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목격자들 (어린이 목소리를 위한 솔로)

마지막 목격자들 (어린이 목소리를 위한 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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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아이들의 목소리로 복원한 역사!
소련의 서쪽 경계선에 위치한 소연방 국가였던 벨라루스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그 어느 지역보다 극심한 참상을 겪었다. 독일이 독소불가침 조약을 느닷없이 일방적으로 파기한 바람에 벨라루스의 평온한 일상은 아무런 대비 없이 그야말로 하루아침에 짓밟혔고, 4년 남짓 동안 지속적으로 철저하게 파괴되었다. 인구의 4분의 1이 사라졌으며, 고아의 수는 2만 5천 명이었다.

『마지막 목격자들』은 이 참극 속에서 가장 작고 무기력한 존재였던 어린이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제2차 세계대전 때 구소련 벨라루스의 ‘전쟁고아클럽’과 ‘고아원 출신 모임’ 101명을 인터뷰해 복원해낸 역사는 화자들 본인에게조차 희미하고 아련한 기억이지만 오히려 경험이 많지 않은 미숙한 시선을 가졌기에 어른의 눈보다 더 생생히 포착하는 부분들이 있다.

아이들은 전쟁의 흐름을 헤아릴 사고력도, 그것을 위한 정보도, 또한 살아남기 위해 적극적으로 대처할 지혜도 부족하다. 그럼에도 아이들은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목숨 걸고’ 해나간다. 어리지만 어린이로 머물 수 없었던, 아무 힘도 없지만 죽을힘을 다해 버텨야 했던 사람들. 저자가 이 책에 ‘솔로’ 파트를 배정한 것은, 바로 이 여린 목소리가 묻히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였으리라.
저자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는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의 집필을 위해 취재하는 동안, 어른과는 다른 위치로부터 전쟁을 응시한 아이들의 시선을 알아차렸다. 이 체험을 전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느낀 알렉시예비치는 ‘작은’ 사람들의 목소리를 담아냈다. 두터운 봉인을 뜯고 나온 이들의 목소리는 논리정연하지는 않지만 훨씬 더 날카롭고 섬세하다. 다시 말해, 이 책은 아이들의 기억이 성취해낸 위업이다.
저자

스베틀라나알렉시예비치

저자스베틀라나알렉시예비치СветланаАлексиевич는벨라루스의저널리스트이자작가.1948년우크라이나에서태어났다.그는소설가도,시인도아니다.그러나자기만의독특한문학장르를창시했다.일명‘목소리소설NovelsofVoices’이며,작가자은‘소설-코러스’라일컫는다.다년간수백명의사람을인터뷰해모은이야기를Q&A가아닌일반논픽션의형식으로쓰지만,마치소설처럼읽히는강렬한매력이있는다큐멘터리산문,영혼이느껴지는산문으로평가된다.1985년그는『마지막목격자들:아이답지않은이야기들을담은책』을출간했다(2013년에‘유토피아의목소리’시리즈의한권으로재출간하면서부제를‘어린이목소리를위한솔
로’로바꾸었다).『전쟁은여자의얼굴을하지않았다』의집필을위해취재하는동안,그는어른과는다른위치로부터전쟁을응시한아이들의시선을알아차렸고,이‘작은’사람들의체험을전하지않으면안된다고느꼈던것이다.알렉시예비치의저작에등장하는증언자들가운데가장무기력하고비참해보이는이아이들의표현은어른처럼논리정연하지는않지만훨씬더날카롭고섬세하다.즉『마지막목격자들』은아이들의기억이성취해낸위업이다.이책을바탕으로다큐멘터리영화「전쟁의아이들.마지막목격자들」과교향곡레퀴엠‘마지막목격자들’이만들어지기도했다.이외에저서로『아연소년들』『체르노빌의목소리』『세컨드핸드타임』등이있다.그의책은미국,독일,영국,스웨덴,프랑스,중국,베트남,불가리아등에서35개언어로번역출간되었다.프리드리히에베르트재단의최고정치서적상,국제헤르더상,에리히마리아레마르크평화상,전미비평가협회상등
수많은국제상을수상했다.현재알렉시예비치는‘사랑’과‘늙어감’이라는주제에관하여두권의책을준비하고있다.

