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시대 『좌전』의 세계에서 지금 이 시대 눈앞의 현실에 이르기까지,
2000년이라는 시공을 뛰어넘어 펼쳐지는 문사철(文史哲)의 향연!
타이완 3대 양서상, 진딩당 문학도서상을 수상한 타이완 최고의 문화비평가이자 전방위학자로 인정받고 있는 탕누어의 신작. 『마르케스의 서재에서』라는 책으로 국내 인문독자들에게 신선한 지적 탐험을 선사한 바 있는 탕누어가 이번에는 춘추시대의 역사서인 『좌전(左傳)』을 재해석한 작품으로 한국 독자를 찾아왔다.
탕누어는 이 책 『역사, 눈앞의 현실』에서 『좌전』에 담긴 세계상과 문화, 국가의 흥망성쇠와 개인의 욕망 등에 얽힌 역사적 사례를 재연하고 해체하여 이제껏 그 누구도 생각지 못했던 새로운 의미를 부여한다. 탕누어가 문학가로서 전개한 고전에 대한 자유로운 해석은 대담하고 혁신적인 발상이며, ‘사고의 전환’이란 무엇인지를 우리에게 여실히 보여준다.
동시에 탕누어는 2000여 년 전에 벌어진 역사적 사건에 보르헤스, 휘트먼, 레이먼드 챈들러, 한나 아렌트 등 세계적인 문학가, 사상가들의 사고와 철학, 인문학적 지식을 투영함으로써 시간과 공간을 허물어 지나간 역사를 지금 눈앞의 현실로 이끌어낸다. 이 과정을 통해 고리타분하고 딴 세상 일 같았던 먼 과거의 세계는 21세기 현재의 세계와 겹쳐지면서 우리에게 깊은 사유와 통찰의 시간을 제공한다.
“역사라는 거대한 소용돌이 속에서 인간은 도대체 무엇을 생각할까? 또 무엇을 생각할 수 있을까?”
탕누어의 질문에, 우리는 어떻게 답할 것인가!
대만의 인문학자이자 문화평론가이자 열독가인 탕누어.
21세기에서 2000년 전 춘추시대로 타임워프하다!
‘사서삼경’을 비롯한 중국의 13경 중 사학(史學)을 대표하는 텍스트인 『좌전』은 오늘날 중국문명의 뿌리가 되는 춘추시대의 역사를 파악하는 데 빼놓을 수 없는 책이다. 『좌전』은 공자가 집필한 노나라의 역사서인 『춘추(春秋)』에 후대 학자가 주석을 붙여 집필했다. 일반적으로 좌구명이라는 인물로 알려져 있지만 이에 대한 설은 현재 분분하다. 중국 사상의 연원(淵源)은 공자를 포함한 춘추전국시대의 제자백가(諸子百家)라 할 수 있는데, 이 제자백가를 이해하는 출발점이 지금으로부터 2000여 년 전 춘추시대의 인물 및 사건을 가장 정확하게 기술해놓은 바로 이 『좌전』인 것이다.
대만 국민들로부터 가장 존경 받는 지식인 중 한 사람이자 문화평론가인 탕누어는 이 책 『역사, 눈앞의 현실』에서 『좌전』에 담긴 세계상과 문화, 국가의 흥망성쇠와 개인의 욕망과 파멸 등에 얽힌 역사적 사례를 재연하고 해체하여 이제껏 그 누구도 생각지 못했던 새로운 의미를 부여한다. 탕누어가 문학가로서 전개한 고전에 대한 자유로운 해석은 대담하고 혁신적인 발상이며, ‘사고의 전환’이란 무엇인지를 우리에게 여실히 보여준다.
동시에 탕누어는 2000여 년 전에 벌어진 역사적 사건에 보르헤스, 휘트먼, 레이먼드 챈들러, 한나 아렌트 등 세계적인 문학가, 사상가들의 사고와 철학, 인문학적 지식을 투영함으로써 시간과 공간을 허물어 지나간 역사를 지금 눈앞의 현실로 이끌어낸다. 탕누어에 따르면, 그것은 단순히 역사는 되풀이된다는 통념이 아니라 역사에는 인류의 다양한 ‘행위’와 ‘생각’이 반복 교차하며, 그 모든 사유에는 공통적인 요소가 존재하지만 동시에 어떤 하나의 요소로 규정지을 수도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역사라는 거대한 소용돌이 속에서 인간은 도대체 무엇을 생각할까? 또 무엇을 생각할 수 있을까?”
