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아시아를그누구보다밀도깊게읽은기행논픽션!
인문학적탐구의보물창고인중앙아시아,
월지의서천西遷을따라초원을달리며숨겨진역사의이야기를듣다
2년여에걸쳐『교수신문』에연재,
박사학위도미룬채쉴새없이써내려간깊이있는중앙아시아의이모저모
“이방대한역사를제대로알고자한다면중앙아시아로훌쩍여행을떠나라!”
책소개
가톨릭관동대에서30여년째영어를가르치고있는연호탁교수가2013년말부터2015년말까지2년간총55회분량으로매달2~3회씩『교수신문』에연재했던글을묶어책으로펴냈다.이름하여『중앙아시아인문학기행:몽골초원에서흑해까지』이다.저자연호탁은자신의전공인영어학이나학생들을가르치는일외에도다방면에관심이많다.차를즐겨마시다보니차에관심이생겨,벌써20년도더지난1992~1994년에는『중앙일보』에칼럼《차의고향》을연재했고,그외에도여러언론사에《문명의뒤안,오지의사람들》《닥터트래블》등의글을연재했다.영어학을가르치는교수가웬중앙아시아인가의아해할지모르나,저자는영어학박사학위에이어올8월에는중앙아시아사전공으로두번째박사학위를받았다.중앙아시아에대한그의관심은인도에가고싶다는막연한생각에서비롯됐다.여행에대한간절한욕망은그가중앙아시아의문화와삶,역사와운명에관심을갖게된첫걸음으로작용했다.여기에더해어학전공자로서중앙아시아의역사연구에관심을둔지적인배경도한몫했다.그결과물을모두포함하고있는게바로이책이다.
저자는온통미스터리로둘러싸여있는광활한중앙아시아지역을여행한경험과고대사·언어학적지식을바탕으로중앙아시아의역사·문화·언어·풍습을탐구한결과를에세이형식으로써냈다.이책에나오는키르기스스탄에서중국신장위구르자치구까지그어느곳도저자가직접여행하지않은장소는없다.저자연호탁이갖춘가장큰강점은여행을통한현장경험이다.저자는여행을통해세상을엿보고사람살이를엿보고자했다.중앙아시아와실크로드일대를여행하며그풍경을카메라에담았고,그곳의분위기와전통을몸소체험했다.거기에서그치지않고그들의역사·문화·언어·풍습등을세밀히연구,고대사·언어학적지식을총동원하여하나씩쌓아올린이야기를썼다.저자가여행한흔적은책속에실린사진에그대로담겨있다.그뿐만아니라저자는역사기록에근거한사료를제공하고,중간중간내용과관련이있는문학작품도인용함으로써독자들로하여금친근하게중앙아시아를여행할수있도록한다.때로는여행다녀온이야기를들려주는재미있는이야기꾼으로,또때로는지역의역사를진지하게설명해주는선생님으로,독자들에게두가지의읽는즐거움을선사한다.
정리하자면이책은한마디로시간(역사)을날줄로,공간(인문지리)을씨줄로삼아,때론촘촘히때론얼기설기엮어낸바탕위에다양한무늬를짜넣은‘인문학기행’이라할수있다.이때공간적중앙아시아는몽골초원에서알타이산맥,타림분지,파미르고원,톈산산맥을지나광활하게펼쳐진중앙아시아초원지대를거쳐,카스피해,캅카스산맥과흑해에이르는지역을말한다.시간적중앙아시아는기원전8세기경유목민스키타이가무변의초원을누비고다니던시절부터파미르고원과톈산산맥을경계로이서의소그디아나,대완,강거등의집단과이동의색종,월지,오손,흉노가서로교류하고때론쟁투하던기원전후의시기를거쳐,선비,돌궐,거란,몽골,만주족이잇따라제국을건설했다스러진근세까지의시기를아우른다.
