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는빠르지만성장은느린세계
새로운문명사적전환점을맞이했다
세계1위경영·인사컨설팅기업콘페리헤이그룹시니어파트너를역임한컨설턴트야마구치슈화제작
2021년세계경제포럼에서클라우드슈밥회장은이렇게말했다.“전세계의사회경제시스템을다시생각해야한다.제2차세계대전후부터계속되는시스템은다른입장을취하는사람을포용하지못하며환경파괴까지일으키고있다.지속성이부족하고이미시대에뒤처져있다.사람들의행복을중심으로한경제로사고를전환해야한다.”그의말을해석하자면이제는무한한성장을전제로하는시스템을버려야할때다.
실제로선진국의경제성장률은1960년대이후꾸준히하락하고있으며이추세가급격히반등할기미는보이지않는다.저자는성장률이더오르지않는다는것은‘물질적빈곤을이겨내야한다’는사회적과제가이미완료되었다는것을의미한다고진단했다.또한이러한상태는저성장이나침체가아닌,과제를달성한후새로운‘고원사회(高原社會)’에다다른것이라고비유했다.
14세기페스트이후시작된르네상스의서막
21세기팬데믹이후세계를구축할사고관을밝힌다!
전세계가물건으로가득차있는현재,물건을새로만들어내려면새로운땅,즉미개척지를발견하든지이미있는물건을고철로만들고새로운물건으로대체해야합니다.세계구석구석까지시장화되어미개척지가사라진오늘날,경제성장의여지는‘지금있는물건을얼마나파괴하고새로운물건으로바꿀수있느냐’에달려있는것이지요.하지만환경,자원,쓰레기문제가지구전체의문제로대두되고있는현실을감안할때,오만하게이러한방향을추구하는것은윤리적으로허용되지않을겁니다.이러한상황을올곧게생각해보면지금같은방법으로경제성장을지향하는것이얼마나비윤리적인지쉽게이해할수있습니다.(한국어판서문중에서)
이책의서두에등장하는1980년대호황기의행복도와2010년대침체기의행복도를비교한그래프(41~42쪽)를살펴보면,호황기의행복도는침체기의행복도보다낮은것을볼수있다.쇠퇴의시기라일컬어진2010년대에행복도가훨씬높아진것이다.이는경제성장이더이상큰의미가없다는것을뜻한다.이외에도저자는다양한도표와그래프를통해세계의GDP성장률,평균수명,인구수,개인의생활만족도가어떻게변화했는지분석했다.이들자료의결과는무한한경제성장이막을내렸고이제비즈니스지향점을재조준해야한다는저자의주장에힘을실어준다.
저자는성장이멈춘시대를헤쳐나가기위해‘문명이제공했던편리한세계’를‘살아갈가치가있는세계’로바꿔야한다고제안한다.달리표현하면‘경제성을바탕으로움직이는사회’에서‘인간성을바탕으로움직이는사회’로전환하는것이다.경제성중심의사회에서는미래를위해현재를희생하며,일은경제적보수를위해서하는노역에가깝다.반면인간성을바탕으로움직이는사회에서는활동그자체로보수를얻는자기충족적인사고를하며일은스포츠나레크리에이션에가까운행위로정신적보수를받는다.
우리는무엇을해야하는가?
사회적혁신을성공시키는행동과프레임
“현재사회는물질적불만의해소라는측면에선게임을종료한상태지만,삶과일에서느끼는보람같은의미적가치의상실에관련한문제를비롯해빈곤과격차,환경등지금까지의비즈니스로는해결하기어려운사회적과제가많이남아있다”(28쪽)이미물질적풍요를이룬사회에서는절대빈곤을해결하기위해등장한초기산업사회영웅들의신화가빛바래졌다.또한소비가미덕으로여겨지던대량생산,대량소비사회의믿음에균열이생겼다.현재의시간과노력을언젠가보상받으리라기대하던현대인은‘N잡러’,‘파이어족’등기존과다른사고체계로변모하고있다.물질은풍요로워졌지만자신에게분배되는기회가오지않을것임을깨달았기때문이다.
전세계를덮친팬데믹은이러한사고의대전환을가속했다.점점예측불가능한현실에서성공적인노선으로방향을바꾸려는이들에게저자는하나의방향을제시한다.바로‘휴머니티’다.저자는기업과비즈니스업계에서일하는이들,사회를구성하는시민모두가자기충족적사고및인간적충동에따라움직이는예술가같은심성을갖춰야현대에잔존해있는문제를해결하고앞으로나아갈수있다고말한다.
