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 공부(큰글자책) (똑바로 볼수록 더 환해지는 삶에 대하여)

죽음 공부(큰글자책) (똑바로 볼수록 더 환해지는 삶에 대하여)

$34.00
Description
마지막을 알기에 더 충만해지는 삶,
죽음의 관점에서 새롭게 해석되는
살아 있는 오늘의 시간에 대하여
“어떻게 더 잘 살 수 있을지만을 이야기해온 내게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려준 책.”
- 『자존감 수업』 저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윤홍균

삶의 엔딩에서 당신은 어떤 장면 속에 있을 것인가? 어떤 모습으로, 어떻게 마지막을 쓰고 싶은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라는 말로 죽음을 눈앞에 맞닥뜨린다면, 당신은 당장 무엇을 할 것인가? 우리는 “안녕히 계세요”라고 말할 수 있는, ‘작별 인사’를 하는 죽음을 맞이할 수 있을까?
“죽음을 똑바로 볼수록 삶은 더 선명해진다.” 20여 년의 시간 동안 말기 암, 파킨슨병을 주로 치료해온 신경외과, 방사선종양학과 전문의 박광우 교수는 이 책 『죽음 공부』에서 더 의미 깊은 오늘을 위해 우리가 죽음을 더 많이 생각하고, 상상하고, 고민해야 할 이유에 대해 이야기한다. 건강할 때는 알지 못했던, 병과 죽음의 시간을 통과하는 환자들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 자신의 죽음의 장면을 그려보고, 그렇게 다시 죽음을 알기에 충만해지는 오늘의 평범한 하루에 대해 생각해보자고 이야기한다.

일상에 치여 우리는 이 삶의 ‘맺음’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못한다. 그러다 어느 순간 닥친 질병과 죽음에 환자들은 실망하고, 절망하고, 낙담하고, 비관한다. 죽음 앞에 각기 다른 선택을 하는 사람들을 보며, 저자는 과연 우리는 어떤 모습으로 삶의 마지막 장면을 써 내려갈 것인지를 질문한다. 가족의 모든 돈을 탕진하고서야 치료를 중단한 남자, 대체 의학만 고집하다가 흉추 12번 뼈가 주저앉은 30대 암 환자, 길어지는 치료에 ‘아버지를 죽여달라’던 아들….
그러나 누군가는 평소 생각해온 죽음에 대한 정의, 늘 그려왔던 상상에 따라 삶의 마지막 장면을 쓴다. 치료 중단을 결정하고 가족에게 둘러싸여 유언을 남기고 영화처럼 떠나는 환자가 있는가 하면, 어떤 결과가 올지 알면서도 ‘가족과의 마지막 식사 한 끼’를 위해 집으로 돌아간 말기 암 환자도 있다.

“죽음은 실재하며, 모두에게 똑같이 찾아오고, 멀리 있지 않다. 나는 이렇게 우리의 생각보다 가까이 있는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 … 언제 올지 알 수 없는 죽음을 생각하고 준비하다 보면 죽음에 대한 막연한 공포와 무지를 벗어나, 어느 순간 현재의 삶에 집중하게 될 것이다. 삶의 기쁨을 더욱 밀도 높게 느낄 수 있고, 곁에 있는 이들에게 더욱 친절하고 배려하는 사람이 될 것이다. 나는 죽음을 직시함으로써 나 자신의 삶을 좀 더 선명히 인식하고 풍요롭게 살기를 바란다. 내게는 이것이 웰빙이자 웰다잉이다.” -‘들어가는 말’

