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그렇지만 문학과 함께 병든 세상을 남겨두고 그의 몸이 세상을 떴을 때, 그의 죽음의 원인이기도 했던 현실은 이후 더 무거운 어둠에 휩싸이게 되었다. 그래서 그의 문학은 그가 시도했던 문학의 빈자리에 비례하여 더 강렬하게 역사적 호소력을 가지게 되었을 것이다. 그로부터 그의 시대와 뿌리를 함께 하고 있을 수많은 사건과 갈등이 주목되고 형상화되었으며 새 시대를 갈망하는 담론들로 등장하고 소멸되었다. 담론의 등장과 소멸이 필연적일 것이기 때문에 그만큼 문학적 관점들의 변화도 필연적일 수밖에 없다. 신동엽이 한국문학의 흐름에서 분명한 자기 영토를 가지게 되었다는 것은 그가 보여준 언어들의 강렬한 현실성과 역사성 때문인데, 그러므로 그의 문학 세계에 대한 분석적 담론들 또한 계속 새로워지는 것이 당연하다. 현실주의 시인의 분명한 자기 위치는 오직 우리가 마주하는 현실 속에서 새로워지는 변화를 보일 때에만 뚜렷할 것이다.
_‘책을 엮으며’ 중에서
_‘책을 엮으며’ 중에서
다시 새로워지는 신동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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