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손잡는 지역문화운동 (지역문화원의 새로운 연결을 위하여)

서로 손잡는 지역문화운동 (지역문화원의 새로운 연결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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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지역 탐구’는 문화원의 가장 큰 무기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관성적이고, 활용 단계까지 고려하지 못한 지역 탐구는 문화원을 자폐적이고 고립되게 만들기도 합니다. 결국 문화원이 지역을 탐구하는 목적은 살아 있는 민속을 아카이브하는 데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상기하게 됩니다. 지역에서 여전히 ‘예술’ 따로 ‘지역문화’ 따로 ‘생활문화’ 따로 영역을 나누는 현실을 보면 아직도 지역의 시간대가 캄캄한 어둠인 것 같지만 지역문화원의 개방형 플랫폼으로의 전환이라는 과제는 아직 유효합니다. 어둠 속에서 협력의 수준을 실험하는 노력을 통해 ‘협력의 경험’이 쌓여야 합니다.

_‘여는 글’ 중에서
저자

경기도문화원연합회

목차

[여는글]…4

1부‘서로손잡기’는예술이다

우리에게는서로가필요하다(고영직)…13
[대담]지역문화진흥원에서지역문화원을말하다(김영현·유상진·최영주)…23
“웬협력?니들이나잘하세요!”(이동준)…40
‘나무들의우정’을생각한다(손경년)…51
[그림자집담회:협력의빛과그림자]“그럼에도불구하고좋은협력을꿈꾼다”(임재춘)…58
맞잡은손의따뜻함과평등의발견(김풍기)…69
[보론]지역문화행정기구는새로운거버넌스일수있는가?(김상철)…77

2부사람과사람을잇는힘

욕망하는기획자-세상을보는기획의시선(김정이)…97
[대담]지역의수요에맞는인재를길러내는법(김월식·임재춘)…105
돌연변이,진화그리고문화원(심한기)…114
‘동네지식인’의탄생(이동준)…124
사람과사람을잇는힘을위하여(고영직)…139

3부문화원은무엇을위해지역을탐구하나?

마을기록과구술사,그리고지역문화원의역할(윤충로)…149
[대담]살아있는민속을‘아카이브’하기위하여(전고필·오다예)…160
사라진길위에서기억을깨우다(최서영)…179
지역문화정체성과아카이브구축(한기홍)…193
지역문화의압축파일을푸는지명유래(임재해)…202
새로운경기도의노래를만나다(서정민갑)…218

출판사 서평

다르니까서로손잡는것이다

지역문화운동의가능성과현실적한계를꾸준히탐색하고있는경기도문화원연합회에서『로컬지향의지역문화운동』(2019)에이어『서로손잡는지역문화운동』을엮었다.이번책또한2019년한해동안문화원중심의지역문화운동에대해꾸준히토론하고고민한결과들을갈무리한것이다.이번책에는지역내각종문화기관,문화운동주체들이왜,그리고어떻게‘협력’해야하는지를중심으로삼았다.그래서제목이‘서로손잡는지역문화운동’이다.하지만현실은녹록지않다.실제로각주체의고유성(영역)을지킨다는미명아래‘서로손잡는’실천이벽에부딪히기때문이다.

‘예술영역에왜문화원이들어오느냐?’,‘사진은사진전문가의영역이니우리허락없이사진강의를개설할수없다’,‘개나소나예술하나?아무나예술하는게아니다’,‘문화원은전통문화나제대로해라!’이런이해수준위에서지역의문화예술기관,단체들이협력을할수있는부분은별로없어보인다.문화환경이급변하고있는데도아직지역의시간대는캄캄한밤이다.(44)

또는협력의과정을견디지못하고단지힘으로문제를해결하려고하거나관(官)이협동이란이름하에지역문화주체들을‘동원’하려는구습도여전하다.또지역문화운동에시장주도사유화가시도되기도한다.그럼에도불구하고이책에참여한필자들이시종강조하는것은‘함께하는’것의중요성이다.그것은지역에산재하고있는공유지를지키기위해서도필요하고,3부에서강조되고있는마을을기록하기위해서도‘서로손잡기’는필요조건이기때문이다.물론‘서로손잡는’문화운동이일의효율과기능을추구하기때문에그러는것이아니다.‘서로손잡기’는어쩌면생명의기초적인활동에속하기때문이다.

