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은 직선이 아니다 : 암, 도전, 진화 그리고 삶과 죽음에 대한 매혹적인 탐구

죽음은 직선이 아니다 : 암, 도전, 진화 그리고 삶과 죽음에 대한 매혹적인 탐구

$24.00
Description
“매일 마지막을 마주한, 그곳에 시작이 있었다”
암을 향한 투쟁, 탄생과 진화 그리고 생과 사의 경계까지
서울대학교 종양내과 교수가 기록한
생명을 향한 여정

베스트셀러 《어떤 죽음이 삶에게 말했다》의 저자이자 20여 년간 암 환자를 치료하고 종양을 연구해 온 김범석 서울대학교 종양내과 교수가 의사이자 과학자로서 암과 싸우며, 생과 사의 경계를 탐구한 내용을 책을 펴냈다.
《죽음은 직선이 아니다》에서 저자는 어린 시절, 아버지를 암으로 잃은 사건에서 시작해 암에 대한 인류의 투쟁을 살펴보고, 빅뱅과 생명의 탄생을 파헤친다. 그리고 죽음과 불멸의 양면성을 지닌 암의 특징을 과학자의 눈으로 탐구하고 삶과 죽음의 경계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던진다.

저자

김범석

저자:김범석
서울대학교암병원종양내과전문의이자임상교수
암환자의남은삶이의미있게연장될수있도록암환자를돕는일을하고있다.열일곱살,암으로아버지를떠나보낸경험은그를의사의길로이끌었고,이후종양내과전문의로서수많은암환자들을만나며삶과죽음의경계에서고통과희망을마주해왔다.또한암의본질을연구하며생명과죽음의의미를과학과철학의시선으로통찰해왔다.
서울대학교의과대학을졸업하과서울대병원에서전임의과정을마쳤다.미국임상암학회,유럽종양내과학회,대한항암요법연구회등여러학회에서활동하고있다.
제3회보령의사수필문학상대상을받았으며《에세이문학》을통해수필가로등단했다.쓴책으로는《어떤죽음이삶에게말했다》《경계의풍경이묻다》《항암치료란무엇인가》《암,나는나너는너》《암환자의슬기로운병원생활》등이있다.

목차

프롤로그:아버지의죽음,그리고질문들

1부죽음은직선이아니다

1장혼돈의한복판에서
-3월1일이란경계선
-레지던트의첫날밤
-죽음의상전이

2장우리는왜죽는가
-사망진단서쓰는법
-5리터의피
-감염의세계
-나와나아닌것이하나되는,죽음
-중환자실의풍경

2부암을향한인류의도전

3장성급한공격
-암은존재하지않았다.…불러주기전까지는
-방사선의명과암
-전쟁이가져다준선물
-독으로암을죽인다
-로그킬이론

4장암치료의상전이
-재래식무기의한계
-세포에독이되는약
-이레사의등장
-바지가짧다고다리를잘라내지않아도된다
-분자표적항암제의한계

5장적은내부에있다
-새로운돌파구,면역항암제
-암에대한상식이뒤집어지다
-혼조교수의우연같은필연
-적은내부에있다
-방향의전환

3부죽음과불멸의두얼굴,암

6장셀프와변형된셀프
-피아구분과자기검열
-암의경계
-정의와징표
7장태초에시작이있었다
-제네시스
-개체의죽음,종의영생
-그리고암의시작

8장암은살아남기위해진화한다
-암과의바둑
-진화속으로
-호모사피엔스
-완치와멸종
-우연의힘

9장시작과끝은순환한다
-태아와암의공통점
-퇴화적진화

4부반전

10장지피지기를위한역지사지
-역지사지로보는세상
-암세포의시선으로바라본세상
-생존기계

11장살아있다는기적
-DNA복제와질병의탄생
-오류의보완
-DNA오류의5가지경로
-살아있다는행운혹은기적
-우연의우연

12장우리는시시각각태어나고시시각각죽어간다
-테세우스의배
-7년전의나와지금의나
-복제한나는나일까
-순진한착각
-자아를향한선문답
-무아에대한저항감

5부죽음뒤집어보기

13장전환과공존
-실체로서의죽음
-스펙트럼으로서의죽음
-“어차피죽으면끝인데”
-관점의전환-암과함께살아간다는것
-완화의료

14장죽음과노화
-암의예방과저속노화
-담배-마약,노화촉진제,발암물질
-시간을늘리는법
-시간의상대성

15장정견-무엇과싸우는가
-불안과불확실성사이에서
-항암치료를하는유일한경우
-소록도의암환자
-3인칭으로한발짝떨어져서바라보기
-암을둘러싼서사
-우리는무엇과싸우는가
-여정을마치며

에필로그:어떤끝에서시작을이야기하다
감사의글
미주

출판사 서평


암으로아버지를떠나보낸열일곱살소년의질문,
“왜우리는죽는가?”

