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대한작고단단한
유리알과같은호기심으로
나만의지도위,
내멋대로걷고그린세계
‘랜덤한’여행의순간에서발견하는환희와깨달음
호기롭고담대한어느청춘의여행법
여행은우리에게어떤의미일까?쫓기듯바쁜일상에서,우리는낯선도시,낯선자연,낯선세계로떠나낯선나를느끼며시간의결을세세하게감각하는여행을꿈꾼다.지도가알려주지않는길로걸어보기,현지인과한잔하기,예술작품속장소를찾아가예술가의시선으로느껴보기,목적지까지히치하이킹하기,우연히만난사람과함께여행하기,충동적인행동해보기,시간과일정에쫓기지않고한장소에머물러오래숨을쉬기,그곳의볕과공기를즐기기….
여기,이모든바람을현실로만들며나만의여행을만든스물여섯살청년이있다.군더더기없이단출하게,무계획을계획삼아,50리터짜리배낭하나메고훌쩍떠나207일동안세계를걷고사람을만났다.눈을감고도다닐수있는‘서울성동구왕십리’라는익숙한공간을벗어나,완전한타인으로나와세계를감각했다.그리고온전한쉼의순간에는플러스펜을들어시간을새기듯그림으로세계를기록했다.
“나를배낭여행으로이끈것은세상에대한,작고단단한유리알과같은호기심이었다.각기다른세상의사람들은어떤집에서사는지,무엇을먹는지,또어떤생각을하며사는지궁금했다.그들의거리를두발로걷고,세상의모든신기한것들을두눈으로직접보고,내나름의방법으로그것들을기록하고싶었다.”
다른누군가의여행기가아닌나의여행을만들어나가고싶었다고작가는말한다.책속에담긴이국의정경을나의눈으로확인하고싶다는,유리알같은이빛나는호기심은중국에서시작해아시아를지나유럽을거쳐남미의페루까지18개국50여개도시의시간,57장의그림,그리고그자신의발걸음이오롯이기록된한장의세계지도로남았다.
‘호랑이가뛰노는골짜기’라는이름이붙은후타오샤(호도협)의험준한산길을외국인친구들과함께걷고,카오산로드에서는처음만난친구들과함께인생첫문신을새기는가하면,아시아에서만난이를몇달뒤유럽에서재회하기도한다.하노이에서는수많은오토바이의물결속에‘내가아는사람’이있음을감각하고,피라미드를앞에두고말에서떨어진친구때문에카이로에서앰뷸런스를부르기도한다.‘하루만재워주실수없을까요’라는부탁의끝에그림처럼아름다운그리스자킨토스섬해변의별장에숙소를얻고,로마에서는우연히끌리는이와끌리는만큼동행하기도하며,동행이모두떠나고완전히혼자가된어느날에는할슈타트의호숫가에서‘오로지나만을위한세상’으로다가올여행의다음장면을기대한다.
쾰른에서는동경하는건축가페터춤토어의작품을보기위해한나절의자전거여행을시도하고,아를에서는반고흐의그림과마주하며‘예술로남는삶’에대해고민하기도한다.트럭파업으로봉쇄된수크레에서는내리나흘을머물다차로세워진바리케이드의끝까지가보자는결심으로트레킹을한다.그리고때로덜컹거리는기차,하루를꼬박넘겨영원처럼달리는버스,히치하이킹,길위의잠까지….수많은우연과돌발하는사건,끌리는대로만나고가보는7개월의시간을거치며저자의여행에는사람,경험,그림이남았다.
그렇기에이책은,나의발걸음으로기록해나간,나만의세계지도이며,아마도‘나와나의’여행기다.저자는말한다.
“여행은끝났다.지금나는이종이위의글과그림이나의여행을솔직하게담아냈길바란다.여행중에내가어떤생각을했는지,여행을통해나의모든것이어떻게변했는지,또여행이후의삶이얼마나풍성해졌는지이글과그림에담겼길바란다.재미있는소설처럼.어느여행자의그림일기처럼.때로는친한친구가들려주는여행이야기처럼누군가에게읽히길바란다.특별하지도대단하지도않은어떤이가떠났던이야기를읽고누군가긴여행을떠나길나는진심으로바란다.”
여행동안꼼꼼히남긴일기뿐아니라여행의어떤순간,자리에멈춰숨을고르며섬세하게펜으로담아낸작가의그림을보다보면가보지않은누군가의시간과장소에오래도록머물러있는느낌을받기도한다.스스로‘특별하지않은어떤이’라고지칭하며작가가내미는이유쾌하고담대한여행기『되는대로낭만적인』을읽으며독자들은‘해야할것’‘먹어야할것’‘가야할곳’의목록이없는여행을꿈꿔볼수있다.발길닿는대로,해보고싶은대로,겁없이,되는대로낭만적인어떤여행을.이책으로우리는복잡다단하고도뭉툭한일상을벗어나언젠가는떠날세계에대해빛나는꿈을꾸고,모든것이환희로다가오는자신만의여행기를써나가고,나의발걸음이담긴자신만의지도를그리게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