목차

머리말을대신하여

아빠는뒤돌아보기를두려워했어요―제냐벨케비치
내가처음이자마지막으로피운담배였습니다―게나유시케비치
할머니는기도했어요내영혼이돌아오게해달라고빌었죠―나타샤골리크
아이들이이구석저구석에장밋빛을띤채누워있어요―카차코로타예바
하지만여전히엄마가보고싶네요―지나코샤크
그렇게예쁜장난감이독일제라니―타이사나스베트니코바
소금한움큼……그것이우리집에남은전부였습니다―미샤마이오로프
교과서에실린모든사진에입을맞추었어요―지나시만스카야
내가두손으로모았는데……새하?어―제냐셀레냐
살고싶어!살고싶어!―바샤하렙스키
단춧구멍사이로―인나렙케비치
엄마의비명소리만들렸어요―리다포고르젤스카야
우리가연주하면,군인들이울더군요―볼로자치스토클레토프
묘지에서는고인들이땅위에나뒹굴고있더군요……또다시죽임을당한것처럼―바냐치토프
아버지라는것을깨달았습니다……무릎이계속바들바들떨렸습니다―레냐호세네비치
눈을감아라,아들아……보지말아라―볼로자파랍코비치
남동생이울음을터뜨려요.아빠가있을때자기는없었다면서―라리사리솝스카야
가장먼저온사람은바로그여자아이였어요―니나야로셰비치
내가네엄마란다―타마라파르히모비치
우리는“핥아도돼요?”하고간절히물어요―베라타시키나
설탕을반숟가락더―엠마레비나
집아,타지마!집아,타지마!―니나라치츠카야
엄마처럼백의를입고왔어요―사샤수에친
아줌마,저도무릎에앉혀주세요―마리나카리야노바
인형이라도되는양흔들며얼러대기시작했어요―지마수프란코프
난벌써초등독본도마련해두었죠―릴랴멜니코바
신랑감이되기에도,병사가되기에도너무앳된아이들이었어요―베라노비코바
한아이만이라도살려두는편이―사샤카브루스
소매로눈물을훔치면서요―올레크볼디레프
갓난아기처럼가느다란새끼줄에매달려축늘어졌습니다―류바알렉산드로비치
이제내아이들이되어주렴―니나?토
우리는여자들의손에입을맞추었지요―다비트골드베르크
난어린여자아이의눈으로그사람들을봤어요―지나구르스카야
우리엄마는웃은적이없었어요―키마무르지치
자신의이름에익숙해질수없었어요―레나크랍첸코
그군인의군복상의가축축하게젖어있었어요―발랴마추시코바
마치그아주머니가자기딸을구해주었다는듯한표정으로요―게냐자보이네르
날품에안고부대로향했습니다……내몸은머리부터발끝까지성한데가없었어요―볼로자암필로고프
난왜이렇게작아요?―사샤스트렐초프
그개들은인간의냄새에끌려서온것이었죠―나자사비츠카야
왜놈들이얼굴에총을쏜거예요?우리엄마가얼마나예뻤는데―볼로자코르슈크
널총으로쏘아달라고빌더구나―바샤바이카초프
나에게는머릿수건조차없었어요―나자고르바초바
길에는함께놀아이들이없었죠―발랴니키첸코
밤에창문을열고……그런다음바람에종이를건넬거야―조야마자로바
여기를파요―볼로자바르수크
창문밑에할아버지를묻었어요―바랴비르코
보기좋으라고삽으로두드리기까지했지요―레오니트샤킨코
나비리본이달린원피스를살거야―폴랴파시케비치
어떻게죽었을까요?오늘은총살이없었는데―에두아르트보로실로프
우리는여자아이고,보리스는남자아이니까그렇지―림마포즈냐코바(카민스카야)
독일인사내아이들과노는한,넌내형제가아니야―바샤시갈료프-크냐제프
