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 왕국(큰글자책) (식물은 어떻게 문명과 권력을 설계했는가)

뿌리 왕국(큰글자책) (식물은 어떻게 문명과 권력을 설계했는가)

$37.00
Description
“식물은 우리 시대의 가장 시급한 질문에 대해
가장 많은 답을 지닌 존재다.”
가드닝, 플랜테리어, 텃밭 가꾸기 등 ‘식물과 함께하는 삶’, ‘식물을 곁에 두는 일상’에 대한 관심이 여전히 높다. 식물의 초록이 선사하는 싱그러움은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편안한 안식이자 쉼터가 되어준다. ‘동물의 세계’가 약육강식, 치열한 경쟁, 활발한 이동성을 상징한다면, ‘식물의 세계’는 그 반대의 이미지, ‘평온함과 안식’, ‘한곳에 뿌리내린 우직함’ 등을 떠올리게 한다. 하지만 이것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인간의 오해에 가깝다.
소리 없이 조용한 식물들 사이에서는 화학적 신호에 기반한 활발한 소통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경우에 따라서 식물은 번성과 확산을 위해 수분의 매개체가 되는 곤충이나 동물들을 자기 뜻대로 움직이도록 조종하는 책략을 구사한다. 우리는 흔히 인간이 야생의 식물들을 재배식물로 길들여 식량 걱정이 없는 풍족함의 시대를 이루었다고 생각하지만, 식물의 ‘지능적 생태’를 고려한다면, 어쩌면 우리 인간 역시 식물의 의도에 따라 길들여진 부분들이 있다고도 볼 수 있다.
《뿌리 왕국》은 독일 식물학계의 떠오르는 신진 학자인 데이비드 스펜서가 지구라는 생태계를 공유하고 있는 거대한 두 집단인 인간과 식물 사이의 공진화(여러 개의 종이 서로 영향을 주면서 진화하는 것) 역사를 안내하고,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한계 위기’에 봉착한 지구를 지속 가능하게 보존하는 방법으로서 ‘식물로부터 배우기’를 제안하는 책이다.
스펜서에 따르면, 오늘날 “인류는 그 어느 때보다 식물이 필요하다.” 식량 문제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 에너지, 주거, 의료에서부터 기후변화 문제를 타계할 아이디어에 이르기까지 식물로부터의 배움이 절실하다. 식물은, 최초의 식물이 아직 어린 지구의 바다에서 나와 육지에 정착하기 위해 애쓰던 시절부터 지금까지 특유의 대단한 방어력으로 생존의 위기를 여러 차례 이겨냈다. 우리는 흔히 ‘현실 감각이 있다’라는 뜻을 전하고 싶을 때, “땅에 뿌리를 내렸다”라고 표현한다. 생물 다양성의 위기, 기후 위기 등 전례 없는 생태계의 위기를 겪고 있는 인류에게 ‘땅 아래에 단단히 뿌리를 내리고 살아 있는’ 식물은 미래를 위한 실용적이고도 현실적인 조언을 해줄 수 있는 존재다.

“우리는 또다시 식물에서 영감을 얻을 수 있다. 식물은 필요한 만큼만 소비하고, 재생에너지를 사용한다. 그들은 선조가 남긴 것으로 살아간다. 젊은 세대와 기성세대가 유기적으로 상호작용하며 성장하고, 태양을 향해 펼쳐진 돛의 방향을 역동적으로 최적화하고, 서로 물질과 정보를 교환한다. 필요하다면 새로운 도구와 기술을 발명하여 더 깊이 뿌리를 내리거나 더 안정적으로 성장하거나 움직일 수 있다. 이런 적응력은 진화로부터 받은 보상이다. 진화는 특히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장려하고, 오늘날 우리가 사랑하고 연구하는 다채로운 생물 다양성을 만들어냈다.” (본문 중에서)

이제까지의 상식을 뛰어넘는 식물들의 놀라운 생태가 궁금한 독자부터 인간 종의 생존과 직결되는 인류세 문제의 해법을 탐색해보고 싶은 독자까지 식물과 식물학의 매력에 흠뻑 빠지고 싶은 사람이라면 한 번쯤 꼭 읽어봐야 할 대중과학 교양서다.
저자

데이비드스펜서

DavidSpencer
독일의식물생물학자이자과학커뮤니케이터.식물의질병저항성에대해연구한박사학위논문으로학계의주목을받았으며,2022년독일식물학협회로부터사이언스커뮤니케이션어워드(SciCommAward)를수상했다.현재독일아헨에거주하며과학유튜브채널‘Krautnah’을통해지속가능한식물재배,과학적인방식으로텃밭과정원을운영하는노하우등흥미로운콘텐츠들을제작,업로드하며대중들과소통하고있다.

