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수필집을 내며
파킨슨 환자가 가고 싶은 진실의 문
글을 쓰려고 앉아도 요즘은 마음처럼 잘 써지지 않는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정말 이대로 끝나는 건 아닐까?’ 그럴 때면 나도 모르게 두려움이 스민다. 단어가 도무지 떠오르지 않는다. 가끔은 단골 마트 이름조차 생각나지 않아 멍하니 앉아 있곤 한다. 이러다 정말로 아무것도 못 하게 되면, 내가 쓰고 싶었던 이야기들도 다 잊혀지는 건 아닐까… 걱정이 마음 한켠에 길게 머문다.
요즘의 나는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다. 피아노 앞에 앉아 건반을 더듬어 보지만, 굽어버린 손가락과 굳은 근육 때문에 손이 내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악보도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아, 익숙하던 모차르트 소나타 11번조차 몇 번이고 틀리며 연주한다. 그래도 나는 다시 돌아올 날을 기다리며, 하루 중 가장 한가로운 시간엔 피아노 앞에 조용히 앉는다. 마음을 다잡는다. 피아노는 그냥 마음 내키는 대로 칠 수 있는 게 아니다. 어느 정도는 내면이 맑아져야 한다. 잡다한 생각들을 정리하고, 마음이 고요해져야 악보가 눈에 들어온다. 그 악보가 제대로 보여야 손끝이 기억을 되살린다.
일주일에 두 번, 두 시간이라도 피아노 앞에 앉아 있으려 한다. 연주가 되든 되지 않든, 그 앞에 앉아 있는 시간 자체가 나에게는 의미가 있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기력한 나날들에서 무언가 남길 수 있는 꿈을 포기할 수 없다. 젊은 날부터 얼마나 많은 시간과 정성을 피아노에 쏟아왔던가. 그 마음을, 그 시간을 이제 와 무너뜨릴 수는 없다.
몸이 예전 같지 않아도, 마음이 자꾸 무너져 내려도, 나는 아직 노력하고 있다. 이 노력은 내가 살아 있다는 증거이고, 이 세대에 태어나 맡겨진 책무를 성실히 마무리하기 위해 노력하고 다시 길을 걷고 있다는 자취를 남기고 싶다.
글을 쓰는 시간, 피아노 앞에 앉는 그 순간들이 내게는 '희망'이다. 지금은 느리고 서툴러도, 포기하지 않는 이 마음이 나를 다시 움직이게 한다. 작가가 되고 싶었던 오랜 바람, 그때 꾼 꿈을 지금에 와서라도 놓치지 않으려 한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다시 한 번 마음을 추슬러본다. 글 한 줄, 음 하나라도 내 마음을 담아보려 애쓴다. 내일도, 또 그렇게 살아갈 것이다.
포기했던 꿈을 하루하루 다시 짚어가며, 늦게나마 나를 찾아가는 이 시간들이 참 소중하다. 이 시간 속에서 내 두 번째 수필집, “파킨슨 환자가 가고 싶은 진실의 문”을 세상에 조심스레 내놓는다.
파킨슨 환자가 가고 싶은 진실의 문
글을 쓰려고 앉아도 요즘은 마음처럼 잘 써지지 않는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정말 이대로 끝나는 건 아닐까?’ 그럴 때면 나도 모르게 두려움이 스민다. 단어가 도무지 떠오르지 않는다. 가끔은 단골 마트 이름조차 생각나지 않아 멍하니 앉아 있곤 한다. 이러다 정말로 아무것도 못 하게 되면, 내가 쓰고 싶었던 이야기들도 다 잊혀지는 건 아닐까… 걱정이 마음 한켠에 길게 머문다.
요즘의 나는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다. 피아노 앞에 앉아 건반을 더듬어 보지만, 굽어버린 손가락과 굳은 근육 때문에 손이 내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악보도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아, 익숙하던 모차르트 소나타 11번조차 몇 번이고 틀리며 연주한다. 그래도 나는 다시 돌아올 날을 기다리며, 하루 중 가장 한가로운 시간엔 피아노 앞에 조용히 앉는다. 마음을 다잡는다. 피아노는 그냥 마음 내키는 대로 칠 수 있는 게 아니다. 어느 정도는 내면이 맑아져야 한다. 잡다한 생각들을 정리하고, 마음이 고요해져야 악보가 눈에 들어온다. 그 악보가 제대로 보여야 손끝이 기억을 되살린다.
일주일에 두 번, 두 시간이라도 피아노 앞에 앉아 있으려 한다. 연주가 되든 되지 않든, 그 앞에 앉아 있는 시간 자체가 나에게는 의미가 있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기력한 나날들에서 무언가 남길 수 있는 꿈을 포기할 수 없다. 젊은 날부터 얼마나 많은 시간과 정성을 피아노에 쏟아왔던가. 그 마음을, 그 시간을 이제 와 무너뜨릴 수는 없다.
몸이 예전 같지 않아도, 마음이 자꾸 무너져 내려도, 나는 아직 노력하고 있다. 이 노력은 내가 살아 있다는 증거이고, 이 세대에 태어나 맡겨진 책무를 성실히 마무리하기 위해 노력하고 다시 길을 걷고 있다는 자취를 남기고 싶다.
글을 쓰는 시간, 피아노 앞에 앉는 그 순간들이 내게는 '희망'이다. 지금은 느리고 서툴러도, 포기하지 않는 이 마음이 나를 다시 움직이게 한다. 작가가 되고 싶었던 오랜 바람, 그때 꾼 꿈을 지금에 와서라도 놓치지 않으려 한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다시 한 번 마음을 추슬러본다. 글 한 줄, 음 하나라도 내 마음을 담아보려 애쓴다. 내일도, 또 그렇게 살아갈 것이다.
포기했던 꿈을 하루하루 다시 짚어가며, 늦게나마 나를 찾아가는 이 시간들이 참 소중하다. 이 시간 속에서 내 두 번째 수필집, “파킨슨 환자가 가고 싶은 진실의 문”을 세상에 조심스레 내놓는다.
파킨슨 환자가 가고 싶은 진실의 문 (송인숙 수필집)
$1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