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수히 많은 밤이 뛰어올라

무수히 많은 밤이 뛰어올라

$13.00
Description
제161회 아쿠타가와상 최종 후보작
삶의 의지를 상실한 청년에게 다가온 위험하고도 특별한 제안

도쿄의 고층 빌딩 유리창 닦는 일을 하고 있는 스물셋 청년 쇼타. 대학교 시절까지 순탄하게 살아왔지만 취업에는 번번이 실패하고 말았다. 최종면접에서 떨어지고 낙심해 집으로 돌아가던 길에 우연히 거리의 고층 빌딩을 올려다보던 쇼타는 그곳에 위태롭게 매달려 유리창을 닦는 사람을 발견하고 충동적으로 그 일에 뛰어든다. 친구들, 가족들과 관계를 단절한 채 무기력한 일상을 살아가는 쇼타에게 반짝거리는 고층 빌딩의 유리창 너머의 부유하고 안정된 삶은 멀기만 하다. 게다가 얼마 전 일하다 추락해 죽은 선배의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한다. 어느 날 고급스러운 고층 맨션에서 작업하던 중에 상자만 가득 쌓여 있는 3706호에 사는 노부인과 눈이 마주치고, 쇼타는 그녀로부터 이상한 초대를 받는다. 호기심에 낯선 노부인의 집을 찾아간 쇼타에게 노부인은 위험하지만 거부하기 힘든 제안을 하는데, 바로 쇼타가 일하는 고층 빌딩 안쪽의 사진을 찍어와 달라는 것! 위험천만한 제안을 수락해버린 쇼타가 들여다본 높은 곳의 삶은 어떤 모습일까?
사회학자이기도 한 후루이치 노리토시의 시선이 담긴 두 번째 소설로, 이 작품은 첫 번째 소설인 〈굿바이, 헤이세이〉에 이어 아쿠타가와상 최종 후보에 올랐다. 현대 젊은이들이 겪는 취업난, 단절된 관계, 불합리한 격차, 출구 없는 삶의 미로 속을 헤맬 수밖에 없는 현실을 그려내며, 그들이 겪는 아픔에 대한 공감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의 의미와 희망을 찾아가는 여정을 그려냈다.
저자

후루이치노리토시

1985년도쿄에서태어났다.소설가이자사회학자로게이오기주쿠대학SFC연구소연구원을겸하고있다.후루이치노리토시는복잡한이론연구를지양하고,실제로사람들이살아숨쉬는사회의이야기를전하고자한다.사회학자로서《희망난민》《그래서일본은한박자느리다》《누구편도아닙니다》등을펴냈으며《절망의나라의행복한젊은이들》로크게주목받았다.2018년도에첫소설《굿바이,헤이세이》를출간했다.《무수히많은밤이뛰어올라》는소설로서두번째작품이다.두소설모두사회학자의시선으로현대사회의풍경을담아내며아쿠타가와상최종후보에올랐다.

목차

3월1일구름
3월3일비
3월5일맑음
3월10일구름
3월12일맑음
3월15일맑음
3월20일맑음
3월23일비
3월27일맑음
4월19일보름달
7월19일맑음
옮긴이의말

출판사 서평

제161회아쿠타가와상최종후보작
사회학자가그려낸젊음의초상
작가후루이치노리토시는대학과대학원에서사회학을전공하고《절망의나라의행복한젊은이들》《하류노인》등주목받는사회에세이를발표한바있는촉망받는청년사회학자다.그런그가《굿바이,헤이세이》에이어두번째소설《무수한밤이뛰어올라》를펴냈고,이두작품은연이어아쿠타가와상최종후보작에오르며눈길을끌었다.사회학은다수의삶을원재료삼아평균값을찾아가는쪽에가까운반면,소설은각개인의삶을면밀히들여다보는쪽에닿아있다.그렇기에사회학자가써내려간소설은한개인의이야기이자모두의이야기이고,오늘우리사회의풍경을그려낸다.《무수한밤이뛰어올라》속주인공인쇼타역시오늘이사회에서살아가는젊은이가가진얼굴의합이다.

고층건물위와아래,유리창안과밖에서마주치는삶의‘격차’
경계를넘어선만남이가져온소통
이십대초반의평범한청년인쇼타는대학까지무난하게마쳤지만그역시취업난은피하지못했다.몇번째인지도모를최종면접에서떨어진날,그는충동적으로유리창닦는일을선택한다.그일은쇼타에게단순히생계를유지하는수단에불과하고,쇼타는무기력하고무의미한일상을단순히유지해나간다.갈수록멋진대기업에취업한대학동기들과사회적인격차가벌어질것이뻔하지만,쇼타는이사실을외면하면서친구들과의관계를단절해버린다.또한가족에게조차자신의일에대해말하지않는다.결국쇼타의인간관계란유리창닦는일을함께하는사람들정도뿐이다.심지어허공에매달려일하는게익숙해지면서죽음에대해서도무감각해졌고실제로자살에대한생각도한다.그런와중에작업도중추락해죽은선배의목소리가들리기시작한다.
무엇보다일을하면서의도치않게엿보게되는고층건물유리창안쪽의삶은이제자신에게는너무낯선삶이되었다.유리창을닦는쇼타와동료들은안쪽에있는사람들에게완벽히무시받고있다고느끼고,고층건물의위와아래,유리창안과밖으로인간과세상을구분짓는다.자신과동료들이유리창밖에분명히‘존재’하고있음에도안쪽의사람들은그들을전혀신경쓰지않으며일상을살아간다.그런그에게죽은선배의목소리는말한다.

