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의 세계사 : 문명의 거울에서 전 지구적 재앙까지

쓰레기의 세계사 : 문명의 거울에서 전 지구적 재앙까지

$26.00
Description
우리가 버리고, 태우고, 묻고, 밀어낸 모든 것
쓰레기에 대한 최전선의 세계사
죽은 쓰레기가 살아 있는 존재들을 압도하는 시대가 왔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후 위기는 날이 갈수록 그 강도를 달리하며 우리를 위협한다. 72억 마리의 꿀벌이 사라지고, 전 세계 3분의 2의 산호가 하얗게 변했다. 바다의 어종이 바뀌고, 농산물의 재배지가 바뀌었다. 겨울은 한 달 짧아지고 여름은 한 달 길어졌다. 폭우와 폭염뿐이던 유난했던 여름이 지나고, 우리는 더 길어지고 더 뜨거워질 내년 여름을 상상한다. 익숙했던 사계절이 어떤 모습으로 찾아올지 예측할 수 없는 기후 위기의 시대, 여기 문제를 해결할 생각의 실마리가 되어줄 ‘쓰레기 책’이 있다.

우리가 밀어낸 것들이 우리를 압도할 때
기후 위기의 시대에 다음 역사를 쓰는 법
인간의 역사는 쓰레기의 역사와 같다. 인간이 있는 곳에는 늘 쓰레기가 있었다. 네안데르탈인도 쓸모없는 물건을 버렸고, 고대 로마도 19세기 대도시와 마찬가지로 시시각각 쌓이는 쓰레기를 처리하려 고군분투했다. 쓰레기는 현대의 도시를 만들었다.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쏟아내는 쓰레기로 몸살을 앓던 도시들은 저마다 수거 체계와 수도망 같은 처리 인프라를 갖추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제 우리는 쓰레기로 새로운 지형을 창조한다. 미처 처리하지 못한 쓰레기를 쌓아 올려 ‘쓰레기 산’을 만들고, 입지도 않고 버린 옷으로 우주에서도 관찰되는 알록달록한 ‘쓰레기 해변’을 만들고, 바다에 내버린 플라스틱으로 거대한 ‘쓰레기 섬’을 만든다.
쓰레기는 무엇인가? 우리가 만든 쓰레기는 어디로 갔는가? 우리는 쓰레기를 어떻게 처리하고 있는가? 버리고, 묻고, 태우고, 화학 처리하는 그 모든 과정에서도 쓰레기는 왜 사라지지 않고 ‘증식’하는가?

쓰레기를 모르고서는 쓰레기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쓰레기 경제의 전문가인 저자 로만 쾨스터는 자본주의와 긴밀하게 연결된 쓰레기 생산과 처리 방식을 중심으로 기후 위기의 시대에 “우리가 쓰고 버린 부작용의 역사”를 써 내려간다. 선사 시대부터 전자 폐기물의 현대까지, 인류 문명의 거울로서 쓰레기 고고학부터 가난한 나라로 쓰레기를 밀어내는 쓰레기 식민지의 현대까지를 살피는 이 책은 시대와 지역을 넘나드는 포괄적이고 철저한 연구로 쓰인 ‘인류의 더러운 역사’이다.

저자

로만쾨스터

저자:로만쾨스터(RomanKoster)
독일역사가.보훔루르대학교에서역사와독일어를공부했고프랑크푸르트괴테대학교경제사회사학과에서박사학위를받았다.2차세계대전이후쓰레기경제의전문가로,바이에른과학및인문학아카데미역사위원회에서연구하고,강의한다.
『쓰레기의세계사』는사회적토론을자극하는양서에수여하는2024독일논픽션상최종후보에올랐다.“쓰레기발생의역사와자본주의경제와의연관성을이해하기쉽고명확하게밝히는책”이라는평을받았다.

역자:김지현
독일어번역가.독일브라운슈바이크공과대학교에서약학을공부하고있다.옮긴책으로『지긋지긋한사람을죽이지않고없애는법』『사계절천체관측』『수학을배워서어디에써먹지?』가있다.