두려움과 나아감 사이, 다양한 죽음의 장면 곁에서 저자는 명멸하는 순간에도 또렷하게, 나로서 살고 죽을 수 있도록 죽음을 좀 더 똑바로 보는 ‘죽음 공부’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한다. 죽음이 전하는 공포에 사로잡히지 않고 여명을 명징하게 직시하고, 잡다한 일상의 혼란을 걷어내고 생의 시간 동안 살피고 보듬지 못했던 것들에 집중하여, 흩어져 있던 삶의 의미를 그러모으는 것이 저자가 생각하는 ‘존엄한 죽음’을 그려나가는 방법이다.
이 책은 저자가 진료를 마치고 환자들과 보호자 곁에서 보고 느끼고 배운 것들을 복기하며 쓴 ‘비망록’이다. 통제할 수 없는 마지막 순간에서, 삶과 죽음의 밭은 경계 사이에서도 우리가 자기 자리를 존엄하게 지킬 수 있도록, 죽음을 알기에 더 의연하고 단단해지는 삶의 태도에 대한 이야기이다.
저자

박광우

신경외과,방사선종양학과더블보드의사.
한양대학교의과대학을졸업하고가천대학교길병원에서신경외과수련을,군의관복무후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에서방사선종양학과수련을했다.서울대학교병원신경외과임상강사로근무했고,현재는가천대학교길병원신경외과에서환자들을만나고있다.주된관심분야는말기암,파킨슨병이다.
“죽음을똑바로볼수록삶은더선명해진다.”이책『죽음공부』에서저자는더의미깊은오늘을위해우리가죽음을더많이생각하고,상상하고,고민해야할이유에대해이야기한다.20여년의시간동안환자들곁에서목격한죽음의다양한장면을전하여,평범하게살아있는오늘,마지막을알기에더충만하게살아가는삶의태도에대해함께생각해보고자한다.

목차

들어가는말|웰다잉과웰빙사이

1부_오직죽은이만이죽음을안다
내일하루가남았을지도모릅니다/불씨는쉽게꺼지지않는다/암에도상담이필요하다/죽음을준비하는자세/병이있는일상/목소리를듣기위해/우리는모두기억을남긴다/혼자맞는죽음/통증의얼굴들/처음이자마지막진료/곁을지켜주는일/최고의순간

2부_살아있는날의죽음준비
더는약을먹을수없는그녀에게/살던곳에서나이들고죽기/죽을권리/호스피스와준비된죽음/숨쉬고살아있다는것만으로도/사회적죽음/입원할곳을찾아서/의사를위한변명/나이든다는것/병실의걱정인형/살아있는날의장례식

3부_죽음을똑바로바라볼수록삶은더선명해진다
마지막순간을상상하다/산사람은살아야지/암환자가된의사/어디서치료를받아야하나요/죽음의망각/잘사는것이잘죽는것이라고/행복한마무리의조건/절대로깨지지않는그릇은없는것처럼/내생일날어머니께꽃을선물하는이유

맺는말|도보여행같은삶

출판사 서평

삶과죽음의밭은경계선에서
마지막까지나자신으로살아있는
‘웰다잉’을이야기하다

말기암,파킨슨병명의박광우교수가전하는
더나은삶을위한오늘의죽음상상

삶의한끝에는죽음이있다.그러나우리는‘죽음’이없는듯이산다.죽음은어둡고,슬프고,아프고,우울한것,죽음을이야기하는것은금기가된다.하지만우연의삶끝,필연의죽음을사유하지않는다면,피할수없는죽음을어떻게맞이할것인가?
신경외과,방사선종양학과전문의인저자박광우교수는20여년간현장에서의사로서,그리고한인간으로서삶과죽음의‘경계의시간’을관찰했다.사람들은모두가다르게이시간을대했다.허둥대거나두려워하거나,혹은담담하고의연하게생의남은시간을살아나갔다.환자와보호자,죽음을먼저대면한이들을도우며,저자는그스스로도죽음의관점에서다시정렬되는삶의시간에대해생각하게되었다.후회없는하루를살고,그리하여후회없는죽음을맞이할수있도록,죽음의다양한장면들에대해써내려갔다.

