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소설 오디세이 (고전의 바다에서 건져올린 35편의 우리 소설)

고전소설 오디세이 (고전의 바다에서 건져올린 35편의 우리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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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고전의 바다에서 건져올린 35편의 우리 소설 [고전소설 오디세이]. 책에서 펼쳐내는 서른다섯 편의 고전소설은 하나하나가 시대를 풍미했던 작품이면서 오늘날 우리에게 미래를 현시해줄 만큼 통찰력을 보여주는 작품들이다. 특히 주목할 것은 이 책의 구성인데, 난해한 고전소설을 저자가 드라마틱한 현대의 이야기로 각색해서 보여준 뒤 고전작품 속으로 파고 들어간다는 점이다.
저자

임치균

목차

1부역사속의인물
최고운전-능력을펼칠기회를주세요
김영철전-나라가불러서나갔을뿐인데……
임경업전-나는충성한죄밖에없소!
최랑전-끝내이어지지못한인연의끈
유우춘전-누가나를알아줄까?
유광억전-누가대신시험좀봐줬으면……
다모전-내가누구?바로조선시대여형사!

2부환상적인체험
이생규장전-사랑?그이상의의미
용궁부연록-이곳이더좋아.그러니이리로와봐!
하생기우전-너희같으면귀신과결혼하겠니?
최척전-다시만날것을믿습니다
주생전-우리사랑의끝은어디일까?
위경천전-우리끝까지사랑할수있을까?
양산백전-우리모두행복하게살자!

3부비판과풍자사이
원생몽유록-역사속에서진실찾기
강도몽유록-그여자들은왜귀신이되었을까?
용문몽유록-하고싶은말은해야지
수성지-술한잔에마음속근심을털고
금강탄유록-뭐야,신선이되겠다고?
호질-절대로그런짓을할사람이아닙니다
양반전-호박아,줄긋지마라!썩은수박된다
서동지전-정말억울합니다
배비장전-멍청이!나는절대너처럼그러지않을거야

4부영웅과우리그리고삶
홍길동전-왕이된남자
적성의전-그만해라!우리가남인가?
유충렬전-나는태어날때부터영웅이었다
정을선전-이거어디서많이본것같지않아?
민시영전-내가성공한것은당신이있었기때문이야

5부여성의이름으로
영영전-우리사랑하게해줘요
숙향전-하늘이정한운명으로살아가기
숙영낭자전-우리사랑만으로는안돼요
옥단춘전-너어떻게그럴수있냐?
꼭두각시전-오직한사람만좋아합니다
심청전-이한목숨아깝지않아요
홍계월전-여자라고얕보지마!

출판사 서평

한편의소설은하나의가능성과하나의세계를창조한다
고전소설서른다섯편을통해본현대적이고미래적인세계들!

고전古傳에대해고전苦戰하지않는책
‘옛날’로넣어둬서는안될귀중한35편의우리소설이야기


오랜시간의축적과숱한시대의풍파속에서살아남아건져올려진고전은오늘날우리의사고방식이나관점과는차이가날뿐만아니라언어감각또한낯설게다가온다.그리하여독자는끊임없는독서의시도속에서좌절할때가많은데,그럼에도그런고전들을주목할수밖에없는이유는이들작품에보편적인간상이살아숨쉬어세계가여전히무한한가능성에열려있음을비밀스럽게드러내주기때문이다.
이책에서펼쳐내는서른다섯편의고전소설은하나하나가시대를풍미했던작품이면서오늘날우리에게미래를현시해줄만큼통찰력을보여주는작품들이다.특히주목할것은이책의구성인데,난해한고전소설을저자가드라마틱한현대의이야기로각색해서보여준뒤고전작품속으로파고들어간다는점이다.즉30여년간고전소설을연구·번역해온학자로서고어로된원문을훼손하지않으면서현대어로새롭게번역했다는점이이책특징의한줄기라면,고전과현대의끈끈한연결고리를편마다에피소드로엮어보여준다는점이또다른줄기다.
책은주제와글의소재에따라5부로나누어구성했다.여기서뽑은서른다섯편은EBS에서다루는고전을총망라한다는기준에서고른것으로,그나마독자들의눈과귀에조금씩익은것들이다.하지만이것으로숱한고전을섭렵하기는불가능하기에,편마다그와겹쳐읽으면좋을고전들도함께소개하고있다.
고전은어려울수밖에없다.하지만이책은독자들에게고전古傳에대해고전苦戰하지않으면서다가가는방법을알려줄것이다.

