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눈앞의 현실 (엇갈리고 교차하는 인간의욕망과 배반에 대하여)

역사, 눈앞의 현실 (엇갈리고 교차하는 인간의욕망과 배반에 대하여)

$30.00
Description
역사라는 거대한 소용돌이 속에서 인간은 도대체 무엇을 생각할까? 또 무엇을 생각할 수 있을까?
『역사, 눈앞의 현실』은 타이완 최고의 문화비평가이자 전방위학자로 인정받고 있는 탕누어가 춘추시대의 역사서인 《좌전(左傳)》을 재해석한 작품이다. 《좌전》에 기록된 자산의 행동이나 가치관 등에 관한 다양한 사례들은 국가 간의 외교에서부터 세제, 형법의 제정에서 민간을 향한 복지제도에 이르기까지, 국가를 운영하는 모든 정밀한 기교와 사유를 보여준다. 저자는 이 책에서 《좌전》에 담긴 세계상과 문화, 국가의 흥망성쇠와 개인의 욕망 등에 얽힌 역사적 사례를 재연하고 해체하여 이제껏 그 누구도 생각지 못했던 새로운 의미를 부여한다. 저자가 문학가로서 전개한 고전에 대한 자유로운 해석은 대담하고 혁신적인 발상이며, 사고의 전환이란 무엇인지를 우리에게 여실히 보여준다.
저자

탕누어

탕누어唐諾
1958년타이완이란(宜蘭)에서태어났다.타이완대학(臺灣大學)역사학과를졸업했으며,현재타이완최고의문화비평가이자전방위학자로인정받고있다.‘대만의프랑수와사강’으로불리는유명소설가주텐신(朱天心)의남편이기도한그는,매일아침아홉시에집을나와인근카페에들어가커피향기속에서책읽기와글쓰기로하루를보낸다.탕누어는만년필을이용해직접원고지에글을쓴다.이책『역사,눈앞의현실』은매일8000자를쓰고,그중300자만을남기는그의독특한집필방식에의해탄생한책이기도하다.그는세계의모든사물과현상,이름과사조를독서와연관시켜사유함으로써새로운인문학적콘텐츠를만들어내고있다.저서로는『끝(盡頭)』『세간의이름(世間的名字)』『독자시대(讀者時代)』『독서이야기(閱讀的時代)』(한국어판『마르케스의서재에서』)『문자이야기(文字的故事)』(한국어판『한자의탄생』)등이있다.

목차

서문적어도먼저그걸진실이라믿자

제1장왜자산인가
스러져가는작은나라에서태어나다/너무정확했기때문에그감각이아주준엄했다/더이상작은나라가존재하지않는세계/어떻게세계로진입해야할지모른다/개인에서국가에이르는관용과정

제2장저자를상상하다
원래문자로기록된것이다/책과저자에관련된한가지토론/더더욱‘한사람의작품’처럼보인다/그가좌구명이라면/이미주공을잃어버린노나라/학교나도서관같은노나라/꽃으로만발하다

제3장2000년전의한가지꿈
진정으로떠나오지못한귀신세계/정확하면서도황당한예언/모두천명을경청해야하는시대/당시가장훌륭한사람들은어떻게봤을까/상아의문과소뿔의문을통과하다/정목공어머니의꿈/꿈과대낮의경계지점

제4장『좌전』에기록된근친상간사건
하희,특히신공무신/하나의근친상간공식/인간의관계를어지럽히다/일종의부적절한정욕일뿐이다/정욕만으로그칠수없다

제5장한차례의회맹,한명의군주와한명의노인
미지,불신,공포/당위적주장에서현실속진상으로다시돌아온『좌전』/회맹후그들은모두어디로갔는가/공자위에서초영왕건에이르기까지/조무,한노인의죽음

제6장아주황당한전쟁
말한필로결말이난전쟁/이오라는사람/백성과사대부의극단적인의견/전쟁은아직새로운것이아니었다/소위충돌상태/한가지정당한전쟁

제7장음악혹은악
정나라의일곱사람은도대체무슨말을했나/음악과문자가교차하는곳/『악경』도틀림없이여기에있었으리라/사실반음악적인것이었다

제8장뱃전에새긴흔적
분명하게시간을기록하다/한구절/한글자/가장두려운것은시간이다/『춘추』편찬은공자에게가장어울리지않는일이었다/가장좋은사람,가장좋은사물은여기에있지않다

옮긴이의글
공자의운명,좌씨의역사,탕누어의일기

출판사 서평

춘추시대『좌전』의세계에서지금이시대눈앞의현실에이르기까지,
2000년이라는시공을뛰어넘어펼쳐지는문사철(文史哲)의향연!

