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은 넓다 (항구의 심장박동 소리와 산동네의 궁핍함을 끌어안은 도시)

부산은 넓다 (항구의 심장박동 소리와 산동네의 궁핍함을 끌어안은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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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외부인에 의해 드러난 부산의 속살을 파헤치다
『부산은 넓다』는 부산박물관에서 전시기획을 담당하는 학예사이자 역사민속학자인 저자 유승훈이 쓴 책으로 파란만장한 역사의 흐름 속에서 부산이란 도시가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핍진하게 다룬 책이다. 저자는 사람의 생각과 말, 시간과 공간을 연구하면서 인간의 본질을 탐구하는 인문학을 바탕으로 부산의 이야기를 풀어내었다. 가능한 한 낮은 자세에서 부산을 바라보고 거시적인 것보다 미시적인 것을 중점으로 접근하였다. 조선을 침략했던 일본에게 교린의 관점에서 왜관을 제공해준 일, 동래온천에 ‘농심호텔에 서 있는 노인상’, 영도다리의 수많은 투신자살사건, 임시수도에서 번창했던 다방들, 조용필의 ‘돌아와요 부산항에’를 통해 부산항에 대한 질문과 답변 등을 소개한다. 이처럼 부산의 변방으로 밀려난 소재를 통해 부산의 문화와 역사를 살펴보았다.
이 책은 외지인이었던 저자가 부산박물관에서 일을 하면서 ‘부산’이라는 낯설면서 매혹적인 도시의 지역문화에 관심을 갖고 연구를 한 결과물이다. 부산의 산동네, 노래방, 부산 밀면, 조내기 고구마, 영도 할매와 같은 소재를 통해 깊숙이 들어와 부산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역사, 문화적으로 살폈다.
저자

유승훈

저자유승훈은낮에는부산박물관에서전시기획을하는학예연구사이며,밤에는역사속민중의풍속을연구하는역사민속학자다.17년째주경야독의생활을하느라머리에백설이내렸지만형설지공의기쁨을포기할생각이없다.낙동강하구의염전을조사해2007년고려대대학원에서문학박사학위를받았으며,2012년『작지만큰한국사,소금』을펴내제53회한국출판문화상(저술교양부문)을수상하기도했다.10년전부산에내려온뒤기장군의동해안별신굿을보고매료되어부산문화연구에뛰어들었다.부산구술사연구회연구자들과함께부산산동네를조사한뒤에는부산사람들의거칠지만너그러운멋에푹빠져있다.민중생활사와관련된20여편의논문을썼으며,신문과잡지등에많은글을기고했다.지은책으로는『작지만큰한국사,소금』『우리나라의제염업과소금민속』(2009년대한민국학술원우수학술도서),『아니놀지는못하리라-우리놀이의문화사』『다산과연암,노름에빠지다』『현장속의문화재정책』등다수가있다.

목차

머리말인문학의바다에서잡아올린부산이야기


제1부‘돌아와요부산항에’-부산은항구다

제1장조용필은왜‘돌아와요부산항에’를불렀을까:부산항과부산다움
부산은항구다|‘충무항에’서‘부산항에’로|1960년대‘잘있거라부산항’|다시돌아올수있을까
|‘그리운내형제’는누구일까|‘돌아와요부산항에’이후|바운스조용필,바운스부산

제2장왜관에서의만남은‘잘못된만남’이었을까:왜관과한일교류
후쿠오카에서의회식|교린의뜻으로세운왜관|초량왜관의동관과서관|왜관에서의특별한만남
|개시대청의무역과잘못된만남?|만남과경계의파괴:왜관에서전관거류지로

제3장영도할매는어디에서왔을까:영도신의탄생기
신석기인들의조개가면|영도할매해코지설|영도는목마장이다|신선동아씨당전설|작은제주,영도
|영도할매,영등할매,봉래산산신|영도할매의속신을푸는열쇠

제4장기장군의동해안별신굿은풍어제일까:기장사람들의마을축제
살아서꼭봐야할곳|골맥이신과동해안별신굿|부산에축제가있을까|신이살아있는『갯마을』
|굿당에서의섈위댄스|풍어제의위기|까꾸리할매의기원


제2부‘굳세어라금순아’-피란과실향의부산

제5장밀다원시대는어떻게열렸을까:임시수도의다방과문학
커피의시대,커피전문점의시대|밀다원시대의개막|다방의역사,예술인들의아지트
|임시수도부산,다방의번창|다방의가십:레지와커피얌생이질|문인들에게좌석을파는다방
|시인자살사건|밀다원시대의진화

제6장그들은왜영도다리에서몸을던졌을까:부산사람들의자살과운명
영도다리에서빠져죽자|‘들리는다리’의탄생|영도다리에서울고웃는사람들
|영도다리투신자살미수사건|불안과기대,점바치골목|영도다리는죽음의다리?
|248명을구해낸박을룡경사|노쇠한영도다리운명은어디로

