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에 마음 없는 일 (인스피아, 김스피, 그리고 작심 없이 일하는 어떤 기자의 일)

일에 마음 없는 일 (인스피아, 김스피, 그리고 작심 없이 일하는 어떤 기자의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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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인스피아, 김스피, 그리고
작심 없이 일하는 어떤 기자의 일

인문교양 뉴스레터 「인스피아」의 발행인 ‘김스피’가 전하는
틈새에서의 고집, 그리고
탈주 없이, 기사 대신 글 쓰는 일
종합일간지에서 원고지 90매 분량 뉴스레터를 쓰는
기묘한 ‘기자의 일’에 관하여

레거시 미디어에서 책 읽고 해찰하는 뉴스레터
「인스피아」를 기획하고 내놓기까지
‘기사 안 쓰는 기자’로 보낸 4년의 이야기

출판, 미디어 분야에서 자기만의 영역을 만들어가는 젊은 직업인들의 일 이야기 ‘닻[dot] 시리즈’의 두 번째 책. 인문교양 뉴스레터 「인스피아」의 기획자이자 발행인 ‘김스피’, 경향신문 김지원 기자의 일 이야기이다. 유튜브와 넷플릭스, 틱톡의 시대에 ‘글’로 독자를 사로잡는 일에 관해, 쓰고 읽는 사람 모두가 조금 더 재미있는 글(과 일)에 관해, 종합일간지에서 기사가 아닌 원고지 90매 분량의 원고로, 긴 호흡으로 독자와 소통한 ‘수상하고 이상한 일’에 관해 이야기한다.

사건을 빠르게 취재하고 글을 생산해 독자에게 매일의 ‘새 소식(NEWS, 뉴스)’을 전한다, 이것이 ‘기자’를 떠올릴 때 따라붙는 설명이다. 그렇지만 모든 사건 사고가 SNS를 통해 실시간으로 공유되는 시대, 또한 기사 말고도 볼거리, 읽을거리가 넘치는 시대, 그래서 아무도 기사를 읽지 않는 시대에 저자는 묻는다. “아무리 열심히 써도 그것이 닿지 않는 목소리라면 왜 쓰는 것인가?”
기자 적성에 대한 의심과 재미있는 일을 하고 싶다는 바람 끝에, 지우고 또 지워 ‘쓰는 사람’, 글로 사람을 만나는 사람이라는 정체성을 손에 쥐고, 저자는 허락되지 않은 틈새를 찾아 쓰는 기회를 만든다. 서가를 오가며 독특한 관점의 책을 찾고, 주장과 논쟁 사이를 유영하며 아무도 생각지 못한 결말까지 도달하는 ‘한 끗 다른’ 글로 읽는 사람들과 연결되고자 시도한다. 4년이라는 시간, 1만여 명의 독자와 나눠온 인스피아라는 경험을 돌아보며 저자는 오늘날 미디어 생태계, 읽기와 쓰기의 미래, 그리고 우리 일의 의미까지 여러 갈래의 생각을 펼쳐 보인다.

『일에 마음 없는 일』은 일을 사랑하기 때문에, 짐짓 마음 없는 척 일을 더 사랑할 방법을 분주하게 고민하며 지면을 떠들러보는 어떤 기자의 일의 기쁨과 슬픔, 분투의 기록이다. ‘내 일’에 대한 작은 불만과 고집을 가지고 있는 사람, 내 일에 존엄함을 더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전하는, 어떤 직업인의 고민과 시행착오의 기록이다.
저자

김지원

저자:김지원
기자,인문교양뉴스레터「인스피아」발행인.
대학에서문학을전공하고2013년에경향신문에입사해정책사회부·사회부·문화부·뉴콘텐츠팀등을거쳤다.현재는「주간경향」으로자리를옮겨기사를쓰고있다.
독자에게‘읽는재미’와‘한끗다르게생각하는재미’를전하고자2021년8월부터2025년7월까지4년동안‘김스피’라는닉네임으로책을기반으로한뉴스레터인스피아를기획해발행했다.신·구간을가리지않고한편에적게는두권,많게는네권의책을묶어다루면서,혐오·노동·환경·AI·미디어등을주제로160여편의뉴스레터를썼다.
텍스트생태계와미디어전반에관심이많다.읽기가삶의도구이자더나은사회를만드는도구가되기를꿈꾼다.『지금도책에서만얻을수있는것』『메모의순간』을썼고,『책에대한책에대한책』『에디터의기록법』을다른이들과함께썼다.