저자가주장하는휴머니티와자기충족적사고가발현되는프레임은세가지이다.
1.예술로써의비즈니스추구
세계최초의인스턴트라면을개발한닛신식품의창업자안도모모후쿠는꽁꽁얼어붙은한겨울밤에아이들을데리고포장마차에라면을먹으러와서덜덜떨며길게줄서있는사람들을보고‘집에서간편하고맛있는라면을먹게해주고싶다’는마음으로컵라면을발명했다.
스마트폰운영체제(OS)로높은점유율을차지하는리눅스는개발과정에서전세계프로그래머들이아무런대가를받지않고프로젝트에참여해프로그램개발을성공시켰다.
이들은돈보다‘이렇게하지않으면안될것같다’는인간적인마음이동기부여가되어움직였다.경제적합리성을초월한예술적사고와비즈니스의결절점을단적으로보여주는예시이며저자가말하는‘살아갈가치가있는사회’에는이런사고가발휘된다.
2.투표적인소비실천
사회개개인은‘책임소비’의태도를갖춰야한다.어떤산업이차세대에남겨질지는개인의소비활동에따라결정된다.이는물질적부족보다정신적고립이더큰문제가되어버린현시대에더욱요구되는행위다.
모든일이기계화되어가는성장기에‘손으로만드는작업은시대에뒤떨어진다’는가치관이지배적이었을때,엄청난노력과시간을들여만들어야하는어느전통차통기업에도강한역풍이불었다.이때그와거래하는차전문점들이“아무걱정하지말고오직좋은물건을만들어주게나.우리가살테니까”하며계속구매해준덕에기업이존속할수있었다.이는‘응원경제가사회의문화적풍요를이룬다’는사실을보여준다.
3.보편적기본소득도입
자기충족적경제활동을촉진하려면보편적기본소득도입이필요하다.모든사람이활동자체에서즐거움을느끼기위해선경제적불안이없다는게전제되어야하기때문이다.‘가치창출의불확정성’이높아지는상황도기본소득도입을추구하는요인이된다.20세기중반에는단순히물건과서비스를만드는것만으로경제가치가생성되었지만,앞으로는물건과서비스의가치크기를예견하기가어려워진다.‘도움이되는물건’에서‘의미가있는물건’으로전환되어가치의격차가벌어지기때문이다.누구나안심하고몰입할수있는일을찾아매진하게하려면기본소득도입을도모해야한다.
인간이감정이라는기능을획득한까닭은감정이생존과번식에필수적이기때문이다.반대로감정을억제하고수단적인삶을지향하는일은생물개체로서의생존능력과전투능력을훼손하는것이다.『비즈니스의미래』에서짚어주는핵심은,우리가추구해야할건경제성장과생산성에대한성과가아니라‘인간이살아갈가치가있는좋은사회란어떠한사회인가?’하는물음이라는점이다.
100여년전의세계를떠올려보자.당시사회에서는여성의선거권이인정되지않았고,태어날때부터정해진경제격차가당연하게용인되었으며,수많은어린아이가가혹한육체노동을감당해야했다.또한하천에는맹독성산업폐수가그어떤처리과정도거치지않고그냥흘러내려갔다.현재의우리로서는믿기어려운디스토피아를‘원래그런거야’하고단념하며받아들였던것이다.그렇다면왜이런행동과습관이오늘날사회에서근절된것일까?‘이건이상하다’고적극적으로목소리를낸사람들이있었기때문이다.(맺음말중에서)
1930년대대공황이후최악의경제라고평가받는위기속에서우리각자와사회에변화가절실히필요해졌다.과거,현재,미래의경제를냉정하게분석하는저자의메커니즘을따라가보자.지구온난화와글로벌분쟁이격화되는이시점에서새로운규칙을고민하는이들에게하나의거대한지표가될것이다.
추천사
-송길영(마인드마이너(MindMiner),《그냥하지말라》저자)
현재의시간과노력을언젠가는보상받을것이라기대하던현대인은이제한가지이상의직업을갖는‘N잡러’,조기퇴직을꿈꾸는‘파이어족’으로변모했다.기존사회체계에서는존재하지않던모습들이다.그들의기대가지켜지지못할약속이었음을,즉증가한물질의풍요가그들에게분배되는기회는오지않을것임을깨달았기때문이다.(중략)
이러한변화는위기에따른대응일뿐아니라시대의전환에발맞추어큰흐름에순응해나가는과정이라할수있다.일본의저성장,인구감소문제는한국역시동일하게겪고있는‘미래의상수’이기에이책에서일러주는경고와분석에더욱주의를기울여야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