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림 없는 역사 인식

흔들림 없는 역사 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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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일본인 피폭자와 조선인 피폭자는 질적으로 다르다
우리에게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나가사키에서 평생을 조선인과 중국인 강제 연행과 조선인 원폭 피해 운동에 헌신했던 인물이 있었다. 그는 2017년 4월 세상을 떠날 때까지 ‘나가사키 평화자료관’을 건립하고 운영해온 다카자네 야스노리이다. 다카자네 야스노리는 1939년 일본의 식민지였던 서울에서 태어났다. 패전 후 일본으로 돌아간 다카자네는 “조선인의 입장에서 볼 때는 억압 민족이었던 일본인이라는 자신의 태생을 부끄러워” 했다고 한다. 그런 자의식 때문인지 다카자네는 조선인 강제 연행과 원폭 피해 운동에 뛰어들게 되었다. 일본인도 원폭의 피해자이기는 하지만 조선인 피폭 문제는 일본인과 질적으로 다르다고 그는 생각했다. ““질적인 차이”란 “일본인 피폭자는 침략전쟁을 자행한 국가의 국민이라는 입장을 비껴갈 수 없지만, 조선인 피폭자는 아무런 전쟁책임도 없는데 원폭 지옥에까지 내던져진 완전한 피해자다”라는 고(故) 오카 마사하루의 역사 인식을 공유하면서 다카자네 야스노리는 조선인의 강제 연행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실증적으로 파고든다.
이 책이 전하고자 하는 핵심 메시지는 결국 역사에 책임을 지는 윤리 의식, 곧 인간의 길에 대한 촉구이다. 전쟁과 가해의 역사에 대한 일차적 책임은, 물론 일본 정부와 전범 기업에 있다 할지라도, 민중 한 사람 한 사람이 역사를 반성하며 현재와 미래를 어떻게 살고 만들어갈 것인가에 책임을 지는 ‘역사윤리’의 필요성을 저자는 반복적으로 강조한다. 저자는 주로 일본인 독자를 대상으로 글을 쓰고 발언했지만, 일본뿐 아니라 한국의 독자 역시 이 책을 읽고 난 후 우리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물으며 앞으로의 삶을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과거의 침략과 가해의 역사를 반성하기는커녕 침략의 시대를 긍정하며 역행하는 일본 정부의 우려되는 행보 속에서도, 다카자네 야스노리 선생과 같이 반세기 넘도록 역사적 반성을 관철하며 전후 보상 운동에 힘써온 일본의 시민이 있다는 사실을 속내 깊은 한국의 독자들이 알아주기 바란다.
저자

다카자네야스노리

1939년서울출생.1945년일본야마구치현으로귀국.규슈대학에서불어불문학을전공하고,나가사키대학교수를지냈다.
나가사키재일조선인의인권을지키는모임대표,오카마사하루기념나가사키평화자료관이사장,나가사키중국인강제연행재판을지원하는모임등의대표를맡아활동했다.
조선인·중국인강제연행과원폭피해자실태조사및전후보상운동을평생의과업으로삼아헌신했다.『原爆と朝鮮人』1~7집
(長崎在日朝鮮人の人権を守る会,1982~2014),『朝鮮人被爆者と
は-隠された真実』(長崎在日朝鮮人の人権を守る会,1986),『군
함도에귀를기울이면』(2011)을공동저술했다.

목차

추천사·서승(우석대석좌교수ㆍ동아시아평화연구소장)-4
발간사·소노다나오히로(‘오카마사하루기념나가사키평화자료관’전(前)이사장)-8

1부/역사윤리를묻다

식민지지배·강제연행과조선인원폭피해자-18
‘역사윤리’의심판-34
나가사키의중국인강제연행-46
나가사키의전쟁·원폭기념물을생각하다-69
나가사키와조선인강제연행-99
군함도가세계유산이어도되는가-132
2016년나가사키원폭조선인희생자추도조조집회추도사-138

