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이렇게 솔직하게 써도 돼?
-청량감을 주는 문장들
-청량감을 주는 문장들
대중음악평론가가 아니라 대중음악의견가임을 자처하는 서정민갑의 산문집이 나왔다. 그간에 펴냈던 음악에 대한 ‘의견’이 아니라, 음악에 대한 내밀한 ‘감정’들과 생활에서 벌어진 일들을 통한 성찰, 그리고 지난 기억을 찾아가는 발걸음으로 엮여 있는 이 책은 ‘평론가’의 이면에서 들끓고 있던 욕망을 솔직담백하게 써 내려간 글들로 가득 차 있다. 독자들은 저자의 사(私)이고도 사(史)적인 목소리를 들으면서 어느 순간 자신이 정화되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서정민갑의 글의 힘은 문체에도, 의견에도, 주장에도 있지 않고 자신의 내면을 독자들에게 내어 맡기는 ‘믿음’에 있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대목을 읽으면서 웃음이 떠오르다가도 그게 바로 독자 자신의 모습이기도 함을 들키게 된다. 서정민갑의 글에는 거울이 숨겨져 있는 것이다.
그럴 때 구명줄처럼 나를 붙잡아준 사람들이 있었다. 일을 맡겨주는 사람, 글이 좋다고 칭찬해주는 사람, 나와의 결혼을 결심해준 사람, 나를 따뜻하게 바라봐주는 사람, 정직하게 잘못을 지적해주는 사람들 덕분에 삶을 멈추지 않을 수 있었다. 나는 다른 사람의 반응 같은 건 아무래도 상관없다고, 그러거나 말거나 괜찮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었다. 나는 계속 애정과 관심을 갈구하는 사람이었다. 그게 없으면 버틸 수 없는 사람이었다. 나를 좋아하고 응원하는 사람이 아주 없지 않다는 것을 확인하고서야, 내가 완전히 망하지는 않았다고 안심할 수 있었다.
-「당신이 ‘좋아요’를 누르지 않더라도」에서
반성과 성찰을 요구하는 글에는 어쨌든 글쓴이의 자아가 배어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서정민갑의 글에는 저자 자신의 자아를 망설임 없이 방류함으로써 독자에게 시원한 물줄기를 선사한다. 방류된 저자의 자아가 독(毒)이 아니라 시원한 물줄기인 것은, 이 책을 차분히 읽은 독자만이 느낄 수 있는 청량감이다. 1부에 배치된 음악에 대한 소감들에서는, 음악평론가도 결국 자기감정에 충실한 사람이라는 것을 느끼게 하고, 생활 이야기가 주를 이룬 2부에서는 서정민갑이라는 ‘사람’이 온전하게 다가와 누구나 친구가 되고 싶은 마음을 불러일으킨다. 누구나 일상에서 만날 수 있는 존재와 가질 수 있는 감정을 저자가 대신 말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콤플렉스, 비루함, 숨기고 싶은 감정을 이렇게 말할 수 있다는 것은 결국 저자가 자신의 자아를 내려놓지 않고서는 쓸 수 없는 노릇이다.
갈수록 나의 능력과 그릇이 변변치 않다는 것을 인정하면서 이만큼 살 수 있다는 것도 내게는 과분하다는 생각을 안 할 수 없었다. 운이 좋다고, 더 욕심내지 말고 주어진 일이라도 잘해야겠다고 마음을 고쳐먹게 되었다. 악담하지 않고 나를 받아주는 이들, 내게 일할 기회를 주는 이들에게 고마울 따름이다.
-「내일은 모른다」에서
결국 우리의 삶이라는 것이 이웃이나 친구, 또는 “아기 고양이” 같은 다른 생명체와 맺는 관계 양식이라는 사실을 자신의 소소한 경험을 통해서 말해주고 있다. 그래서 서정민갑의 글에는 거울이 숨겨져 있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삶을 선과 악으로, 도덕과 비도덕으로만 볼 수 없는 것은 우리의 삶이 그러한 것들과 함께 구성돼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지난 기억이나 역사는?
그럴 때 구명줄처럼 나를 붙잡아준 사람들이 있었다. 일을 맡겨주는 사람, 글이 좋다고 칭찬해주는 사람, 나와의 결혼을 결심해준 사람, 나를 따뜻하게 바라봐주는 사람, 정직하게 잘못을 지적해주는 사람들 덕분에 삶을 멈추지 않을 수 있었다. 나는 다른 사람의 반응 같은 건 아무래도 상관없다고, 그러거나 말거나 괜찮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었다. 나는 계속 애정과 관심을 갈구하는 사람이었다. 그게 없으면 버틸 수 없는 사람이었다. 나를 좋아하고 응원하는 사람이 아주 없지 않다는 것을 확인하고서야, 내가 완전히 망하지는 않았다고 안심할 수 있었다.
-「당신이 ‘좋아요’를 누르지 않더라도」에서
반성과 성찰을 요구하는 글에는 어쨌든 글쓴이의 자아가 배어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서정민갑의 글에는 저자 자신의 자아를 망설임 없이 방류함으로써 독자에게 시원한 물줄기를 선사한다. 방류된 저자의 자아가 독(毒)이 아니라 시원한 물줄기인 것은, 이 책을 차분히 읽은 독자만이 느낄 수 있는 청량감이다. 1부에 배치된 음악에 대한 소감들에서는, 음악평론가도 결국 자기감정에 충실한 사람이라는 것을 느끼게 하고, 생활 이야기가 주를 이룬 2부에서는 서정민갑이라는 ‘사람’이 온전하게 다가와 누구나 친구가 되고 싶은 마음을 불러일으킨다. 누구나 일상에서 만날 수 있는 존재와 가질 수 있는 감정을 저자가 대신 말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콤플렉스, 비루함, 숨기고 싶은 감정을 이렇게 말할 수 있다는 것은 결국 저자가 자신의 자아를 내려놓지 않고서는 쓸 수 없는 노릇이다.
갈수록 나의 능력과 그릇이 변변치 않다는 것을 인정하면서 이만큼 살 수 있다는 것도 내게는 과분하다는 생각을 안 할 수 없었다. 운이 좋다고, 더 욕심내지 말고 주어진 일이라도 잘해야겠다고 마음을 고쳐먹게 되었다. 악담하지 않고 나를 받아주는 이들, 내게 일할 기회를 주는 이들에게 고마울 따름이다.
-「내일은 모른다」에서
결국 우리의 삶이라는 것이 이웃이나 친구, 또는 “아기 고양이” 같은 다른 생명체와 맺는 관계 양식이라는 사실을 자신의 소소한 경험을 통해서 말해주고 있다. 그래서 서정민갑의 글에는 거울이 숨겨져 있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삶을 선과 악으로, 도덕과 비도덕으로만 볼 수 없는 것은 우리의 삶이 그러한 것들과 함께 구성돼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지난 기억이나 역사는?
그렇다고 멈출 수 없다 (양장본 Hardcover)
$14.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