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틈의 온기 (출근길이 유일한 산책로인 당신에게)

빈틈의 온기 (출근길이 유일한 산책로인 당신에게)

$15.28
Description
〈EBS 북카페〉 라디오 진행자이자 한겨레문학상, 이효석문학상 수상 소설가,
윤고은 작가가 등단 18년 만에 내는 첫 번째 산문집!
《부루마불에 평양이 있다면》, 《밤의 여행자들》, 《1인용 식탁》 등, 기발한 상상력과 감미로운 문장력으로 세상에 없던 특별한 이야기를 만들어내 온 소설가 윤고은! 하루 세 시간의 출퇴근을 반복하는 찐노동자이자 여행 예찬자이기도 한 그녀가 일상의 빈틈 속에 숨어 있는 소소하지만, 그럼에도 특별하고 사랑스러운 찰나의 순간들을 기록했다.
이 책을 통해 독자에게 처음으로 선보이는 60여 편의 산문에는 삶이 주는 기쁨이 퍼프소매처럼 살랑거리듯 녹아 있다. 낡은 속옷은 어떻게 해야 우아하게 버릴 수 있을까(태우는 건 어떨까, 근데 가능하기는 할까), 난생 처음 보는 노부인에게 알몸의 등이 밀리고 있을 땐 어딜 응시하고 있어야 할까(바닥의 타일이 차라리 거울보다는 낫지 않을까), 치약 대신 의치부착재로 양치질을 하면 치과에 바로 가야 할까(어떻게 하면 이 두 가지를 혼동할 수 있는 거지) 등, 허당기 가득한 작가의 일상은 너무도 다채로워 읽는 내내 저절로 입꼬리가 올라가게 된다.
웃음만 있는 건 아니다. 지하철 환승을 위해 하루에 한 번 이상은 치타가 되어야 하는 고단한 현실을 묘사하면서도 작가는 생을 향한 애정을 노래한다. 말 못할 슬픔으로 인해 홀로 눈물 흘릴 때 누군가 무심히 건넨 귤 하나가 무한한 위로를 선사한 것처럼, 삶에 빈틈이 생기더라도 그곳엔 어김없이 따스한 햇살이 들이친다고. 출근길이 유일한 산책로가 되어 버린 지금의 이 시대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삶을 사랑한다”라고 말하는 작가만의 비밀이 바로 이 책 속에 있다.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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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윤고은

소설가.라디오디제이.여행자.지하철승객.매일5분자전거라이더.길에떨어진머리끈을발견하면꼭사진으로남겨야하는사람.책이산책의줄임말이라고믿는사람.소설집《1인용식탁》,《알로하》,《늙은차와히치하이커》,《부루마불에평양이있다면》과장편소설《무중력증후군》과《밤의여행자들》,《해적판을타고》를썼다.라디오〈윤고은의EBS북카페〉를진행하고있다.

목차

프롤로그:남대서양의펭귄들

1빈틈을키우고있습니다
시럽과폴리덴트∥인터스텔라∥등은밀수록좋아∥오래된물건과이별하는법∥소매에대하여∥올해의오타상∥경찰서뷰의카페∥주말의자전거∥턴다운서비스∥충전스트레스∥반려폰∥지각자들의연대∥인베이더그래픽∥해방촌박소아과

2출근길,일단타고봅니다
동그랗고파란점∥알람은화재경보기∥고강도10분∥출근길크로키의시작∥상상력은위대하다∥축지법이별건가요∥몇초간의황홀한우연∥지하철의꽃,환승∥평일의자전거∥선로를타고오는∥지하철이무대라면∥치타와달팽이∥코로나시대의궤적∥굴절미∥월요일의열차∥열차가아니라필름

3그여행의기념품은빈틈입니다
압도적인식전빵∥거의모든사이즈∥각인의힘∥여행가방∥손님이남긴것∥노래는공기를바꾼다∥엽서의미학∥아침7시의리처드기어∥두려움의2in1∥바람의궤적∥시간을만지는재미∥공항이라는나라∥산책의이유∥동작동산오징어

4빈틈을기록합니다
늦어서죄송합니다∥그책의제목은∥상냥한취객∥1:1의산책을위한안내도∥집이라는앨범∥첫지하철∥크리스마스트리∥숙제와거짓말∥각종행사전문∥청첩장의유효기간∥구명튜브∥봄의세입자∥표류하는책섬∥이름을모르는사이∥북반구의남십자성∥오늘도살랑

에필로그:작가의말을쓰는밤과내일의산책

출판사 서평

흐름출판〈작가의숨〉시리즈의시작!
숨이란호흡이자휴식,우리가살아가는영혼과도같은것.
흐름출판〈작가의숨〉시리즈에는일상에파묻혀정작소중한것들을깨닫지못하고지나칠때,잠시멈춰서서나를,타인을,이세계를더깊이바라봐주기를바라는마음이담겼습니다.당대한국의작가들이펼쳐내는다채로운이야기가살아가며내쉬는수많은숨중가슴벅찬한숨의순간을,그리고긴여운을독자여러분께선사하기를염원합니다.윤고은작가의《빈틈의온기》가시리즈의시작을알립니다.