2부/나가사키평화자료관에서

요시다쇼인과후쿠자와유키치를찬미하지말라-144
나가사키와난징을잇는여행-147
세기를넘어‘전사불망’을-150
‘반일(反日)’이라고말하기전에-153
톈진으로의여행-158
시험대에오른‘역사를직시하는용기’-163
한국의히로시마합천을다녀와서-168
내셔널리즘에지지않는역사인식을-172
한일조약의장벽을넘어-178
‘역사윤리’를묻는해로-184
흔들림없는역사인식을-190
가치를평가받은자료관의존재-201
자료관설립20주년-207
한국에서의강연과학생들의예리한질문-213
‘위안부’문제,성의없는한일합의에반대한다-220

3부/추모의글-다카자네야스노리를사랑한사람들

‘질문을던지는’자세(야마카와다케시)-228
원수폭금지운동과전쟁책임·전후보상문제(사카모토히로시)-233
선생님과함께한한국인원폭피해자지원운동(히라노노부토)-239
중국인강제연행문제와다카자네선생님(신카이도모히로)-243
섬세하고온화하며견고한,강철같았던현대의‘기사(騎士)’(다카하시신지)-248
조선인강제동원과원폭피해조사에길잡이가되어주시다(허광무)-251

4부/부록

‘오카마사하루기념나가사키평화자료관’의설립취지-256
연보-259
저작목록-263
옮긴이의글-276
감사의글(다카자네아야코)-285

출판사 서평

일본인피폭자와조선인피폭자는질적으로다르다

우리에게는알려지지않았지만,나가사키에서평생을조선인과중국인강제연행과조선인원폭피해운동에헌신했던인물이있었다.그는2017년4월세상을떠날때까지‘나가사키평화자료관’을건립하고운영해온다카자네야스노리이다.다카자네야스노리는1939년일본의식민지였던서울에서태어났다.패전후일본으로돌아간다카자네는“조선인의입장에서볼때는억압민족이었던일본인이라는자신의태생을부끄러워”했다고한다.그런자의식때문인지다카자네는조선인강제연행과원폭피해운동에뛰어들게되었다.일본인도원폭의피해자이기는하지만조선인피폭문제는일본인과질적으로다르다고그는생각했다.““질적인차이”란“일본인피폭자는침략전쟁을자행한국가의국민이라는입장을비껴갈수없지만,조선인피폭자는아무런전쟁책임도없는데원폭지옥에까지내던져진완전한피해자다”라는고(故)오카마사하루의역사인식을공유하면서다카자네야스노리는조선인의강제연행이어떻게이루어졌는지실증적으로파고든다.

조선인강제연행은1939년의각의(閣議)결정‘노무동원실시계획(勞務動員?施計?)’안에포함된‘조선인노무자의내지이주에관한건(朝鮮人?務者內地移住に?する件)’(같은해7월,내무성·후생성양차관통첩)에따라개시되었으나중일전쟁의격화로인해노동력부족에빠진산업계가강력하게요청했다는점도간과해서는안된다.일본인청년을대량으로전장에보내는한편,그로인한결손을보충하기위해국가권력과기업이결탁해조선인청년을강제연행하고탄광,광산,철강,조선,토목,건설,군사등의시설에서강제노동을시킨것이다.

일본의양심답게다카자네야스노리는조선인의원폭피해도강제연행으로인한결과였음을거듭지적한다.다카자네는단지강제연행과원폭피해문제에만국한되지않고,조선인‘위안부’문제와일제가저지른난징대학살,나아가지금까지계속되고있는동아시아이웃나라에대한일본의반인륜적이고몰역사적인태도를비판한다.또센카쿠열도와독도를둘러싸고벌어지고있는분쟁의역사적기원을냉철하게따지는가하면,일본제국주의의사상적초석을놓은요시가쇼인과후쿠자와유키치에대한비판도빼먹지않는다.
다카자네야스노리의이러한역사인식은일본국내에서벌이는투쟁의사상적토대가되면서,동아시아민중연대로나아가는발판이된다.이러한다카자네야스노리의실천과사상에대해서서승동아시아평화연구소장은다음과말한다.

