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시골에는 누가 살까

우리나라 시골에는 누가 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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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저는 이 책이 그냥 귀농살이 애환을 쓴 에세이 수준의 글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최근 기후위기의 대재앙 앞에서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며 근본적 고민을 하면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에 대한 답의 한 단초를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먼 미래의 일도 아니고 남의 나라 일도 아닙니다. 지금 바로 우리의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우리는 여기에 답하고 행동해야 합니다. 특히 젊은이들이 결단하고 행동해야 합니다.
-이수호(전태일이소선장학재단 상임공동이사장)
저자

이꽃맘

대학에서학생운동을만나세상을제대로보는눈을얻었습니다.‘민중언론참세상’기자와노동조합활동가를거쳐결혼을하고아이를낳았습니다.아이를통해새로운세상을만나고서열과경쟁이아닌더불어사는삶을아이에게선물하기위해시골에서가난하게살기를선택했습니다.원주시호저면작은마을에서자연을거스르지않는방식으로농사를짓고,강원도의중고등학교에서노동인권교육을하며유하,세하와살고있습니다.

목차

들어가며
농담(弄談)같은유하네농담(農談)ㆍ5

농담1-시골에는누가살까
시골에는누가살까ㆍ14
이야기가쌓이는곳,집ㆍ21
마을을살리는작은학교ㆍ28
누가누구의영역을침범한걸까ㆍ35
외지인들이장악한시골땅,식량위기가온다ㆍ42
유하네는계속익어갑니다ㆍ49

농담2-신나서하는일,농사
원칙있는농부되기ㆍ58
신이나서하는일,노는게일인유하네ㆍ65
밭만들기대작전ㆍ72
농부들이만들어낸기적,열매ㆍ79
식물의일생을함께하는농부ㆍ86
계절을앞서사는농부ㆍ94
매일을담는상자ㆍ101

농담3-지구랑함께살고싶다
풀속에살아요ㆍ110
도시가만들어낸기후위기는시골로향한다ㆍ117
벌레랑삽니다ㆍ125
기계없이농사짓고싶다ㆍ132
지구를살리는농사ㆍ139

농담4-세상일이농사일이다
김장이사라진다ㆍ148
쉬어야겨울이다ㆍ155
부자유전(富者有田)말고경자유전(耕者有田)ㆍ162
마을주민들이모이다ㆍ169
민정이이야기ㆍ176

추천사-이수호(전태일이소선장학재단상임공동이사장)
시골에는아직도희망이있어보이네요·184

출판사 서평

도시를떠나농촌으로간
가족이보내온숨비소리!

저자인이꽃맘은‘민중언론참소리’의기자를하다가“자유롭고평화롭게사는것이무엇인지찾아”“농부가되기로결심”한다.저자에게는“자본주의를넘어대안적인삶을”을위한고민이있었기때문이다.농부가되는일이“대안적인삶”의전부는아니겠지만“경쟁과욕망”을버리고사는삶이“대안적인삶”의요체라고한다면땅을일구며소비를벗어난자유를누리는일은그것에깊게부합하는일이다.
농촌으로간저자의가족이택한농법은,놀랍게도유기농을넘어기계자체를쓰지않는것이다.그리고이농사에는저자의어린자녀들도함께참여한다.도시에서맞벌이를위해아이들을어린이집에맡기는위탁돌봄을거부하고오롯이아이들과함께농사를택한저자의용기는독자들에게무모하다는느낌도줄테지만찡한울림도동시에갖게한다.저자는이렇게말한다.“유하는오늘도‘제밥값은누구나해야한다’며개똥을치우고,잔가지를모아땔감더미를만듭니다.”
이책은1부에서먼저아이들의삶의공간을담담히기술한다.아이들의삶의공간중일부는학교이지만더중요한공간은친구들과함께노는텃밭이다.아이들은학교에서친구들과함께집으로와직접지은과일을먹으며논다.심지어밭귀퉁이를떼어‘주말텃밭’을만들기도한다.1부에서아이들의삶을먼저저자가적은것은누구나동감할수있는부모의마음때문일것이다.농촌생활자체가아이들의교육이돼야하고행복의조건이돼야하기에그렇다.그렇다고해서무슨전원생활의목가적인목소리는당연히아니다.“경쟁과욕망”이난무하는도시생활과자신의생활을대비시키면서도대체진정한삶이라는것이무엇인지독자에게생각하게한다.