풍자와비판-작품을통해현실보기

지금까지우리에게전해내려오는고전소설은대부분당대에큰인기를끌었던것들로,시대상을그대로투영하고있는유물이나다름없다.실존인물을바탕으로쓰인작품도있을만큼고전소설은군신,부부,부자관계에서부터사회악과폐단까지사실적인면모를여과없이보여준다.과거시험에서커닝을서슴지않는선비부터다섯남자를거치고도열녀로인정받은동리자등당시사회에서벌어졌던문제들을소재로삼은것이다.하지만비루한일상을가감없이보여준다는현대의리얼리즘과달리,풍자와해학을통해현실을교묘하고도통렬하게비판한다.이처럼고전소설은창작배경을여실히담아내고있는까닭에한편의소설을읽는것은그시대의역사를탐험하는것이나다름없다.
문체때문에과거에응시하지못했던이옥은조선후기과거에서벌어지던부정행위를소설<유광억전柳光億傳>에담아냈다.성균관유생이었던이옥은소설류와같은문체를구사했던까닭에한문정통의문체를강조했던정조대에과거를치를수없었다.대신그는자신의문체를활용하여실제인물이었던유광억이과거를보러가는과정을보여주며과거부정행위의폐단과불공정한대우를샅샅이들춰내비판한다.<유광억전>은돈을주고살만큼좋은재주를지녔지만지체가낮다는이유로출셋길로들어설수없는유광억을통해,능력이있어도진가를발휘할기회를얻지못해매번좌절하는오늘날의인재들을거울처럼비춰보게한다.

운명-현실에서의어려움을하늘로띄워보내다

아무리소설이허구의각색된이야기라하더라도,현실에바탕을둘지않으면소설의기반을세우는작업자체가불가능하다.이처럼고전에서도창작당시의현실을자세하게그려내려는노력들이돋보인다.마음먹은대로되지않고어려움과시련이마치다자신에게로쏟아지는듯한절벽같은세상은책으로읽을수록더욱실감나게느껴지기도한다.그이유는뭘까?고전소설에등장하는옛사람들의역경이오늘날이라고해서사라진것은아니다.그고민의본질은예나지금이나같기때문이다.이렇게삶자체를흔들어놓을만큼깊은고민의과정을지나온주인공과독자에게고전은대부분해피엔딩을담보해준다.겪었던고난은나중의행복과구원을위해필히거쳐야했던과정임을찬란한결말을통해보여주는데,이는팍팍한삶을살던당시서민들에게힘을북돋워주려는의도이기도했다.
하늘의운명에따라세차례에걸쳐고난과구원을반복하는소설<숙향전>은한글본과한문본뿐만아니라필사본·방각본·활자본등온갖매체로퍼져나가조선시대다양한계층에게폭풍적인인기를끌었다.물론천상에서내려온주인공숙향의배경때문에환상적인성격이현실감을떨어뜨린다고여겨질수도있다.하지만현세와천상,조선시대와오늘에상관없이숙향이고난과역경을대하는태도에서삶에깊게드리운고민의그림자에대해깊이공감할수밖에없다.왜나만고통받아야하는지한탄하다가도,자기삶에서최선을다하는숙향을보며희망의끈을놓지않아야겠다는실마리를찾게해주는것이다.
현실을극복해낸이야기로비범한영웅의이야기가빠질수없다.늦도록자식을두지못한유심부부에게,하늘에있던청룡이뛰어드는태몽과함께유충렬이태어난다.천상의혈통을지니고있는유충렬은이야기가진행될수록심해지는고난과시련에도자기연마와수련을하며천우신조를기다린다.물론비현실적이기는하지만가난하고얄팍한삶을사는드라마여주인공에게재벌2세남자친구가생기듯,기적과도같은기회가내인생에한번쯤나타나주기를바라는독자의마음과시청자의마음은아마같은선상에있는것일지도모른다.지금까지도태몽을각별하게여기는우리또한영웅의조건을하나씩가진셈이다.만약견디기힘든고난에처해있다면,곧천우신조가나타날것이라는암시다.유충렬이백룡사에서수학했던것처럼,고난을인내하기위한버팀목으로<유충렬전>을읽어보자.

