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등급 영화 (김선향 시집)

F등급 영화 (김선향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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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김선향 시인의 시는 여리되 강하다. 부드럽게 마음을 사용하되 심지가 굳다. 시인은 이 세계의 사회적 약자를 관심에서 배제하지 않고 숭고한 인간으로서 존엄하게 받들어 모신다. 이주민, 난민, 철거민, 그리고 감정 노동자에 대해 공동체가 온당한 사회적 지위를 부여하고 처우할 것을 요구한다. 또한 당찬 목소리로 사회적 주제를 발언한다. 여성성의 주체화 문제를 크게 부각시킨 점도 그러하다. 하지만 김선향 시인의 시에는 서정의 ‘쪽화단’이 함께 있다. 이 대목에서 김선향 시인의 시는 보다 새롭고 특별하게 탄생한다.(문태준, 시인)
저자

김선향

2005년『실천문학』신인상을받으며등단했고시집으로『여자의정면』이있다.‘사월’동인으로활동중이다.오랫동안여성결혼이민자들에게한국어를가르쳤고현재는국제법률경영대학원대학교에서한국어를가르치고있다.

목차

시인의말_5

제1부

스마일마스크증후군ㆍ12
싱글맘ㆍ14
공평무사ㆍ16
국경을넘는여자들ㆍ18
누에ㆍ22
더컨덕터ㆍ23
조(JOE)ㆍ26
굴다리여자ㆍ30
후남언니ㆍ32
머리를감는동안ㆍ34
구멍들ㆍ36
바캉스베이비ㆍ38
어미거미ㆍ42
구체관절인형ㆍ44
증언의시작ㆍ46

제2부

자몽ㆍ52
회전목마ㆍ53
수족관ㆍ56
트렁크의노래ㆍ58
계수나무남자ㆍ60
그녀가사는법ㆍ62
벽장미ㆍ64
짧은머리의자화상ㆍ66
자전거를타는여자ㆍ68
여신쿠마리ㆍ71
모피를입은남자ㆍ74
이토록추운2월의밤에
그토록추웠던2월의밤을기억한다ㆍ76
동행ㆍ78
진성여왕을위한변명ㆍ80
떨어진곳에서도들리는말ㆍ82

제3부

폐업신고하던날ㆍ88
적요ㆍ91
복면을만드는밤ㆍ92
어떤밤길ㆍ94
백남기우리밀ㆍ96
반도체소녀ㆍ98
공정거래ㆍ100
건강원앞쪽화단ㆍ101
터진목해안에와서ㆍ102
겨울아침ㆍ104
허공에매달린사내ㆍ106
나는다봤습니다ㆍ109
솔롱고스ㆍ112
블랙슈트ㆍ114

제4부

반려ㆍ120
선인장ㆍ121
곰보삼촌ㆍ122
서둔동인지탑동인지ㆍ124
나와조랑말과마부는ㆍ126
마호바역에서ㆍ128
사라진연못ㆍ130
귀ㆍ132
여름숲ㆍ134
목걸이ㆍ136
로드무비ㆍ138
첫눈ㆍ140
세족릴레이ㆍ141
바위무화과나무ㆍ142

해설‘F’라는고유한시의성좌|최진석ㆍ145

출판사 서평

여성의‘역사’를바라보는시의눈!

김선향시인의두번째시집『F등급영화』는여성해방이라는무거운주제를감각적으로,하지만역사의무게까지감당하면서천착하고있다.첫시집에서가부장제라는‘새장’을박차고나왔지만,경제적문제가해결되지않는한또다른곤경에처한다는진실을육화된목소리로들려주었다면,이번시집은보다더경쾌하게때로는비통하게여성과여성의‘역사’를노래한다.한편으로는현실에대한직접적목소리도마다하지않는진전된인식도보여주고있다.이에대해해설을쓴문학평론가최진석은“신체와감각을관류하는경험의순간이즐거움의장속으로삼투되고”있다고했지만,시인이여성의‘역사’를다룰때는조금다른면모도아울러보여준다.