목차

들어가는말

1부근대이전:삶에는쓰레기가따른다
1장―선사시대:이모든쓰레기의시작
2장―도시의시작,그리고지저분한발전
3장―유용하고불결한도시의가축들
4장―부족함의가르침:전근대의재활용
5장―외전:청결과불결다음,‘위생’의탄생

2부산업시대:회색빛도시의시작
6장―산업혁명:세계의재구성
7장―쓰레기통의탄생
8장―‘우월한위생’?:식민주의의핑계
9장―세상은돌고돈다:산업시대의재활용

3부대량소비의시대:폭발하는쓰레기
10장―버리기사회의탄생
11장―대형쓰레기통과‘남자들의자부심’
12장―밀어내고,버리고,처리하고,묻고,태우기
13장―가난과부:정책,그리고생존전략으로서재활용

에필로그―바다로밀어낸쓰레기
주석과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쓰레기경제’의세계적전문가가이야기하는
한도초과쓰레기의시대,
우리가쓰고버린부작용의역사

인류세를넘어선지속불가능‘쓰레기세’의시대
우리는우리가버린것들위에산다

“남은일생에서올여름은가장선선한여름”“겨울은1개월줄고,여름은1개월늘어”“뜨거운바닷물에전세계산호3분의1이하얗게질렸다”…눈앞에닥친환경재난을경고하는신문기사가넘쳐난다.지구온난화를넘어‘지구가열화(EarthHeating)’,기후변화에서기후위기를넘어서‘기후붕괴’라는명명까지들려온다.인간의영향으로형성된지질시대를의미하는단어인류세(Anthropocene)에서‘쓰레기세(Wasteocene)’라는단어도등장했다.다음세대의사람들이지금의지층을살펴본다면온통플라스틱조각이가득할것이기때문이다.

모든것이사라지는세상에서,“쓰레기는유일하게증가하는자원이다.”플라스틱은기후위기와밀접하게연관되어있다.플라스틱은생산되고소비되고수거되고처리되는‘생애주기’내내온실가스를배출한다.우리가매일내놓는플라스틱쓰레기는에펠탑100여개무게에달한다.쓰레기의양은2차세계대전직후에폭발적으로증가한이래계속늘어나고만있으며,특단의조치를취하지않는다면2050년에는가정에서배출하는쓰레기만지금보다75%증가한34억톤에달할것으로보인다.우리는편리한소비만큼쓰레기를처리할방법에대해서는고려하지않았다.우리가처리하지못한쓰레기는외곽으로,식민지로,저개발국가로떠넘겨지고,쓰레기는태평양위거대한쓰레기섬(GreatPacificGarbagePatch,GPGP)의‘영토’를넓히고있다.

문명의거울로서의쓰레기

인간이있는곳에는언제나쓰레기가따르고,쓰레기는인간존재와삶의방식을증언한다.쓰레기의역사는기원전1만년에서기원전6000년사이,인류가한장소에정착하면서비로소시작되었다.한곳에자리를잡게되면서인류는배설물과음식찌꺼기,재,부서진도구를마주해야만했다.사람들은집밖으로‘내버리고’구덩이에‘던져넣어서’쓰레기를해결했다.노르웨이에있는한석기시대쓰레기장은길이300m에8층건물높이규모를자랑한다.이탈리아로마테베레강동쪽기슭에는몬테테스타치오라는언덕이있다.높이50m,둘레1000m규모의이언덕은과거에대형쓰레기매립지였다.

“메소포타미아의가장큰도시였던우르크에서는문자와글을활용했을뿐만아니라쓰레기와배설물을내려보내기위한하수도시스템도만들었다.고대이집트의헤라클레오폴리스에서는제9왕조와제10왕조(기원전약2170년)에이미귀족들의쓰레기를일괄적으로수거해나일강에배출했다.마야에는유기물쓰레기를버리는장소가있었다.트로이사람들은쓰레기를단순히문밖에던져버린것으로보이지만,아테네에서는기원전5세기에이미거리청소(코프롤로고이,Koprologoi)가시행되었으며매립시설도갖추고있었다.”(34쪽,1장「선사시대:이모든쓰레기의시작」)