타이완3대양서상,진딩당문학도서상을수상한타이완최고의문화비평가이자전방위학자로인정받고있는탕누어의신작.『마르케스의서재에서』라는책으로국내인문독자들에게신선한지적탐험을선사한바있는탕누어가이번에는춘추시대의역사서인『좌전(左傳)』을재해석한작품으로한국독자를찾아왔다.
탕누어는이책『역사,눈앞의현실』에서『좌전』에담긴세계상과문화,국가의흥망성쇠와개인의욕망등에얽힌역사적사례를재연하고해체하여이제껏그누구도생각지못했던새로운의미를부여한다.탕누어가문학가로서전개한고전에대한자유로운해석은대담하고혁신적인발상이며,‘사고의전환’이란무엇인지를우리에게여실히보여준다.
동시에탕누어는2000여년전에벌어진역사적사건에보르헤스,휘트먼,레이먼드챈들러,한나아렌트등세계적인문학가,사상가들의사고와철학,인문학적지식을투영함으로써시간과공간을허물어지나간역사를지금눈앞의현실로이끌어낸다.이과정을통해고리타분하고딴세상일같았던먼과거의세계는21세기현재의세계와겹쳐지면서우리에게깊은사유와통찰의시간을제공한다.
“역사라는거대한소용돌이속에서인간은도대체무엇을생각할까?또무엇을생각할수있을까?”
탕누어의질문에,우리는어떻게답할것인가!

대만의인문학자이자문화평론가이자열독가인탕누어.
21세기에서2000년전춘추시대로타임워프하다!

‘사서삼경’을비롯한중국의13경중사학(史學)을대표하는텍스트인『좌전』은오늘날중국문명의뿌리가되는춘추시대의역사를파악하는데빼놓을수없는책이다.『좌전』은공자가집필한노나라의역사서인『춘추(春秋)』에후대학자가주석을붙여집필했다.일반적으로좌구명이라는인물로알려져있지만이에대한설은현재분분하다.중국사상의연원(淵源)은공자를포함한춘추전국시대의제자백가(諸子百家)라할수있는데,이제자백가를이해하는출발점이지금으로부터2000여년전춘추시대의인물및사건을가장정확하게기술해놓은바로이『좌전』인것이다.
대만국민들로부터가장존경받는지식인중한사람이자문화평론가인탕누어는이책『역사,눈앞의현실』에서『좌전』에담긴세계상과문화,국가의흥망성쇠와개인의욕망과파멸등에얽힌역사적사례를재연하고해체하여이제껏그누구도생각지못했던새로운의미를부여한다.탕누어가문학가로서전개한고전에대한자유로운해석은대담하고혁신적인발상이며,‘사고의전환’이란무엇인지를우리에게여실히보여준다.
동시에탕누어는2000여년전에벌어진역사적사건에보르헤스,휘트먼,레이먼드챈들러,한나아렌트등세계적인문학가,사상가들의사고와철학,인문학적지식을투영함으로써시간과공간을허물어지나간역사를지금눈앞의현실로이끌어낸다.탕누어에따르면,그것은단순히역사는되풀이된다는통념이아니라역사에는인류의다양한‘행위’와‘생각’이반복교차하며,그모든사유에는공통적인요소가존재하지만동시에어떤하나의요소로규정지을수도없다는것이다.그렇다면,
“역사라는거대한소용돌이속에서인간은도대체무엇을생각할까?또무엇을생각할수있을까?”
이책『역사,눈앞의현실』에서의‘눈앞’이라는건과거에살았던,지금을살고있는,그리고앞으로살아갈누군가의눈앞이다.그것은『좌전』을쓴역사가의눈앞일수도있고,탕누어의눈앞일수도있으며,이책을집어든당신의눈앞일수도있다.
이각각의시선은하나의도(道)의빛이며,그빛은역사의한지점에서막히기도하고,투과되기도한다.때론어느곳을비추기도하고때론광막한어둠속에가려져있을수도있다.역사는결국이빛들이종횡하고교차하여만들어진것이며,이교차점들을하나하나관찰함으로써우리가어느시대,어느곳에있는지비로소알게된다고,탕누어는말한다.

