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시편을 다시 묶으며
다시 유서를 쓰겠다
시를 쓰면서부터 나는
유서를 장식할 자모들을
나의 동굴 속에 수집해 왔을 거다
하지만 지금 나는 목마르다
시어들은 떨어진 꽃잎처럼
오그라들며 타다, 타고 있다
적멸(寂滅)의 날,
나는 고단한 호흡을 그치고
시의 유서를 쓰겠다
시의 유서는 도피를 위한
변명 따위일 수 없다
부르르 몸을 치떠는
내 의식의 흰 살갗엔
붉은 핏자국 선명하다
고갈된 자유를 되찾으려는 몸부림
아프다, 상처 없이 아프다
유서 쓰기를 멈추는 시간이 오면
나의 영혼은 풀씨가 되겠다
그리고 섬과 섬 사이에서
불어온 소금바람에
아무도 몰래 날리겠다
시를 쓰면서부터 나는
유서를 장식할 자모들을
나의 동굴 속에 수집해 왔을 거다
하지만 지금 나는 목마르다
시어들은 떨어진 꽃잎처럼
오그라들며 타다, 타고 있다
적멸(寂滅)의 날,
나는 고단한 호흡을 그치고
시의 유서를 쓰겠다
시의 유서는 도피를 위한
변명 따위일 수 없다
부르르 몸을 치떠는
내 의식의 흰 살갗엔
붉은 핏자국 선명하다
고갈된 자유를 되찾으려는 몸부림
아프다, 상처 없이 아프다
유서 쓰기를 멈추는 시간이 오면
나의 영혼은 풀씨가 되겠다
그리고 섬과 섬 사이에서
불어온 소금바람에
아무도 몰래 날리겠다
서른 : 김남용 시인 제4시집
$1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