목차

들어가는말_탈주대신,기사대신

1부_기자의일(?)
‘기자’라는적성
모든것이시작되는,본질
#셀프인터뷰
나와바리넘기
문외한의기세

2부_나에게도도움이될만한솔직한방식의일
불안을마주하기
피드백은하나의텍스트다
작은의문들이배경이되어
하고싶어서,하기싫어서

3부_어리둥절함과멈칫거림을살피는일
클리셰,혹은스타일
최후의보루,일기
질문으로부터비롯되는글쓰기:벼랑에서시작되는글쓰기
개인과시스템

에필로그_가지않기로결정한,결정할길들

출판사 서평

내가재미있는일,그래서
남에게도재미있는일을하고싶어서

뉴스레터인스피아가지난2025년7월을끝으로4년의여정을마무리했다.책이라는매체를통해혐오·노동·환경·AI·미디어등의다양한주제를,전에없던관점에서새롭게살펴보는글로깊이읽고다르게읽는쾌감을독자들과나눠온인스피아는‘좀읽는사람들’의뉴스레터라는호평을받으며광고한번없이1만여명의구독자를모았다.레거시미디어에서‘기사안쓰는’기묘한기자의일은어떻게실현되었을까?“일에는마음을두지아니하고쓸데없이다른짓을함”이라는뜻의‘해찰’을콘셉트로하는이수상한뉴스레터는어떻게만들어졌을까?발행인‘김스피’,경향신문김지원기자는말한다.“내가일을사랑해야만살수있을것같아서바르작대며시작한일”이었다고.

“누군가는일을사랑한다는말에질투혹은의심에찬눈길을보낸다.하지만나는일을사랑해야만한다고말하는사람의안이함도탐탁잖다.오늘날그럴수있는사람은극소수에불과하기때문이다.물론그것은사회의탓도있지만어느정도는본인의재량도작용한다.만약약간의틈새가있다면,일을수상하게만들어볼수도있다.나는일을사랑하기위해일을수상하게만들필요가있었다.이책에서말하고자하는것은그수상한일을만들고지속하게된궤적에대한이야기다.”(8쪽,‘들어가는말’)

『일에마음없는일』에서저자는조직안에서순간의기회를잡아전례없던일을시작한계기,독자들을사로잡은독특한콘셉트의뉴스레터가만들어진기획이야기,그리고어떻게전개될지예측할수없는‘인스피아식’글쓰기와콘텐츠창작자들을위한조언등수상하고흥미로운뉴스레터뒤의이야기를전한다.그리고이4년간의뉴미디어실험을통해과연일하는우리를즐겁게하는‘좋은일’이란어떤것인지를묻는다.

2030지식소비자들의뉴스레터인스피아는어떻게만들어졌을까
성공한레퍼런스를참조해사랑받을만한것을그럴듯하게기획하는것은예측가능하고안전하다.그렇지만그게정말‘잘’하는일,‘좋은’기획일까?독자는그런글/콘텐츠를읽고싶을까?저자는페이지뷰와수익성만을위해정교한‘타깃팅’을통해생산되는콘텐츠가아닌,글생산자/소비자로서자신안에있던‘좋은글’에대한욕구를되살피는데서부터기획을시작한다.저자는인스피아기획초기에써나간‘셀프인터뷰’를통해본질부터살펴콘셉트의기반을확고히다지는기획의비하인드를이야기한다.논문콘셉트의디자인,책을글의재료로삼게된이유,독자페르소나를‘나’로정하게된배경등인스피아가만들어진상세한과정을전한다.