목차

프롤로그
그어느때보다식물의목소리에귀기울일시간이오다

1장발아_초록정령의냄새
현미경속훈련캠프
뜨거운공기와종말
생명을구하는온실가스
이끼가없었다면아무일도일어나지않았다

2장뿌리내리기_이뿌리는걷기위한것이아니다
노브레인,노프라블럼
불멸의담쟁이
쓰레기더미가설
야생잡초길들이기
유전자가위와해적

3장태양을향해_식물도지능이있을까?
샌드위치냐베이글이냐,그것이문제로다
거꾸로뒤집힌동물들
원시의례와가짜이모티콘

4장함께성장하다_눈에보이지않는식물의소곤거림
풀의속삭임
블라블라,루바브!
잔디깎기그리고꽃의암호
온건한마조히즘
월드와이드뿌리웹의정보위기
미생물군:냄새요리실과직감

5장번성과쇠퇴_잡초의제왕
완전기생식물과좀비애벌레묵시록
가시돋친장미와가시나무열매
방화와악령의정원
거친서부극
목욕물안에뭔가있다
신참자들:제국의역습

6장개화기_건초의50가지그림자
무지개끝에있는보물
포트폴리오다각화
독일감자타도!
울창한숲에씨뿌리기
새콤한맛과달콤한꿈

7장파종_은하계의정원사들
덤불공영방송
들러붙는정보
스파이더맨과비현실적기대
범람원과버팔로모차렐라
어느과학자의소원

에필로그지구적공생

출판사 서평

“이책은식물을통해
인간을다시이해하게만드는
과학적사유의여정이다!”
─이정모(전국립과천과학관장)─


“식물학은인류세에서
정치적의제의중심에선학문이다.”

식물학에는‘식물맹시(plantblindness)’라는용어가있다.이는인간이겪는인지편향의하나로식물을동물보다열등한생물로보는관점또는인간의역사에서식물이지닌영향력과중요성을인식하지못하는태도를가리킨다.하지만인류는아주오래전부터식물과그것들로부터비롯된부산물과늘함께였다.“불교의신성한보리수나무에서부터이케아에서파는인조야자나무에이르기까지”식물은종교와의례,주거,음식,의료,휴식등다양한측면에서인간의삶에언제나깊숙이개입해왔다.식물은태곳적부터인간문명의기반이었다.인간은야생의식물을길들여재배식물을수확할수있게됨으로써절대적굶주림에서벗어났으며,식물이자신을보호하기위해만들어낸단단한목질은인류의아늑한주거를위한재료로쓰였다.
하지만오늘날인간이이룩한풍요와편리함의이면에서는무절제와낭비,그리고양극화의풍경이펼쳐진다.통계에따르면,여전히지구상에서는일곱명중한명이기본적인식량권조차보장받지못한채살아가고있다.그런데전세계에서생산된식량의약3분의1이쓰레기로버려지고있는실정이다.게다가이러한음식물낭비의60퍼센트는가정에서발생한다(독일통계기준).인류는이미절대적빈곤에서는벗어난상태이지만여전히더높은농업생산성을위해품종을개량하고새로운농법을개발중이다.우리스스로가초래한이와같은불균형과부조화를바로잡기위해서가장시급한일은무엇일까?
데이비드스펜서에따르면,그건바로‘식물(그리고식물학)에대한올바른이해’다.신경세포를지닌생물에만우월성을부여하고,운동성과지적인행동을동일시하는‘식물맹시적경향’을버리고식물들의생태와그들의목소리에귀를기울일때,그리고이들이구사한생존전략을과학의관점에서이해하고노력할때인간은인류세(인류의활동으로지구지질·생태계가근본적으로변한시대)가당면한디스토피아적미래를해결할힌트를얻을수있다.

