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공에도 뿌리가 내린다 (최성유 시집)

허공에도 뿌리가 내린다 (최성유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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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살아내다 보니
허공에도 뿌리가 내리는 날이 있었습니다.

돌아보면 제 삶은 늘 허공을 딛고 서 있는 것 같았습니다.
보이지 않는 것을 붙잡고, 잡히지 않는 희망을 향해 손을 뻗으며, 때로는 넘어지고, 때로는 울면서도 한 걸음씩 걸어왔습니다.

그렇게 살아낸 시간들이 어느 날 문득 시가 되어 제게 돌아왔습니다. 이 시들은 잘 쓰기 위해 쓴 시가 아니라, 살아내기 위해 써 내려간 삶의 기록입니다.

누군가에게는 그리움이,
누군가에게는 부모님의 얼굴이,
또 누군가에게는 오늘을 버티게 하는 작은 숨 하나가 되길 바랍니다.

이 책을 펼친 당신의 삶에도
보이지 않는 상처를 품은 채
조용히 뿌리를 내리고 있는 무엇이 있기를

그리고 또 언젠가 당신도
“허공에도 뿌리가 내리더라.”
그렇게 미소 지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 허공에도 뿌리가 내린다를 펴내며
저자

최성유

月施 월시 無漏智 무루지 최성유

강원도 원주 치악산 자락 아래에서 자연을 노래하며 시를 쓰고 있다. 불교 법명은 월시(月施) 무루지(無漏智). 호는 행원(杏園). 월정사 문수선원에서 단기출가를 했으며, 대한불교조계종 전문포교사로 수행과 전법의 길을 걸어왔다. 사회복지와 교정시설 상담 봉사 등 손길이 필요한 곳으로 달려가는 삶을 이어오고 있다. 첫 시집 『허공에도 뿌리가 내린다』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끝내 삶의 뿌리를 내려 꽃을 피워 내는 작가의 삶과 그 이야기를 담은 시집이다. 현재 치악산 바람숲길 귀퉁이에서 하늘과 바람, 대지와 사람이 한 줄기 축을 이루는 삶을 살아내고 있다

목차

허공에도 뿌리가 내린다를 펴내며……6
제1장 허공에 뿌리가 내리다
甁中烏出 병중오출

話頭 一 화두 1 · 月靜寺(월정사)에서……14
話頭 二 화두 2……15
話頭 三 화두 3……16
허공뿌리……17
무명초……18
숨……19
그날……21
내 님은……22
어디로 가지?……23
꾸역꾸역……24
또 가을밤……25
나를 지울 수 있는 자유……26
아빠 안녕하지?……28
雨中花 (우중화)……30
존재함……31
부정맥……32
바람이 부는 이유……33
빗물이 짜다……34
쉼……35
그대를 만나네……36
걷는다는 것은……37
그냥……38
지천명……39
배냇머리……40
진달래꽃 인사……41
그리움 ……42
봄아……43
오십의 꿈……45
잡초……46

제2장 그리움이 꽃이 되다

개가 짖어댄다……50
소식……51
꽃은 핀다……52
因緣(인연)……53
늦잠이유 ……54
가을하늘……55
風磬 (풍경)……56
간이역……57
나도 그러하다……58
빗소리에 잠 깬 새벽……59
꾹 꾹……61
엄마 나비……62
석양……64
같이 가치……65
통증……66
허공화……68
기다림……69
봄앓이……70
안으로……71
적멸……72
꽃비 내리는 4월에……73
여름 한낮……74
자식……75
헌 집……76
터 1……78
터 2……81
방귀……83
마음길……84
흔적……85
여기……87


제3장 길 위에서

누름화……90
천국……91
혼자라서 쓰는 시……92
깊은 밤……93
빈손……94
春夜애상……95
생일……96
이혼 그리고 아버지……97
엄마, 아빠 없는 애랑 놀지 말래……99
길 위에서 - 엄마 이야기 ……102