이책의성격은꽤나복합적이다.한마디로인문서다,기행이다,에세이다하고단정짓기는어렵다.인문서이기도하고,기행이기도하며,동시에에세이형식을갖추고있기때문이다.중앙아시아는많은한국인에게미지의영역이다.우리는지나치게서양문물위주로알고있고,동양이라고해봐야일본이나중국정도에대해알고관심을두고있을뿐,지리적으로멀지도않을뿐더러역사·문화적으로도우리와밀접하게관련되어있는중앙아시아에대해너무모른다.중국원나라때의기황후가솔론족출신의고려여인이라는것,요나라군대를이끌고고려로침입한소손녕이서희와의담판에서중앙아시아카라키타이(서요)의전신거란족이신라박씨의후손이라고이야기한것,양천이씨의조상이색목인인돌궐인이라는사실등중앙아시아일대의역사는우리나라와떼려야뗄수없는관계를맺고있는게사실이다.그러므로우리민족의기원과갈래를제대로알기위해서라도우리는중앙아시아초원의역사와문화에주목할필요가있다.
월지의서천을따라중앙아시아를여행하다
이책은‘월지月氏의서천西遷’을따라중앙아시아지역을둘러본다.월지는중국간쑤성치롄산맥일대에서활동하던유목집단으로,그말의원음이나종족적기원에대해서는전해지는바가거의없다.게르만민족의대이동이서양중세의시발이라면,그이전인류역사의판도를바꾼대이동은월지가흉노에밀려서천하게된사건이었다.그로인해사람들의삶이바뀌었고,문명의교류가촉발됐다.이들은결코문명의주변인이아니었다.중국이오랑캐라불렀던유목민들은이곳의주인이었다.흔히정주문명과비교해유목문명을경시하는경향이있다.4대문명이강을기반으로형성된것과비교해,드넓은초원을무대로이리저리옮겨다니는유목민에게문명이라는단어는어울리지않는다고생각했기때문이다.그러나유목민들은스키타이를필두로월지,흉노,오손,선비,유연,돌궐,카라키타이등시대별로중앙아시아초원의문명을이끌었다.그들은자신의것을유지하면서도다른것을수용할줄알았으며,동서양문화교류는이들이있었기에가능했다.중앙아시아유목민의흥망성쇠는유럽역사에변화를가져왔고,아시아제국의운명을바꿔놓았을만큼큰영향력을발휘했다.이책에서는이러한역사적아이러니와허구그리고숨겨진이야기를종족과문명간전쟁에따른이동·접촉·혼합의스토리속에서폭넓게풀어낼것이다.
흉노에쫓긴월지는여러부족으로나뉘었다.어떤이들은타림분지를지나험준한파미르를넘었고,톈산북쪽의이리초원과이식쿨호수를거쳐페르가나분지의대완을지나강거땅을차지하기도했다.그들중일부는하중지방인‘소그드인의땅’소그디아나로새롭게이주했고오늘날의사마르칸트(강국康國)를중심으로한오아시스지역에정착했다.중국사서는그곳의왕가를‘소무구성昭武九姓’이라칭하는데,강국을포함하여안安,조曹,석石,미米,하何,화심火尋,무지戊地,사史의아홉나라를속칭소무구성이라부른다.소무구성은과거치롄산맥북쪽의소무성을근거지로하던아홉개월지부족이함께서천하면서연합세력을형성해만들어진명칭으로보인다.
또다른구성원이던쿠시부족은톈산이남의오아시스도시들을차지해세력을유지한다.타클라마칸사막남단,쿤룬산맥북쪽기슭에자리한소국들의지배세력이되면서선주민이던강족羌族과뒤섞인다.역사는이들을소월지라고기록하고있다.후일월지의후손들은박트리아(대하)땅에들어가지방자치제의단체자처럼오흡후의하나가된다.그중하나가나머지흡후를통합하고북인도에쿠샨왕조를수립,불교문화를꽃피운쿠샨(쿠시)이다.