“쓰레기를흘려보내기위해서는도시지형이뒷받침되어야했다.경사가있거나,도시가산위에있는것은큰장점이었다.산이많은로마는덕분에비교적수월하게쓰레기를처리할수있었다.로마는기원전6세기에건설된개방형하수관클로아카맥시마를통해하수와쓰레기를테베레강으로떠내려보냈다.콘스탄티노플은긴역사동안쓰레기문제로크게골머리를앓지않았는데,도시주변에경사가있었고,물살이거센보스포루스해협과마르마라해에쓰레기를버릴수있었기때문이다.”(45쪽,2장「도시의시작,그리고지저분한발전」)

쓰레기,발전된도시를만들다

도시가급성장하고인구밀도가높아지며쓰레기의양도급격하게늘었다.쓰레기가드디어삶의‘문제’로떠오른것이다.기존의처리방식이한계에부딪히자시당국은하수도망건설과쓰레기수거같은처리‘인프라’를개선하기시작했다.19세기의도시들은이웃도시의청결도를평가하며‘더러운도시’라는오명을붙이거나,상대를모방하며영향을주고받았다.처리주체의공공화와민영화,처리절차와운송수단의발전,쓰레기차가들어갈수있는도로의건설등이런저런시도와실패,성공의과정에서‘쓰레기통’도발명되었다.거대한노란색컨테이너가대도시주거지의익숙한풍경으로자리잡은것은우연이아니다.

“베를린은세계에서가장깨끗한도시를자처하며동시에마르세유를세계에서가장더러운도시로격하했다.뉴욕시민들은더러운거리를부끄럽게여겨문명화된도시에서이름을빼고싶어한반면,파시즘은말그대로이탈리아를청소하겠다고선언했다.이는2차세계대전이후에도계속되었고,쓰레기는경제수준을보여주는척도로여겨졌다.1950년대미국인들은스웨덴거리에맥주와음료병이쌓여있지않고깨끗하다는점에경의를표했다.물론몇년지나지않아소비사회가당도하면서스웨덴거리에도빈병이쌓이게되었다.”(267~268쪽,11장「대형쓰레기통과‘남자들의자부심’」)

청결에관한인식이생기고,쓰레기가질병전파의원인으로지목되며차차위생개념이생겨났다.각도시는위생관련학술지를만들어관련지식을교류했고,토양의증기에서질병이발생한다는미아즈마이론이세균학으로대체되었다.세균학자윌리엄세지윅은이렇게말했다.“1880년대이전에는아무것도알지못했지만,위대한10년을거친1890년대이후에는모든것을알게되었다.”세균학은과학적인도시위생의시작을알린변곡점이었다.

식민주의의지배논리가된쓰레기

식민주의자들은쓰레기처리인프라를갖춘깨끗한도시,그리하여질병없는선진적도시라는이상을식민지에제시했다.식민권력은‘위생프로젝트’라는명목으로지역의전통적인쓰레기처리법을폐기했고,위생수준을서구기준으로‘끌어올리고자’위생적으로올바른행동을집중적으로‘교육’했다.이것이문명의발전을위한과정으로포장된것은물론이다.

“1889년케냐나이로비를점령할당시식민지배자들은―무법천지나다름없던초기단계의도시를규제하기위해―도로청결과쓰레기수처및처리에특히신경을썼다.이시스템은도시가세계에서손꼽히는규모로커지기전인1970년대까지는전반적으로잘작동했다.1900년대이후마다가스카르에는프랑스인들이개방형수도관과우물,변소같은시설을건설하기시작했다.이런도시개선프로젝트가통치의정당성을뒷받침해서지배가한결쉬워질것이라는희망과함께말이다.”(193쪽,8장「‘우월한위생’?:식민주의의핑계」)

편리함은새로운쓰레기를만들어낸다
1969년노르웨이실험고고학자인토르헤위에르달은직접만든카약을타고태평양을가로질렀다.그의눈에띈것은당장15년전까지만해도없던,바다위를떠다니는수많은플라스틱쓰레기였다.플라스틱쓰레기가본격적으로문제가된것은슈퍼마켓이라는소비형태가전세계로확산된1960년대이후였다.‘판매의최적화’과정에서물건이과잉공급되고포장재와운송자재가더많이쓰였다.그리고수십년이지난오늘날,우리는모두플라스틱쓰레기에서자유롭지않다.

