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블라디 오블라다 (김석일 짧은 소설집)

오블라디 오블라다 (김석일 짧은 소설집)

$15.00
Description
소박한 서정과 짧은 소설의 만남
김석일 작가의 짧은 소설들에는 평범함에도 미치지 못하는, 뒷골목 같은 데로 밀려난 인물들이 주로 등장한다. 나이 들고, 배신당하거나 속임수에 넘어간, 또는 공동체나 일가들에게서 배제된 존재들의 사소한 에피소드들을 통해 작가가 말하고 싶었던 것은 어떻게든 수모와 슬픔을 견디고 사는 강인함 같은 것이다. 개중에는 자살을 하거나, 끝내 사과 한마디 받지 못하거나, 심지어는 염치도 없이 일상을 살아가기도 하지만 이런 비루함들이 자아내는 페이소스는 읽는 도중 우리 주위를 돌아보게 한다.
‘작가의 말’에서 김석일 작가는 “습관처럼 술에 취해 숨어들 듯 살아가는 상처투성이 사람들의 이런저런 이야기를 자주 끄집어냈다”고 했는데, 그것은 아마도 작가의 마음 깊숙한 곳에 직접 경험했건 아니면 들어서 기억하고 있건 그런 삶의 모습들이 음각되어 있어서일 것이다. 시든 소설이든 문학 작품은 일차적으로 마음에 새겨진 이런 정서와 이야기들에서 출발한다. 그렇다고 해서 무의미한 반복적 재현에 머물면 작품으로서의 격에 도달하지 못하는데, 최소한 독자로 하여금 그 정서와 이야기들에 동참할 수 있는 옆자리를 제공해야 문학이라고 부름직하다 할 것이다.
김석일 작가의 소설적 장점은, 언뜻 들으면 사소한 내용인 것 같지만, 차마 길게 말하지 못하는 서사를 등장인물마다 가지고 있다는 점에 있다. 예를 들면 「형수」에서 일본 여인과 결혼해 일본에서 사는 막내 경식이 십년 만에 추석 전날 찾아온다. 그런 경식이 못마땅한 춘식의 처 순자의 태도에서 독자들은 진부한 시동생과 형수의 관계를 떠올리기 십상이나, 이들 사이에 아주 깊은 가정사가 어둡게 웅크리고 있는 것을 확인하고 희한한 뭉클함을 느낄 것이다. 김석일 작가는 개인사나 가정사를 무리하게 대문자 역사와 연결시키지 않는다. 물론 「전라도 여자」에서 광주5ㆍ18이 그리고 몇몇 작품에서 베트남전 참전 군인의 일그러진 초상이 그려지기는 하지만 소설의 전경에 등장하는 것은 그런 대문자 역사가 아니다. 이런 소박함과 ‘짧은’ 형식은 그래서 잘 어울려 보인다.
저자

김석일

1949년수원에서태어나자라고살아왔다.한신대학교문예창작대학원을졸업하고,『한국작가』신인상으로등단했다.시집으로『늙은아들』『평택항』『연화장손님들』『울컥하다는말』이있다.

목차

전라도여자/7
마지막전투/17
억울한인생들/25
오월/37
연분/47
형수/57
이별준비/67
서툰이별/77
불편한의문/87
머나먼고향/97
뫼비우스의띠/107
유혹/117
작전실패/127
개꿈/141
배틀/151
오블라디오블라다/159
핏줄/171
업보/183
어떤해후/195
비의탱고/209


작가의말/233

출판사 서평

페이소스,페이소스……

한편으로이번작품집에는초로의남자들이보여주는비릿한욕망을드러내는몇작품이실려있는데,이들을바라보는작가의관점은그것의긍정도부정도아니다.어떻게보면일종의관찰기같기도하다.문제는최근의한국소설에서그저‘개저씨’라고만치부해버리는남성들의아름답지못한일상혹은서사가거의전무하다는사회적맥락이다.이런작품들에서도작가는그냥담담히그들의초상을그려낸다.아무런해석도채색도없이말이다.이런풍속화적기법은어쩌면이야기꾼의일차적덕목일수도있는데,이것은세태에대한야유인지체념인지약간모호해보이지만어쩌면독자들에게그세계를보여주는것이작가의일차적의도처럼보인다.예를들면「작전실패」,「개꿈」,「비의탱고」같은작품들이그런경우다.「비의탱고」에서‘나그네다방’의얼굴마담민해자가나중에드러내는천박성은그녀에게접근하는남성들을비추는거울의역할을하는데,마지막에황태복소장에게퍼붓는욕짓거리는민해자의거친삶을드러내준다.그리고작가는마지막문장을,“밖에서는가을비가장맛비처럼천둥번개를동반하기시작했다”고처리함으로써뭔가를암시하듯혹은딴청을피우듯하는전략을채택한다.
다시말하면해석도채색도맡지않음으로써독자들이언짢으면언짢은대로우울하면우울한대호관여하지않는게김석일작가의기본태도다.이런소설적전략은이작품집에실린대부분의작품에서채택되는것이다.
그래서독자들은소설속인물들에게서페이소스를시종느끼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