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여행이다 (박명순 영화에세이)

영화는 여행이다 (박명순 영화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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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이 책에 실린 43편의 영화에 대한 에세이를 한 마디로 압축한다면, ‘삶’이 될 것이다. 저자 스스로 밝혔듯이 영화에 대한 전문적인 식견보다 주체할 수 없는 사랑으로 썼기 때문인지 우리는 어느새 저자가 소개하는 영화의 내면에 빠질 수밖에 없다. 그런데 그 영화의 내면은 알고 보면 우리 자신의 모습이다. 영화와 우리를 점도 높게 연결한 것은 당연히 저자의 따뜻한 시선이다. 스스럼없는 고백과 치장하지 않은 문장을 따라가다 보면, 마치 누군가의 다정한 손길에 이끌려 스크린 앞에 앉아 있는 느낌에 휩싸인다.
저자

박명순

조치원신흥동건어물가게8남매중맏딸로유년시절을보내다가,종촌싯골과수원집에서청소년기와대학시절을보냈다.공주사대재학중연극반‘황토’주변멤버로활동하다가무기정학을두번받은후미발령교사로분류되기도했다.30년세월국어교사로재직하면서『채만식의페미니즘』으로박사학위를받았으며공주대,순천향대등에서대학강의를했고검인정교과서「비유와상징」집필진으로활동하기도했다.『작가마루』를통하여늦깎이평론가로활동하면서산문집『아버지나무는물이흐른다』와문학평론집『슬픔의,힘』을출간했다.

목차

008ㆍ프롤로그

023ㆍ아버지나무는물이흐른다―참새들의합창
030ㆍ이별이주는선물―굿’바이:Good&Bye
036ㆍ쿵따리샤바라빠빠빠―세얼간이
042ㆍ나는가해자의엄마입니다―케빈에대하여
051ㆍ모드루이스의평범한마술이야기―내사랑
057ㆍ아버지의자존감―자전거도둑
062ㆍ누구나요리할수있다―라따뚜이
067ㆍ늙음과젊음을합체하는발칙한욕망―수상한그녀
075ㆍ‘가족애’의빛과그림자―마농의샘
081ㆍ집의무게와가족의굴레―길버트그레이프
086ㆍ영화관을찾는호사스러운외출이좋다―신과함께―죄와벌
091ㆍ불가능한꿈을꾸는영화―웰컴투동막골
096ㆍ엄마찾아삼만리―우리는형제입니다
102ㆍ빌리엘리어트의춤에는함께비상하는조력자의꿈이있다―빌리엘리어트
106ㆍ웃기는자식이되고싶어요―두근두근내인생
111ㆍ‘똥주샘’을만나지못했다면―완득이
116ㆍ나를만나는음식여행―리틀포레스트
122ㆍ또하나의대안가족을찾아라!―굿바이싱글
126ㆍ독박육아와모성애의불편한진실―미씽:사라진여자
132ㆍ코미디영화와살인의몽타주―조용한가족
138ㆍ전쟁은가해자의얼굴을보여주지않는다―반딧불이의묘
144ㆍ집으로가는길을잃고살때가있다가끔―개를훔치는완벽한방법
150ㆍ너의잘못이아니다―굿윌헌팅
155ㆍ전설이된사랑이야기―가위손
161ㆍ자유와사랑과행복은공존할수있는가―조제,호랑이그리고물고기들
165ㆍ첫사랑과마지막사랑―산사나무아래/혐오스런마츠코의일생
170ㆍ<화양연화>는첫사랑처럼발칙했다―화양연화
177ㆍ<신세계>는유혹이다―신세계
181ㆍ친절하고,똑똑하고,사랑스러운우리들―헬프
189ㆍ세여자이야기―히든피겨스
193ㆍ늙은남자의마지막사랑―오베라는남자
198ㆍ사막의오아시스를꿈꾸며―바그다드카페
204ㆍ이창동을만나는시간은특별하다―시
212ㆍ눈이부시게푸르른날은그리운사람을―노무현입니다
219ㆍ에디트피아프의불꽃같은생애―라비앙로즈
223ㆍ멕시코에서프리다칼로의파란집을만나고싶다―프리다
229ㆍ채플린의<모던타임즈>를보는시간들―모던타임즈
234ㆍ불꽃같은삶과혁명가의사랑―박열
238ㆍ최초의트랜스젠더는누구였을까―대니쉬걸
245ㆍ잎새에이는바람에도괴로워했던―동주
249ㆍ시멘트틈에서피어나는노란민들레처럼―아이캔스피크
255ㆍ30년전,강산이세번바뀌다―1987
262ㆍ산자와죽은자로구분짓는사진한장―화려한휴가

출판사 서평

영화는현실이다

박명순의영화에세이『영화는여행이다』는영화속으로떠난무전여행에대한기행문이다.「프롤로그」에서저자가밝혔듯이저자는“영화를놀이라고생각하는사람이다.하지만그놀이를소비하기보다는생산의콘텐츠로만들고싶은역발상이크다.”따라서이영화에세이는영화와실컷놀긴놀되단지여가시간을보내는용도가아니라누군가를만난흔적을남겨저자자신의삶을돌아보는거울로삼는다.다시「프롤로그」에서저자는다음과같이말한다.

