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주 시선

서정주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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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서정주 시선』은 한국의 현대시사와 궤적을 같이하는 60여 년의 긴 시력을 엿볼 수 있는 서정주의 시들을 엮어 구성한 책이다. 엮은이가 직접 작품을 선정하고 원전을 찾아냈으며 해설과 주석을 덧붙였다. 구하지 못한 작품은 원전에 가장 근접한 것을 사용했으며, 띄어쓰기는 읽기 편하게 현대의 표기법에 맞춰 고쳐서 수록했다.
저자

서정주

저자 미당 서정주(徐廷株, 1915∼2000)는 1915년 5월 18일 전북 고창군 부안면 선운리 578에서 서광한의 장남으로 출생, 2000년 12월 24일 서울삼성병원에서 반세기가 넘는 시력을 마감하고 타계했다. 그는 줄포공립보통학교와 중앙고등보통학교에서 수학했으며, 1930년 11월 광주학생운동 주모자 4인 중의 하나로 퇴학당해 1931년 고창고등학교에 편입학했으나 권고 자퇴, 1935년 중앙불교전문학교에 입학했다. 1938년 방옥숙과 결혼해 장남 승해와 상경, 1941년 동대문여학교 교사 부임을 시작으로 부산 동아대학교 전임 강사, 전주 전시연합대학 강사 겸 전주고등학교 교사를 역임하고 조선대학교와 서라벌예술대학 등에서 문학을 강의했다. 서정주는 1936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시 「벽」이 당선되어 문단에 데뷔했다. 같은 해에 김광균, 김달진, 김동리 등과 동인지 ≪시인부락≫을 주재하면서 본격적인 시작 활동을 시작했다. 처녀시집 ≪화사집≫(남만서고, 1941)을 발간, 악마적이며 원색적인 시풍으로 문단에 큰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한국의 보들레르’로 일컬어지기도 했다. 해방 이후 발간된 제2시집 ≪귀촉도≫(선문사, 1946)부터 그의 시 세계는 동양적인 정서와 민족적 정조를 담아낸 세련된 시풍을 내보이기 시작한다. 제4시집 ≪신라초≫(정음사, 1960) 이후 불교 사상을 기조로 한 신라 설화를 제재로 시인 스스로 ‘영원주의’라 일컫는 동양적, 불교적 정서를 부활시켰으며, 유치환과 더불어 ‘생명파’ 시인으로 불린다. 그는 ≪삼국유사≫ 같은 고전과 불교적 사유를 문학적 자양으로 삼아 한국적인 전통을 시 세계에 담아냈다. 이후 더욱 진경을 보인 작품 50여 편을 모아 제5시집 ≪동천≫(민중서관, 1968)을 발간해 신라 정신과 불교적 세계를 한층 더 심화한다. 해방 이후 줄곧 “고전적 지혜의 회복”을 역설해 온 서정주는 동양 문예 전통과 유기체적 관계를 이루는 한국 문학의 전통을 설계하고자 했다. 그 과정에서 탄생한 제6시집 ≪질마재 신화≫(일지사, 1975)나 제7시집 ≪떠돌이의 시≫(민음사, 1976)는 모국어와 한국 혼의 깊이를 보여 준 원숙한 시집으로 평가되고 있다. 1980년대 서정주는 국내외에서 활발한 저작 활동을 펼쳐, 세계 일주 여행 경험을 담은 세계 기행시집 ≪서(西)으로 가는 달처럼…≫(문학사상사, 1980)과 세계 여행기 ≪떠돌며 머물며 무엇을 보려느뇨?≫ 2권(동화출판공사, 1980), 한국 역사 시집 제9시집 ≪학이 울고 간 날들의 시≫(소설문학사, 1982) 등을 발간한다. 고희를 훌쩍 넘긴 1990년대에 접어들어서도 제13시집 ≪산시(山詩)≫(민음사, 1991), ≪서정주 세계 민화집≫ 전5권(민음사, 1991), ≪미당 서정주 시전집≫ 전2권(민음사, 1991), 제14시집 ≪늙은 떠돌이의 시≫(민음사, 1993), 제15시집 ≪80 소년 떠돌이의 시≫(시와 시학사, 1997)를 출간해 한국 시의 깊이와 폭을 대변하는 시인으로서 위상을 확고히 했다. ≪화사집≫에서 ≪80 소년 떠돌이의 시≫에 이르는 15권의 창작 시집은 한국 문학뿐 아니라 세계 문학에도 확고하게 기념될 최고의 수확이라 할 만하다.