여성-여자의목소리로운명을뛰어넘다

책에등장하는고전소설의대부분은조선을시대배경으로삼고있다.그러니작품들은당연히신분사회를배경으로하고있는데,이는내외의관습법이엄격하게적용되었던당대의현실을적나라하게드러내준다.남자는안의일을말하지않고,여자는밖의일을언급하지않는다하여부녀자들은외출할때얼굴을가리고가마를타는등정절을지키는것이최우선의덕목이었다.이처럼폐쇄적인생활이법규처럼지배했던시기에여성의몸과목소리로세상에나와용력을뽐낸다는것은상상하기어려운일이었다.옛작가들은바로이점에착안해여자도훌륭한영웅이될수있다는메시지로억압된사회에일격을가했다.
<홍계월전>을들여다보자.주인공홍계월은태몽부터시작해서,수많은어려움을헤치고전쟁에서승리를거두며나라를이끄는전형적인영웅의삶을산다.그녀는남장을해여성의모습을감춘채전쟁에나선다.이에대해시대적배경때문에어쩔수없는한계를지닌다고생각할수도있다.하지만소설은홍계월이여자인것을밝히고난뒤에도임금이그녀의벼슬을거두지않고,심지어벌도주지않은채계속자신의인재로쓰는놀라운모습을보여준다.당시에는상상도할수없는일이었다.또한다른남자보다훨씬뛰어난능력과기개로장원급제에전쟁까지치르고,자기남편이자부하인여보국의애첩을징계하는등홍계월은당시여성들뿐만아니라지금우리에게도통쾌함을선사한다.그시대여성들에게<홍계월전>은비록꿈같은이야기였을지모른다.하지만소설안에서남녀역할을구별짓지않았다는점과,이소설이조선시대에간행되어많은사람에게읽혔다는점은그들에게언젠가다가올미래를현시해주었을것이다.

역사와우리-고전이품은오늘의세상

고전이란무엇인가?흔히고전이그것이품고있는진리때문에시대를초월하여읽히는것이라고하지만이것은절반만맞는말일뿐본질을건드린설명은아니다.우리가잊고있었던질문들앞으로사정없이우리를소환하는책이지금우리에게고전이다.“너라면이런나라에살겠느냐?”“너라면어떤사회를만들고싶은가?”처럼오래된질문들을마치처음인것처럼대면하게하는책이지금의고전이다.
‘고전’은오랫동안널리읽힌책이라는면에서한범주로취급되지만,책한권한권이담고있는내용과삶의모습은작품마다큰차이를보인다.특히한국소설의고전이라고하면춘향전과홍길동전,심청전정도밖에떠올리지못하지만,실제한국의고소설古小說은1000여편에이를정도로방대하고,그소재나내용은오늘날에도감탄을자아낼정도다.특히궁중에서읽었던궁중소설은여러대의탄생,결혼,죽음을중심으로가문과나라의문제를다루기때문에길이가길고고사,전거가깊이녹아있고,묘사가자세하고정제되어깊은맛을낸다.하지만당대는물론지금까지이런고전소설을읽는사람은손에꼽을정도이다.
이러한고전소설의바다에서정말“엑기스”만뽑아서해당작품이보여주는삶의원리에대한의문을풀어내는것이이책의가장큰장점이다.그원리는아마도당신에게불편하고불안한질문을던지고있을것이다.그불편함은카프카가말한도끼처럼생각을자극하고생각과생각을연결해준다.생존의공포에짓눌린사람들은짜증을내며반문할것이다.“누가모르나?그래서어쩌라고.”그런데이런짜증과함께우리는죽어간다.그‘우리’에게함석헌선생은말한다.“생각하는백성이라야산다.”거창한철학고전도아니고,옛사람들의삶의액션이펼쳐지는이야기를통해서우리의생각을살찌우는일은너무나도흥미롭고멋진일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