에필로그……106

다녀간 시……108

출판사 서평

허공에 내린 뿌리가 피워 낸 눈부신 삶의 보석,
최성유 시집
허공에도 뿌리가 내린다

최성유 시인의 첫 시집 『허공에도 뿌리가 내린다』는 치열하게 살아낸 삶의 뭉클한 기록입니다. 강원도 원주 치악산 자락에서 자연과 호흡하며 시를 쓰는 시인은, 자신이 직접 겪은 고단한 삶의 흔적들을 꾸밈없고 진솔한 시어로 풀어냅니다. 이 시집은 화려한 말로 포장한 글이 아니라, 시인의 고백처럼 잘 쓰기 위해서가 아니라 오직 '살아내기 위해' 한 줄씩 적어 내려간 생존의 일기장과도 같습니다.

시집의 제목이기도 한 '허공에 내린 뿌리'는 시인이 지나온 삶의 절박함과 강인한 생명력을 동시에 보여줍니다. 시인은 자신의 삶이 늘 허공을 딛고 서 있는 것 같았다고 말합니다. 특히 '이혼 그리고 아버지'라는 시를 보면, 더 이상 발을 디딜 곳도 기댈 곳도 사라져 버린 절망적인 순간에 시인이 어떻게 허공에 기대어 뿌리를 내리고 싹을 틔워야 했는지 그 깊은 아픔과 의지가 고스란히 전해집니다.

하지만 시인은 고통의 늪에 머물지 않고, 가족에 대한 짙은 그리움으로 상처를 따뜻하게 덮어냅니다. 굳어버린 다리 때문에 딱 한 번만 발바닥으로 땅을 딛고 걸어보고 싶다며 하늘을 나는 나비가 되기를 소망했던 어머니('엄마 나비'), 쏟아지는 장대빗속에서 논둑이 터질까 봐 마루 끝 소파에 앉아 뜬눈으로 밤을 새우시던 아버지('빗소리에 잠 깬 새벽')의 모습은 독자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듭니다. 가난하고 고되었던 삶 속에서도 시인을 지탱해 준 부모님의 땀과 눈물은 시 곳곳에 굳은살이자 보석처럼 단단하게 박혀 있습니다.

나아가 이 시집은 아픈 세상을 헤쳐나가는 자녀들을 향한 단단한 사랑과 지혜를 담고 있습니다. 부모의 이혼으로 상처받은 딸에게 코뿔소처럼, 사자처럼 당당하게 너의 길을 걸어가자고 다독이는 강인한 모성애('엄마, 아빠 없는 애랑 놀지 말래'), 그리고 흙먼지 날리는 신작로에서 소똥과 웅덩이를 피하며 걷는 방법을 통해 인생길의 굽이굽이를 덤덤히 가르쳐 주던 옛 어머니의 지혜('길 위에서 - 엄마 이야기')는 시대를 넘어 세상을 살아갈 큰 위로와 용기를 건네줍니다.

시인은 아주 평온하고 친근한 일상의 말들로 세상과 소통합니다. 벽에 혀를 대고 몰래 핥아먹으면 단맛이 나던 붉은 진흙집의 추억('헌 집')이나, 밭고랑 사이에서 김을 매며 머리 위 무명초가 하얗게 세어가는 인생을 노래한 시('여름 한낮')처럼 우리네 이웃의 이야기처럼 정겹고 따뜻합니다.

단단한 땅이 아니라 발밑이 텅 빈 허공 같은 세상에서 오늘 하루도 홀로 흔들리며 버티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이 시집을 권합니다. 언젠가 당신도 "허공에도 뿌리가 내리더라"며 조용히 미소 짓기를 바라는 시인의 진심 어린 마음이, 거친 세상을 살아가는 많은 독자들의 가슴속에 깊고 튼튼한 뿌리를 내릴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