학자들은“이런이웃간의교류는뿌리끝을감싸며자라그뿌리의영양교환을돕는균류를통해이루어지거나,직접서로의뿌리가뒤엉켜하나의뿌리처럼결합하기때문에가능”하며,“같은나무종의개체들이대부분그런시스템을통해서로연결되어있다는사실을입증”한바있다고합니다.그는“그런네트워크를통해영양분을나누고이웃이위험에처할때도움을주기”때문에“모든나무는한그루한그루전부가최대한오래살아남아야하는소중한공동체의자산”이라고하며,‘이런공동체의일원’으로서‘나무들의우정’을사람들의삶에빗대어이해하기쉽게설명하고있습니다.(52)

식물들의생존원리를사람들의사회에곧바로이식시킬수는없지만사회가사람들의만남에서시작된다는경험을떠올려본다면지역에서실천하는문화운동이서로만나고협력하는것은그자체가‘문화행위’라고할수있을것이다.손경년부천문화재단대표는그것을나무들의생장원리에빗대쉽게설명해주고있다.
이런문제의식은김풍기강원대국어교육과교수가영화〈그린북〉(GreenBook)을소개하면서도강조된다.자신도이민온이탈리아계하류층이면서흑인에게는강한편견을가지고있는토니발레롱가와흑인이면서도성공한피아니스트인돈셜리의만남을다룬이영화는서로손잡고편견을극복해가는이야기를다뤘다.물론토니와돈의처음만남은편견과의심으로가득찼었다.돈셜리의운전기사인토니가연주여행을떠나함께맞는난관과갈등은어느새인가서로에대한깊은우정으로변모해있었다.이영화를읽으며필자인김풍기교수는“협력은상호유사한분야에서보다서로다른분야와생각의만남에서더욱큰효과를낸다.비슷한분야혹은생각을가진사람들은어깨를겯고나아가야할동지이지만,서로다른분야는동지가되기위한지난한조정과정을거쳐야한다”라고말한다.다시말하면협력이란우리가서로다르기때문에시간이걸리더라도해야하는실천인것이다.

‘동네지식인’과마을기록하기

‘서로손잡기’의당위와원리를한편으로한다면이책의다른편에는‘서로손잡기’를통해서무엇을해야할지에대한이야기가펼쳐져있다.그것은각자가사는동네에서구체적이고직접적으로하는실천이다.3부에서는그예를두가지들고있는데,하나는‘동네지식인’이되는것이고다른하나는마을을기록하는것이다.이일을지역의문화원이감당해야할임무로고민하고있는것이다.먼저‘동네지식인’이무엇인가살펴보자.

‘동네지식인’은그저동네에있는지식인이아니다.동네지식인은동네에살면서동네를배우고동네생활속에서지식을실천하는사람이다.그러니까동네를성찰하는사람인것이다.진정지식인이고자한다면먼저동네를탐구해야하지않을까?동네아낙들,동네어르신이체득하고있는동네에관한생활지식을배워야하지않을까?(…)동네주민들이살아온거대한생애경험의광산에서어떤광물을발견하고채굴할것인지,그것을어떻게세공해서보석과같은지식으로만들것인지고민하는사람,그런지식인(…).(136~137)

‘동네지식인’은동네에서살면서동네를공부하는사람을가리킨다.그냥동네에사는통념적인지식인을가리키지않는다.앞으로‘동네지식인’이필요한이유는,산업문명의변화와더불어구체적인삶에대한지식과그것을위한‘할일’이중요해지기때문이다.동네를이해하고동네에서의삶의방향을탐구하는사람이‘동네지식인’인데,그에게는동네사람들의삶을기록하고보존해야할중대한임무가주어진다.“마을이란함께한기억을공유하는관계이며,공유한기억을되살리면서관계를돈독하게만들어가는것”인데그래야만하는것은“과거의기억들을모아기록하는것은단지과거의기억을교류하고공감하기위한것이”아니라“기억의기록화는마을에서세대를잇는징검다리”이기때문이다.

이책에참여한필자들의주장과고민의흐름들은,일차적으로는지역문화운동에서의협력,‘서로손잡기’가지금매우중요한화두이며협력을통해‘동네지식인’의양성과마을기록작업이다.기록작업을위해서‘시민기록자’가필요하지만‘시민기록자’도넓게보면‘동네지식인’에해당된다.이런고민과사업의중심에지역문화원의역할이지대함을이책의필자들은역설하고있는셈이다.
지역문화운동을고민하는일꾼들에게는중요한화두와실천주제를제시하는책이라고부를수있을것이다.

지역별로산하,지형,산업의형태등이모두다르다.따라서해당지역주민의생활방식에서도다소의차이가있을수밖에없다.이러한차이를찾아낼수있어야지역의정체성을담은아카이브를구축할수있다.중앙의역사가영웅호걸의역사라면지역의역사는이름없는골목평범한지역주민에게서나오기때문이다.중앙의역사든지역의역사든간에규모면에서차이가있을지언정똑같이소중한것임에틀림없다.비록작지만그일의가치를인식하고이를기록하는것은대단히중요한일이다.(199~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