우리는그말을기억조차하지못했죠―아냐구레비치
아저씨는전선으로가야하잖아요.그런데우리엄마에게반하다니―야냐체르니나
마지막순간에그사람들은자신의이름을부르짖기시작했어요―아르투르쿠제예프
우리넷이서힘을모아그썰매에말을맸지요―지나프리호지코
이두사내아이는참새만큼이나가벼워졌어요―라야일리인콥스카야
내신발이여아용신발이었다는점이가장당혹스러웠죠―마를렌로베이치코프
난계속소리를질렀어요……도저히멈출수가없었어요―류다안드레예바
아이들모두서로의손을잡고―안드레이톨스치크
우리도사람을어떻게매장해야하는지몰랐어요.그런데그때는어째서인지기억이나더군요―미하일신카료프
광주리에주워모았습니다―레오니트시바코프
그자들은고양이와함께밖으로나갔죠―토냐루다코바
기억해.마리우폴,파르코바야6번지―사샤솔랴닌
난점차멎어가는그사람의심장소리를들었어요―레나아로노바
누나인베라레지키나상사와함께전선으로떠났습니다―니콜라이레지킨
해가뜨는쪽으로―발랴코자놉스카야
어둠속에서도하얀루바시카는멀리까지빛난답니다―예핌프리들랸트
내가막물청소를끝낸깨끗한마룻바닥에―마샤이바노바
하느님이그것을봤을까?만약보셨다면무슨생각을했을까?―유라카르포비치
이세상,아무리봐도싫증나지않나니―류드밀라니카노로바
색연필처럼생긴막대사탕을받아왔어요―레오니다벨라야
궤짝의길이가마침그아이에게딱맞더군요―두냐골루베바
그꿈을꿀까봐무섭기도했어요―레나스타로보이토바
나는엄마의귀여움을받을수있게외동딸이되고싶었어요―마리야푸잔
아이들은공처럼가라앉지않았어요―발랴유르케비치
기억나는것은푸르디푸른하늘,그리고그하늘에있던아군의비행기예요―표트르칼리놉스키
익은호박처럼―야코프콜로진스키
우리는공원을먹었어요―아냐그루비나
우는년은쏴버리겠다―베라지단
아빠와엄마,그건황금같은말이잖아요―이라마주르
그개들은너덜너덜하게찢긴그애의살점을물고나왔어요―발랴즈미트로비치
마침우리집병아리들이없어졌어요……병아리들이죽을까봐무서웠어요―알료샤크리보셰이
클로버왕……다이아몬드왕―갈리나마투세예바
커다란가족사진―톨랴체르뱌코프
그래서말인데,너희주머니에감자라도채워줄게―카차자야츠
마-마밀-라라-무―페자트루치코
지휘관은빨간리본이달린코사크모자를나에게주었어요―조야바실리예바
허공으로총을쏴요―아냐파블로바
1학년때는엄마가날안고학교에데려다주었답니다―인나스타로보이토바
사랑스러운개야,용서해다오,사랑스러운개야,용서해다오―갈리나피르소바
엄마가피했어요.“내딸이아니라고요!내딸이아-니-란-말-이-에-요!”―파이나류츠코
과연우리가아이였나요?우리는어엿한남자고여자였습니다―빅토르레신스키
아빠의옷을낯선아저씨에게주지마세요―발레라니치포렌코
밤마다난울었어요.나의명랑한엄마는어디에있을까?―갈랴스판놉스카야
그자가나를날아가게내버려두지않습니다―바샤사울첸코
다들‘승리’라는말에입을맞추고싶어했답니다―아냐코르준
아버지의군복상의로지은루바시카를입고―니콜라이베료스카
난빨간카네이션으로장식했어요―마리암유제폽스카야
오랫동안아빠를기다렸습니다……―평생아르세니구친
그국경선의……그지방의―발랴브린스카야