내가생각할때,영화는가장경제적인문화콘텐츠이다.두세시간영화에온몸을맡기는순간내안에서이루어지는다양한만남과다양한감정의흔들림을나는고해苦海의엑기스를복용하는것으로여긴다.세상과소통하는또하나의거울로서영화에대한나의사랑은나날이깊어간다.(17)

실제로구체적인영화를보고나서저자가남긴감상을보더라도이것은명확하다.<케빈에대하여>를보고“피해자와가해자모두폭력의트라우마에서벗어날수없는세상”임을우리현실에빗대말한다거나,<리틀포레스트>를보고“집떠나는엄마도있지만,현실에는자식을버리는엄마도존재하기때문이다.엄마에게지운무거운짐을더이상당연시하지않았으면좋겠다”는소감등은저자가영화를통해실제삶의질감을자꾸더듬어본다는증좌가될것이다.


영화는텍스트이다

이책에는총43편의영화에대한길지않은영화감상문이실렸는데,전문적이영화평문이아니라문학도인저자가영화를읽은기록에해당된다.다시「프롤로그」를보면“당연한말이지만좋은영화는반복해서읽는것이좋다.한번으로만족할영화도있지만대부분은두세번읽어야폭넓은감상이가능하다.영화를만든사람들의노고를생각하면수십번만나야깊은이해가가능하다고믿는다”는저자의말이있다.박명순은이렇게영화를하나의텍스트로마주한다.

빠르게편집되는장면들속에미자의시가흐른다.여중생이뛰어내린강물과그다리가클로즈업된다.아네스라는세례명을가진소녀는얼핏슬픈표정을거두어들인다.미자는강물에휘말려떠내려가고시의화자는미자와소녀로겹쳐진다.이영화의마지막장면에서누군가는노무현전대통령을연상했다고한다.미자와소녀와함께노무현의웃음까지겹쳐진다.어쩌면노회찬의원의잔영도….미자가완성한시를읽어야영화는끝이난다.(209)

이글은이창동감독의<시>를보고쓴것인데,영화텍스트와현실이라는텍스트는묘하게겹쳐진다.이렇게겹침의효과를통해‘시’에대한느낌을갖게한다.시에대한어떤정의를내린다거나시적표현과이미지를차용했다는뜻이아니다.영화의이미지와역사적사건에대한시선을“미자가완성한시”에연결시키면서독특한아우라를만들어내고있다는뜻이다.(인용한문단다음에이어지는시는생략.)
영화를읽는다는것은,영상문화에맹목적으로함몰되지않겠는다는의지도내포한다.저자가영화를읽으며저자자신의과거와현실을겹쳐놓는시도를자주하는것은바로이런자세때문이다.물론이것은영화를영화로만보지않는다는비판을불러일으킬수도있지만,박명순이이에세이집에서하는일은영화에대한전문가적인소견을뽐내는것이아니라영화에대한주체못할사랑을드러내는것이다.

영화는공부이다

영화읽기를여가시간을선용하기위함만이아니고“공부나생각할거리”로삼는것또한저자의영화를대하는자세이다.“부드럽게어루만져주거나위로하는영화도좋”지만“때로는나를불편하게하는영화도마찬가지로좋아한다”는저자의고백도있지만,영화속인물을통해자신의지적욕망을고백하는다음과같은문장은그고백의진실성을밑받침하고있다.

정규교육을받지못했지만버려진책으로독서를하고소양을쌓으며바깥세상에대한호기심과지적욕구를채워나가는조제를생각하면서뭉클해지는시간들을나는사랑한다.밤이깊을수록별은더욱빛나듯이한계에갇힐수록갈망은더욱강렬해져간다는것을깨닫는시간이기때문이다.(163)

이렇듯저자는영화를통해서뜻밖의공부의의미를발견하기도한다.가족의의미와지난시간의일들을반추하는것도공부이지만,영화를통해여성의현실을새로이깨닫게되는경험을갖기도한다.왜냐하면영화는현실이면서읽어야할텍스트이기도하기때문이다.읽는다는것은읽는이의사유를촉발시킨다.읽는일은이론과개념을접어두고읽는이가처한여건과현실을새로이해석하는행위이기도하기때문이다.

비판적음미는인간만이가진이성활동임에도그것을작동시키지않는것이다.영화를읽는일!이것은영상문화가압도적인시대에갖추어야지적인태도이며덕이다.이것을박명순은지금껏하고있었던듯하다.그리고그흔적의일부를이책에남겼다.(’추천사’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