“식물들이원하든원치않든그들은정치적운명을타고났다.그들은인간문명의기반이고,인간의식량과연료,건축자재로쓰일바이오매스를제공한다.그리하여그들은생존에필수인생태계를유지,보존하는동시에비옥한토양과안정적인물공급,양호한기후에의존하여산다.이세가지의결핍만으로도이미여러가지재앙이닥친다.오늘날우리가직면한결핍수준은지구위험한계선에거의다다랐고,사회적불평등과정치적불안을부추기고있다.그러므로삶의질을떨어뜨리지않으면서도천연자원을회복하고보호하기위해서는농업과식물재배를새롭게다시생각해봐야한다.점점더많은연구자가공통적으로주장하듯이,식물학은인류세에서어느정도는정치적의제의중심에있다.”(‘본문중에서’)


고요히제자리를지키고있는듯하지만,
동물못지않은역동성을지닌식물의놀라운생태

언뜻보면식물의생애는수동적이고정적이라는인상을준다.한자리에뿌리를내리고외부환경의영향에적극적으로맞서지않은채주어진조건에순응하며사는생물처럼보이기쉽다.하지만이동성없이도유구한세월동안살아남았다는사실은식물이고정된위치의한계를극복하고생식,영양(에너지)수급,성장의과정을성공적으로수행했다는의미이기도하다.그과정에서식물은이동성을지닌동물을“무료대중교통수단”처럼이용하기위해다양한적응행동을하는방향으로진화했다.가령,거울난초는수분을위해수컷칼말벌을적극적으로이용한다.우선휘발성유기화합물로수컷칼말벌의감각을흐리게해꽃인지실제벌인지알아차리지못하게한뒤,암컷칼말벌의색상과털의촉감까지그대로모방해수컷칼말벌이거울난초꽃에내려앉도록유인하는것이다.이과정에서동물의왕국에만존재하는성적유인물질인가짜페로몬까지방출한다.
그뿐만이아니다.식물의뿌리는자기종족을인식하고종족을위해자신의개별성장을줄여희생하는전략을펼치기도한다.캐나다에서이루어진한연구에따르면,서양갯냉이를비좁은공간에빽빽하게심었는데,한번은엄마가같은씨앗을한화분에심었고,두번째로는다른장소에서수집된씨앗을섞어심었다.그러자두번째경우에는,마치인간들이한정된자원을놓고경쟁하듯이,양분과물을놓고경쟁을했고,여러갈래로갈라진뿌리네트워크를형성했다.반면에‘친남매’서양갯냉이들은뿌리의갈래가비교적적었으며경쟁적행동도덜보였다고한다.이를통해식물들사이에서도‘친족인식’,‘자기인식’이이루어지며같은친족사이에서는협력적관계를,그렇지않은사이에서는경쟁적관계를형성한다고추측할수있다.
식물이지능(또는신경망)을가진듯행동한다고보는관점은오늘날‘식물신경생물학’의탄생으로도이어졌다.식물신경생물학의지지자들은“식물을더는수동적대상으로보지말고식물왕국에서자기삶을사는능동적주인공으로보아야한다”라고주장한다.이들은“식물의지성과진화적성공을인정하지않는것은순전히인간의오만함때문”이라고지적한다.동시에식물은바이오매스(지구에사는생물의총질량)의99퍼센트를차지하는,굉장한존재감을지닌생물이라고이야기한다.물론동물에서만발견되는특정유형의세포를칭하는‘신경’을식물에붙인데대해일부학자들은반발하기도하지만,사실식물의인지능력에대한인식은19세기후반찰스다윈의저서에서도그단초를발견할수있을만큼역사가있는관점이다.1880년다윈은생애마지막저서인《식물의운동능력》의마지막문단에이렇게기록했다.“(식물)뿌리의끝이하등동물의뇌와비슷하게행동한다고주장하는것은결코과장이아니다.”