죽음에대한저자의탐구는개인적경험에서시작됐다.열일곱살,아버지의폐암진단과죽음은김범석교수에게큰충격을남겼다.아버지의죽음과그로인한정신적,경제적고통을속에서저자는하나의질문을품게된다.
“왜우리는죽는가?”
질문은그를의사의길로이끌었고응급실,암병동,소록도등수많은의료현장에서다양한죽음의순간과마주하게된다.병원이라는공간은질서와혼돈이맞물린전쟁터와같았다.그곳에서저자는매일죽음과마주하며인간의몸이무너지는과정을목도했다.죽음은늘예측할수없었고,종종아무런예고없이찾아왔다.그속에서저자는죽음이예측가능한직선이아니라,어느순간급격히무너지는‘임계점’의문제라고보았다.

액체가기체로바뀌는순간은불현듯찾아온다.99도까지는아무일없던물이100도가되는순간갑자기끓어오르며수증기가된다.99도까지올라가는동안1도,1도쌓여가는징조는100도가되어야변화로이어진다.그지점이임계점이다.죽음도그랬다.모든죽음은생각보다빨리찾아왔다.죽음은직선적이지않다.임계점을넘어서면몸은한순간에꺾인다.임계점을넘어서는순간,몸은순식간에변한다.이쪽은생(生),저쪽은사(死).마지막바이털이끊어지는순간까지도그랬다.
-1장.혼돈의한복판에서

저자는죽음을물리학의‘상전이’현상에빗대어설명한다.물이서서히끓어오르다가100도에도달하면수증기로바뀌는것처럼,우리몸도작은변화들이쌓이다가어느순간갑자기무너진다.심장이멈추고,호흡이끊어지는그순간은질서에서혼돈으로넘어가는경계이자,삶이끝나는순간이기도하다.이죽음을막기위해수혈,항생제,인공호흡기등여러무기를동원했지만,한계에부딪힌다.‘의학의한계’를절감한것이다.아무리애써도죽음을막을수없는경우가있고,그앞에서‘암을정복하겠다’는어린시절다짐은무력했다.

의사이자과학자의눈으로탐구한
암을향한인류의투쟁사

그러나포기하긴일렀다.해답을찾기위해저자는기원전부터지금이순간까지암을향한인류의투쟁을소개하며,암을치료하기위한과학자와의사들의여정을탐구한다.
인류가암이라는질병을인식하고싸우기시작한역사는길다.예를들어,고대이집트의학문서인에드윈스미스파피루스에서유방에생긴종양에대한기록이남아있다.그러나그치료법은“없음”이라는단한단어로마무리되었다.이는당시의학의한계이자,암이얼마나강력하고이해하기어려운질병이었는지를보여준다.

암에대한?본격적인도전은비교적최근의일이다.인류가암에대해진지하게맞서기시작한것은수술,방사선,그리고항암화학요법이등장한20세기이후다.초기의접근법은암덩어리를잘라내고태우고죽이는재래식방식에의존했으며,이러한치료법은일정부분성과를냈다.방사선의발견과제2차대전의산물로개발된항암화학요법은암에대한치료의길이열렸다는희망을주었다.그러나이러한방법으로는모든암을치료하기어려웠다.암세포는빠르게변이하며내성을키우고전이했는데,이에비해의학의발전은늘한발늦었다.

그러나인류는포기하지않았다.과학의발전은암치료에새로운패러다임을가져왔다.암세포가성장하는신호전달경로를차단하는치료법,분자표적항암제는암치료의새로운길을열었다.분자표적항암제는특정유전자가암세포를자라게하는원인이된다는것에착안해그유전자를목표로삼아암의진행을막는다.대표적으로HER2단백질을표적으로한허셉틴은유방암치료에혁신을가져왔다.하지만분자표적항암제도완벽하지않았다.표적이없는암세포나돌연변이가계속해서문제를일으켰다.

최근암연구의가장큰전환점은면역항암제의등장이다.면역항암제는우리몸의면역체계를활성화해암세포를공격하도록유도하는방식으로,암과면역체계의관계에대한관점자체를바꾸었다.암세포는자신을우리몸의일부,즉‘나’로간주해면역계의감시를피해왔다.하지만면역관문억제제는이면역의브레이크를해제해암세포를다시공격대상으로삼게했다.면역항암제는암에대한인류의상식을완전히뒤집어놓았다.저자또한면역관문억제제를통해이전이라면시한부선고를했었어야할환자들을여럿살리게된다.

