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학교 근처에 있는 어린이 미술학원이 눈에 띄었다. 무작정 문을 열고 들어갔다. 형뻘 되는 원장 선생님이 혼자 운영하고 있었다. 원래 어린이만 가르치는데 특별히 나를 가르쳐주기로 했다. 살면서 특별 대우를 받아본 적이 없었던 터라 미술학원에 가는 날이 기다려졌다. 일주일에 두 번 미술학원은 나를 위해 늦은 시간까지 문을 닫지 않았다. 우린 〈배철수의 음악캠프〉를 들으며 그림도 그리고 살아가는 이야기도 나눴다. 어떤 날은 그림보다 이야기를 더 많이 나눴다. 이야기로 서로의 마음에 그림을 그렸다. 석 달 정도 지났을 때 학원이 다른 동네로 옮기게 됐다. 원장 선생님은 배운 그림보다 마음대로 그린 그림이 좋다는 말을 남겼다. 아이들 그림처럼….
-‘에필로그’ 중에서
-‘에필로그’ 중에서

느림약 좀 주세요! (이장근 그림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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