읽지않는시대에독자를읽게하는글
기세와‘한끗’이있는글

“상세한질문은하나의가설을세우는일과다르지않다.실제로질문만으로글한편을다채울수도있다.이런질문중하나를붙잡아안전한생각의울타리바깥으로튀어나갈수있도록조금이라도더쥐어짜보는것,편안하게오갈수있는집앞현관부터아는동네를넘어서낯선지대를단한걸음이라도내디뎌보는것,근육이떨어져나갈것같은17회이후의운동….그‘쥐어짬’이없이대충분주하기만한글이란아무리많이생산된다할지라도결국쓰는사람자신도지루하고읽는사람도지루하게만들수밖에없지않을까?”(134쪽,‘질문으로부터비롯되는글쓰기:벼랑에서시작되는글쓰기’)

우리에게는AI와알고리즘이전해주는‘맞춤’콘텐츠를뛰어넘는,예측불가능한엉뚱함,재미,개성이담긴글이필요하다.저자는답을정해두지않고첫머리를쓰기시작해발송직전까지수정하고또수정하며매회차를마감한‘텐션’에관해이야기한다.유튜브,넷플릭스,웹툰,틱톡의시대에‘읽히는글’을위해서,전에없던얘길하더라도참신한해석으로밀고나가며독자를사로잡는기세,그리고‘사람의고집과얼굴’‘인간다움’이있는텍스트를쓰고자했던,‘쓰기’에대한그만의기준도이야기한다.또한글이막힐때실마리를찾는방식,그리고반복되는부사같은‘클리셰’를어떻게글쓴이의‘연장’으로활용할수있는지,피드백을어떻게해석해야하는지등콘텐츠창작자에게도움이될만한생각도함께풀어놓는다.

일앞에서때로불퉁해지는우리에게는
어쩌면‘더좋게,더잘일하고싶은마음’이있을지모른다
우리는일이고달플때‘어떻게내가하고싶은일만하고살겠어’라는자조와체념섞인말을중얼거리곤한다.그렇지만저자는혹시기회가있다면,자신에게재미있는일,일에끌려가지않는일을하고싶다면,변화를만들아주작은시도라도해보기를권한다.일하며느꼈던작은불만,불편함,의문,어리둥절함등을흘려보내지않고관찰하고,거기서내가무엇을하고싶고무엇을하고싶지않은지를헤아려보자고이야기한다.
또한경직된구조,시스템에변화를일으키는작은개인의터무니없고엉뚱한시도에대해서도생각을나눈다.일단몸을던져어떻게든자신의욕망과마음의소리가이끄는대로행동해본이들이만들어낸변화에주목하며,무모하게‘그냥’해보는일의의미를되짚는다.인스피아라는쓰기/읽기실험을통해그자신역시‘그냥’재미있는글을써보고싶었다고말하며,우리가하는어쩌면바보스럽고어리석은,허락되지않았던일들이더좋은무언가를만들어내는동력이될수있음을이야기한다.

“개인은사회를구성하는아주작은원자이기도하지만,동시에그한사람이자신이마음만먹는다면터무니없는엄청난일을벌일수있다는것도사실이다.나는18~19세기의기자들이수많은필명을쓰고정체성을갈아끼워가며4면짜리기사를거의혼자서쓰기도하고(말그대로‘도배’),20세기초까지만해도원고료를아끼면서도지면을채우기위해연재소설을적극활용했다는이야기를좋아한다.…오늘날만약어떤분야에서도엉뚱하고새로운일이일어나지않는것처럼보인다면,그것은우리시대가지나치게시스템에얽매여엉뚱한짓을하지않는개인들로구성되어있기때문일지도모른다.각시대는각시대의발명과각시대의(거의멍청이처럼보일정도로)터무니없는일을벌이는사람들을필요로한다.”(145~146쪽,‘개인과시스템’)

이책은어떤일이우리자신을구할지생각해보게하는또한편의인스피아다.내일을통해나자신,독자,관객,세상과깊이있게소통하고싶은모든직업인과콘텐츠생산자들에게전하고싶은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