옮긴이의말

출판사 서평

제2차세계대전을증언하는어린이들의목소리!
두터운봉인을뜯고나온이들의목소리는
부서져사라지지않고소름끼치는악을드러내며
우리의기억과역사를납빛으로물들인다.
4년여의전쟁동안슬픔은발육과성장을멈추게했고
말言을잃어버리게만들었으며,하룻밤새에머리를하얗게물들였다


책소개
일명‘목소리소설’‘소설-코러스’의작가로서노벨문학상을수상한알렉시예비치가제2차세계대전때구소련벨라루스의‘전쟁고아클럽’과‘고아원출신모임’101명(0~14세)을인터뷰해당시의역사를복원해냈다.이책이처음출간됐을때의부제가“아이답지않은이야기들을담은책”이었듯이,전쟁을겪은아이들은이미자라기도전에늙어버렸고,삶의날개는꺾여버렸다.굶주림과더불어생존의위협에놓인다는것은육체적강탈이겠지만,아무도자신을딸,아들로불러주지않고무릎위에올려놓지않는다는것은이들을끔찍하게도어두운어른으로자라나게한정신적강탈이었다.
작가는왜기억도분명치않을테고보는시선도미숙했을아이들을인터뷰했는가?알렉시예비치가두터운봉인을뜯고가까스로끌어낸이들의기억은파편화된조각으로만남아있어이것을이어붙이는작업역시쉽지않았을것이다.그러나놀라운점은,오히려경험이많지않은시선들이어른의눈보다더생생히포착해내는점이있다는것이다.스스로를성찰하는능력을잃은악의추악함과뻔뻔함같은…….아이들에게는전쟁의흐름을지켜보고헤아릴사고력도,그것을위한정보도,또한살아남기위해대처할지혜도부족하다.이런아이들조차‘왜?’라고묻는다.왜독일군조종사가비행기를몰며즐거운표정으로총을쏘아댔는지,왜독일군과앞잡이들이온마을사람들을숲속에모은뒤총살당하고생매장당하는주민들을울음소리도내지말고똑똑히지켜보라며윽박질렀는지,왜하얀옷을입은독일사람들이고아들의피를죽을때까지거듭거듭뽑아댔는지,왜울부짖는어머니의품안에있는젖먹이아기에게먼저총을쏜뒤어머니를죽였는지.
작가는전쟁이끝나고수십년이지나그기억들을되살려내기위해수천명의사람을찾아다닌다.그리고그들에게말의통로가되어주고녹취된목소리를반복해들으며글로담아낸다.지금장년이된이들은누구는노동자로,누구는음악가로,또누구는건축기사나연금생활자로살아가고있다.어릴때의기억이잿빛일색이었다면,이후이들의인생경로는저마다다채로웠다.그럼에도현재,그들의모습은굴곡진어린자아의흔적을뚜렷이간직하고있다.그리하여그들이증언하는소름끼치는악은작가의몸속으로,마음속으로,머릿속으로스며들어온통어둡게물들이는데,알렉시예비치는이로써전쟁을겪은이들의목소리를붙들어생동감을불어넣고제자리를찾아주는동시에,소비에트연방현대사의독특한한장을새롭게써낸다.
알렉시예비치의저작들은근래‘유토피아의목소리’시리즈로새롭게묶였는데,마치다섯악장으로이루어진교향곡과도같아수많은목소리가각악장을채운다.『마지막목격자들』역시‘전쟁을목격한어린이들의시선과감정’이라는고유한테마를연주하며합창처럼울려퍼지고있다.그런데유독이책에만‘솔로’라는부제가달려있어대단히독특한울림을준다.그것은이작디작은이들의가늘고여린목소리가다른네악장을채운어른의굵고거친소리에묻히지않도록하기위해서였으리라.

목소리1:굶주림은우리의목소리를앗아가고청력을빼앗고

“난단추를씹고있는사람을본적이있어요.큰단추,작은단추가릴것없이요.사람들이굶주림으로미쳐갔어요.굶주림으로목소리가변하거나아예사라지기도했어요.목소리로남자와여자를구분하는건불가능했죠.우리의아침식사는,우리의아침식사는벽지한조각이었어요.낡은벽지이긴해도,거기에는풀이남아있었으니까요.그벽지와끓인물이바로……900일동안그런나날들을보낸거예요.”(갈리나피르소바,10세)

피르소바에겐꿈이있었다.참새를잡아먹는꿈.시내엔이따금새들이날아다녔는데,거기있는모든사람은이아이와똑같은생각을품었다.아이는굶주림때문에옷을껴입고있어도한기를느꼈다.하지만내면의한기는끔찍할정도로그보다훨씬차가웠다.당시레닌그라드가900일동안봉쇄되면서기아는사람들의목숨을앗아갔다.피르소바는귀가들리지않을정도로굶주림으로미쳐가자고양이를잡아먹기시작한다.그러곤개를끌고와그것까지먹고는살아난다.자기집고양이와개를잡아먹어도좋다는생각은어느덧이들에게일상이되어버렸다.비둘기와제비에이어모든동물의소리는도시에서사라져갔다.아이는증언한다.

