지하는 의미가 무엇인지까지 세세하게 살펴볼 수 있다.
〈제1부 묵자에 관한 여러 논쟁과 공격〉에서는 묵자가 과연 어떤 인물인지를 파헤친다. 춘추전국시대에 묵자의 가르침은 사회에 큰 영향을 미쳤으며, 명성은 공자만큼 드높았다. 그러나 묵자의 생애와 활동을 전한 전기나 사료는 전해지지 않아 수수께끼 속 인물로 남아 있다. 그의 성이 정말 묵(墨)이었는지도 이견이 있다. 묵자가 죄를 짓고 묵형(墨刑, 이마에 죄목을 새긴 문신형)을 당한 인물이어서 ‘묵’이라 했다는 설도 있다. 학계에서 가장 신뢰하는 묵자의 생몰연대는 량치차오가 추정한 기원전 463~385년 사이로, 공자 이후 맹자 이전에 태어났다고 본다. 묵자의 출신에 대해서도 명확하게 밝혀진 바가 없다. 『사기』나 『한서』에서는 묵자를 송나라 대부라 주장하지만, 『여씨춘추』에는 “그가 노나라에 머물며 사각(史角)의 후예에게 학문을 배웠다”는 기록도 있다. 『묵자』에 따르면 동시대인들은 묵자의 행동을 “천인들이 하는 짓”이라 했고, 묵자 스스로도 천인을 자처했다. 그렇다면 묵자는 생산직이었던 중하위 계급 기술자나 노동자 출신이었을 수도 있다.
〈제2부 ‘인간다움’을 지키고자 노력한 묵자의 발자취〉에서는 본격적으로 묵자의 사상에 대해 상세히 다룬다. 묵자의 핵심 사상은 『묵자』의 10대 편명에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겸애」(兼愛, 평등한 사랑), 「비공」(非攻, 침략 전쟁 비판), 「상현」(尙賢, 현명한 자를 높임), 「상동」(尙同, 위로의 통일), 「절용」(節用, 쓰임의 절약), 「절장」(節葬, 장례의 절약), 「비악」(非樂, 음악 비판), 「천지」(天志, 하느님의 뜻), 「명귀」(明鬼, 귀신의 증명), 「비명」(非命, 운명론 비판)이다. 이 책에서는 묵가의 10대 주제에 대해 다음과 같이 명쾌하게 설명한다.
『묵자』의 다양한 사상은 모두 ‘겸애’를 둘러싸고 전개되었다. 겸애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여러 가지 보장 체계가 갖춰져야 한다. 우선 정치상의 보장 체계는 바로 현인 정치로, 현인을 추천하여 국가를 다스리는 데 임용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겸애’를 실현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에 「상현」을 지었다. 군사상의 보장 체계 역시 필요한데, 만일 대국이 소국을 침략하고 강국이 약국을 능멸하기만 하면 어떻게 겸애라고 할 수 있겠는가? 겸애는 평화로운 사회 환경을 기반으로 해야 하므로 「비공」을 지었다. 경제상의 보장 체계도 당연히 필요하다. 부국이든 빈국이든 경제발전과 절약을 중시하지 않으면 일부 사람의 생활은 나아질지 몰라도 나머지 사람은 먹고 입는 것이 부족해진다. 따라서 반드시 사치를 경계해야 하므로 「절장」 「비악」 「절용」 등을 지었다. 또 심리상의 보장 체계도 필요하다. 묵자가 겸애를 주장하지만 많은 사람이 여전히 사랑을 받지 못하고 사회 하층에서 억압을 받았다. 이런 사람들은 장기간 “부유할 운명이면 부유하고 가난할 운명이면 가난하며” “장수할 운명이면 장수하고 요절할 운명이면 요절하며” “비록 열심히 일하더라도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 등의 사상적 속박을 받아 감히 자신의 운명을 주재할 엄두를 내지 못했으므로 「비명」을 지었다. 사상관념상의 보장 체계 또한 필요하다. 묵자가 겸애를 극력 주장하더라도 일부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