책속으로추가
-신장위구르자치구투루판
투루판은중국신장위구르자치구동편에위치한세계적인포도산지이자무척더운도시다.투루판이라는이름으로불리기훨씬이전이곳은월지연맹체를구성하던하위집단‘카시’부족이다스렸다.때가돼월지는가고한족,토번,돌궐,위구르가왔다.이런와중에도사람들은지배세력이누구인지에상관없이그때그때관리들에게세금을바치고눈치보며삶을연명했다.8세기,키르기스에게쫓긴위구르가몽골초원을벗어나알타이이서의서역으로진출하기이전부터톈산과파미르를오가는상인집단이있었다.역사는이들을흥호興胡(흥생호상興生胡商)라고기록하고있다.흥호는소그드상인을일컫는말로,하중지방에근거한소무구성昭武九姓,즉안국,강국,하국何國,조국曺國등아홉나라출신으로서역과위진을거쳐수,당으로이어지는중국을오가며상업활동을하던무리를말한다.
실크로드를오가는상인집단에는소그드상인외에도아랍,유대인,인도,토하리스탄,중국,로마,고구려·신라상인들도포함돼있었다.이들은무리지어목적지를향해가다적당한지점에이르면발길을멈추고하루의여정을접었다.그들이머무는곳에는대상숙소인‘카라반사라이’가자리잡았다.사람과짐실은낙타가하루에이동할수있는거리의범위내에자연스레여관이나주막이형성된것이다.다양한인종과종교에따라예배를올릴수있는각종사원도세워졌다.시장,사원,숙박업소가등장하니대부업체나금융기관뿐만아니라색주가도슬그머니틈새를파고들었다.
실크로드무역의중요거점지역투루판의상권을쥐락펴락한소그드상인들은투루판에상주하지않고자신들의상품과가재도구를지니고한도시에서다음도시로끊임없이이동하며살았다.다양한언어권사용자가모여들다보니통역사의역할이무척중요했다.숙소주인과종업원,식당에서일하는사람,순례자,짐꾼,매춘부등온갖군상이투루판경제를움직였다.도시외곽에서는농민들이자립적으로생계를꾸렸다.그러나필요한경우대부업자로부터돈을빌리거나상인들에게서물건을구입하기도했다.물건중에는말과양같은가축은물론노예도포함됐으며구매계약서도작성했다.계약서,법적조서,여행허가증등남아있는기록을통해과거투루판사람들의생활상과문화에대해어느정도이해할수있다.
-우즈베키스탄사마르칸트
한때소그디아나의중심국가이자중세에는티무르제국의수도였던사마르칸트는바빌론이나로마만큼오랜2500년의역사를가지고있다.알렉산더대왕의침략이후아랍,칭기즈칸,마침내티무르의정복에이르기까지무참한살육과침탈의과정을묵묵히목격하고인내하며오늘날에이른곳.그런와중에페르시아,인도,몽골뿐아니라서양과동양의인종,언어,문화가유입되고혼융되기에이르렀다.세월이흐른탓에퇴색되긴했어도여전히장엄하고아름다운이도시는첫눈에사람을끌어당기는놀라운매력이있다.과거의음유시인과역사가들은이곳을일러‘동방의로마’‘지상최고의미인’‘동방무슬림세계의진주’라며칭송을아끼지않았다.사마르칸트가중앙아시아오아시스도시국가가운데최고의번성을누리고발전하게된데에는도심을흐르는자라프샨강이중심에있다는지리적위치가한몫한다.중국에서온비단은페르시아를거쳐시리아,로마로팔려나갔고,로마의옥은이곳을거쳐중국,신라에까지이르렀다.상인들은남쪽의인도를향해서도길을떠났고향신료를가지고돌아와동방과서방으로장삿길을재촉했다.
사마르칸트는초입에서부터느낌이남다르다.구시가지의수많은모스크(이슬람사원)와마드라사(신학원),그리고바자르는이곳이과거의공간인듯한착각을불러일으킨다.이중세도시는2001년동서‘문화의십자로’라는수식어와함께유네스코세계유산으로지정되었다.알렉산더대왕의침략이후페르시아,아랍,칭기즈칸,티무르등수많은정복자가이땅을유린하고지배했다.칭기즈칸의명령으로폐허가된이후티무르에의해수도로재건된것이오늘날의구시가지다.티무르가푸른색을좋아했기때문인지도시전체가푸른빛을띤다.하늘도사원도푸른도시사마르칸트에가면왠지마음이숙연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