“우리는아무리먹어도배가부르지않았어요.수업시간이면우리는책상앞에앉아종이를뜯어먹었답니다.”(아냐그루비나,12세)

그루비나의목소리가사라지려하고있었다.그역시레닌그라드의아이였다.아빠는죽었지만,삼남매를돌봐야했던엄마는죽는것마저할수없었다.레닌그라드의봉쇄가뚫리던날이들가족은우랄지역으로이주했고,카르핀스크에도착한아이는곧장공원으로달려갔다.공원에서산책하기위해서가아니라공원을먹기위해.아이는특히낙엽송을좋아했다.“보드라운소나무잎사귀는정말맛있는먹거리였어요!”작은소나무에움튼어린눈을물어뜯고,어린풀을뽑았다.시내에살던사람들은푸른것이라면모조리먹어치웠다.아이는자연의존재를알지못한채자라났다.그것은그저식욕의대상일따름이었다.먹을수있는것인지시험해보고싶다는욕망!사람들은심지어흙도먹었다.해바라기기름이스며든흙!아이의엄마는가장싼흙,즉청어를담은나무궤짝이놓여있던자리의흙을살수있었다.그안에는소금기도없었고오직청어냄새만가득했다.아이는전쟁이끝나고수십년이지나서야어린풀을보며즐거워한다는것이무엇인지깨달아가기시작한다.

목소리2:비참한삶으로귀결되다

“난침울하고의심많은어른이되었죠.내성격은어두웠습니다.누군가가울면,난그사람이불쌍하다고생각하기는커녕편안한기분을느꼈습니다.난울줄몰랐으니까요.두번결혼했는데,두번다아내에게버림받았습니다.오랫동안날견뎌낼수있는사람은없었습니다.나같은사람을사랑하기는어렵죠.압니다,나도안다고요.”(유라카르포비치,8세)

카르포비치는못볼것을보고자랐다.인간이봐서는안될것들을.소연방포로들은나무껍질을갉아먹으며버텼다.독일군은그들에게먹을것대신썩은말을던져주었다.독일군은또철도에서노역하던이들을전부레일위에눕혀놓은채그위로기관차가달리도록했다.아이는그장면을하나도빼놓지않고목격해야했다.사람들이브리치카(사륜마차)에매이는것도봤다.독일군은그들을매단채브리치카를몰면서즐겁게쏘다녔다.독일군은총검으로엄마의품에서아이들을낚아채불에던지기도했다.우물에도던졌다.다행히카르포비치의순서까진오지않아살아남을수있었다.그는이웃집개의눈을잊으려야잊을수없다.집이불타고남아있던자리에서개가혼자울고있었는데,그것은노인의눈을한개였다.전쟁으로인한암흑의세계는그의마음까지검게물들여놓아,카르포비치는어느새누구도감당하기어두운동굴속같은사람이되었다.

“나는남들과잘어울리지못했고,오랫동안사람들을피했어요.평생혼자있기를좋아했지요.난사람들이부담스러웠고타인과함께있는것을힘들어했어요.다른사람과공유할수없는나만의어떤것을내안에간직하고있었죠.”(발랴유르케비치,7세)

호밀밭을빽빽하게덮고있던시체들……그게아이가전쟁으로부터받은첫인상이었다.검게탄아군병사들.유르케비치는여자아이였는데도그모든것을목격하면서두려움을느끼지않았다.아이는자기가족에게은신처를마련해주었던주인집유대인가족이게토로떠난다는소식을듣고는그들을찾으러드비나강으로달려갔다.독일군이보트에게토로가는유대인을잔뜩싣고있었는데,강한가운데로그들을끌고가더니보트를확뒤집어버렸다.그러자어른들은금방강바닥으로가라앉았는데,아이들은계속수면위로떠올랐다.파시스트들은낄낄거리면서노로아이들을팼다.두들겨패다가아이들이다시떠오르면쫓아가서패고또패고.하지만아이들은마치공처럼가라앉지않았다.정적을가득채운건독일군의웃음소리뿐이었다.
“그때는아이들이아주빨리어른이되었던것같아요.”그는이후동생의싸늘한시선을목격하게된다.선생님이었던엄마는그에게“인간으로남아야해”라고몇번이고되풀이했지만,그는어느새자기만의세계에갇힌사람으로자라났다.“난길거리를다니는것이무서웠어요.어째서인지폐허속에서돌아다닐때가한결마음이편안하더군요.”엄마는아이가변한것을눈치채고끊임없이여자아이들과손님들을집으로불러들이며그에게온기를불어넣어주려노력했다.아이로선그런점을받아들이지못했다.그리고한참뒤자기속에갇힌모습으로살아오던그는마침내어머니의사랑이자신을구원하고있다는것을조금씩깨닫는중이다.

