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내가 (양장)

너와 내가 (양장)

$17.00
Description
삶과 죽음을 잇는 공간 바다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한 소녀의 성장 이야기
쉰네 레아가 글을 쓰고 스티안 홀레가 그림을 그린 『너와 내가』는 아이 내면의 두려움을 다루고 있는 작품이면서 동시에 한 소녀의 성장을 다룬 작품이다.
화자는 자신과 남동생을 키운 사랑하는 할아버지가 머지않아 세상을 뜨리라는 것을 감지하고 두려워한다. 이 그림책은 그 이별에 대한 두려움을 요소요소에 적절히 배치된 상징과 환상적인 삽화를 통해 일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형상화하였다.
사실적이면서 환상적인 스티안 홀레의 그림을 따라가다 보면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본 것 같은 진한 여운에 가슴이 먹먹해지는 것도 이 독특한 그림책의 매력이다.

많은 페이지에 비해 줄거리는 단순하다. 한 어촌에 외따로 살고 있는 할아버지와 손녀, 손자가 노를 저어 바다에 나갔다가 귀가하는 하루 여정이다. 오누이가 할아버지와 같이 사는 이유, 아빠와 엄마에 대한 말은 단 한 마디도 등장하지 않는다. 그래서 할아버지가 세상을 떠났을 때 오로지 둘만 남겨질 이 오누이에 대한 독자의 마음이 더 애틋하다.
할아버지는 체력이 약하고 기력이 쇠했다. 노를 저어 집에 돌아갈 힘이 남아 있지 않다. 이제 소녀가 노를 잡아야 하고 무사히 집까지 돌아가야 한다. 두려움과 싸우면서 소녀를 노를 젓는다. 지쳐 잠이 든 할아버지를 걱정스러운 눈으로 바라보고 아직 철이 없는 동생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소녀는 계속해서 노를 젓는다. 이 노를 젓는 힘든 과정이 소녀에게는 두려움을 극복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망망대해에 외롭게 떠 있는 배 한 척, 어두운 바닷속으로부터 불쑥 머리를 내밀고 있는 괴물들, 비바람 속에서도 노를 꽉 붙들고 있는 소녀의 모습. 스티안 홀레의 사실적이면서도 아름다운 삽화들은 이 과정이 얼마나 외롭고 힘든지를 생생하게 시각화하면서 글과 그림이 긴밀하게 교류하는 공간을 창조하는데 큰 몫을 담당한다.
이 작품을 다 읽고 나서 가슴이 뭉클해지면서도 입가에 미소가 잔잔히 번지는 까닭은 주인공 소녀가 두려움을 극복하는 과정을 거쳐 더 성숙했다는 것을 독자가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소외, 고독 그리고 공포와 같은 주제는 존재론적인 문제와 관련된 것으로서 어린이가 소화하기에는 너무 벅차다고 생각될 수도 있다. 그러나 어린이는 판타지의 도움을 받아 소외, 고독, 공포뿐만 아니라 죽음과 같은 존재론적인 문제에 대처할 수 있고, 더 나아가 이를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이 브루노 베텔하임을 비롯한 심리학자들이 이론이다.
사랑하는 사람에 관한 이야기이자, 그 사랑하는 사람을 잃을까 봐 두려워하는 소녀의 이야기 『너와 내가』는 어린이는 물론 100세까지의 독자층을 대상으로 한다.

저자

쉰네레아

오슬로에서태어나이곳에서성장했습니다.2003년과2010년에각각시집한권씩을냈고,2012년에는어린이독자를위한소설『레오와나』를출판했습니다.2013년삽화가스티안홀레와함께펴낸어린이를위한시집『밤의파수꾼』은브라게상과노르웨이비평가상수상후보작으로선정되는등세계의주목을받았습니다.이시집을비롯해서어린이를위한쉰네레아의작품들은많은나라의언어로번역되었습니다.

출판사 서평

<본문발췌>

너에게어떤친구가있는데말이야.내가동생에게소리친다.
그래서?동생이큰소리로대답한다.
그런데그친구는너랑마음이잘통하고절대로헤어지기싫은친구야.이세상에단하나밖에없는친구.
동생이고개를끄덕인다.
어느날그친구가바다저편으로이사를가.
너무갑자기일어난일이라너는잘가라는말도전할틈이없어.
나는잘가라는말같은건안할거야.또만날건데,뭐.동생이토를단다.
그렇지만바다는넓고,너는어리고,너의배는너무작아.내가말을잇는다.
너를친구네집으로데려다줄페리호도큰배도없어.
그리고겨울이와바다가얼었고,얼음이얇아네몸무게를지탱해주지못해.
안돼!동생이불쑥이렇게말한다.
뭐가안돼?내가묻는다.
나는친구랑헤어지기싫거든.그러니까안돼.동생이말한다.-p.4-5