이 책 『역사, 눈앞의 현실』에서의 ‘눈앞’이라는 건 과거에 살았던, 지금을 살고 있는, 그리고 앞으로 살아갈 누군가의 눈앞이다. 그것은 『좌전』을 쓴 역사가의 눈앞일 수도 있고, 탕누어의 눈앞일 수도 있으며, 이 책을 집어든 당신의 눈앞일 수도 있다.
이 각각의 시선은 하나의 도(道)의 빛이며, 그 빛은 역사의 한 지점에서 막히기도 하고, 투과되기도 한다. 때론 어느 곳을 비추기도 하고 때론 광막한 어둠 속에 가려져 있을 수도 있다. 역사는 결국 이 빛들이 종횡하고 교차하여 만들어진 것이며, 이 교차점들을 하나하나 관찰함으로써 우리가 어느 시대, 어느 곳에 있는지 비로소 알게 된다고, 탕누어는 말한다.
『좌전』 속 춘추시대 역사에 대한 대담하고 혁신적인 해석!
탕누어의 놀라운 상상력과 깊은 성찰이 탄생시킨 ‘문화를 보는 새로운 힘!’
탕누어가 이 책 『역사, 눈앞의 현실』에서 첫 번째로 다루는 대상은 바로 자산이라는 인물이다. 『좌전』은 춘추시대 중소국가 중 하나인 노나라의 242년 역사를 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좌전』에서 가장 빈번하게 등장하고, 인품이나 업적 등에 대해 상세하게 기록하고 있는 건 정나라의 집정관이었던 자산이다. 중국이 강력한 통일국가의 모습을 갖추기 전, 여러 국가들이 난립했던 춘추시대에서 외교적 교섭은 한 나라의 존멸을 좌우하는 중요한 책무였다. 어느 누구도 내일을 예측할 수 없는 미지의 시대상황 속에서 자산은 그 어떤 누구보다도 ‘정확하게’ 역사의 흐름을 읽어낸 인물이었다.
자산은 집권 중후기에 형서(刑書)를 주조했다. 정나라 형법의 명문(明文)을 큰 솥에다 주조해 넣어 모든 사람이 볼 수 있게 했다. 여기에는 성문법의 의미가 담겨 있으며, ‘진보성’이 있는 조치로 봐야 한다. 그러나 자산의 이 조치는 당시 중요한 국제정치 이론가였던 진나라의 숙향에 의해 매서운 비판을 당한다. 그는 명문 형법 규정이 전체 사회의 근본적 규범을 크게 타락시킬 것이고 사람들이 이로부터 구체적인 행위에서 명문 형법의 몇 가지 조항만 피하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고 걱정했다. 말하자면 법률만 남고 도덕은 사라지거나 적어도 법률이 도덕 가치의 성장 공간을 압박하고 박탈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자산은 다음과 같이 간단하면서도 겸손하게 대답했다.
“저는 재능이 없어서 자손 대의 일까지 미칠 수 없고, 당대의 일만 구제할 수 있을 뿐입니다.”(『좌전』 「소공(昭公)」 6년)
자산 역시 숙향이 본 것을 봤고, 숙향이 걱정한 것을 걱정했을 가능성이 크다. 다만 숙향은 진나라에 있었고 자산은 정나라에 있었을 뿐이다. 이 불행한 나라는 자산에게 숙향처럼 사치스러운 공간을 제공해주지 못했다. 생명 가운데서 어쩌면 자산이 믿고, 동경했으며, 젊고 깨끗한 마음에서 연원한 어떤 것들, 그리고 자산 역시 똑같이 품고 있던 응당 그렇게 되어야 할 세계상이 그가 정치 무대에 올라 정무를 돌보는 그 순간부터 모두 모질게 끊어야만 하는 대상이 되어버렸다.
