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위의 과학자

바다 위의 과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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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인류는 아직 바닷물 한 방울만큼도 바다를 완벽히 알지 못한다.”
75회 승선 조사 경험을 가진 해양과학자가 알려주는 바다의 진짜 모습!
보이저 1호가 카메라를 180도 돌려 찍은 지구의 사진을 보고 칼 세이건은 ‘창백한 푸른 점(Pale Blue Dot)’이라고 표현했다. 우리가 지구를 ‘푸른’ 행성이라고 부를 수 있는 이유는 푸른 바다가 지구 표면의 70퍼센트 이상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38만 4천 킬로미터 떨어진 달에도 발자국을 남긴 것과 다르게 인류는 최근에서야 수심 1만 미터 잠수에 성공했다. 바다는 전 지구를 순환하며 기후를 조절하고 물질을 교환한다. 미생물부터 거대한 고래에 이르기까지 풍부한 해양 생태계를 구성하고 있지만 막상 우리는 어떻게 바다에서 이 모든 일이 가능한지 잘 알지 못한다.
바다의 비밀을 밝히기 위해 직접 바다로 간 과학자가 있다. 서울대학교 지구환경과학부 교수이자 해양물리학자인 남성현 교수는 배를 타고 나가 현장 관측을 통해 바다의 비밀을 밝혀낸다. 《바다 위의 과학자》는 마치 탐사 일지처럼 저자의 항해 경험과 해양과학 연구를 소개하고 있다. 일 년에도 몇 달씩 바다 위에서 지내는 저자는 망망대해 위에서 태풍에 쫓기고, 해류와 씨름하며 대자연의 경이를 온몸으로 느낀다. 연구를 통해 바다에 대해 알아갈수록 ‘인생은 파도’라는 말을 뼈저리게 느낀다는 저자는 말 그대로 바다의 진짜 이야기를 우리에게 전해준다.
저자

남성현

저자:남성현
서울대학교자연과학대학지구환경과학부교수.
직접배를타고먼바다로나가바다의움직임을관찰하는해양물리학자.한없이넓고깊은바다의비밀을밝히는일을할수있음에항상감사하고행복하다.
서울대학교자연과학대학지구환경과학부에서해양학을전공하고동대학원에서물리해양학으로석사및박사학위를받았다.국방과학연구소와미국스크립스해양연구소에서국방,기후,생태관련연구에참여했으며,현재서울대학교지구환경과학부에서해양관측중심의연구와교육에힘쓰고있다.
한반도주변연해와태평양뿐아니라대서양,인도양,남극연안을포함한전세계의바다를75회이상탐사하고그결과를바탕으로90여편의학술논문을발표했다.기후변화에관한주요평가보고서의자문위원으로활동했으며,북태평양해양과학기구(PICES)와유네스코해양학위원회등주요국제회의에정부대표로참여하고있다.서울대학교자연과학대학우수강의상(2018),연구상(2020),교육상(2023)등을수상했으며,한국해양학회총무이사,한국과학기술한림원차세대회원,한국해양한림원준회원으로활동중이다.
지은책으로는《청소년을위한기후변화에세이》《기후위기행동사전》《천재지변에서살아남는법》《반드시다가올미래》《남극에‘운명의날빙하’가있다고?》《2도가오르기전에》《위기의지구,물러설곳없는인간》등이있다.

목차


프롤로그
항해를시작하며

1부파도위의과학자
여러분,이건바다가아닙니다
한배를탔다는건
파도위에서잠자기
예상치못한손님
물가쿠
전설속의바다
갑판위에서휴식을
태풍을피하는법
잊을수없는항구들
배를움직이는사람들
망망대해에서응급환자가발생했다
선상의만찬

2부바다위의실험실
어쩌면운명처럼
바다의탐정혹은프로파일러
인생은파도
대자연의관찰자
바다와의시간싸움
남극
갈수없는바다
바다의계절이변하고있다
고작빙산의일각을알아내는중입니다
어물장수문순득
최후의프런티어