“이유리건너편은절대로죽을리없는놈들뿐인데,겨우1센티미터간격을두고이쪽은언제죽어도이상하지않은거야.격차는위와아래에만있는게아니야.같은높이에도있어.”(9쪽)

그러나고층맨션유리창안쪽에사는한노부인이쇼타를‘주목’한다.작업중인그와마주친눈을피하지않고다가와창에립스틱으로‘3706’,자신의집호수를적어그를초대한것이다.그리고이기이한초대에쇼타가응하면서유리창을사이에두고절대만날리없을것같은두세계는이어지기시작하고,잿빛에가까운쇼타의삶은조금씩달라지기시작한다.

창을통해마주한수많은삶의단면
인간이라는존재,계속되는삶
상자만가득쌓인집3706호에서혼자사는노부인은쇼타에게한가지를부탁하는데,바로쇼타가작업하는고층건물들안쪽에살고있는사람들을사진으로찍어가지고와달라는것이다.노부인은그이유에대해이렇게말한다.

“고층맨션이란곳은,밖은얼마든지보이지만안은전혀보이지않아요.지금이순간에도,위에도아래에도오른쪽에도왼쪽에도사람은있어요.하지만그사람들의모습은커녕인기척같은것조차느낄수없지요.정말로도쿄의빌딩에사람이살고있는지확인해보고싶어요.”(55쪽)

자칫범죄가될수있는위험한제안이지만홀로살고있는이기묘한노부인의분위기에휩쓸린쇼타는그제안을받아들이고,이일을계기로지금껏자신과는다른세계라고외면했던사람들을제대로들여다보게된다.또한자신이가져다준사진속사람들의모습에의미를부여하고기쁨을느끼는노부인을보며묘한충족감을느낀다.노부인은점차쇼타에게의미있는존재가되어가고,그녀가의뢰한일은쇼타가자신의일과삶을돌아보게만든다.그런그에게노부인은말한다.

“저불켜진창너머에는행복에겨운인간들이있겠지하면서미워하기도했고요.무기질의,정체불명의빛처럼사람을사무치게춥고외롭게만드는건없어요.하지만어느날아는사람이생겼어요.평소처럼밤길을가고있는데어떤사람이갑자기말을걸어오는거예요.처음에는이상한사람이라고생각했지만,머지않아함께레코드를듣거나하게됐지요.(…)그를안뒤로는역에서부터밤길을걸어오는것이갑자기즐거워졌어요.(…)무기질이라고여겼던빛이그의존재를알려주는빛이되었지요.그렇게반년쯤기숙사에서사는동안에많은빛이나에게의미있는빛으로바뀌었어요.같은빛인데도신기하지요?”(184-185쪽)

그와동시에노부인과함께있는동안만큼은죽은선배의목소리가,그가죽던순간의소리가들리지않는다는것을깨닫는다.노부인과의만남이거듭될수록쇼타는노부인을비롯한유리창안쪽의사람들도자신과별반다르지않은인간존재임을깨닫는다.나아가건물의높이와유리창을경계로삶의격차를나눴던그는어느새격차보다개별적으로존재하는인간에대해,그리고인간의삶을진지하게응시하기에이른다.

“밖에는무수히많은빛이보였다.그것은그렇게많은사람들이살아있다는증거일것이다.그빛이흘러나오는창너머에서는어떤삶이영위되고있을까.”(188쪽)

그리고나아가허공이아닌지상에발을디디고자기삶을향해걸어가기시작한다.

《무수한밤이뛰어올라》는사회로부터밀려나삶의의미를잃고무채색존재로부유하던청년이사회가규정해놓은틀속에서작은용기로그경계를넘고,결국자기존재의미를찾아가는이야기다.이책은지금우리젊은이들이처한각박한현실과,그럼에도불구하고자기삶속으로걸어들어가는용기와희망을보여준다.

“작가가노부인과청년의만남이라는파격적설정을택한것은그처럼절망적으로구조화한격차사회에도변화와도약을위한‘틈’이있다는것을말하기위함이아니었을까.(...)이틈은그유리창너머에는나와는다른계급이라는말로뭉뚱그릴수없는,서로다른수많은사연과희망과기쁨과슬픔을가지고사는개개인들의인생이있다는사실자체에있을것이다.그리하여이제투명한유리창은소통을위한틈이자통로가된다.(...)늘소심했던쇼타는어느날그여성을직접찾아가는무모한시도를했으며,거기에서얻은경험은결국그의삶에작은변화를가져왔다.인생은정해져있지않으며어디로갈것인지는직접가봐야안다는사실을깨달은것이다.”-옮긴이의말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