출근길이유일한산책로인오늘의당신에게건네는,
유쾌하고뭉클한이야기들!

이책《빈틈의온기》는윤고은작가가소설가로데뷔한후펴내는첫번째산문집이다.23살의나이에소설가가되었고,4권의소설집과3권의장편소설을펴내는동안18년이라는세월이흘렀다.이제작가는,마흔라인을넘어섰다.세상일에정신을빼앗겨판단을흐리는일이없는나이를의미하는불혹(不惑)의초입에선작가가선보이는첫번째산문집은,윤고은작가를오랫동안지켜봐온독자에게는그래서더욱특별한선물이다.

세상의모든만남이그렇듯이책과의만남도시기를탄다.그책을만날때내가어떤상황에있었는지,인생의어떤계절을통과하고있었는지에따라책의존재감이달라지는것이다.그래서책이누군가의삶을구원하거나도발하거나위로했다는말을들으면한권의책과한사람이만났던어느시점에대해상상하게된다.책은우리산책의가로등같은것,가로등이없어도우리는걸을수있지만,있으면덜외롭겠지.
-작가의말중에서

데뷔이후재난여행상품을파는여행사(《밤의여행자들》),달로이주하려는무중력자들(《무중력증후군》),마당에유해폐기물이묻힌어느가족(《해적판을타고》)등놀라운미증유의세계를선보여온윤고은작가이지만,이번에세이집《빈틈의온기》에는순도100퍼센트,작가의진짜일상의모습을담아냈다.
지하철을놓치지않기위해자전거바퀴에껴엉망이된스웨터를가방에구겨넣은채로돌진하고,자주가는카페에서손소독제로오인한시럽으로열심히테이블을닦기도한다.정리를못하는것이아니라안하는것이라스스로를평가하고,요가복을입는것만으로운동효과가난다고믿는다.경찰차가많이모인곳을사건현장으로착각하기도한다.경찰서주차장에서서말이다.허당한모습에대한솔직한자기고백은유쾌함과즐거움을선사한다.


마스크없이어떤곳에도도달할수없는,참으로이상한시절!
그럼에도이삶을,타인들을,이세계를사랑할수밖에없는이유.
작은빈틈속으로들어오는따스한햇살같은에세이!

코비드19로인해상상해본적없는혼돈의시대를살아가고있다.마스크없이는어디도갈수없고,이국으로여행을하겠다는생각자체가무리인시대.그래서인지윤고은작가의일상이야기가더반갑다.스스로를수다쟁이소설가,아홉개의‘나’를가졌다고주저없이말하는윤고은작가의가볍지만담백한문장은페이지를쉽게넘기게하면서동시에긴여운을남긴다.
이책은사람들로가득하다.지하철에서만나는낯선사람들,여행지에서스쳐간사람들,예전처럼은만날수없지만늘보고싶은친구들.그들과의기억을하나하나되짚어가는작가의숨결에는애정이가득하다.
말없이귤하나를툭건네위로하는옆자리의할머니,이국의여행자를위해친숙한고향의노래를틀어주는툭툭운전자,크리스마스계획을세우기보다는크리스마스계획을세운이들을위해손톱위에반짝이는눈결정장식을올려주는네일샵의직원을,윤고은은가만히응시한다.그시선에는평범하게삶을살아가는이들에대한애정과경외의마음이담겨있다.그문장의결을따라걷다보면어느새위안과위로를느끼게된다.

그시절의앨범을꺼내보면,옛사진속에는나만있는게아니다.우연히찍힌다른사람들도있다.내것이아닌솜사탕이보이고내것이아닌뒷모습과내것이아닌그림자가보인다.사십년묵은사진속에서그들은이제단역이아니다.모르는사람들이지만그들의안부가궁금하다.그시절스쳤던사람들은기억할까,삐삐신발을신고비둘기를쫓던아이를.누군가의어깨위에올라가있어남산일대에서가장키가컸던그두살아이를.혹시나를기억할수없어도모두안녕하시길.우리가언젠가또한번어깨를스치고지나간다면,한번더안녕하시길.
-작가의말중에서

한사람의생애는무수한사람들과의무수한인연들(기억되거나혹은기억되지못하더라도)로만들어진다.그하나하나의생이모여이세계를만들어왔고,만들어가고있으며,앞으로도이어질것임에틀림없다.그렇기에윤고은작가는그하나의생을특별하고귀하게받아들인다.소소한순간을,누군가에게는보잘것없을수있는찰나의시간을,그래서그녀는그냥흘려보내지않는다.작은빈틈으로쏟아져들어오는작은햇살도마찬가지로따뜻하다고.행복이라는건특별한게아니라고.삶을사랑할수있는이유는어디에나있다고.윤고은작가는우리에게말하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