이제뭐가보이니?할아버지가묻는다.
다른섬이하나보여요.
할아버지가미소를지으며노를힘차게젓는다.
이제는?할아버지가다시묻는다.
또다른섬이보여요.
네가노를젓고있는동안섬들이나타났다사라졌다할거야.
친구들또한그렇단다.
할아버지가말한다.-p.8-9

할아버지는늙어가는것을두려워할필요가없다고말한다.
동생이내방에뛰어들어와
내가며칠이나걸려지은멋진탑을무너뜨렸던일을기억하는지
할아버지가묻는다.
늙음은그런식으로찾아오지.할아버지가말한다.
나는그냥놀고싶었을뿐이야.동생이멋쩍어한다.
겨우탑하나가무너지는거야.할아버지가덧붙인다.-p.22-23

싫어요.내가대답한다.
모두다너희들것이될거야.할아버지가다시한번말한다.
싫다고요!
방수모갖고싶지않아요.
장화는너무커요.야외취사도구도필요없어요.
혼자있으면배고프지않아요.
싫어요,할아버지!
배도갖고싶지않고거센바람이몰아칠때몸을묶을밧줄도필요없어요.
폭풍우속에있고싶지않아요.
저는할아버지와함께있고싶단말이에요.-p.30-31

동생이묻는다.
만약내가바다저멀리에나갔는데집에돌아오지않는다면누나는어쩔거야?
내가대답이없자동생이또묻는다.
노를저어너한테갔을거야.나는대답한다.
배가없으면어쩔거야?동생이계속묻는다.
배가없긴왜없어!내가핀잔을놓는다.
만약배가없다면어쩔거냐고.
그럼헤엄을쳐서라도너에게갈거야.
헤엄칠줄모른다면?
나는헤엄칠줄알아!
만약에말이야.동생이또묻는다.
그럼헤엄을배울거야.
폭풍이오고바다는독해파리천지인데도?
그래도너에게헤엄쳐갈거야.내가대답한다.
지치고추울텐데?
그래도나는계속헤엄칠거야.
무섭지않을까?동생이혼잣말처럼묻는다.
무섭지않아.네가무서워하는걸내가아니까.
무슨말이야?
동생이무서워하고있다는걸아는누나가무서워하면되겠냐고.
내가대답한다.-p.38-39

언젠가는아침에저혼자서배에고인물을퍼내야겠지요.내가말한다.
바다에나갈때혼자서밧줄을풀어야하고,또닻을올려야하는것도까먹지않아야해요.
바람과날씨를잘살펴야하고,만에사는까치들에대해그리고해변에서물이어떻게흐르는지에대해
할아버지가했던말도잊지않을거예요.
또혼자서물고기주둥이에서낚싯바늘을빼내고,손가락에묻은피도닦아내야해요.
만일내가먼바다에있을때불을피우는법을기억하지못한다면무슨일이벌어질까요?
저는할아버지도움없이밤이되면자야하고,할아버지없이아침에일어나야해요.

할아버지는당신곁으로나를끌어당겨꼭안는다.
나는할아버지의방수외투에얼굴을파묻는다.
할아버지한테서는언제나집냄새가난다.-p.52-53



<해설>/김상열

노르웨이시인이자작가인쉰네레아(SynneLea1974~)가글을쓰고스티안홀레(StianHole1969~)가그림을그린『너와내가(Duogjeg)』는두사람이협업한두번째작품입니다.첫번째작품은아동문학계의비상한관심을모았고많은나라의언어로번역된『밤의파수꾼』(북뱅크근간)입니다.이작품이발간될당시이미유명세를타고있던스티안홀레는당시무명작가에불과했던쉰네레아와협업하게된동기를다음과같이말합니다.‘나는그녀의다층적구조의이야기와따뜻한시에감동을받았다.그녀의글은나에게순간적인식과새로운시각그리고신비한경험을주었다.’

『너와내가』는아이의두려움을다루고있는작품입니다.화자는자신과남동생을키운사랑하는할아버지가머지않아세상을뜰것이라는것을감지하고두려워합니다.이그림책은그이별에대한두려움을일인칭주인공시점과잘구성된상징그리고환상적인삽화를통해형상화한작품입니다.
소외,고독그리고공포와같은주제는존재론적인문제와관련된것으로서어린이가소화하기에는너무벅차다고생각될수있습니다.그러나어린이는판타지의도움을받아소외,고독,공포뿐만아니라죽음과같은존재론적인문제에대처할수있고,더나아가이를극복할수있다는것이브루노베텔하임을비롯한심리학자들의이론입니다.

