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첫 시집 『시의 유서』를 2001년 9월에 내놓고
더 이상 시를 쓰지 않기로 했다.
그런데 20여 년이 지난 후,
컴퓨터 파일을 뒤져보니
낙서와 같은 메모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다.
詩라는 건,
나만 쓰고 알아듣는 방언과 같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내게 씨부리는 말을 굳이
다른 이들에게 들려 줄 필요가 있을까 싶었다.
‘어라, 니 사투리가 맞어.’
이십대 청춘기를 지나면서
관념의 언어는 가장 신비롭게 빛나는 보석이었고
내 시의 전부였다.
그러나 정작 내가 쓰는 언어는 싸구려였고,
정신은 거리와 아스팔트, 퀴퀴한 골목을 떠돌았다.
‘2부-2005 서울’에서는
도시의 산지기로 살았던 시간들을 갈무리했다.
시편을 정리하면서
2006년 이후에 쓴(혹은 시를 빙자한) 시들이
수십 편이나 된다는 사실에 나도 놀랐다.
진도에 내려와서도
푸념하는 버릇은 못 버렸나 보다.
계륵 같은 것들을
어디 패대기쳐놓았는지 다 찾지는 못했을 거다.
관념팔이, 이런 걸 또 세상에 내놓아야 하나……
자조하면서도 ‘1부-2022 진도’에 수거해놓았다.
원고를 다 정리하고
갑작스런 ‘출간의 변’을 쓰는 지금도,
고백하자면, 일기를 보여주는 것만큼이나
여럽고 그저 그렇다.
이러다 진짜 또 끝장 내겠다 정신줄 놓으면 어쩌나
무섬증이 들기도 한다.
더 이상 시를 쓰지 않기로 했다.
그런데 20여 년이 지난 후,
컴퓨터 파일을 뒤져보니
낙서와 같은 메모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다.
詩라는 건,
나만 쓰고 알아듣는 방언과 같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내게 씨부리는 말을 굳이
다른 이들에게 들려 줄 필요가 있을까 싶었다.
‘어라, 니 사투리가 맞어.’
이십대 청춘기를 지나면서
관념의 언어는 가장 신비롭게 빛나는 보석이었고
내 시의 전부였다.
그러나 정작 내가 쓰는 언어는 싸구려였고,
정신은 거리와 아스팔트, 퀴퀴한 골목을 떠돌았다.
‘2부-2005 서울’에서는
도시의 산지기로 살았던 시간들을 갈무리했다.
시편을 정리하면서
2006년 이후에 쓴(혹은 시를 빙자한) 시들이
수십 편이나 된다는 사실에 나도 놀랐다.
진도에 내려와서도
푸념하는 버릇은 못 버렸나 보다.
계륵 같은 것들을
어디 패대기쳐놓았는지 다 찾지는 못했을 거다.
관념팔이, 이런 걸 또 세상에 내놓아야 하나……
자조하면서도 ‘1부-2022 진도’에 수거해놓았다.
원고를 다 정리하고
갑작스런 ‘출간의 변’을 쓰는 지금도,
고백하자면, 일기를 보여주는 것만큼이나
여럽고 그저 그렇다.
이러다 진짜 또 끝장 내겠다 정신줄 놓으면 어쩌나
무섬증이 들기도 한다.
사랑마실 (김남용 창작시집)
$12.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