병들어가는지구생태계를
공존과공생을위한‘안전가옥’으로만들고싶다면

《뿌리왕국》은우리가지금까지몰랐던식물의놀라운생태를전달하는데그치지않는다.품종개량의기초라할수있는멘델의유전법칙에서부터‘크리스퍼-캐스’라는최신유전자가위에대한이야기까지인간이식물을길들여온역사에대한서술도빼놓지않았다.그과정은대체로식량증산,품종의다양화등인간의이익만을충실히달성하기위한것이었기에인간을제외한다른생물과의공존이나조화로움은무시되기마련이었다.저자는그것이과연옳은방향인지에대한의문을책곳곳에서지속적으로제시한다.가령,꽃산업은전세계적으로높은수익을올리며확장되고있는산업이다.하지만“서구에서‘일회용품’으로소비될장미를에티오피아에서재배하는,신식민주의에가까운현실”을생각하면,살충제와엄청난양의물을소비하며과도하게개량된꽃을재배하는일이인류에게꼭필요한일인지한번쯤뒤돌아보게된다.
스펜서에따르면,‘자연적인것’에대한지나친낭만화와맹목적추종역시거리를두어야할태도다.가령,식물의생장에도움을준다고알려져있는유용미생물(EM)용액은그효과가과학적으로검증되지않은상술에가깝다.과학적이고체계적인방식(가령,인공적으로합성한미생물군집을활용한재배)은미심쩍어하면서오히려뭐가들었는지도모를혼합액을유기농이라숭배하며선호하는태도는유사과학적태도와다름없다.쉽게말해,‘식물맹시적태도’도문제이지만,‘녹색라벨’에현혹되는것역시비과학적인행태이다.
책의후반부에서가장중요하게언급되는개념은‘다양성’이다.식물학의여러갈래중에서도품종개량과관련한부분은양적인측면에서의생산성을중시하는방향일변도였다.하지만수많은연구에따르면,다양성이높을수록생산성도좋아진다.그메커니즘이명확히밝혀지지는않았지만,한가지설명은,서로다른식물의영양성분이토질을상호보완한다는것이다.이런맥락에서스펜서는혼합재배,수직농업,혼농임업(농업과임업을겸하면서축산업까지도입해서로의장점을통하여지속적인농업을지향하는복합영농의한형태)등을생태를회복시키는탁월한미래지향적농법으로제안한다.
이와더불어‘시민과학의힘’을회복하고일상에서실천할것도역설한다.각각의개인들은생물종을보호하기위해많은일을할수있는주체다.생물다양성주제에서주목할만한특징중하나는“개인도소비와토지사용을통해큰변화를만들수있다는점”이다.실제로독일의경우(이책의저자는독일인이다),개인들이가꾸는정원의총면적이독일전체자연보호구역의약절반크기에달한다.한명한명의깨어있는시민들이생태주의자로서행동할때,그것은단순히개인적으로식물을애호하고가꾸는취미의차원을넘어서이지구를보다건강하게가꾸어나가는초석으로기능할수도있는셈이다.병들어가는지구의생태계를모든생물이공생하는‘안전가옥’으로회복시키지않으면머지않아인류라는종자체의절멸을우려해야하는이때,수억년간내려오는‘뿌리왕국’의지혜에귀를기울여보자.식물들이속삭임에귀를기울이면지속가능한공존의해답을얻을수있을것이다.

“우리가자연의치유력을속삭이는동시에자연보호의책임을회피한다면,누구에게도아무것도이롭지않다.모두가자연을보호할수있고,보호해야만한다.우리는자연에의존하고,자연을이용하며살아가기때문이다.나는자연보호라는용어를항상조금이상하다고생각했다.우리가실제로원하는것은인간보호이기때문이다.우리는생태계서비스라는쿠션의자에함께앉아서,자신의엉덩이를걱정한다.쿠션을더욱푹신하게하고,수선하고,소중히관리하면,우리는가장편안한자세로계속앉아있을수있다.생존에필요한모든것을기꺼이제공해주고모든것을포용하는자연의이점을누릴수있다.상상하기힘든일이지만,만에하나식물의수분이더는이루어지지않고,깨끗한물이없고,비옥한토양이없고,깨끗한대기가없다면,우리는진짜문제에직면하게된다.재앙처럼들린다.그리고실제로재앙이다.우리인간은단지너무고집불통이고,서로끊임없이싸우고,새로운기술을거부하기때문에,결국의식적으로스스로멸종한최초의종이라는타이틀을받게될지도모른다.”(‘본문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