『너와내가』는한소녀의성장을다룬작품입니다.줄거리는복잡하지않습니다.한어촌에외따로살고있는할아버지와손녀,손자가노를저어바다에나갔다가귀가하는하루여정을다루고있으니까요.오누이가왜할아버지와같이사는지이작품에는언급이되어있지않습니다.아예아빠와엄마에대한말은단한마디도등장하지않습니다.그래서할아버지가세상을떠났을때
오로지둘만남겨질이오누이에대한독자의마음이더애틋합니다.그러나이작품을다읽고나서가슴이뭉클해지면서도입가에미소가잔잔히번지는까닭은주인공소녀가두려움을극복하는과정을거치며더성숙해졌다는것을독자가느낄수있기때문입니다.할아버지는손녀의얼굴에수심이가득한것에마음이쓰입니다.노를저어바다에나가기를할아버지가제안한것은이러한손녀의마음을무겁게만든것이무엇인지알아보고손녀의마음을풀어주고자하는배려가담겨있습니다.
손녀가마음속에품고있는것의정체가이이야기의첫부분,세사람이배를타고큰바다로나아가며하는말놀이에서드러납니다.

좋아,우리베로시작하자.베로시작하는낱말로뭐가있을까?
할아버지가운을뗀다.
베스테벤(가장좋은친구).동생이냉큼낱말을댄다.
베스테파르(할아버지).할아버지가그뒤를잇는다.
이제누나차례야.동생이웃으며손가락으로나를가리키지만,
나는생각나는낱말이보르테(사라진)밖에없다.

주인공소녀에게생각나는단어는‘보르테’밖에없습니다.‘베스테파르’가언젠가는‘보르테’할것이라는두려움이소녀를꽉붙잡고떠나지않으며무의식속에하나의트라우마로잠재하는것입니다.이러한두려움은텍스트의곳곳에서감지됩니다.마치인생의바다곳곳에암초가숨어있듯이…….그리고이두려움은배를비롯해모든것들이장차오누이것이될거라고말하는할아버지를향해폭발하며클라이맥스에이릅니다.
할아버지는체력이약하고기력이쇠했습니다.노를저어집에돌아갈수있는힘이남아있지않습니다.이제소녀가노를잡아야하고무사히집까지돌아가야합니다.두려움과싸우면서소녀는노를젓습니다.지쳐잠이든할아버지를걱정스러운눈으로바라보고아직철이없는동생과이야기를나누면서소녀는계속해서노를젓습니다.이노를젓는힘든과정이소녀에게는두려움을극복하는과정이기도합니다.
스티안홀레의삽화는이과정이얼마나외롭고힘든지를생생하게시각화하면서글과그림이긴밀하게교류하는공간을창조하는데큰몫을담당합니다.망망대해에외롭게떠있는배한척,어두운바닷속으로부터불쑥머리를내밀고있는괴물들,비바람속에서도노를꽉붙들고있는소녀의모습.이사실적이면서도아름다운삽화를그린스티안홀레는그래픽디자이너로세상에이름이나있습니다.그가그린삽화나책표지들은대부분그래픽디자인기법으로이루어진것으로주변현실을담은사진을가공하여마치손으로그린것같은효과를내고있습니다.
그의그림은현실을기반으로하면서도보는이의상상력을풍부하게하고현실보다더생생하게느껴지게합니다.이러한기법이『너와내가』에서도유감없이발휘됩니다.특히『너와내가』에서는그래픽디자인으로만들어진환상적인삽화와손으로그린삽화가상상과현실의두공간을잘이어주고있습니다.
두려움극복에대한소녀의애틋한노력은대견하게도긍정적인결실을맺습니다.이작품의끝부분에나오는,소녀가할아버지에게하는독백같은말은독자로하여금안도의한숨을쉬게하며이이야기의해피엔딩을예고합니다.

『너와내가』에서바다는줄곧이이야기의배경을이루면서삶과죽음을잇는공간을상징합니다.이와관련하여이작품의마지막에나오는철부지남동생이누나에게하는약속은철부지가아닌나름대로속이찬어린이의모습을보여줍니다.이처럼어린이는어른을가끔깜짝깜짝놀라게하는재주가있습니다.-김상열

내가크면,누나에게배를한척만들어줄게.동생이말한다.
아무리넓은바다라도거뜬하게건널수있는배를만들어줄거야.
할아버지를만나러갈수있는그런배말이야.

이작품은5세에서99세까지의독자층을대상으로한다는카펠렌담출판사의판단에저도적극동감하며,『너와내가』를한국에서펴내기로결정하고그출판과정에세심한배려를해주신북뱅크출판사에감사를드립니다.


*인증유형:공급자적합성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