『좌전』속춘추시대역사에대한대담하고혁신적인해석!
탕누어의놀라운상상력과깊은성찰이탄생시킨‘문화를보는새로운힘!’

탕누어가이책『역사,눈앞의현실』에서첫번째로다루는대상은바로자산이라는인물이다.『좌전』은춘추시대중소국가중하나인노나라의242년역사를담고있다.그럼에도불구하고이『좌전』에서가장빈번하게등장하고,인품이나업적등에대해상세하게기록하고있는건정나라의집정관이었던자산이다.중국이강력한통일국가의모습을갖추기전,여러국가들이난립했던춘추시대에서외교적교섭은한나라의존멸을좌우하는중요한책무였다.어느누구도내일을예측할수없는미지의시대상황속에서자산은그어떤누구보다도‘정확하게’역사의흐름을읽어낸인물이었다.

자산은집권중후기에형서(刑書)를주조했다.정나라형법의명문(明文)을큰솥에다주조해넣어모든사람이볼수있게했다.여기에는성문법의의미가담겨있으며,‘진보성’이있는조치로봐야한다.그러나자산의이조치는당시중요한국제정치이론가였던진나라의숙향에의해매서운비판을당한다.그는명문형법규정이전체사회의근본적규범을크게타락시킬것이고사람들이이로부터구체적인행위에서명문형법의몇가지조항만피하기만하면된다고생각할수도있다고걱정했다.말하자면법률만남고도덕은사라지거나적어도법률이도덕가치의성장공간을압박하고박탈하게된다는것이다.그러나자산은다음과같이간단하면서도겸손하게대답했다.
“저는재능이없어서자손대의일까지미칠수없고,당대의일만구제할수있을뿐입니다.”(『좌전』「소공(昭公)」6년)
자산역시숙향이본것을봤고,숙향이걱정한것을걱정했을가능성이크다.다만숙향은진나라에있었고자산은정나라에있었을뿐이다.이불행한나라는자산에게숙향처럼사치스러운공간을제공해주지못했다.생명가운데서어쩌면자산이믿고,동경했으며,젊고깨끗한마음에서연원한어떤것들,그리고자산역시똑같이품고있던응당그렇게되어야할세계상이그가정치무대에올라정무를돌보는그순간부터모두모질게끊어야만하는대상이되어버렸다.

『좌전』에기록된자산의행동이나가치관등에관한다양한사례들은국가간의외교에서부터세제,형법의제정에서민간을향한복지제도에이르기까지,국가를운영하는모든정밀한기교와사유를보여주고있다.탕누어는이자산이라는인물을통해,대국의틈바구니에서매순간생존을걱정해야하는소국의현실을냉철하게분석하고있는데,그러한현실은오늘날자신의고국타이완의모습과묘하게닮아있다.그에따르면,역사는한개인에의해움직이지않는다.역사적변이는적어도현실의세계가당위적세계와의충돌로부터빚어진다.이러한역사의본질적인속성은사라지지않고지금까지도이어진다.때문에2000년전의역사는지나가고묻혀버린과거가아니라바로지금눈앞의현실과다름없다.

『좌전』의저자는일반적으로좌구명으로알려져있다.하지만탕누어는이에대해확답을피한다.그러면서보다중요한통찰에접근한다.왜『좌전』의저자는공자가쓴『춘추』에주석을달고이야기를덧붙여책을완성했는가?『좌전』은현실을계속해서기록한역사판본이아니다.공자가집필한노나라의역사서인『춘추』를새로읽고,학습하고,사색하고거기에주석을덧붙인책이다.단순한역사라면『춘추』로도충분할것이다.하지만『좌전』의저자는『좌전』을완성함으로써『춘추』에서단순한글쓴이에불과했던공자를다시새롭게조명하고회고하는대상으로바꾸어놓았다.탕누어에따르면,『춘추』가개화되지않은꽃봉오리라면『좌전』은활짝핀꽃이다.다시말해,『좌전』의저자는노나라의작은국사를천하의역사로바꾸어놓았다.노나라의역사기록물이름에불과했던‘춘추’가한시대를가리키는명칭및시대분할방식으로승격한것이다.
어떻게해서이것이가능했을까.탕누어는그것이노나라라는변방국가의역사이기에가능했다라고결론내린다.탕누어에따르면,변방의글쓰기는인간의시선을막힘없이광대하게확장할수있고,쉽게용기를내게할수도있기때문이다.다시말해,『춘추』에드러난굵직한역사적사건에더해『좌전』에서는그역사를채워나가는수레꾼이나간장장수같은사람도볼수있게되었다는것이다.거시적인역사에미시적인역사를빼곡하게채워넣음으로써『좌전』은하나의완성된역사이자불멸의역사서가될수있었다.