에필로그
육지에서

출판사 서평

실험실이아닌바다로향한과학자
처음소개되는바다위과학자의일과삶

국방과학연구소와세계최고의해양과학연구기관인미국스크립스해양연구소(ScrippsInstitutionofOceanography)에서해양연구를해온남성현교수는지금까지약75회의승선조사를하며태평양,인도양,대서양은물론남극까지다녀온베테랑해양과학자다.저자는1년에3~4번씩배를타고,한번승선조사를나갈때마다짧게는일주일,길게는두달씩바다위에서생활한다.
관측해양학자중에서도직접승선조사를하는해양과학자는흔치않다.저자는인공위성이나모델링을이용하기보다직접바닷속에관측장비들을설치한후현장데이터를수집하고,이를분석하여바다의과학적원리를발견한다.이책에는접근이쉬운갯벌이나해안가가아닌먼바다에서벌어지는,지금까지알려지지않았던해양과학자의일과삶에대한이야기가흥미진진하게펼쳐진다.
저자는다양한해양과학연구방법을소개하며해양과학자의일이무엇인지보여준다.20년에걸친태풍연구를통해태풍과바다가만들어내는해양환경의변화를발견했을때본인이대자연의관찰자임을실감하고,발광박테리아의분포를통해기록으로만전해지던전설속의‘우윳빛’바다를발견할때는놀라움과희열을느낀다.이책은때로는바다를진찰하는의사이자,보물을찾아떠나는탐험가이자,비밀을밝혀내는탐정이자프로파일러같은과학자의모습을소개한다.

그런데인도네시아해역의내부파연구를위해우리가관찰했던위성영상신호에서전혀의도하지않았던해양―대기―생물상호작용의결과인‘우윳빛’바다를우연히발견하게되었다.달빛에반사된신호를정밀하게측정할수있는위성센서가기록한데이터는인도네시아일부해역과소말리아해역의매우제한된구역에서유독눈에띄는달빛반사특성을보이는영역이시간에따라분포를달리하고있음을보여주었다.다른위성신호나현장관측데이터와의비교분석을통해해당영역내에플랑크톤의번성이일어나지않음을확인한우리는이것이박테리아번성에의한것임을알고놀라지않을수없었다.바로전설처럼전해지던우윳빛바다를실제로확인한것이기때문이다.
―〈전설속의바다〉중에서

낚싯배,크루즈,쇄빙선등온갖배를타고바다를누빈75회의승선조사
개미한마리없는망망대해위에서기록한탐사일지

누구나살면서한번쯤배를타본경험은있겠지만,몇달씩망망대해위에서지내는경험은아무나하기힘들다.저자는비록과학자이지만숱한승선조사경험으로뱃사람의마음을어렴풋이느끼게되었다고고백한다.이책에는망망대해위에서겪은저자의경험이고스란히담겼다.
저자는어촌마을의소형문어잡이배부터시작해참수리급고속정,209급잠수함,국방과학연구선선진호와청해호,쇄빙연구선아라온호등다양한배를경험했다.국내선박뿐만아니라러시아국적의고르디엔코호(R/VPavelGordienko),미국국적의멜빌호(R/VMelville),독일국적의‘메테오어호(R/VMeteor)’등세계여러나라의배에도탑승하며세계적인해양연구경험을쌓았다.
또한이책에는선상에서일어난재미있고낭만적인이야기도가득하다.배를타기전에짐을싸는것부터시작하여흔들리는배안에서안전하게잠을자는방법,태풍을피해열린바비큐파티,배위에서만난해양생물들등오랜시간바다위의배안에서지내보지않으면알수없는특별한일상이담겼다.실험설계를할때어촌주민들의도움을받았던일,연구자료로어업활동을도운경험,6년만에모항으로복귀하는배를환영하는항구의분위기등은과학자의삶과보통사람들의일상을연결하며과학연구의중요성과의미를더한다.
특히말그대로‘한배를탄운명공동체’로서배안의사람들이서로의연구와일을돕고보살피는모습은우리가지구라는더커다란공동체에서가져야할마음가짐을보여준다.

