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제튀김 할 때마다 새를 생각해 (정미숙 시집)

수제튀김 할 때마다 새를 생각해 (정미숙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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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2000년 《시인정신》으로 등단해 시집 『이카루스의 날개』, 『등에 핀 꽃』을 출간한 정미숙 시인이 세 번째 시집 『수제튀김 할 때마다 새를 생각해』를 냈다. 이번 시집에는 광주와 세종이라는 장소성을 바탕으로 역사의 아픔을 아우르는 시선과 신도시에 내재되어 있는 자연성을 포착한 시선이 교차되고 있다. 광주에서의 체험은 5.18 민주화운동과 관련한 상상력과 깊이 연결되어 있고, 세종에서의 체험은 새롭고 낯선 공간을 만나면서 발생하는 신선한 서정으로 가득 차 있다.

또한 이번 시집에서 주목할 것은 노동의 체험을 바탕으로 한 노동현장의 희로애락이 곡진하게 그려져 있다는 점이다. 정부부처 구내식당 조리사로 짐작되는 화자는 표제작 「수제튀김 할 때마다 새를 생각해」를 비롯해 “내일 여길 뜰 거야//파트타임 노동자에게//내일 같은 건 없어//이곳에는 오늘만 있어//난 내일 이곳을 뜰 거야”(「오늘만」 전문) 등의 시를 통해 비정규직 노동자의 애환과 “먹고사는 일의 소란함”을 구체적으로 담아내며 정서적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그 외에도 30년 미싱사로 일한 한 여성노동자의 삶을 압축한 「그녀는 꽃」이라거나 정부부처 앞에서 피켓을 든 노동자들 곁으로 다가가며 “곁에 서는 것만으로도/쿵쿵 울리는 위로”를 그려낸 「심장소리」 등을 통해 시인의 깊은 노동자 연대의식을 알 수 있다.

주지하다시피 세종이라는 신도시는 김대중 대통령의 뒤를 잇는 노무현 대통령의 공약과 기획에 의해 태어난 만큼 민주화라는 대의를 상당한 정도 공유하고 있다. 따라서 민주화라는 대의만으로 미루어 보면 광주와 세종은 일정 정도 교집합을 지니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정미숙 시인은 한때 살았고, 이사해 현재 살고 있는 두 장소를 넘나들며 역사의 흐름에 소외되고 그늘진 존재의 모습을 포착한다. 노동이 빛나는 세상, 작고 연약한 존재들이 지친 어깨를 펴고 힘차게 두 발을 내딛는 세상을 꿈꾸며 희망과 위무의 시선을 전한다.

해설을 쓴 정훈 평론가는 정미숙의 시 세계를 “푸른 생명의 날갯짓을 위한 노래”로 응축하며 “노동의 거친 숨결과 역사의 상흔에 괴로워하지만, 끝내 그러한 세계의 그늘을 벗어던지고 건강하고 힘찬 생명의 발걸음으로 앞을 향해 나아가려는 의지를 발견하게 된다. 그러므로 그의 시는 어떤 면에서 보면 삶의 진실을 찾고, 삶의 진실 속에서 움트는 세계의 빛을 끄집어내려는 몸부림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척박하고 거친 세계의 표면을 응시하면서도 세계 뒷면에 감춰져 있는 존재의 빛을 노래하는 시들이 이번 시집 곳곳에 놓여 있다.”고 말한다.
저자

정미숙

전남고흥에서태어났다.2000년《시인정신》로등단했으며시집으로『이카루스의날개』,『등에핀꽃』이있다.
전시로는‘이카루스정미숙’시화전(현대아트갤러리),‘홍익감성스토리’(홍익아트홀),‘봄날의길’세종시초대전시,‘푸른세종’세종시초대전시(송담만리전시관)를했다.

목차

제1부
검은산/해초의꿈/귀퉁이/그녀는꽃/겨울나무들/당신의금목서/금병산바람재/겨울산/남도의봄/신발/매화/부엽토사랑/민들레그녀/민들레들아/살가웠던사람아/슬픈회색/비암사닫집

제2부
오늘만/새벽5시/악의꽃/봄날기다리며/오월광주/심장소리/새벽라면/수제튀김할때마다새를생각해/가온마을소나무/무등산아래서살았네/작업복/전부치는날/토담집겨울/청춘코끼리/비상하시라/갯벌여인

제3부
푸른노을/파리목숨/파도/소란들/곰팡이/하루살이화석/봉황천/풍경이란동화를품고/삼월/울타리/껌딱지/등대풀/도깨비사랑/2020수국

제4부
유목/효자손/길/박하사탕/푸른무덤/요가하는거북이/가을의전설/내아들문재학/연꽃/노곤한감나무/웅덩이/물,그리고거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