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걸음의 고요 (이미경 시집)

몇 걸음의 고요 (이미경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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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새순처럼 간지럽게 젖어오는 생기
18년 만에 두 번째 시집을 내는 이미경 시인의 이번 시집에는 노모의 병을 옆에서 함께하는 시적 화자의 눈이 단연 도드라진다. 1부에 배치된 시편들이 그러한데 여기에는 감상이나 허무가 없다. 도리어 늙음과 병에 대한 따뜻한 긍정이 넘쳐흐른다. 여기서 ‘긍정’이 뜻하는 것은 병든 노모를 바라보는 시적 화자의 건강한 시선이다. 그러니까 그마저 삶의 한 과정으로 받아들인다는 의미이기도 하며 노모가 살아온 지난 시간을 사랑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번 시집에 실린 작품 중 탁월한 가편이기도 한 「봄비」에서는, 내리는 비를 바라보는 병든 어머니의 “네 아버지 무덤에/ 잔디 싹이 돋겠구나” 같은 생동감이 넘친다. 다가오는 자신의 죽음에 대한 직관으로도 읽힐 수 있지만, 그것이 시인의 “새순처럼 간지럽게/ 젖어오는”과 연결되면서 작품 자체를 삶에 대한 긍정으로 뒤바꿔놓는다.
그런데 이런 시인의 긍정적인 시선에는 어떤 억지도 없다.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는 다른 작품들을 읽어보면 병든 노모에 대한 긍정적인 시선이 단지 노모의 병 수발을 해야 하는 자신의 처지를 위로하기 위함이 아닌 게 드러난다. 그러면서 어머니를 통해 더듬어가는 그 이전 과거도 시인에게는 또다른 세계로 펼쳐진다.
저자

이미경

1991년무크지『한반도의젊은시인들』에「일어서는땅」을발표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
시집으로『상처난꿈을꽃들은안다』(1995)가있다.

목차

시인의말·4

제1부저벚꽃잎처럼훌쩍
어머니·12
봄비·13
먹물점·14
능소화·16
말년운세·18
백투더퓨처·20
꽃게탕·22
초승달·24
버즘꽃·26
못된희망·28
실타래·30
금낭화·32
나의무덤·33
가요무대·36
저벚꽃잎처럼훌쩍·38
서설·40

제2부술래없다
봄맞이·42
법당·44
초여름·46
화계사가을·48
춘설·50
저승꽃·52
사월·54
산빗소리·55
자리바꾼날·56
여름·58
술래없다·60
꽃무릇지다·62
다시동백숲·64
아으,동동다리·65
산수유꽃아이들·66

제3부모두꿈이어라
국화차·70
冬至·71
사진·72
茶에취하다·74
앗살라알라이쿰·76
연대·78
모두꿈이어라·80
52Hz·82
왕오천축국전·84
빙하기·86
1967연·88
매미·90
어떤내력·91
길·94
수상한시절·96

제4부바람의언덕,바람의말
로드킬·98
다비장·99
불면·100
2014·102
풍경·104
용래씨의눈·106
중도객잔·108
조따거·110
봄,오마주·112
고요·114
안녕·116
룽다·118
시불시불·120
오늘·122
잡담·124

발문_반反이슬적세계의힘|심원섭·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