목차

自畵像 ······················3
花蛇 ·······················5
문둥이 ······················7
대낮 ·······················8
麥夏 ·······················9
입마춤 ·····················10
봄 ·······················11
壁 ·······················12
葉書 ······················13
斷片 ······················15
부흥이 ·····················16
雄鷄(上) ·····················17
雄鷄(下) ·····················19
바다 ······················21
復活 ······················23
牽牛의 노래 ···················24
石窟庵 觀世音의 노래 ··············26
歸蜀途 ·····················28
木花 ······················30
푸르른 날 ····················31
고향에 살자 ···················32
밤이 깊으면 ···················33
逆旅 ······················38
無等을 보며 ···················46
菊花 옆에서 ···················48
新綠 ······················49
추韆詞 ·····················51
春香遺文 ····················53
꽃 피는 것 기특해라 ················55
密語 ······················56
善德女王의 말씀 ·················57
꽃밭의 獨白 ···················59
婆蘇 두 번째의 편지 斷片 ·············61
百結歌 ·····················63
老人 獻花歌 ···················65
古調 貳 ·····················69
숙영이의 나비 ··················70
다섯 살 때 ····················72
無題 ······················73
韓國星史略 ···················74
近郊의 泥녕 속에서 ················75
冬天 ······················77
내 永遠은 ····················78
내 그대를 사랑하는 마음은 ·············79
마른 여울목 ···················80
재채기 ·····················82
水路夫人의 얼굴 ·················84
내가 돌이 되면 ··················87
마흔다섯 ····················88
내가 또 유랑해 가게 하는 것은 ···········89
칙꽃 위에 버꾸기 울 때 ··············90
無題 ······················91
無題 ······················92
新婦 ······················94
上歌手의 소리 ··················95
그 애가 물동이의 물을 한 방울도 안 엎지르고 걸어왔을 때 ·····················96
박꽃 時間 ····················97
말 피 ······················99
초파일의 버선코 ·················101
시월이라 상달 되니 ···············102
북녘 곰, 남녘 곰 ·················103
韓國 鍾소리 ··················104
故鄕 蘭草 ···················105
秋夕 ······················106
새해의 祈願 ···················108
우리 故鄕 중의 故鄕이여… ············110
인사 ······················112
堂山나무 밑 女子들 ···············114
단골 암무당의 밥과 얼굴 ·············116
雨中有題 ····················117
‘거시기’의 노래 ·················118
김치 타령 ····················121
朴龍來 ·····················123
케네디 記念館의 黑人들을 보고 ··········124
멕시코에 와서 ··················126
太陽과 處女 心臟 ················128
잉카 文明 시절 女子들이 손가락 끝마다 끼었던 純金 골무들을 보고 ················130
쌈바춤에 말려서 ·················132
술 나와라 뚝닥, 술나무 수풀 ···········134
보들레에르 墓에서 ················136
라인 江가에서 ··················139
파르테논 神殿 앞에서 ··············141
나자렛 마을의 인삿말 ··············144
劫의 때 ·····················145
사내자식 길들이기 1 ···············146
茁浦 3 ·····················151
광주학생사건 ··················156
제2차 년도의 광주학생사건 ············161
詩人部落 일파 사이에서 ·············165
종천순일파? ··················169
일정 치하의 막바지 때 ··············173
해방 바람에 ···················177
4·19 바람 ···················182
5·16 군사 혁명과 나 ··············187
환갑의 떠돌이 길에서 ··············191
한국의 山 詩 ··················195
日本 山들의 意味 ················198
蒙古 山의 占쟁이 새 ···············201
히말라야의 하느님과 나 ·············204
印度의 名山 난다데비에서 어느 仙女님이 속삭이신 이야기 ····················206
한국 사람 귀에 들리는 이란의 山 이름들 ······209
新아라비안나이트 序 ···············210
포르투갈의 ‘에스트렐라’ 山의 仙女께서 나오시어 말씀하기를 ··················212
아일랜드의 훤칠한 색시들의 山 ··········215
유고의 山 색시 ‘비라’에 대해서 ··········217
濠洲 南오스트레일리아 州의 우우드로프 山에서 한 初期 移民의 넋이 말씀하기를 ··········219
하와이 州, 오아후 섬의 푸우카레나 山의 山神女의 詩 221
이집트 砂漠의 다섯 개의 山에서 나는 소리 ·····222
에티오피아의 主峯 라스다센테라라 山이 말씀하기를 ·225
내가 千字책을 다 배웠을 때 ············228
詩人 咸亨洙 小傳 ················229
에짚트의 어떤 저승의 門 앞 ············234
老妻의 病床 옆에서 ···············236
페테르부르크의 우리 된장국 ···········238
범부채꽃 ····················239
일곱 살 때 할머니에게서 드른 흰 암여우 이얘기 ···240
늙은 사내의 詩 ·················242
나는 아침마다 이 세계의 山 1628개의 이름들을 불러서 왼다 ····················243
도로아미타불의 내 햇살 ·············245


해설 ······················247
지은이에 대해 ··················277
엮은이에 대해 ··················283

출판사 서평

어떤 이는 그를 한국의 보들레르라고 평한다. 다른 이는 그를 친일파이자 독재정권의 시녀로 평한다. 역사에서 그의 친일 행적을 지울 수 없는 것처럼, 한국의 현대시사에서 그가 이뤄 낸 성취는 결코 부정할 수 없다. 언어의 연금술사 서정주, 그가 남긴 시를 날것 그대로 만나 본다.