『좌전』속에는무수히많은꿈이야기가등장한다.역사와꿈은어딘지어울리지않는조합이다.과학의시대인현대에이르러꿈은더더욱현실의세계와동떨어져버렸다.그렇지만『좌전』에등장한무수한꿈이야기는단순히재미를위해서가아니라당시사람들의의식이나가치관과같은세계관을드러내기위함이었다.즉『좌전』에등장한꿈이갖는메시지는“꿈은한차례‘잠시’경계밖으로우리를데리고나가실제의삶을연습하도록하고그를통해더나은삶을이어나가도록자극한다”는것이다.이것은『좌전』이환상과현실의절묘한조화를이끌어내는문학적글쓰기와다름없다는,탕누어의견해를뒷받침해준다.

“꿈은인간의육체와함께존재하고,인간의생명과함께존재한다.마치영원처럼오랜시간을함께했다.셰익스피어(WilliamShakespeare)는“우리는우리의꿈과동일한재료로만들어졌다”라고했다.우리는이처럼당연히낯설고,아직가본적이없는꿈속세계에대해서기이한친숙함과태연함,거의의심할수없는일종의연대감을느끼곤한다.꿈의자료는다시거슬러올라갈필요도없고,다시탐색할필요도없이늘바로이곳에존재하면서우리를벗어나지도않았고또우리에게망각되지도않은것처럼느껴진다.즉그것들은흡사바로우리의현재인것처럼여겨진다.”

남녀간의정욕에관한이야기도『좌전』에많이등장한다.하지만탕누어는정욕과인간의신체가긴밀하게연결되어있다는이유만으로이러한행위와사유를본능으로만환원해해석하는건조악하거나나태한태도라고못박는다.모든행위에는당대의현실이반영되어있으며,『좌전』에등장하는정욕에관해서도예외는아니다.춘추시대는말그대로역사의초기시대이며,남녀의결합에는소박한생물적특징이보존되어있었다.그것은곧종족을늘리는일이었다.끊임없는전란으로인해인간의사망비율이‘정상’보다훨씬높았기에근친상간이나정절을지키지않는(남녀모두에게해당하는)경우도흔했다.이는역사를조망함에있어중요한태도를우리에게상기시킨다.탕누어는말한다.

“역사읽기는우리에게인지상의함정을쉽게제공한다.이때문에우리는어떤대형시간의껍질을벗겨내거나방해물을제거하는것과같은작업을통해감춰진인간의어떤‘원형’을분명하게드러내야한다.그렇게되면인간에게는진정한육체만남고,식욕과성욕만남아서가장원시적인생명체를회복하게된다.”

다시말해,탕누어는『좌전』에등장하는정욕의사례를통해몇천년간이어진인류의독특한역사를이해하고해석하기위해서는‘하나의현상에만집중하는’단순한시선에서벗어나야한다는것을지적하고있다.왜냐하면,헉슬리의표현처럼“인간은예측하기어려운동물”이기때문이다.그‘예측하기어려움’을하나의틀속에가두려할때역사는의미를상실하고인류는퇴보한다.

『좌전』에는후대에‘미병지회’라불리는회맹에관해서도기록되어있다.일종의정전협정혹은평화회의로도볼수있는이회맹은당대의사회에지대한영향을끼쳤는데,그것은바로회맹이벌어지고말그대로춘추시대가종료되기까지70여년동안단한차례의전쟁도일어나지않았다는점이다.하지만최초의기록이었던공자의『춘추』에는이대목에대해아주간략하게만서술되어있을뿐이다.『좌전』에이르러서야시간순서에따라사안의진행층위,회맹참여자들의생각등을정확하고긴밀하게묘사했다.여기에는사실을정확하게기록하고자했던『좌전』저작자의강한신념이들어있다.동시에이부분에이르러저작자의다른의도가선명하게드러난다.

“『좌전』의저자가본래의현실세계로돌아가고,역사현장의기본적인의도로되돌아가려고노력한점을의심할필요는없다.이것이야말로『좌전』이탄생한진정한이유다.『좌전』은세상사람들의기억을회복시켜주는방법으로,『춘추』를탄생시킨당위의글쓰기와대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