『좌전』에 기록된 자산의 행동이나 가치관 등에 관한 다양한 사례들은 국가 간의 외교에서부터 세제, 형법의 제정에서 민간을 향한 복지제도에 이르기까지, 국가를 운영하는 모든 정밀한 기교와 사유를 보여주고 있다. 탕누어는 이 자산이라는 인물을 통해, 대국의 틈바구니에서 매 순간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소국의 현실을 냉철하게 분석하고 있는데, 그러한 현실은 오늘날 자신의 고국 타이완의 모습과 묘하게 닮아 있다. 그에 따르면, 역사는 한 개인에 의해 움직이지 않는다. 역사적 변이는 적어도 현실의 세계가 당위적 세계와의 충돌로부터 빚어진다. 이러한 역사의 본질적인 속성은 사라지지 않고 지금까지도 이어진다. 때문에 2000년 전의 역사는 지나가고 묻혀 버린 과거가 아니라 바로 지금 눈앞의 현실과 다름없다.
『좌전』의 저자는 일반적으로 좌구명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탕누어는 이에 대해 확답을 피한다. 그러면서 보다 중요한 통찰에 접근한다. 왜 『좌전』의 저자는 공자가 쓴 『춘추』에 주석을 달고 이야기를 덧붙여 책을 완성했는가? 『좌전』은 현실을 계속해서 기록한 역사 판본이 아니다. 공자가 집필한 노나라의 역사서인 『춘추』를 새로 읽고, 학습하고, 사색하고 거기에 주석을 덧붙인 책이다. 단순한 역사라면 『춘추』로도 충분할 것이다. 하지만 『좌전』의 저자는 『좌전』을 완성함으로써 『춘추』에서 단순한 글쓴이에 불과했던 공자를 다시 새롭게 조명하고 회고하는 대상으로 바꾸어놓았다. 탕누어에 따르면, 『춘추』가 개화되지 않은 꽃봉오리라면 『좌전』은 활짝 핀 꽃이다. 다시 말해, 『좌전』의 저자는 노나라의 작은 국사를 천하의 역사로 바꾸어놓았다. 노나라의 역사 기록물 이름에 불과했던 ‘춘추’가 한 시대를 가리키는 명칭 및 시대 분할 방식으로 승격한 것이다.
어떻게 해서 이것이 가능했을까. 탕누어는 그것이 노나라라는 변방 국가의 역사이기에 가능했다라고 결론 내린다. 탕누어에 따르면, 변방의 글쓰기는 인간의 시선을 막힘없이 광대하게 확장할 수 있고, 쉽게 용기를 내게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춘추』에 드러난 굵직한 역사적 사건에 더해 『좌전』에서는 그 역사를 채워나가는 수레꾼이나 간장 장수 같은 사람도 볼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거시적인 역사에 미시적인 역사를 빼곡하게 채워 넣음으로써 『좌전』은 하나의 완성된 역사이자 불멸의 역사서가 될 수 있었다.
『좌전』 속에는 무수히 많은 꿈 이야기가 등장한다. 역사와 꿈은 어딘지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다. 과학의 시대인 현대에 이르러 꿈은 더더욱 현실의 세계와 동떨어져 버렸다. 그렇지만 『좌전』에 등장한 무수한 꿈 이야기는 단순히 재미를 위해서가 아니라 당시 사람들의 의식이나 가치관과 같은 세계관을 드러내기 위함이었다. 즉 『좌전』에 등장한 꿈이 갖는 메시지는 “꿈은 한 차례 ‘잠시’ 경계 밖으로 우리를 데리고 나가 실제의 삶을 연습하도록 하고 그를 통해 더 나은 삶을 이어나가도록 자극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좌전』이 환상과 현실의 절묘한 조화를 이끌어내는 문학적 글쓰기와 다름없다는, 탕누어의 견해를 뒷받침해준다.
“꿈은 인간의 육체와 함께 존재하고, 인간의 생명과 함께 존재한다. 마치 영원처럼 오랜 시간을 함께 했다. 셰익스피어(William Shakespeare)는 “우리는 우리의 꿈과 동일한 재료로 만들어졌다”라고 했다. 우리는 이처럼 당연히 낯설고, 아직 가 본 적이 없는 꿈속 세계에 대해서 기이한 친숙함과 태연함, 거의 의심할 수 없는 일종의 연대감을 느끼곤 한다. 꿈의 자료는 다시 거슬러 올라갈 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