자전거야말로여성해방의도구입니다

페달을밟자,쌩쌩
페달을밟자,더멀리,더빨리
모험을감행하자,자유를얻을때까지
바람을일으키며질주하자,세상끝까지
-「자전거를타는여자」부분

일본군인들이자신의몸을짓밟든말든
자신의영혼을갈가리찢든말든
말문이닫힌,병든검은새는아편만찾았다지

쓸모가없어진그녀를일본군인들은
만주벌판에내다버렸다지

낮밤으로들리던그녀의울음은
까마귀울음과닮았다지
-「후남언니」부분

「자전거를타는여자」는명랑하게여성해방을말하고있지만,「후남언니」는아직도끝나지않은여성의‘역사’를비통하게담고있다.물론「후남언니」가일본군‘위안부’여성을노래하고있기에그비극성이더도드라지는것은사실이다.다른작품에서도‘위안부’여성의아픔에김선향시인은적극동참하고있는데,그것은아마도남성의‘역사’에짓밟히고있는여성의‘역사’에그만큼예민하다는증거일것이다.사실「자전거를타는여자」앞부분에는19세기에만연했던여성에대한차별과혐오를분노를억눌러가며기술하고있다.따라서작품의뒷부분에서보여주는명랑성도사실은울음을머금은웃음이라고부를수있을것이다.김선향시인은“집에나처박혀있어,/이나쁜년들”이라는남성의언어가일본군‘위안부’여성이라는남성의‘역사’를만들었다고보는것같다.
그렇다면현재는어떨까.김선향시인은현재의사안을모두젠더적으로규정하지는않는다.도리어여성의‘살아있는’눈으로현실을재해석하는데,그것은젠더문제와는조금떨어진것같지만,그것은젠더문제마저규정하는현실적조건이기도하다.

건강하게다른존재와연대하기

“하루에도얼마나많은가게가/문을닫고개업을하고/다시망해나가떨어지는”현실에서“나도예외는아니다”.그럼에도시인은이주노동자들의현실을끌어들여자신의현실과겹쳐놓는다.그런다고해서이주노동자들을감상적으로연민하거나,그들의처지를통해자신을위로하지도않는다.뜻밖에도시인이발견한것은그들의“토란잎같은미소”의‘생생함’이다.(「폐업신고하던날」)만일김선향시인에게‘다른페미니즘’이있다면이부분이고또명랑성이있다면다른존재에게서발견하는삶의건강이다.사실명랑은건강하지못하면갖지못하는것이다.「적요」라는짧은시에서도시인이삶을얼마나건강하게받아들이고있는지드러난다.

독산동우시장28호
소머리통을매만지는여인의
골똘한눈동자
능수능란한손놀림
-「적요」전문

정육점에서“소머리통을매만지는여인”에게서‘골똘함’과‘능수능란함’을발견하는대목은시에생기를불어넣기도하며,그만큼시인의눈이건강하게빛나고있다는것을증명한다.사실김선향시인의건강을이해하지못하면다른도발적인작품들을제대로받아들일수없다.

너는비단옷을버리고탐스러운머릴자른다
여왕이아닌여자가되어
홀연히순례를떠난너는

그해겨울영원히세상을버린다
너는그제서야본래의너로돌아간다
-「진성여왕을위한변명」부분

난세상의금기와위선에
꿋꿋이맞설거예요
언덕위의굽은나무처럼

난나의색정증色情症마저사랑해요
-「조(JOE)-F등급영화2」부분

하지만남성에게는여성의쾌락에참여할역량이없다.단지그쾌락을한편으로멸시하면서한편으로폭력을통해빼앗으려한다.이에대해김선향시인은“엿먹어라”(「구멍들」)고맞받아치지만,아직여성에게는사회적힘이절대적으로부족하며그에대한실존적인자각이이시집전체에빼곡히들어차있다.그렇다면여성의힘을회복하는방법에는뭐가있을까?김선향시인은남성들에대한맞장보다는여성들과같이차별받고억압받는존재들과연대하는쪽으로가고있는것같다.이게김선향의시를다른페미니스트시인들과달리읽히게한다.이것은시적전략이면서도시인자신의실천적전략같기도하다.
그것을찾아내고느끼는것은독자의몫인것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