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달이 계속 자란다고 생각 안 하지 (강민영 시집)

아무도 달이 계속 자란다고 생각 안 하지 (강민영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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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강민영 시집 『아무도 달이 계속 자란다고 생각 안 하지』는 크게 3부로 나누어져 있으며 〈좋을 순간〉, 〈모자〉, 〈이야기와 꼬리 사이〉, 〈중심을 잡는 것들〉, 〈포식자의 등을 내리친다〉 등 주옥같은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책이다.
저자

강민영

서울종로구에서태어났다.2007년에수필신인상수상을,?2015년에제14회?『내일을여는작가』시부문신인상을수상했다.시인,수필가,조형작가이며?저서는서간집『아들이군대갔다』가?있다.다음수필집과전시회를준비중이며현재한국작가회의회원으로활동하고있다.

목차

시인의말ㆍ5

제1부
좋을순간ㆍ12
모자ㆍ14
이야기와꼬리사이ㆍ16
중심을잡는것들ㆍ18
포식자의등을내리친다ㆍ20
빙폭ㆍ22
돌사막ㆍ24
울음의경계ㆍ26
폭염속의추위ㆍ28
한쪽귀잘린사람들ㆍ30
종이ㆍ32
아그배나무,감탄ㆍ34
너를그리다ㆍ36
침묵,비에젖다ㆍ38
겨울이끝나서야ㆍ40
빈병ㆍ42
부에노스아이레스,동경,서울역ㆍ44
어나더어스ㆍ46
폭군의손목ㆍ48
프로코피예프바이올린소나타2번ㆍ50
리와인드ㆍ52
초지ㆍ54
그래도ㆍ56
노블레스오블리주ㆍ58

제2부
하늘이얼고녹고,또꽃이피지않아도ㆍ62
날마다헐거워지는ㆍ64
당신의운명을말해줄게요ㆍ66
도려낸다는것은ㆍ68
악수할때필요한것들ㆍ70
검은눈동자ㆍ72
확대경속풍경ㆍ74
유행병같은것들ㆍ76
우리,집ㆍ78
케이프코드해변ㆍ80
성城을가진별자리들ㆍ82
길은숲이고숲은늪이다ㆍ84
백목련ㆍ86
그뿐,ㆍ88
강변어죽집ㆍ90
왕비의샘ㆍ92
가물거리는ㆍ94
더듬더듬1ㆍ95
허밍ㆍ96
소리ㆍ98
불통ㆍ100
가까스로ㆍ102

제3부
그림자버티기ㆍ106
손바닥새점을치는여자ㆍ108
큐브를맞춰가는시간ㆍ110
동안ㆍ111
말라가는어둠의뼈ㆍ112
물빛으로뜨개질하는방ㆍ114
아침이지운것들ㆍ116
모르핀풀어놓은오후ㆍ117
더듬더듬2ㆍ118
만년필,나의노트ㆍ119
소문ㆍ120
화전花煎ㆍ121
사탕한알ㆍ122
탈상ㆍ124
자목련ㆍ126
기록ㆍ128
지워지다ㆍ130
비ㆍ132

발문_다양한제재의층위에가닿는시선|공광규ㆍ134

출판사 서평

바닥을사유하는시

강민영시인의시는단단한구조를가지고있다.이말은사물과사건을바라보는눈이서두르거나외형만좇지않는다는말과도같다.그래서사물과사건을표현하는언어가적확하다.그리고명료하다.동시에사건과사물을포착하는‘순간’이절묘하다.예를들어「빙폭」을읽어보면그점이여실히드러난다.

물의뼈대가되기위해빙폭은
마지막까지내리꽂히는물줄기가필요하다
성대안쪽에서우는침묵
침묵을관통하는건결로된벼락이다

-「빙폭」부분

마지막4연인데,얼어붙은폭포에대한묘사가탁월하다.얼어붙은표면안쪽에는아마계속물이떨어지고있을것이다.도리어얾을위해서도떨어지는물줄기가,즉“마지막까지내리꽂히는물줄기가필요하다”.그런데그것을시인은“성대안쪽에서우는침묵”이라고말한다.아마도화자의상태일지도모른다.얼어붙은폭포를통해얻은“침묵”을끝까지붙들고있었다는이야기도되고,다른이유로화자가침묵에빠져들었을수도있다.여기까지붙잡고있는힘도만만치않지만,마지막에시인은한번더침묵에대해서말한다.눈여겨봐야할것은이작품에서“바닥”을먼저말하고있다는점이다.(“바람이얼자빙점은바닥을일으켜세운다”)
어쩌면시인이말하는“바닥”은시인이(우리가)처한실존조건을상징하는지도모른다.그것이구체적외형을입지못했다뿐이지,다른작품들에서그것을충분히유추할수있다.「중심을잡는것들」에서“가끔은/뿌리가뽑힐듯이흔들려야만/중심을잡는것들”을말할때도주제어는‘중심을잡는것들’이지만그보다앞서있으면서그것을조건짓는언어는“뿌리가뽑힐듯”이다.「울음의경계」에서도떠다니는“숨을곳이필요한울음”을말한다.이작품에서는해마저“붉은울음을제몸에가둔”존재다.「폭염속의추위」에서도“길바닥에쓰러져”있는남자를통해서그치지않고자라나는“그늘”을시인은드러낸다.어쨌든강민영시인의이번첫시집은‘바닥을사유하는시’가주를이루고있다고볼수있다.

현재를살다

페미니즘의소용돌이가그간의남성과이성애자중심의사고와습속을뒤흔들어놨다.그여파때문인지아닌지는모르겠지만,강민영시인도여성이꾸려가는삶에민감하다.하지만시인에게여성의삶은가부장적질서의틈에서꺾이지않고자라나는풀의이미지를떠올리게한다.그리고그삶은어머니를통해서표상된다.

어머니는돋보기를코에걸치고
남편과아들사이에앉아뜨개질칸을세고또센다
아버지의엉킨어망을푼다

고집스레꼬이고꼬인밧줄가닥이
어머니손안에서풀려나간다

-「물빛으로뜨개질하는방」부분


손바닥이여자의삶이었다
오늘은손바닥하늘이조용하다
아이들이제각각떠난뒤로도
새는여전히남아있다

-「손바닥새점을치는여자」부분

이것은물론젠더의식을표현하면서나타나는것은아니다.대체로가족사를기술하면서부지불식간에언어화되는데,이것이시인의젠더의식부재때문은당연히아니다.과거기억을통해서현재를비추고있기때문에그런것이다.「손바닥새점을치는여자」의마지막은다음과같다.“전신주에어지럽게엮인줄은잊으세요/손바닥시간을읽으세요/반짝이는것들은너무짧아요”.비록현재가너무짧게반짝이고있다하더라도집중해야하는시간은바로현재다.왜냐면과거에머물다보면현재는금세사라지고말것이기때문이다.현재가금세사라진다는것은다른말로하면미래가오지않는다는말도된다.과거에얽매이면현재도단지과거의연장일뿐이다.그러면서도시인은과거를말하지않을수없다.
3부에실린작품들에서과거를계속호출하는것은과거에머물고있는상태를말하는게아니다.부단히과거를말하는것은현재를살아가려는어떤태도에서비롯된다.그것은긍정의태도이며미래를향해열려있는태도이다.

남은숨은아껴야해요
해와비와바람과당신이아껴둔숨을모아서
언젠가한번터뜨리겠어요
사방이삭막해지면나뭇가지끝엔소리로뭉친발자국이
매달려요
나는그것을열매라고말해요

-「소리」부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