면역관문억제제의개발은,암세포를외부의적이아닌변질된내부의적으로인식하면서적은내부에있다는개념을정리한다.이는암세포에대한새로운접근법이다.
이러한치료법의등장으로작은승리를거두게됐지만,고령인구의증가와함께암은여전히중요한사망의원인이다.또한치료법에발맞춰암세포는지금도끊임없이변이하며살아남을방법을찾아내고있다.그래서저자는언제나승자는암이라고자조한다.

면역세포가암세포를만나면분명이상한세포로인식할텐데,왜인식하지못하는걸까?우리몸에해로운세포인데왜죽이지못하는걸까?
문제의핵심은피아구분에있었다.면역세포가죽여야하는적은내부의적이고,변형된자아였다.적은셀프였지만셀프가아니기도했다.나이지만내가아니기도했다.온전한내가변해버린나를죽이는일은기본적으로쉬운일이아니다.변해버린나를마주하는일은언제나고통스럽다.면역항암제가왜듣지않는지알아내기위해서는보다더근본으로들어가야했다.암에대해알아야만했고‘나’에대해알아야만했다.적을이기기위해서는무엇보다도우리자신에대해근본적으로더알아야만했다.
-5장.적은내부에있다

죽음과불멸의두얼굴,
암에숨겨진생명의원리

죽음을비극이나패배로만보아야할까?저자는빅뱅,생명의진화,DNA의세계를오가며암을통해‘생명의원리’를탐구한다.암은우리몸의일부이지만,생존을위해스스로를변화시키며질서를깨뜨린다.암은생명과죽음이하나의흐름속에있음을보여주는존재다.그는암과싸우는과정을통해저자는“죽음과질병이삶의일부로존재한다”는사실을받아들이게된다.
저자는죽음을‘경계의소멸’이라고설명하며,살아있는동안나와나아닌것을구분하던몸의경계가죽음에이르러허물어진다고말한다.면역체계는작동을멈추고세균이몸속으로침투하며,결국우리는자연으로돌아간다.죽음은소멸이아니라자연과다시연결되는과정이며,그것은두렵고거대한사건이아니라누구나맞이해야할필연일뿐이다.

암을정복하고암으로인해죽는사람을막아보려고암에대해공부할수록나는당혹스러웠다.어떤때는암세포에측은한마음도들었다.영생을추구하는가장성공한생존기계에서수십억년을이어온생명체의절묘한생존메커니즘도알게됐다.
암에대한분노가암에대한이해로이어지는과정을나는어떻게받아들여야할지난감했다.분명한것은관점이바뀌자세상이다르게보이기시작했다는것이다.세상을이해하려하지않는자에게세상은이해되지않았지만,세상을이해하려는자에게세상은그속내를보여줬다.겉으로보이는세상과본질은달랐다.-10장.지피지기를위한역지사지

이책이전하는중요한메시지는죽음을받아들이는태도에있다.죽음을외면하는대신그것을스펙트럼의일부로바라보자는것이다.
암과싸우기보다는공존하는방법을택했을때,생존기간이늘어나고삶의질이높아지는것처럼,죽음역시삶의일부로받아들일수있다면우리는남은시간을더의미있게살아갈수있다.죽음을준비하고이해하는일은결국오늘을더잘살아내기위한과정이기때문이다.
저자는죽음과질병을적으로만여기며두려워하기보다는,그것을통해삶의가치를더깊이바라볼것을권한다.죽음을직시하는순간,삶의소중함은더선명하게다가온다.그가병동에서만난환자들은마지막까지사랑하는사람과의시간을소중히여기고,미처하지못했던일들을정리하며삶의마지막을준비한다.이러한모습들은우리에게묻는다.“지금당신은어떻게살고있는가?”

암은처음부터변형된나자신이었다.그토록없애버리고싶은암은변형된자아였고,내가싫어하는나자신의모습이기도했다.그렇게암은의외의메시지를나에게주었다.소소한하루하루의소중함도알려주었다.
인생은본디우연으로점철된불확실한것이기에소중하다.우리의기적은바로여기에있다.오늘하루가기적이다.암에걸린것이불행이아니라암에걸리지않고살아있는것이기적이다.우리가당연하게여겼던모든것들은당연하지않다.이모든것들이암에대한공부를하지않았다면알지못했을평범한진리였다.-15장.정견?무엇과싸우는가

《죽음은직선이아니다》는죽음을무겁고비장하게다루지않는다.오히려담담하게,그러나깊이있는시선으로죽음을이야기하며우리가삶을어떻게살아야하는지생각하게만든다.죽음은피할수없지만,그것을두려워하는대신준비하고받아들일수있다면,삶은더충만하고의미있게다가올것이다.“죽음을이해하는것은곧삶을이해하는것이다.”그리고그것을깨닫는순간,우리는더나은삶을살아갈수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