“이미1950년대에새로운대량생산기술이가정에도달했다.냉장고와포장기술은많은양의식료품을―보통자동차를이용해―구매하고보관할수있게해주었다.이는수요를잘못예측하는원인이되었고,쓰레기의양은증가했다.현대의운송기술은실제소비행위와우리의입안까지들어왔다.여기까지의모든과정을전부최적화할수있는것은물론이었다.새로운물질은더많은것을소비하는시대를열었다.상품포장기술이발전하자신선함에대한수요가증가했다.새로운생산및포장방식은위생기준을높였다.…늦어도1960년대부터는집과신체를청결하게유지하는것이의무가되었다.청소용품,세탁세제,샴푸등청결을위한새로운제품들도시장에속속등장했다.”(258쪽,10장「버리기사회의탄생」)

쌓거나묻고태우다가급기야‘밀어내버린’
쓰레기식민지의현대까지

1970년대,다이옥신의존재가처음으로세상에알려졌다.사람들은쓰레기가일으키는눈에보이지않지만치명적인위협을인식하기시작했고소각이라는처리방식도선택지에서제외되기시작했다.도시들은서로쓰레기를밀어냈고,다음으로는나라밖으로밀어냈다.생산한것을완전히없애버리는쓰레기처리법은아직까지발견되지않았다.이른바‘선진국’은자국에서처리하지못한쓰레기를저개발국가에떠넘기고있다.

“미국에는소각장신설을반대하는수많은풀뿌리단체가생겨났다.주를넘나드는쓰레기운송은여론을더악화시켰다.펜실베이니아는1980년대말에‘트래실베이니아(Trashsylvania)’라는오명을얻었는데,뉴욕과다른주에서엄청난양의쓰레기를넘겨받고,이를처리하기위해새로운시설까지지었기때문이다.일본에서도특히1983년소각시설의재에서다이옥신이검출된이후시민들의저항이거세졌다.”(314~315쪽,12장「밀어내고,버리고,처리하고,묻고,태우기」)

“쓰레기장은지나치게불이붙기쉬웠다.쓰레기가인화성높은물질이기도했지만,유기물이발효되면서생산한열이종종자연발화로이어지기도했다.…1993년이스탄불의대형매립지움라니예에서는35만톤에달하는쓰레기가무너지는바람에32명의사상자가발생했다.보고타의대형매립지도냐후아나또한1997년에비슷한사건을겪었다.2000년에마닐라의매립지스모키마운틴에서발생한쓰레기산사태는공식적으로200여명의사상자를낳았는데,실제로는그보다더많을것으로추정된다.”(306~307쪽,12장「밀어내고,버리고,처리하고,묻고,태우기」)

쓰레기는점차복잡해지고쓰레기처리문제도그만큼해결하기어렵게꼬여간다.20여년전부터는전자폐기물(E-Waste)이환경오염의새로운원인으로지목되고있다.복잡한화합물로만들어진이러한쓰레기는대개특수폐기물로쓰레기장에투기되거나가나의악명높은아그보그블로시매립지에묻힌다.플라스틱쓰레기를처리하기도전에‘하이테크오염’이추가된것이다.생활방식을바꾸어줄일수있는쓰레기의양은20%정도다.그러나이20%를위해일상에서더많은주의를기울이고,더많은제한을받아들여야한다고저자는말한다.그리고동시에이러한생산과소비를강요하는경제를돌아봐야한다.상품은언제나넘치도록충분히생산되어진열대에서우리를기다리고있고,우리는1리터의음료수를마신뒤남은플라스틱병을‘분리배출’하고만족하며쓰레기통에서돌아선다.지금우리가버린쓰레기는우리보다더오래살아남는다.

“좋은논픽션은늘스릴러보다흥미롭다.이책이그렇다.”한독자의평처럼,『쓰레기의세계사』는위기의시대를독자의눈앞에생생하게펼쳐보여주는최전선의쓰레기연구서다.지구평균기온이산업화이전보다1.5도상승하는시점까지는이제5년남았다.기후시계를멈추기위해,우리가버리고잊은쓰레기들을돌아봐야할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