작은땅에많은집을지으려니네모난똑같은모양의아파트는점점높아지고,서울에더지을곳이없으니서울인근지역은아파트를짓기위한마구잡이개발이이어집니다.마구잡이개발에그곳에서농사를짓던사람들은농사를포기하고보상금을받아떠납니다.논밭은갈아엎어지
고아파트가들어섭니다.가끔서울을가는길이면어느새우뚝솟아있는아파트를보며깜짝놀랍니다.
“저러다지진이라도나면다무너질것같아.”(26쪽)

이만한서울에대한급소찌르기도없을것이다.물론저자는서울살이에도덕적비판을가하는것을목적으로하지않는다.도리어점점더개발에목숨거는서울이농촌을피폐하게한다는사회과학적인인식을보여주고있을뿐이다.농촌은지금절체절명의위기인것이다,

어느논에는눈깜짝할새에흙을붓고석축을쌓고농막이들어섭니다.도시인들이별장을갖는방법입니다.외지인에게팔린어떤논에는농사를짓는척하기위해진흙에띄엄띄엄나무를심었습니다.어느논에는돈이되는축사를짓는다고해마을에서는축사반대플래카드를걸었습
니다.농사짓기어려워진늙은농부들은살기위해밭을외지인에게팔아넘깁니다.(48쪽)

이러한현실속에서도저자가택한농촌생활에대한담담한이야기는‘서울의’독자로하여금숨비소리를선사한다.즉,숨비소리를저자가내쉬는게“경쟁과욕망”의수압에억눌린독자에게선물해주는것이다.그이유는절대낭만적이지않은농촌현실위에서펼쳐지는농사이야기에서밝혀진다.


자연과더불어,사람과더불어
다른세상을꿈꾸기

2부부터는저자가직접짓는농사이야기가계절의변화를따라펼쳐진다.농사짓는일에서계속강조되는것은기계를쓰지않는유기농법이다.동시에농촌지역에서학생들을상대로하는노동인권교육이병행된다.이는하나의경제활동이기도하지만학생들과함께노동의의미를고민하는시간이기도하다.저자의원칙있는농사는,“첫째,최대한자연스러운농사짓기”이고“두번째는유하,세하와최대한함께하기”이다.당연히이런농사는힘은배로들고소출은관행농법보다적다.하지만아이들과함께농사를짓기때문에신이나는일이기도하다.그래서아이들이먹을것도다양하게심어본다.

밭이시작되는곳에는블루베리와딸기를심었습니다.아이들이언제든지밭을바라보며열매를따먹을수있도록한것입니다.앵두나무,매실나무,살구나무,체리나무도심었습니다.시원한날씨를좋아하는열무며총각무,당근과완두콩씨를먼저땅에넣어두고,감자를심습니다.감자싹사이사이에는키가큰옥수수를심어재미를줍니다.조금뜨거운날씨를좋아하는맷돌호박,단호박,애호박,토마토,가지,고추와고구마를심습니다.이제모종판에서자라고있는땅콩,아주까리밤콩,해바라기를옮겨심어야합니다.대추나무사이사이에심어함께키울계획입니다.여름을즐기는들깨에서리태까지심으면밭의흙색은초록색으로가득채워집니다.(66쪽)

농사는아이들과만함께짓는게아니다.이웃들과도함께하면서“살아갈힘”과“용기”를얻는다.중간중간나오는농사에대한자세한이야기는실제로농사를짓지않으면불가능한내용들이다.예를들면밭을만드는일이라든가,빌린밭을내놓아야할처지라든가,대추나무열매를기다리는일에대한관찰이라든가,양파농사에대한이야기등등이그렇다.이모든것이저자에게는‘자연과더불어,사람과더불어’사는일이며,그럼으로써느끼는자유는커진다.그리고농사를지으면서느끼는행복감은점점늘어난다.식물의처음과끝을함께하면서비로소노동의전일성을경험한다.

김장을위해11월중순이면모두뽑아내겠지만뽑아내지않고헌이불같은것으로잘덮어놓으면배추와무는뿌리로겨울을나고이듬해봄에굵은꽃대를올려노랗고하얀꽃을피웁니다.무꽃,배추꽃이어찌나이쁜지본사람만안다니까요.그꽃이지고씨앗을맺으면그씨앗을받아다시밭에뿌립니다.요즘은판매용씨앗이워낙잘나오니씨앗을받는농부도흔치않습니다.진짜농부가되려고노력하는유하네는최대한씨앗을받습니다.(90~91쪽)

하지만기후위기는농사에도큰위기를초래하며,농촌인구의감소로언젠가는김장문화마저사라질것이라는냉철한현실진단은이책의미덕이다.그럼에도불구하고저자의생각은확고하다.“그래서농사를짓자”는것이다.“작은땅이라도일구는작은농부들이많아지면위기의지구를살려내는데작은보탬이될것”인데,“예상할수없는지구의위기를극복할수있는방법은땅을지키고,하늘을지키는작은농부들이늘어나는것”뿐이기때문이다.
이책의부제가‘어느청년활동가의귀농분투기’인것은이러한현실적조건때문이다.조건이안좋으니농사도미래가없다는것이아니라분투를통해서‘그럼에도불구하고’를계속살려내는일은사실우리모두가유념해야할태도이다.서울같은도시에살면회색절망에빠질수도있는데비해농사가이세계를살리는작은몸짓임을알고분투를거듭중인저자를살리는것은농사자체이다.땅과살아가는일,그자체말이다.땅은사람에게몸을쓸것을요구하고그것에따름으로써사람은진정한자유를누리게되며,그자유는절망이아니라용기를준다.

“오늘도작은농부유하네는양파싹과씨마늘을들고예상할수없는계절을앞서,반짝반짝빛나는내년봄을기다리며밭으로나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