제7장부산밀면은어떻게탄생했을까:부산의맛과누들문화
아버지의밀가루|밀면의원조,내호냉면|冬냉이냐,夏냉이냐|냉면집배달부|동래시장의누들맨
|우암동밀면의탄생|추억으로먹는밀면

제8장「1번가의기적」은부산산동네의기적일까:부산산동네와영화
윤제균감독의화려한변신|「1번가의기적」을촬영한산동네|그들이산으로간까닭은?
|「1번가의기적」은물만골의기적이었나|일본귀신이출현하는비석마을로
|까치고갯길을넘어감천동산동네로|산동네의‘똥’과도시재생|부산산동네의사소한기적


제3부‘~라구요’-부산문화의탄생

제9장부산노래방에서부르는‘~라구요’:부산의‘방’문화와노래
노래방의첫추억|피란민2세대의‘~라구요’|‘라구요’의배경가요‘굳세어라금순아’|트로트와왜색의
주홍글씨|가라오케문화의상륙|노래방의진화론|방문화의실험실,부산|‘~라구요’에서‘삐따기’로

제10장조내기고구마가주는‘처음처럼’:조선통신사의선물
겨울은달다|영가대에선조엄|애민정신이있었기에|고구마의대항해|조내기고구마를찾아서
|강필리와이광려|목화와고구마의‘처음처럼’

제11장‘동래온천의노인상’은누구일까:온천에서찜질방으로
농심호텔의노인상|동래온정의온정개건비|동래온천을향한일본인의욕망|욕조에몸을담근두여인
|물싸움이나다|때미는탕에서노는광장으로

제12장해운대해수욕장에서헤엄을칠수있을까:물놀이와유혹의역사
해운대해수욕장의만화경|조선시대의물놀이법,천렵과탁족|납작가슴을두드러지게하는수영
|우리나라제1호해수욕장,송도|활활벗어버린몸뚱이들|근대해수욕장의고민|그러나,바다는위험하다|동해남부선의개통|거북할머니의출현과해상청와대|해운대의역전과송도의운명

주註

출판사 서평

부산,그넓은역사적품과문화적너비를
만든역사의12가지힘을추적하다


치욕의역사와애달픈관부연락선의뱃고동소리|물만골,감천마을,아미동산동네가일궈낸기적|영도다리에깃든부산사람들의삶과운명|밀면이일궈낸부산의맛과누들문화|왜관에서조선인과일본인의‘잘못된’만남|식민지의파도에서살아남은영도해녀들|한국전쟁기밀다원다방이탄생시킨문학


파란만장한역사의흐름속에서부산이란도시가어떻게형성되었는가를핍진하게다룬『부산은넓다』가출간되었다.이책은엄밀히말하면기존의부산책들과는좀다르다.저자는외부인이다.그에게부산은낯설면서매혹적이었다.머리말에서도“부산에대해무지했던내가지역문화에관심을갖고연구를시작할수있었던것은부산박물관에서일하면서다.10년전부산박물관은서울내기인나를따뜻하게맞아주었고,박물관에서유물구입,전시,조사등을하면서점차부산의역사문화와그매력을하나둘알게되었다.알면알수록호기심을불러일으키는역사문화가곳곳에흩어져있는곳이바로부산이다”라고밝히고있다.그래서“우리나라최고의가왕자리에오른조용필이‘바위를치더라도,머리가깨지든바위가깨지든우선들이대야한다”고말한것처럼부산에부딪쳤다.그렇게깊숙이개입한외부인에의해부산이그속살을드러낸결과물이바로이책이다.
이책은인문학의바다에서부산의이야기를거둬올리고자했다.인문학은사람을중심에두고생각한다.즉사람의생각과말,시간과공간을연구하면서궁극적으로인간의본질을탐구하는인간학이다.저자는가능한한낮은자세에서부산을바라보고,거시적인것보다미시적인것에관심을둔다.부산의산동네,노래방,부산밀면,조내기고구마,영도할매와같은소재는제도권학문에서는변방으로밀려나있지만,이처럼부산의문화를잘비춰주는거울도없다.저자는인문학이란새로운질문을던지는학문이라는전제아래잘알려진역사적사실들에대해서새로운질문을던져보고자했다.예컨대왜관에서는‘조선과일본인의만남’,동래온천에서는‘농심호텔에서있는노인상’,영도다리에서는‘수많은투신자살사건’,임시수도에서는‘번창했던다방들’,부산항에서는조용필의‘돌아와요부산항에’에대해서질문을던지고답을구해봤다.
‘부산’하면언제나넓고푸른바다가떠오른다.출항하는컨테이너선앞으로넓은바다가펼쳐져있고,끼룩끼룩하늘로나는갈매기아래에도넓은바다가있다.해운대,광안리,송도해수욕장에몰린피서객들사이에도넓은바다가넘실거리고있다.생명을탄생시킨어머니와같은바다가도시를감싸고있다는것은그자체가행운이다.
그러나바다만으로넓은부산을설명하기에는뭔가부족하다.부산이넓은것은자연환경때문만은아니다.부산의역사적품이넓다는것이며,부산의문화적너비가광대하다는것이다.항구도시인부산은해양문화와내륙문화가서로교류하고충돌하는곳이었기에그역사적품은장대할수밖에없었다.그래서인지부산사람들의가슴과아량도넓었다.조선을침략했던일본에게교린의관점에서왜관을제공해주었고,해방된고국으로들어온동포들을먼저맞이해준곳도부산이었다.전쟁을피해남으로내려온북한피란민들이정착할수있었던땅도다름아닌부산이었다.부산사람들은바깥의문화를배척하지않고담대하게받아들이면서웅숭깊은부산을만들어갔다.그러한점들은조선시대부터파란만장한현대사를계속적으로분주하게오가며아주가까운어제의일부터아주먼과거의기억까지보듬으려한이책의역사읽기방식에서충분히잘드러난다.