수심500미터에위치했던마지막센서까지모두연구선갑판으로끌어올려회수한뒤에도부이에달린로프를계속감아끌어올렸다.로프의절단된부분이나올때까지올리려는것이었다.그런데갑자기갑판장이상기된목소리로외쳤다.
“상어다!”
절단된로프끝부분에상어가감겨있었다.세줄로된이빨에로프가걸려이를빼지못하고수심1천미터에서부터해수면까지끌려온것이다.상어를보고자사람들이모두선미쪽으로몰려들자갑판장이이들을통제했다.상어는계속입을움직이며눈을껌벅껌벅하고있었다.
―〈예상치못한손님〉중에서

인생은모두파도와같은것
땅위에선상상할수없는,해양과학자처럼생각하는법

때로는몸을제대로가눌수없을만큼높은파도가치고,태풍이지나간뒤에는다리미로다린것처럼주름하나없는바다를바라보며저자는자연스레인생을돌아본다.
저자가승선조사를다니면서주변으로부터가장많이들은말은‘태풍이오면어떡하냐’는것이었다.저자는태연하게‘태풍이오면피하면그만’이라고대답한다.이미정해진땅위의길과달리바다에선어디로든움직일수있기때문이다.저자의경험을통해나쁜상황에매몰되지않고유연하게대처하는삶의태도를배울수있다.
해양물리학자답게저자는인생을파도,웨이브(waves)에빗대어본다.파도는하늘과바다의경계,서로다른바닷물사이의경계에서가장세게일어나고,두물질이융합되어비로소하나가되면사그라든다.저자는이것이꼭물질과물질사이에서만일어나는일이아니라고말한다.사람과사람사이에도서로성질이다르고파장이다를수있음을항상상기하며누군가와관계를맺을때이사실을잊지않으려노력한다.

사람사는세상도다르지않다.사람도각자독특한자신만의파장으로웨이브를가진다고할때,서로파장이잘맞는상대를만나면이야기도잘통하고의기투합할수있는반면,파장이잘맞지않으면골이깊어지며점점거친파도와같은사이가되기도한다.나와잘맞는,혹은잘맞지않는사람을만날때마다나는나와상대의파장을그려본다.사람과사람사이에주파수가맞지않는다는말이정말사실일지도모른다는조금비과학적인이야기를함께떠올리면서.
―〈인생은파도〉중에서

바다의움직임을그래프로그려보듯자신의인생전체를웨이브로그려보곤한다는저자는자신이가진웨이브를헤아려보기도한다.해양과학자로서의웨이브,친구,남편,아버지로서의웨이브등자신의인생웨이브가어떤주기와파장을가졌을지,상승과하강중어디에속하는지를곰곰이생각한다.인생을마치바다의움직임을관찰하듯관조하는시선은우리에게인생을바라보는또다른시선과자세를제안한다.

지구의기후조절자,생태계의보고,지켜야할우리영토
바다가품고있는소중한가치들

2022년과2024년에동일해역승선조사를나갔던저자는배위에서직접이상기후를경험한다.2022년에비해2024년에이상할정도로비가많이내린것이다.저자는지구의기후조절자로서의바다의중요성을언급한다.바다와대기사이에서이뤄지는담수교환,열교환,기체교환등은모두기후에엄청난영향을미친다.해양과학자의일에는바다가제역할을잘하고있는지진단하는일도포함된다.바다의과학적작동원리를밝히는것이기후위기해결에중요한실마리가될수있기때문에지금무엇보다해양연구가더욱활발히이루어져야한다.
저자가해양과학연구의중요성만큼강조하는것이바로우리나라의해양주권이다.우리나라의해양영토면적은약43만8천제곱킬로미터로,국토면적의4배이상에달한다.해양자원이중요한경쟁력인시대에활발한해양연구를위해서는우리의해양영토에관심을가지는것이중요하다.
저자는조선시대어물장수문순득의예를들며해양연구에대한관심과해양주권에대한중요성을강조한다.바다에서풍랑을만나류큐왕국,필리핀루손,마카오,중국을거쳐3년만에한양으로돌아온문순득의이야기는해상풍과해류가문화,정치,경제에어떤영향을미치는지잘보여준다.특히최근그린란드를둘러싼논란등미·중·러의정치,경제,군사정책이북극항로를중심으로계획되고있다는점에서우리나라의삼면을둘러싼바다뿐아니라지구의모든바다에관심을두어야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