목소리3:아이답지않은아이들

“교수형을당한동향인들을처음본순간,난집으로달려갔습니다.‘엄마,우리마을사람들이하늘에매달려있어요.’처음으로난하늘이무섭다고생각했습니다.그사건이있은뒤,하늘에대한내태도가변했지요.난경계심을품은채하늘을대하게되었습니다.”(표트르칼리놉스키,12세)

아이가태어나서가장먼저익혀야했던것은전쟁에대한대비였다.총쏘는법과수류탄던지는법을배웠다.여자아이들조차전쟁터에몸을던지길바라는열망에불타올랐고,혁명의과업을이어가는것을꿈으로품으며살았다.아이는비행사가되어하늘을나는것이장래희망이었다.하지만전쟁으로인해그꿈은산산이부서진다.“한번상상해봐요.고향의길거리에서독일군을봤을때,우리에게무슨일이일어났을지.난울었습니다.밤이찾아오면,사람들은덧창을닫고는닫힌창문뒤에서울었어요.”고향사람들이교수형을당한것을본날부터그는이제하늘마저두려워하게되었다.사람들이아주높이매달려있었기때문이다.

“그자들이떠나자,난소리내어웃기시작했어요.웃고또웃고,그렇게10분이지났는데도내가계속웃고있어요.엄마가야단을쳐도,애원해도소용없어요.집으로돌아가는내내,난계속웃었어요.모두두려움을느꼈어요……내가미친게아닐까무서워했죠.”(나자사비츠카야,12세)

아이의오빠는군대에끌려갔다가전쟁이터지자돌아오지않았다.엄마는전쟁내내울었다.하루는밭에서낟알들을줍고있는데독일군순찰병들과맞닥뜨렸다.놈들은아이가족이모은알곡을모두쏟아버리고는그자리에멈추지않으면총살하겠다고위협했다.가족은엉엉울었고,엄마는놈들의군화에입맞춤을하며애원했다.“나리들!제발,나리들,내자식이라고는이아이들이전부예요.보세요,딸아이들뿐이랍니다.”그자들이총구를거둔채떠나자아이는웃음을터뜨리기시작했다.마치실성한것처럼.하루종일웃어댔고집에돌아와서도베개에얼굴을파묻고는웃음을그칠줄몰랐다.주변사람들은다들두려움에휩싸였다.이끔찍한상황에서아이가할수있는것이웃는것뿐이라니.1944년,해방후아들의전사통지서를받고엄마는울다가실명하고말았다.마을은불타버렸고,아이가살던낡은옛집도불타가족은숲에서머물렀다.숲에서주운먹거리를독일군철모에넣고끓여먹으며연명하던그들.숲이아이에게가르쳐준건자연의풍요로움따위가아니었다.그가배운건바로두려움이었다.독일군이남겨놓고간셰퍼드들이어디선가달려나와어린아이들을물어뜯어죽였기때문이다.숲속을거닐때면크게소리를질러야한다는것을배웠다.“바구니에딸기를가득채울때쯤이면목소리조차나오지않았어요.어찌나소리를질렀던지.목이잠기고,목구멍이부풀어오르고…….”독일군은떠날때인간의살에,인간의생생한피에맛들인개들을두고갔고,아이들은숲을두려운존재로여기며자라나게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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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시예비치의고국인벨라루스는우크라이나및리투아니아와더불어소련의서쪽경계선에위치한소연방국가였던까닭에소련의다른어느지역보다더극심한참상을겪었다.독일이독소불가침조약을일방적으로파기하는바람에벨라루스의평온한일상은하루아침에짓밟혔고,나치독일이소련전역을공격하기위