동아시아에서는한국의이영훈을비롯한‘친일파’처럼오늘날에도일제와한몸이되어일제의부흥과영광을꿈꾸는자들이행세하고있다.그에반하여다카자네선생은참으로일본과동아시아의연대,평화의미래를한점의흔들림도없이제시하고매진한분으로서한일갈등이거론되는지금이야말로영원히기억되어야할분이다.


‘역사윤리’를위하여

이책은2017년고인이된다카자네야스노리의유고집이다.번역자전은옥은한국에다카자네야스노리의삶과실천을알리고싶어서자진해번역을하게됐다.번역자가생전에기억하는다카자네야스노리의모습은한윤리적인인간의면모를느끼는데부족함이없어보인다.

다카자네선생은일흔이훌쩍넘어서도자료관대청소에빠지지않았다.중국과독일,한국등해외방문조사에서도강행군으로내달렸다.모든행사와모든활동에있어서그는단순참가자가아니라늘앞서서움직이고준비하고실천했다.자료관을찾아오는수많은시민과학생,연구자,언론의취재와견학안내를비롯하여복잡한시민운동의현장에서갖은역할을도맡아하느라일년내내쉴틈이없었다.

무엇보다도이책은일본제국주의가자행한역사적사실들에대해빠짐없이다가갈수있는친절한안내서이면서실천의보고서이기도하다.저자인다카자네야스노리자신의활동이“지식인으로서의단순한연구조사활동이아니었”기때문이다.동시에“역사윤리와인권회복의운동이었고,일본의전쟁과가해의책임을철저히물어전후보상을성실히이행하게하려는깨어있는시민으로서의활동이었다.”
번역자의말대로이책이전하는핵심은“역사에책임을지는윤리의식,곧인간의길에대한촉구이다.”그래서이책을읽은독자라면역사를단지앎의대상으로삼지않고우리가살아가야하는현재와미래에대해서도고민을하게될것이다.
이책은다음과같이구성되었다.
1부에는다카자네야스노리가발표한논문들과짧은글,그리고일생의작업이라할수있는조선인·중국인강제연행및원폭피해문제,전후보상문제,역사윤리에대한깊은고찰이담긴글을수록했다.
2부에는나가사키평화자료관의정기간행인『니시자카통신』권두언에쓴글을모아엮은것이다.침략사상의전파자였던요시다쇼인과후쿠자와유키치등에대한비판적인물평부터시작해,한일조약및한일정부간의‘위안부’문제합의를비판한글,평화자료관의활동및설립과정과그의의를소개하는글,중국및한국을방문하여학살피해자나원폭,강제동원피해자를만난내용을소개하는글등한국인독자에게도밀접한주제를다룬글을중심으로선별했다.
3부는다카자네야스노리를가까이에서지켜본지인들의추도사들이다.이글들을통해인간다카네야스노리의진가를구체적으로느낄수있을것이다.

역사를돌이켜볼때‘인간의길’에어긋나는행위가없었는지를따져보고,만일있다면반성하고사죄와배상,처벌등의과정을통해청산할의무가발생한다.또항상이‘역사윤리’를의식하며정치와사법에임해야한다는뜻도포함한다.(「‘역사윤리’의심판」중에서)

[옮긴이의글]
이책이전하고자하는핵심메시지는결국역사에책임을지는윤리의식,곧인간의길에대한촉구이다.전쟁과가해의역사에대한일차적책임은,물론일본정부와전범기업에있다할지라도,민중한사람한사람이역사를반성하며현재와미래를어떻게살고만들어갈것인가에책임을지는‘역사윤리’의필요성을저자는반복적으로강조한다.저자는주로일본인독자를대상으로글을쓰고발언했지만,일본뿐아니라한국의독자역시이책을읽고난후우리의과거와현재,미래를물으며앞으로의삶을생각하게하는계기가될수도있을것이다.과거의침략과가해의역사를반성하기는커녕침략의시대를긍정하며역행하는일본정부의우려되는행보속에서도,다카자네야스노리선생과같이반세기넘도록역사적반성을관철하며전후보상운동에힘써온일본의시민이있다는사실을속내깊은한국의독자들이알아주기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