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대지기 행방을 수소문하다 (김남용 시인 제3시집)

등대지기 행방을 수소문하다 (김남용 시인 제3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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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김남용 시인의 제3시집이다. 첫 시집 『시의 유서』를 2001년 9월에 내놓고 오랜 시간 침묵의 시간을 보내다가 2024년에 오랜 침묵을 깨고 제2시집 사랑마실을 내놓았다. 그리고 2025년의 마지막 날에 제3시집 등대지기 행방을 수소문하다 시집을 출간하였다.
저자

김남용

1972전남진도임회탑리출생
1999지용신인문학상당선
진주신문가을문예당선
2000수주문학상대상
2001제1시집《詩의유서》
2022제2시집《사랑마실》
2024제3시집《등대지기행방을수소문하다》
진도신문발행인
임회민속놀이전수관장
진도문화예술연구회장
진도소포걸군농악상쇠

목차

제1장
조도에서등대지기행방을수소문하다

검은여*…10
그섬은없다…11
꽃피는무덤…12
라배도가는길…13
여미를아시나요…15
조도쑥점령사…17
전복이붙는자리…19
질꽃…20
노랑할미새…21
하조도등대…23


제2장
시쓰기좋은날

가을옷고르기…26
감꽃이질때…28
괭이밥파티…29
라일락…30
김양운…32
김창례…35
낙엽은아직목마르다…37
너무이르다말라…38
놀믄서살제…39
마른꽃…41
마음장갑…42
바람에게로나는…43
바람의질량…44
버려짐으로써내게로온너에게…45
부추꽃…46
비오는날은…48
빛나는것들의최후…49
사랑초…50
산수국…51
산이부르는날…52
상사지화…54
설북…55
세수공양…57
숨은구름…58
시쓰기좋은날…59
신념이흔들리는시간…60
쑥꽃…61
인사동가는길…62
첫사랑발아점…63
얼마나아팠니…65
여름코스모스…67
인사,꽃사과피어나기에는너무이른…68
술래가술래에게…70
가시잎사귀…71
팽돌이…73
폭우가지나간뒤…74
24시간편의점…76


제3장
한조각비늘과같은시간(詩間)

아주가끔은…80
골목여관…81
짜구*…82
신호등사거리…84

문학상수상시

제5회지용신인문학상당선작(1999)
구들방에서마지막밤…86
제5회진주신문가을문예당선작(1999)
이세대는느리다…88
제2회수주문학상당선작(2000)
종로…90

추모시

베틀에살어리랏다…94
-故한남례명인을추모하며

출판사 서평

이시집은3장로나누어져있고1장에서는조도에서등대지기행방을수소문하다라는타이틀로조도에서머물면서썼던시들을수록하였다.


2024년,조도에서머물렀던시간들은내삶에서휴일이었다.큰섬인하조도와상조도곳곳을다니며필연적인만남을찾고자했다.그러나신금산정에서,도리산정에서도하조도마리단등대에서도나는등대지기를만나지못했다.다만,30여분이면닿을그시간사이를흐르는장죽수도거친물길위에서나는여전히새떼를따라날아가고있었다.
-본문중에서


제2장에서는시쓰기좋은날이라는타이틀로다시시를대하는시인의마음을담고있는시들을수록하였다.

다시시를써보기로했다.시쓰기는즐겁지않다.단지새로운사람을사귀는것처럼생경하다가도어쩌다생각의닮음을발견했을때설레임을느끼게되는그런종류의그저그런독백일듯싶다.진도에내려와서무심코뛰어들었던농사가그랬고,10년을몰입했던양철때기담금질이그랬다.게다가시라는것은잉여기억들을형틀에옭아매는자해와같다.그래서혼자있는시간에는시적언어만이나를아물게하고위로해준다.
-본문중에서


제3장에서는한조각비늘과같은시간(詩間)이라는타이틀로시간의흐름속에서시인의침묵과그침묵을깨는시간속에서있는시들을수록하였다.

2006년귀향해진도읍남동리에서5년을머무르는동안시를쓰지않았다.도시에서몰입했던글쓰기를뒤로미루고지역사회에서일어나는여러가지현상들에사로잡혔다.먼지자욱했던시간들속에서가끔은인공호흡이필요했나보다.
-본문중에서

특히이3부에서는시인의초기작품인수상작들이수록되어있다.신문과문학상에당선된작품들이세월이흐른지금도보석과같이빛나고있다.


제5회지용신인문학상당선작(1999)

구들방에서마지막밤

행랑으로건너왔다
군고구마냄새가자욱하다
아버지가군불을때시나보다

"춥지야?기다리그라"
구들을등지고있으려니

참나무숯같은졸음이밀려온다
방바닥은황토빛깔로달아오르고
갑자기오줌이마려운나는

마당에서서뚝뚝떨어져내리는새벽별을센다
밤새사령리를품은안개가무지개빛을띠기전
나는행랑을비우고약속처럼떠나야한다
머지않아아버지는
이백년묵은구들을들어내리라

"이제니들도다컸은께입식해야제"

내년고향길구들방에살익을걱정은
비오는날하늘을나는가오리연처럼한가롭기만하다


제5회진주신문가을문예당선작(1999)

이세대는느리다

486낡은세대를부팅한다
오늘은느리다
바탕화면에뜰워드를기다리는동안
시상이달아나다쓰러진다.
고장나면나의생명도시든다
많은작품들이한꺼번에손상될때
말없는기계에폭언하는일은
죽은친구에게우정을말하는것처럼
싱거운느림이다.
새로운시상도사라진다
결연히,
전원을끈다
486낡은세대를접는다
첨단기술이녹슬지않은노트북,
그러나이미이세대는느리다
586은돼야…신제품이란있는것일까?

폐지더미에깔려있던색바랜
원고지를빼내오고
중학교시절기초언어를연습하던
만년필을꺼내잉크를채운다
잠들었던선들이일어나고
맑은점들이알알이번진다
지금까지이들의존재를잊고있었다
시간을거스르는일은두려웠고…돌아볼
거울이라도있었던가?

새로운것을바란다면잊고있던
기억의서랍을열어뒤적여보라

486세대를서랍에넣는다


제2회수주문학상당선작(2000)

종로

마음의외진곳이잔인하게흩뜨려지는새벽

나는과묵한종각을지나서종로거리를맴돈다

인도곳곳에쓰러져있는젊은욕망자루들을

밤을버린불빛이난폭하게비꼬고있다.

그들위로스쳐가는살찐야생고양이들이

본능에굶주린듯괴성을할퀸다.

나는쉬지않고걸어가며

지친다리에우울한숨소리를기대보지만

마음은구겨져거리에떨어진다.

보도에짓이겨진쓰레기에자신도섞이고

마는것을,나는스스로를인정할수없었던

지난기억들까지쏟아내며빈속을움켜쥔다.

내가쓰러진자들을밟고서있는것은

지금다른누군가가나를잔혹하게

밟고있음을알기때문이다.

위선의거리는하얀이를드러내며아침을

짖어대고,야광띠를둘러맨사람들이

밤의부스러기들을쓸고있다.

한남자의심장박동이

다시종각을지나며요란하게종을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