“죽음은우리가모든것을다해결한뒤에편안하게찾아오는것이아니다.세상에는한일과안한일이있을뿐,‘하려고한일’은없다.한사람의죽음뒤에오는산사람들의‘하려했던일’에대한후회는영원히바로잡을수없다.다양한죽음의장면을그누구보다가까이서지켜봐왔던나는좋은죽음이무엇인지늘고민한다.그래서나는죽음후에다가올것들을잊은이들에게,그들이‘하려고한일’들을할수있도록말을건넨다.”-213쪽

‘작별인사’를할수있는죽음
모두의죽음준비는이생각에서시작된다

말기암,파킨슨병,치매등의질병을주로돌봐온의사로서저자는건강할때알수없는삶과죽음의다양한사연을전한다.그리고삶의주체이자병의주체로서환자가‘병이있는일상’을꾸릴수있도록구체적인의학지식을함께전한다.존엄한죽음을어렵게만드는의료현실도살펴더나은죽음을위해같이고민해봐야할사회적조건들에대해서도이야기를던진다.삶과죽음의혼란속에서어려운결정앞에길을잃은환자들의최선의결정을돕겠다는의사의다짐도써내려간다.

살아있는오늘,죽음의자리에나를놓다
나에게는어떤죽음의‘정의’가있는가
사랑하는가족,친구,친지들이침상에누운나의곁에빙둘러선다.나는점점사그라지는의식을붙잡고마지막목소리를낸다.‘그동안미안하고고마웠다,잘지내다간다.’그렇게자는듯이천천히눈을감는다….우리가‘죽음’하면떠올리는이미지이지만,저자는이런영화같은죽음은없다고말한다.엄습하는고통은똑바로누워서잠을잘수없을정도로선명하고날카롭고,의식은온통아픔에쏠린다.누군가는죽음앞에서모든것을포기하고,누군가는검증된치료가아닌미지의위험한희망에매달리고,누군가는온힘을다해마지막인사를전하려한다.대체로‘완치’보다는통증의‘완화’를치료의목표로삼는말기암,파킨슨병환자들의곁에서저자는다양한선택들을목격했다.그리고그들이들려주는이야기를통해,존엄있는마지막순간,즉‘웰다잉’을“‘안녕히계세요.’같은작별인사를할수있는죽음”이라고정의한다.그러면서독자에게질문한다.죽음다음에남을사람들에게어떤기억을남길수있을것인가?우리는죽음에대한어떤이미지를품고있는가?어떤‘정의’를내릴것인가?
죽음에대한자신만의정의가있을때실제의죽음은그정의에좀더가까울수있다.환자들의죽음이야기,그리고축제가되는‘생전장례식’,의사의관점에서최대한가까이관찰한죽음의실제등죽음을다양한관점에서조감하는저자의글은독자를생의마지막순간으로가까이불러들인다.

“체력이급격히약해진환자는모든치료를거부했다.힘들게오래사느니건강하게짧게살고자한그의평소삶의철학이반영된결정이었다.오랜투병기간동안췌장암에대해공부하고자신의상태를정확하게이해해서그랬을수도있고,혹은그가겪어온통증이삶을지속하지못할정도로견디기어려웠을지도모르겠다.…나는환자의의식이점차희미해져갈때보호자들을불러모았다.그렇게10여명이넘는가족친지들이환자를중심으로둘러앉아그의마지막순간을지켜보았다.마치드라마의주인공처럼그는아들에게마지막유언을남겼다.”-20~22쪽

“어지럽다.몸이침대안으로쑥꺼지는것같다.조금씩눈앞이깜깜해져온다.어지럽고기운이없으니눈을뜰힘조차내기힘들다.힘들게실눈을떠서바라본풍경에는다행히가족들이보인다.나의죽음을슬퍼하고아쉬워할사람들이있다는사실에안도감을느낀다.…조금씩어두워진다.의식이흐려지며세상이깜깜해져온다.무서운마음에‘죽고싶지않아.’라고소리치고싶지만목소리가나오지않는다.조금씩나를옭아매는어둠속에는극도의고요함이묻어있다.깜깜해져가는세상속에소리들이들리지않는다.완벽한어둠과완전한무음이되었을때,나는비로소편안함에다다를수있었다.”-207~208쪽