지식을만드는지식 ‘초판본 한국시문학선집’은 점점 사라져 가는 원본을 재출간하겠다는 기획 의도에 따라 한국문학평론가협회에서 작가 100명을 엄선하고 각각의 작가에 대해 권위를 인정받은 평론가들을 엮은이로 추천했다. 엮은이는 직접 작품을 선정하고 원전을 찾아냈으며 해설과 주석을 덧붙였다.
각 작품들은 초판본을 수정 없이 그대로 타이핑해서 실었다. 초판본을 구하지 못한 작품은 원전에 가장 근접한 것을 사용했다. 저본에 실린 표기를 그대로 살렸고, 오기가 분명한 경우만 바로잡았다. 단, 띄어쓰기는 읽기 편하게 현대의 표기법에 맞춰 고쳤다.

미당 서정주는 한국의 전통문화와 민족 정서를 수려한 모국어에 담아낸 언어의 연금술사다. 한국의 현대시사와 궤적을 같이하는 60여 년의 긴 시력은 물론 그가 남긴 텍스트의 미학적 성취도와 양적인 규모는 한국 문학의 자기 정체성에 대한 줄기찬 탐색의 연대기로서 문학사의 한 시대를 장식할 만하다. 미당의 시 세계를 많은 연구자들은 대략 세 시기로 나누어 조망하고 있다. 초기에 속하는 시집은 ≪화사집≫(1941)과 ≪귀촉도≫(1946)이며, 중기에 속하는 시집은 ≪신라초≫(1960), ≪동천≫(1968)이고, 후기에 속하는 시집은 ≪질마재 신화≫(1975), ≪떠돌이의 시≫(1976) 등이다.
초기 시에서 서구적인 감수성으로 인간의 원죄 의식과 원초적인 본능, 악마적인 육성의 세계를 노래했다면, 중기 시에서는 한국 문학의 전통과 고전적 가치를 인식하며 불교적 상상력과 신라의 정신세계를 탐색하고 있다. 해방 이후 그는 초기의 상징적이고 악마적인 시풍에서 벗어나 동양적인 사상으로 접근해 심화된 시적 정서와 민족적 정서를 세련된 시풍으로 표현해 냈다. 특히 불교 사상과 신라의 설화적 요소를 기반으로, 시인 스스로가 ‘영원주의’라 일컫는 문학 정서를 부활시켰다. “초기엔 대지적 존재로서 인간의 조건과 본능의 몸부림을 보들레르적 탐미주의로 승화시키려 하였으나 이의 한계를 깨닫고 곧 동양의 영원주의로 회귀한다. 중기 이후에 그가 몰두했던 신라 정신과 신화 혹은 설화적 세계는 바로 그의 이와 같은 정신세계를 보여 주는 것들이라고 말할 수 있다.” 후기 시는 초기 시와 중기 시의 세계를 더욱 심화하고 승화시켜 한국의 토속 세계와 신화적 상상력으로 나아가는 뚜렷한 변화의 궤적을 보여 주고 있다. 두 번에 걸친 세계 여행 경험과 자전적 체험을 담아내거나, 역사와 민속, 자연 풍물 등에 대한 천착을 통해 시 세계를 확장해 온 것도 그의 후기 시의 중요한 특징이다.
오세영은 ≪질마재 신화≫의 시 세계를 “성스러운 세계로부터 속된 세계로”의 ‘하강’이라 표현하고 있다. “현실적, 일상적, 세속적인 세계”에 대한 천착을 통해 정감 어린 삶의 모습들과 인생 순리에 대한 체득, 운명에 대한 달관의 경지를 보여 주고 있는 서정주의 후기 시는, 서정시의 기율적 완성이라 할 만한 원숙한 표현의 경지를 보여 준다. 비록 그의 문학 노선이나 친일 행적과 관련해 역사의식과 현실 감각의 결여를 비판하는 논의들이 많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미당이 없는 한국 현대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다. 미당의 정치적 행적이 얼마나 잘못되었고, 우리 민족사에 누가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미당의 시가 그런 이유로 매도당하는 것은 엄청난 민족 문화의 손실이다.”
미당은 일찍이 <시의 표현과 그 기술-감각과 정서와 표현의 단계>에서 시의 단계를 감각적인 시와 정서적인 시, 그리고 예지의 시로 구분하는데, ‘감각’을 극복해야 할 단계로 보고, ‘예지의 시’를 가장 고차원적인 단계로 설정한 바 있다. 신기로운 언어적 기술과 감각의 추구에 몰입해 온 현대시를 넘어, 한국 전통과 풍속으로부터 자연과 우주, 인류의 삶에 대한 근원적 탐색까지 아우르고 있는 그의 작품들은 한국 현대시의 정수이자 예지의 시로 일컬어지기에 손색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