어떤도시인들현대사의숨은때가덕지덕지앉은곳이없겠냐만,부산은역사성은그얼룩이더욱휘황찬란하다.베트남을향해떠나는장병들의그불안한마음,일본과가까워왜색문화의전진기지로서의비판,피란수도로서의흔적등은부산이라는육체에두겹세겹으로아로새겨져있는것이다.
그런데‘넓은부산’의발전을옥죄었던관념이있었다.그것은다름아닌‘부산은제2의도시’라는별볼일없는카드였다.여기에는전쟁이후급격한산업,인구,무역의성장속에서빛을발했던‘경제신화’가자리잡고있다.부산이이처럼‘제2의도시’라는카드를만지작거리며만족하거나혹은과거회상에연연하고있을때상황은크게바뀌었다.냉정하게따져보자.현재부산은과연우리나라제2의도시인가?이미여러통계로볼때서울은따라잡을수없을만큼앞섰고,뒤에있던도시들도부산을앞지르거나바짝쫓아오고있다.
시대정신이달라져지금은도시의독자적가치와삶의질을따지는시대다.경제개발과토건시대에유행했던산술적수치를들이대며순위를따져본들별도움이안된다.더욱이벤치마킹이라는명목으로앞서가는서울을계속따라해봤자별재미를못보는시대다.따라하는사람은잘해도언제나2위가아니던가.부산이지닌가치를살리며부산만의특징이무엇인가를먼저살펴봐야할때다.부산이걸어온길속에서부산의정체성을찾는것이유일한해답일것이다.
개항이후부산은한국사의전면에서높은파도를맞아온탓에수많은역사적경험을지니고있다.부산에내재해있는근현대사의기억은다른도시에서는찾아볼수없는것들이다.물론당시에는갈등과모순,슬픔과고통을안겨줬던역사도있다.하지만이처럼어둡고슬픈역사도우리가간직해야할역사인데,부산은아직이런점에서서툴다.인천에서는서민들이살았던과거의달동네를문화콘텐츠로삼아달동네박물관을만들었다.뿐만아니라지방자치단체들은저마다나서서자기지역의역사소재를문화콘텐츠와이야깃거리로만들어그들만의역사를꾸려나가고있다.비단역사전쟁은중국의동북공정과일본의역사왜곡을두고일어나는것만은아니다.우리나라의각지방역시‘자신의역사화’라는전쟁을펼치고있다.
오해는할필요가없다.부산이역사문화콘텐츠‘원조싸움’의전면에나서라는이야기가아니다.이따금저자는부산의근현대생활사와관련된문의를받거나자문의뢰를받으면서실망감을감추기힘들었다고고백한다.대부분부산의역사문화원천소스를발굴하는사업을외면한채이미잘알려진역사문화콘텐츠에겉옷만갈아입혀무대에등장시키려하기때문이다.예를들어산복도로르네상스사업에서는문화창조를외치면서실제산복도로사람들의삶과생활문화에대한진지한발굴조사는한번도이뤄지지않았다는게하나의사례다.
그러하니여러지방자치단체가15년전부터표방했던‘역사문화도시’라는개념조차부산에서는낯설기만하다.부산의근현대사에서한국전쟁과피란민들이미친영향만큼큰것은없다.당시실향민들은이제연로해세상을하나둘떠나고있지만이들의역사적기억을기록하여보존하는데예산과인력은마련되지않고있다.오래전속초시가피란민기록조사에나선것과는크게대조된다.진지하게기록과조사를진행하지않고성급히역사문화콘텐츠를말하려는것은그저공중누각을쌓으려는것일뿐이다.하지만이런열악한상황을남의탓으로돌릴일은아니다.이와관련저자는“나부터성찰해야하지않을까?어쭙잖게이책을생각해낸것도이런연유에서다”라고밝히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