팩트위에서삶의방향을찾는것
연명의료결정제도,그리고‘암상담’
2020년한국의사망자통계는77%가병원에서,16%가집에서생을마무리했음을보여준다.1980년대까지만해도집이아닌곳에서죽는것을객사라하여다들꺼려했고대부분사람들이집에서삶의마지막을준비했다.그러나의료기술이발전하며아이러니하게도병원은사람을살리는장소이자,사람들이가장많이죽음을맞이하는곳이되었다.2008년세브란스병원‘김할머니사건’을계기로존엄사에대한논의가이뤄졌고,이는임종과정에있는환자가무의미한연명의료를받지않을수있도록선택하게하는지금의연명의료결정제도로이어졌다.그리고2022년기준10만4000건의연명의료계획서가등록되었다.
존엄한죽음을통해존엄하게완성되는삶의시간.이중대한결정을위해우리는병의팩트를알고남은생의방향을다시잡아나가야한다.저자는병과싸우는환자들의분투를전하는곁에,질병에대한객관적인사실을담담하게이야기한다.해외의암상담제도를소개하며죽음앞에서고민해야할현실적인문제들에대해서도질문을던진다.또한상급종합병원으로쏠리는한국의의료현실,5분남짓의진료를받고궁금증과불안을묻어둔채집으로돌아가는환자들의고민,치료받을곳을찾아헤매는고충에대해서도함께생각해본다.

좋은죽음을위한거듭되는고민사이에서
의사의역할을묻다
환자들은‘좋은죽음’을위해어떤선택을할수있을까?저자는의사를‘내비게이션’으로활용하라고말한다.이른바‘빅5’병원으로환자들이몰려들고,의사와환자가깊이교감하기어려운환경이지만,의사는짧은진료시간안에,환자에게가장필요하고중요한정보를,최적의방식으로가장정확하게전하고자최선을다한다고저자는다시금강조한다.암치료를하나의경기로보았을때,환자는완치라는결승점을통과할수도,혹은재발과전이라는진흙탕속에서헤맬수도있다.결승점에닿기위해서는목표를명확하고지속적으로제시하는내비게이션이필요하며,그존재가바로의사다.
또한저자는의사가‘걱정인형’이아닌지도자문한다.베개밑에넣고자면걱정을대신해준다는인형처럼,어려운결정을내려야하는환자나보호자를위해,의사가더정확한정보를전달해더나은쪽으로환자와보호자의등을밀어주는존재라는것이다.생물학적인간으로서어찌할수없는노화라는질병앞의환자,그리고조금씩나빠져가는환자를옆에두고두려움과죄책감에빠지는보호자들에게,의사는그들이조금더나은선택을할수있도록,그리고감정의늪에서빠져나올수있도록그들의고민을안고가는존재인지도모르겠다고말이다.

“수많은죽음을곁에서보아왔다.항상죽음을가까이하다보니때로는오늘의햇살을내일다시만끽하지못할지도모른다는생각에다다른다.그럴때면모든일상적인풍경들이생경해보인다.그렇게새롭게마주한일상의풍경은더이상나에게그냥당연한것이되지않는다.그렇게매일새로운하루하루를지내는것이나에게‘잘죽는법’이다.”-72쪽

죽음을상기하며익숙했던오늘하루는좀더낯설고새로워진다.막연한공포와무지를넘어,죽음을나의것으로가까이끌어안을때우리는죽음까지포함한더완결된삶의이야기를써나갈수있다.이삶에언젠가끝이있다는것을기억하고,오늘의이시간이얼마나귀한지를알때우리의하루하루는더다채롭게꾸려지고,더깊은의미들로채워질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